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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샤워실 문제 최종화

123123(14.40) 2020.02.08 22: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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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장편 하나가 끝나는구나... 샤워실 문제 마지막 챕터임.


저번에 누가 고른대로 2번 선택지로 곧장 미샤에게 가서 밥 먹자고 하는 루트.


전 챕터에서 그 개판을 쳐놓고 의외로 제대로 된 엔딩을 뽑은 것은... 과연 신기한 조화였다.


--------------

나는 미샤의 방문을 두드렸다. 지금 바로 군것질을 하러 가자고 한번 물어볼 겸 해서.


"힛쨩!" 미샤가 방문을 열며 말했다. "오늘따라 자주 보는 것 같네." 미샤는 여전히 아까와 같이, "미친 여자"라고 써 있는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뭐 필요한 거라도 있어?"


"그러니까, 음... 있잖아, 지금 바빠?" 나는 물었다. 노크하기 전에 뭐라고 말할지 생각좀 해 둘걸. 막상 얘기하려니 뭐라고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숙제하고 자려고. 별로 바쁘진 않아. 아, 오늘 먹으려고 사둔 양념 포테토칩이 한 봉지 있어!" 미샤는 감자칩 한 봉지에게는 과한 열정을 담아 말했다.


"그래. 그럼 바쁜 건 아니구나." 나는 거의 혼잣말처럼 말했다. 미샤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직 나의 도움이 필요한 거구나." 미샤는 혼란스러우면서도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오늘은 너한테 잘해주고 싶어서 말이야. 신발 신고 나와." 미샤랑 알고 지낸 게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그렇다고 자주 만난 것도 아니다. 사실, 나는 그동안 미샤랑 함께 있는 것을 피해 다녔다. 미샤랑 함께 있으면 시즈네와 미샤는 손쉽게 학생회 잡무를 하는데 나를 끌어들이곤 했으니까. 하지만, 내가 한 가지 눈치챈 것이 있다면, 그것은 미샤의 표정이었다. 미샤는 무슨 말을 하던지, 무슨 행동을 하던지, 항상 기분을 과하게 표현하는 것 같았다. 성격이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차츰 익숙해졌다. 하지만, 지금의 미샤는 놀라울 정도로 평범해 보였다.


그리고 혼란스러워 보였다.


"왜 나한테 잘해주는 거야?" 미샤가 물었다.


"좀 바보같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네가 옷에다가 이름을 적어둔 덕에 오늘 일을 해결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어. 그리고 시즈네랑 있었던 일도... 네 덕분에 원만하게 잘 넘어갈 수 있었으니까. 먹을 거라도 사 줘서 은혜를 갚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나는 너무나도 멀쩡한 반응을 보이는 미샤를 보고 당황한 나머지 의도했던 것보다 너무 솔직하게 대답을 해 버렸다.


"알겠어." 미샤는 아주 솔직하면서도 미샤답지 않아보이는, 그런 종류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군것질 하러 가자."


...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저 상하이에서 군것질을 할 뿐인 일이다. 하지만, 지난 며칠간 일어났던 일들이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던 탓에, 귀여운 여자애랑 같이 이렇게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기분좋게 느껴졌다.


"무슨 생각해?" 미샤가 생각에 잠긴 나에게 물어왔다.


"아, 여태 있었던 일들을 다시 생각하고 있었어. 이제 다 지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뻐서." 나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나도 동감해. 꼭 나쁜 일만 일어난 건 아니었지만 말이야." 미샤는 약간 능글맞은 썩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샤의 말도 맞는 말이다. 벌거벗은 여자들 한 무리를 방 안에 들이는 일은, 보통 남자에게는 잘 없는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날 보고 운 좋은 녀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부끄러워 죽을 정도로 치욕스러웠던 일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 얼굴이 빨개지며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숨기려 했지만, 그게 생각처럼 될 리는 없었다.


"지금 무슨 생각 하는지 다 보여, 힛쨩. 야한 생각 하고 있었지? 변태, 변태 힛쨩." 미샤가 장난을 쳤다.


"아니, 그런 거 아냐. 그냥... 나는..." 미샤의 말이 맞았다. 방 안에 한 무더기의 벌거벗은 여자들을 들였고, 그녀들의 속옷을 전부 정리했는데, 단 한번도 야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아마 아무도 안 믿을 것이다. "아마 조금은 그럴지도."


