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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terhood 번역 43-1

ㅇㅇ(121.141) 2020.02.17 20:40:06
조회 73 추천 0 댓글 1
														

01


"음...아직도 안받네요."

"화장실에 있는 모양이다."

"아마도요. 하지만 벌써 4시니까 약속장소에 없는 게 이상해요. 그애들 건물은 가깝지 않았어요?"

"우리가 약속장소로 가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맞아요. 얘기도 없이 늦으면 실례일테니까요."


정신없이 수화기를 들고 이번에는 히사오의 번호를 누른다. 그와 함께라면 행운이 찾아올지도 모르지.


"..."

"릴리."

"히사오. 오늘 괜찮았어?"

"좀 피곤하지만 꽤 재밌더라. 워크샵이 유익했어. 방금 나왔는데, 이속도면 10분 있다 예정된 데서 만날거야. 조금 늦어도 용서해 줘."

"아아.... 그거 때문에 연락했어. 영어쪽은 훨씬 늦어버렸어. 지금 인파의 한가운데야. 아버지랑 잠깐 식당에서 쉬고 있어. 조금 바쁘네."

"아버지는 괜찮으셔?"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겠지. 아까는 좀 피곤하신 듯 보였다. 그래서 바로 돌아가기보다는 잠깐 쉬어가자고 했던 거고. 아버지가 힘을 좀 아껴주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히사오한테 아버지가 엿듣고 있으니 말조심 중이라고 하진 못하겠지만.


"응. 괜찮으셔. 히사오, 영문학과 동으로 와서 우리랑 같이 가 줄 수 있을까?"

"여기보다 더 멀진 않은 데니까 괜찮아."


미소짓는다. 


"감사합니다. 아버지도 고마워하실거야."

"응. 10분 있다 갈게."


전화를 끊고 아버지를 향한다.


"히사오가 곧 올거에요."

"이케자와 양과 이노우에 양에게도 연락을 해야겠구나."

"음...좀 기다려야겠어요. 하나코가 핸드폰을 켜놓고도 아직 대답이 없는 게 이상해요."

"그렇다고 그냥 약속장소에서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도착하는 데 시간도 걸릴 거고. 이노우에 양 번호는 없니?"

"아마도요. 하나코가 신문부에서 만난 친구인데, 저랑은 그렇게 교류가 많지 않거든요. 

"이케자와 양과 친구인데다 네 엄마를 그렇게 좋아한느데도?


한 번 더 하나코의 번호를 누르며 고개를 끄덕인다.


"저한테도 그 세 명 처럼 글과 저널리즘에 열정이 있었다면 친하게 지냈겠죠. 싫어하는 건 아니에요. 성격도 밝고 자신감 넘치는데다 하나코랑 있는 것도 재미있어 보이거든요. 다만... 벌써 학교 친구들도 많으니 너무 여러 명과 교우하기 힘든거에요."


하나코가 드디어 전화를 받는다. 미소가 다시 돌아왔다. 


"하나코?"


02


"대체 너희들 어디에 있는 거야?"


....수화기 반대편에서 으르렁대는 성난 목소리에 놀라서 수화기를 거의 떨어뜨릴 뻔 했다.


"하, 하나코?"

"하나코가 아니야. 나야."


나오미구나. 그런데 무슨 일이지?


"어.... 무슨 의미야?"

"입구인데 너희가 안보여서. 다시 한 번, 대체 어디에 있어?"


무슨 일이지? 나오미가 왜 하나코 전화를 가지고 있는 거고? 또 왜 이렇게 화 내는 거야?


"지, 지금 영문학과 카페테리아야. 식사 대접해 줄 테니 여기 올 수 있냐고 물어보고싶었어."


다른 쪽에서는 절박한 한숨이 전해졌다.


"고작....그거때문에 전화했어?"

"으, 응. 무슨 일이야?"

"거기 그대로 있어. 지금 가는 중이니까."

"왜 하나코 전화를 네가 받는 거야? 하나코는?"

"몰라."


불길하다. 


"모른다고? 무슨 일이야? 잃어버렸어?"

"비슷한 거. 거기 있어. 가는 중이니까."

"우리가 입구쪽으로 가면 가운데서 만날 수 있을 거야."

"필요 없어. 너는 오늘 벌써 충분히 했으니까니까."


대체 무슨 이야기야?


"나오미...나오미?"


반응이 없다. 전화를 끊은 모양이다. 무슨 일이지? 나오미는 무척 화난 듯 들렸다. 도통 종잡ㅇ르 수가 ㅇ벗었다.