미샤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지 않고, 다시 스프를 먹기 시작했다. 한 접시를 다 비우고서는 유우코 씨를 테이블로 부르는 미샤. 나는 마음 속으로 미샤에게 고맙다고 생각했다. "한 접시 더 주실래요?" 미샤는 유우코 씨에게 말했다.


"주문이라면 당연히 받아야지. 만약 내가 주문을 받지 않는다면, 웨이트리스 실격이니까--아! 지금 당장 스프를 만들어야겠다! 아니면 메모라도 해 둬야지!" 유우코 씨는 열심히 하려다가도 금방 패닉에 빠진다. 언제나 보는 모습이면서도 항상 놀란다.


"한 접시 더 먹어도 되지, 힛쨩?" 미샤는 확인을 위해 나를 보며 물었다.


"그리고 샌드위치도 하나." 나는 주문을 추가했다. "그리고 차를 리필해 주세요." 주문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유우코 씨가 긴장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머! 정말 미안해, 차를 다 마신지 모르고 있었어. 가끔씩 와서 확인해 봤어야 했는데. 정말 일머리가 없다니까, 나는?" 유우코 씨는 말을 마치며 눈살을 찌푸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괜찮아요. 오히려 아까 왔으면 확인 못하셨을 거에요. 방금 다 마셔서 부탁하는 거에요. 유우코 씨가 잘못한 건 없어요." 나는 부드럽고 차분하게 말했다. 하나코와 유우코 씨를 상대하면서, 패닉에 빠진 사람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많이 연습하게 되는 것 같다. 나중에 정신의학 쪽을 한번 공부해 볼까.


유우코 씨는 아직 내 말에 설득은 되진 않은 눈치로 나를 보더니, 주문을 적은 다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서... 가만히 서 있었다.


"필요한 거 있으세요?" 내가 묻자, 유우코 씨는 방을 몇번 둘러보더니 창 밖까지 꼼꼼하게 살펴 보았다.


"오늘 밤은 두 사람뿐이야? 혹시... 다른 학생은 오늘은 같이 안나왔어?" 유우코 씨는 그 질문을 미샤에게 했다.


"오늘은 저랑 힛쨩 뿐이에요." 미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우코 씨는 "그럴 수도 있는 거였어?" 라고 묻고 싶은 듯 우리를 쳐다 보았지만, 그렇게 묻지는 않고 그저 고개 숙여 인사할 뿐이었다.


"어머, 그렇지. 누가 누굴 데리고 오고 말고는 내 입장에서 말한 건 아니야. 나는 그저 하찮은 웨이트리스일 뿐이니까." 유우코 씨는 입술을 깨물고 또 다시 고개 숙여 인사한 후에 주문한 음식을 준비하러 서둘러 돌아갔다... 아니면, 부끄러워서 도망갔다. 아니, 그 둘다일 지도.


"재밌는 사람이야." 미샤는 유우코 씨가 멀리 가자 그렇게 말했다.


"좋은 사람이야. 유우코 씨는 가끔씩은 쉬면 좋을텐데." 내가 말했다. 아까 유우코 씨가 몇번을 인사를 한건지 세놓지 않은 것이 조금 후회되었다.


우리는 음식을 기다리면서 딱히 중요하지 않은 잡담을 나누었다. 음식이 도착하자, 우리는 다시 앞에 놓인 주전부리들에 집중했다. 미샤의 조용하고 느긋한 일면을 보고, 듣고 있자니 어쩐지 놀라운 느낌이 들었다. 시즈네가 옆에서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 미샤는 아주 차분한 사람이 될 수 있던 것이다. 사실 아주 좋았다. 이제는 심지어 진짜 데이트를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앞으로 좀 더 자주 이렇게 시간을 내서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만약 내가 미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면, 절대 시즈네는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미샤가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너, 야한 생각 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내가 그랬던 거 기억나?" 미샤가 장난기 가득한 사악한 미소를 띈 채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미샤는 테이블에 기대어 다가오면서 내게 귓속말을 했다. "나도 그때 야한 생각 했어. 우리끼리의 비밀이야."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우두커니 앉아서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미샤를 보는 것 뿐이었다. 이거 혹시 나한테 작업 거는건가?


미샤는 나의 이상한 표정을 읽으려고 하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뭔가 떠올랐다는 듯 말했다. "저기... 내가 여자 좋아하는 건 알고 있지?"


그 말은 내가 받은 충격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니. 조금도 모르고 있었는데."


"아. 어머! 난 또 네가 알고 있는... 브와하하하하! 너 이상한 생각 했지 지금?" 미샤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활짝 웃으며 평소의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딱히 티를 안 내려고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진짜 눈치 못챘어?"


"진짜 몰랐어." 간신히 지뢰를 피한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진심으로 미샤에게 고백을 하려는 참이었다. 아마도. 적어도, 그런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나에겐 다른 일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잠깐. 그 말은... 샤워할 때..."


"참 빨리도 알아 채네!" 미샤는 진심으로 놀란 듯 말했다. "확실히 좋은 점이 있기는 해, 그러니까... 뭐, 일단은 우리 둘 다 솔직히 충분하고도 넘칠 만큼 즐겼다고 해 두자."


"정말이지. 그것 참... 흥미롭네." 나는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에 대해 뭐라 반응해야 될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뭐라도 말을 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끔씩 네가 전학생이라는 걸 잊는단 말이야. 너는 정말 잘 적응하고 있어. 하지만, 그 뭐라 그러더라...,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할까?" 미샤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태연하게 행동을 하고 있다.


"그래? 그리고... 고마워? 잘 적응한다고 해 줘서." 나는 말을 더듬거렸다.


"아니, 고마워야 할 사람은 나지. 나는 여기 있는 여자애들하고는 잘 어울리지 못하거든.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서 기뻐. 너한테 이런 얘기 해도 되는 거 맞지?"


"원한다면 언제든지. 네 얘기 들으면서 야한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주의할게." 나는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곧바로 이런 농담을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혹시 선 넘은 건 아니겠지? 미샤가 다른 말을 꺼내기 전에 화제를 빨리 돌려버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혹시 학교에 레즈비언이 또 있어?"


"아, 많지. 우리 반에 있는 코마키라는 애 알지?"


나는 그 이름을 듣고 얼굴을 기억해 보려고 했다. 나는 사람 얼굴을 떠올리는 것에 약하다. 다른 사람이랑 많이 대화를 안하면, 사람 이름을 곧잘 까먹는 것이다. "혹시 그 휠체어 타고 다니는 여자애야?"


"미키 옆에 앉은 애야. 어쨌든, 걔도 레즈비언이야. 레즈비언이란 말은 안 어울릴지도. 걔는 진짜, 진짜 레즈비언이야.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그런 레즈비언. 그리고 그 신문부 여자애? 걔랑은 그냥 친구사이라고는 하는데, 그게 사실은..."


"정말이지. 전혀 몰랐어." 나는 얼굴을 너무 심하게 붉히지 않고 있기를 바라면서, 최대한 밋밋하게 대답했다. 차분한 미샤에게 레즈비언들의 연애사를 듣는 것은 이상한 기분이었다. 솔직히 이런 얘기는 남자들끼리 얘기해도 부끄러워질 것 같다.


"진짜 전혀 눈치 못채고 있었어?" 미샤는 못 믿겠다는 듯 물었다. "아, 그리고 나는 나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생각 안해. 나는 '여자 쪽을 좀 더 선호하는 잠재적 양성애자'라는 표현이 더 좋아. 그 쪽이 듣기 좋거든."


"남자들은 그런 것들을 잘 구분하지 못해. 솔직히 말해서, 어느 쪽이던 우리가 생각하기엔 별 차이 없거든." 나는 대체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이제 나는 가만히 앉아서 미샤가 입에 든 음식을 삼키고 나를 신나게 놀리는 것을 기다릴 뿐이다.


"브와하하하하! 확실히 너랑 나랑은 통하는 게 있어!" 먹던 건 좀 삼키고 말좀 하지. 드러워 죽겠다, 미샤야.


나머지 식사시간은 미샤가 계속 나를 놀려먹으며 흘러갔다. 미샤의 비밀을 알게 된 이후로 나는 내가 봐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학교로 돌아가는 길은 심지어 '이상형 월드컵' 식의 잡담으로 흘러갔다.


"스즈야 몰리야?" 미샤는 돌을 하나 주워 길 건너편으로 집어던지며 물었다.


"두 사람 다 잘 모르긴 한데... 몰리. 왜냐고는 묻지 마. 그냥 머리에 떠오른 사람 이름 댄 거니까." 내가 대답했다. 이제 내가 질문할 차례였다.

"미키야 에미야?"


"어려운데. 나는 작은 여자애가 좋아. 귀엽기도 하고 작은 편이 껴안기도 좋고, 하지만 미키가 훨씬 더 자신감 넘쳐보여." 자신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성격이긴 하지,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감있는 부분은 대꼴포인트인데... 그래서... 미키를 고르겠어. 하지만 막상막하야."