"뭐가 잘못됐니? 불안해 보이는구나."

"방금 하나코 번호로 전화했는데 나오미가 받았어요. 하나코를 잃어버린 채로 오는 중이래요. 화 난 거 같은데....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

"음...이케자와 양을 놓쳤는데 핸드폰이 이노우에 양한테 있다면 찾기 꽤 어렵겠구나."


지금은 그런 건 생각도 하기 싫었다. 히사오랑 나오미가 빨리 오면 좋으련만.


------------------


"음...입구 쪽에 나카이 군이 보이는 거 같구나. 잠깐 일어나 보렴. 눈에 띌거다."

"히사오한테...어떻게 여자친구가 사라졌다고 해야 하죠?"

"확실해 질 때 까지는 말하지 않는 게 나을거다. 아무것도 모르고 걱정해 봐야 스트레스만 받을테니까."

"아...."


옳은 일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까 나오미가 올 때 까지는 추측밖엔 못하겠지. 


"릴리. 사토 씨. 안녕하세요."

"응, 히사오."

"잘 왔습니다, 나카이 군. 오늘은 재밋었나요?"

"네. 꽤 재밋었어요. 일학년들이 기초적인 전자석이나 불꽃 색 실험 같은 여러가지 기초 과학 실험을 준비해 뒀더라고요. 사람 꼬시기엔 좀 저렴하지만 효과적이기도 하죠. 과학부에서 해 볼 실험 목록도 만들었어요. 내년에 후배들이 신입 받을 때 도움 될거에요."

"재미있던 모양이구나."


히사오가 잠시 멈춘다.


"이번에ㄴ,ㄴ 내가 오타쿠처럼 군다고 안 그러네? "


어색하게 미소짓느낟. 하나코와 나는 히사오가 과학부를 만든 이후로 과학 오타쿠가 되고 있다고 장난쳤었다. 방금 히사오는 가볍게 장난을 건 거겠지만, 나오미한테 그런 얘기를 듣고 난 뒤에 받아줄 기분은 아니었다.


"다음 기회에."

"오늘 재미 없었어?"

"재미있었어."

"릴리랑 나는 학생들이 영시와 문학에서 발췌한 지문을 읽는 걸 들었습니다. 거기도 아마 1학년 학생들이었겠죠. 아마 내년에는 너희들 차례일겁니다."

"나는..."


히사오의 목소리가 느려진다.


"히사오, 무슨 일이야?"

"나오미가 보였어. 머리카락이 알아보기 쉽거든."


지금부터 시작이군.


"아, 나오미 맞네. 바람 좀 맞은 모양인데? 달려왔나? 나오미. 하나코는?"


달려오는 소리에 이어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나오미, 대체 무슨 일이야? 하나코는 어디있어?"

"너랑 같이 있는 거 아니었어? 아니라고 하지 마."

"나는...어..."

"빌어먹을. 하나코가 사람 많은 데 싫어하는 거 알잖아!"


히사오가 동요한다. 아마 지금 나만큼이나 걱정스럽겠지. 나오미는 숨을 몰아쉬다 비꼬면서 웃었다.


"하하하 지, 진짜인가? 매일 새로운 걸 배우는군."

"대체 무슨 소리야? 무슨 일이 있었어?"

"이노우에 양. 앉아서 잠시 숨을 돌리는 게 좋겠습니다. 그 다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주세요."


나오미가 내 옆에 앉는다. 우리는 그녀의 호흡이 진정되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나오미가 배낭 같은 걸 탁자에 놓더니 마침내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코 찾을 데를 알고 있으면 알려줘. 나는 이제 가 볼 데는 다 가봤어."

"이노우에 양. 처음부터 얘기해 주세요. 이케자와 양과 헤어졌는데 어떻게 배낭을 가지고 있는겁니까? 인파 속에서 떨어진 건 아니겠죠?"

"....아니에요."


다시 침묵.


"하나코.....의 휴대폰이 울렸을 때, 아직 강의 듣는 중이었어요. 아마....끄는 걸 잊어버린 거 같아요. 배낭 속에 뒀던 거라 바로 꺼내서 끌 수도 없었고..."


안돼! 하나코가 전화를 켜 놓거나 하나코와 나오미의 강의가 우리보다 늦게 끝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대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을 한 거지? 히사오가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었다.


"사람들의 시선 속에 패닉에 빠진 다음 도망쳤다고?"

"비슷한 거. 처음엔 하나코 전화인지도 몰랐어. 나 있을 때 전화받은 적 없으니까, 벨소리가 뭔지 몰랐다고. 두 번째 전화가 온 다음 하나코 아닐까 깨달았을 떄, 사람들 헤치고 가는 데 하나코는 내가 도착하기 전에 달아났어."

"사람을 헤치면서? 붐벼서 하나코한테 가는 동안 길을 터야 할 정도였어?"


나오미는 잠시 대답이 없었다. 이윽고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나오미의 목소리는 속삭임에 가까웠다.


"거긴...교실이 아니었어. 대형 홀이었다고. 자리도 거의 차 있었어. 150이나 200명 정도.  그리고.... 하아.... 대부분은 하나코를 보고 있었을거야.


200명? 피가 얼어붙는다. 잠시 나는 현실을 부정했다. 나오미 얘기는 과장이야.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 사실이라면....이게 사실이라면....그러면 나는....


사랑하는 친구에게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 게 된다.


"젠장."


히사오의 작은 욕설에 모든 게 현실로 부상한다. 매 순간 하나코의 존재를 의식하는 군중 틈에서 하나코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 있는 장면에 피가 식는다. 기절하고픈 기부니엉ㅆ다.


"신이시여..."


잠시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히사오가 당황스럽게 이야기한다.


"하나코랑 크고 붐비는 홀에서 강연을 듣는데 따로 앉았다고? 얼마나 멀었어? 대체 무슨 생각이었어?"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마! 하나코한테 가장자리쪽 자리를 양보했던 거고, 그런 데는 겅의 없었어! 그리고 하나코한테 두 번이나 전화한 건 내가 아니었어!"

"그게 내 잘못이었다고? 나는 너희 일정을 몰랐어! 이럴 줄 알았으면 왜 미리 연락 안 한 건데!"

"네가 계획을 바꾸지만 않았으면 제시간에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걸? 몇 분 더 걷는 게 정말 그렇게 힘들었어?"

"나는 그냥..."

"릴리언! 이노우에! 나카이!"


아버지의 준엄한 어조에 우리는 말싸움을 멈춘다. 


"여기 모두가 걱정인 건 알지만, 서로 손가락질하면서 사람들 이목을 끈다고 이케자와를 찾을 수는없을 거다. 그리고 지금 주변에서 다들 보고 있어.""

"죄송합니다, 아버지."

"죄송해요."

"네, 죄송합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히스테릭하게 소리를 질러서 좀 당황스럽다. 주변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했겠지.


"우선 입구로 돌아가자. 원래 거기서 만나기로 했으니 이케자와 양이 지금이라도 우리를 찾고 있다면 거기 있겠지."


하나코가 우리를 찾아다닐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버지 말도 일리가 있었다. 여기 앉아있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알겠어요."


일어나서 가능한 빠른 속도로 나간다. 아버지의 팔을 잡기가 조금 힘들어서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기를 기도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다지 빠르지 않았고, 조금 뒤에 나오미가 입을 열었다.


"내가 먼저 가도 될가?"


아버지는 부드럽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노우에 양. 아침에 차를 주차한 데 기억하십니까?"

"어...예. 기억해요."

"도착해서 이케자와 양이 보이지 않으면, 차에 들러서 거기를 확인해 보십시오. 가능한 많은 장소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케자와 양의 전화는 우리가 가지고 있겠습니다. 찾으면 이 번호로 전화해서 알려주십시오. 주차장에서도 이케자와 양을 발견하지 못하면 입구로 돌아와서 다시 합류하는게 좋겠습니다."

"알겠어요. 좀있다 봐요."


나오미의 발소리가 빨라지며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 히사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코가 정문이나 주차장에 있으면 놀랄 일일걸. 지금 제일 붐빌테니까, 하나코는 피할거야."

"남자친구이니만큼 제일 잘 아시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이케자와 양이 어떻게 행동할 지 판단할 수 있을겁니다. 유용할수도 있고요."

"나오미 얘기만큼 사태가 심각하면 아무 생각도 못할 가능성이 높아요. 적어도 이성적이진 않을걸요."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전혀 예측 불가능하게 행동합니까?"

"수업때는 완전히 굳을 때가 있어요. 괴로워할 때는 도망치고요."

"그러면 어디로?"

"자기 방에 가서 문을 걸어잠가요. 아니면 보통 점심 먹는 다실이나, 아니면 도서관에서 제일 좋아하는 코너."

"그러면 다시 말해, 사람이 없으면서 친근감이 느껴지는 곳이겠군요."

"예. 친근한 데는 여긴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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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코 멘탈 바삭바삭해


크리스피 베이컨같은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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