"나도 미키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작은 여자애 쪽이 좋은 건 아냐. 키가 비슷해야 키스하기가 편하잖아."


"그건 경험에서 나온 말일까?" 미샤가 약간 야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그것은 제가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가지고 놀다니 실망입니다." 나는 최대한 형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널 놀린다고?" 미샤는 최대한 귀엽고 순진한 척을 하며 말했다.


"물론. 놀려 먹겠지." 나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널 놀리는 건 다 놀릴만 하니까 그런거야. 아니면 재밌어서 그러던가. 둘 다 뜻은 통하지만." 미샤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형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얼굴이 잘 빨개지는구나. 그런 말 들은 적 있어?" 미샤는 첨언했다.


"누구 차례였더라?" 나는 화제를 다시 돌리기 위해 물었다.


"내 차례야. 좋아... 어려운 질문을 하나 하지. 릴리야 하나코야?" 미샤가 물었다.


"다시 한번, 그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무심하게 말했다.


"아우우우. 계속 그러기가 어딨어. 불공평하잖아."


"그럼 다른 질문을 하도록 하세요. 다음 질문에는 대답을 꼭 하겠습니다."


"좋아. 싯쨩이야, 아니면... 나야?"


"흐음..." 나는 깊게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척 뜸을 들였다. "사실, 시즈네는 이런 함정 질문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말이지..."


"시즈네도 자주 하거든!" 미샤가 말했다. 화가 난건지, 그냥 연기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 그리고 시즈네의 헤어 스타일은 그렇게 요란하지도 않고..."


"아우... 내 헤어스타일이 싫은 거야?"


"눈에 엄청 띄잖아." 나는 그 점에 있어서 약간 긍정적인 표현을 덧붙였다. "하지만 너에게 잘 어울려."


"나는 눈에 띄고 싶었어. 그 편이 싯쨩에게 도움이 되니까." 미샤는 어쩐지 서글픈 듯 말했다.


"그런 목적이라면 잘 하고 있어." 나는 이쯤에서 뭔가 감이 오기 시작했지만, 그걸 굳이 물어보는 것은 선을 넘는 짓 같아 보였다.


우리는 그런 소소한 대화를 하며 평소보다도 빠르게 언덕을 올라갔고,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기숙사에 도착했다. "있잖아, 혹시 시즈네가 너무 빡세게 부려먹는다던가 좀 쉬고싶을 때가 있다면, 가끔 같이 점심이라도 먹자." 나는 미샤에게 제안했다.


"고마워, 하지만 그럴 수 없어. 시즈네는 릴리에게 별 신경을 쓰지 않아. 하나코에게도 그렇고. 그러니까 만약 내가 너희랑 어울리려고 시즈네를 두고 간다면 시즈네가 나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래도 제안은 고마워." 다시금 아까의 차분하고 진지한 미샤로 돌아온 듯하다.


"뭐, 그래도 마음 내키면 언제든 연락해. 릴리와 하나코도 싫어하진 않겠지만 일단 말은 해둘게." 아마도 말이지. 릴리는 단 한번도 미샤에게 적개심을 표현한 적이 없었고, 오직 시즈네만을 싫어했다. 하나코... 그래, 하나코라면 아마 좀 곤란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샤가 좀 더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고마워. 아, 그리고 히사오..." 미샤가 부끄러운 듯 땅을 내려보며 바닥을 괜히 툭툭 차고 있다.


"응?" 나는 미샤가 말을 하도록 대답했다.


"그게... 내가 가지고 있는 동영상이 있거든. 애니메이션인데. 어떤 종류의 애니메이션. 혹시 언제 한번 내 방에 와서 같이 보지 않을래? 영화를 혼자 보는 건 너무 싫지만, 그렇다고 다른 여자애들을 초대해 봤자 다들 별로 안 좋아할 거 같아서. 하지만..." 미샤는 초조한 듯이 말을 빙빙 돌리고 있었다.


"나는 미샤의 어깨를 두드리며 씨익 웃었다. "재밌을 것 같은데?"


미샤는 몸을 돌려 여자 기숙사 쪽으로, 나는 남자 기숙사 쪽으로 걸어갔다. 이렇게 해서... 희한한... 우정이 시작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평범한"이라는 단어는 요 몇달동안 내게 크게 와닿는 단어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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