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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앱에서 작성

ㅇㅇ(110.70) 2020.06.21 15:53:21
조회 292 추천 0 댓글 1

현 위치 절대 사수.

대구는 민간인 소개가 완료되지 않았다. 내일 일출까지는 버텨야 한다.

소령이 말한다.

"대구…민간인… 내일 일출까지…"

수십번도 더 들었던 소리.

나는 소령의 일장 연설을 무시하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근처 편의점에서 털어온 레종 선 프레소가 은은한 커피 향을 내며 타들어 갔다.

쓰읍… 하

한모금에 가족 생각

두모금에 친구 생각

세모금에 …

더이상 내 옆을 스쳐 지나간 죽은 전우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수십? 수백? 수천?

애써 좆같은 마음을 지워내고 담뱃재를 털어낸다.

나의 사색 사이로 소령의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적은 야습을 할 것으로 예상됨. 야간전 대비를 철저히 할것."

"또한, 최후에 우리는…군청건물…폭발물을…"

우리에게 04k는 없어진 지 오래다. 마지막 남은 1개는 정찰조가 가져가서 안 돌아 왔었지.

밤이되면 우리는 장님이다.
마치 다크템플러 앞 마린이 된 꼴이려나.

혀가 긴 소령의 설명이 끝나자,
군종병이었던 병사 하나가 어느새 군종 목사가 되어 우리에게 요깃거리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군목은 언제 죽었지? 지지난번 전투였나? 아니면 세종에서 후퇴할 때 였나?

죽음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무덤덤해진다는 것이고, 무덤덤해진다는 것은 인간성을 잃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짐승과 다를바 없다…
라고 우리 부모님께서 말했다. 돌아가셨으니 상관은 없겠지만.

군종병, 아니 군목은 어느새 내 앞으로 와서 내 손에 과자와 사탕 몇 개를 쥐여 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촬영하는 외국 기자.

애써 표정에서 좆같음을 지워내고 밝은 표정과 해맑은 인사로 카메라에 화답한다.

그래. 최소한 좆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기억되지는 말아야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중공군의 기관포가 화망을 형성함)

(한국군 장병이 쓰러지는 장면)

네, 다음은 한국 소식입니다. 얼마 전 한국군이 칠곡군을 방어하던 중 함락당하며 대구까지 중공군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칠곡군은 대구와 이어지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담당하는 요충지로써…....

칠곡군을 방어하는 한국군들의 마지막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몰고 있습니다.


________
(수많은 한국군이 막사에서 쉬는 중.)

외국인 기자: 우리는 현재 한국군 수기사 병사들이 생활하는 모습들을 찍고 있습니다. 안녕 해보세요!"

한국군들: 안녕~


전쟁 범죄를 일삼는 중국군에 비해, 인간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여집니다.

(군목이 군것질거리를 나눠주는 장면으로 화면 전환)

군목: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런 것 밖에 없지만, 최선을 다해야죠.
희망은 이렇게,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카메라가 누군가를 비춘다. 육군 병장. 그는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화면 전환. )

하지만, 이런 이들도 중국군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거의 3배에 달하는 병력을 투입한 중국군은 큰 피해를 입었지만, 방어를 분쇄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카메라 초점 맞추는 중)

(한국군 수십 명이 칠곡군 청사에 숨어 있다.)

중국군 선전 방송:국군 장병 여러분! 여러분의 전투는 충분히…

한국군: 숨 막히는 고통도… 뼈를 깎는 아픔도…

한국군들: 승리의 순간까지 버티고 버텨라. 우리가 밀려나면 모두가 쓰러져~
최후의 5분에 승리는 달렸다!
적군이 두 손 들고 항복할때까지 최후의 5분이다, 끝까지 싸워라!

한국군: 저 씨발놈들한테 갈겨!

(총성과 함성)


(화면 어두워짐, 화면 전환.)

한국군: (영어로)기자님? 부탁입니다. 저놈들이 한 짓을 세상에 알려주세요… 제발…

(격하게 고개를 끄덕임)

한국군: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기침)

(카메라 흔들림, 총성)

(카메라가 칠곡군청 건물을 비춘다. 이내 폭음이 울리고, 건물이 무너져 내린다.)

(영상 종료됨)


네… 참으로 장렬한 최후였습니다. 다음 소식으로는 유명 스타의 인종차별 논란으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애국가.

계단 통로를 따라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작은 소리가 합쳐져서, 이내 합창이 된다.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장송곡 같은 합창이 끝나고, 침묵이 맴돌았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보전하는 걸까?
정부가 어디 외딴 섬으로 도망칠 시간을 버는 게,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일까?
거긴 백두산도, 동해도 없는 곳인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제 끝이라는 절망감? 아니면 적들을 막지 못했다는 분노 때문일까?
뺨을 따라서 뜨뜻한 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다.

계단을 따라 누군가가 올라온다.

밑 층에서는 교전이 이어지는지 산발적인 총성이 울린다.

아랑곳 하지않고 최후의 담배를 입에 문다.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인다.

틱 틱

"다 떨어졌네."

내 말소리를 들었는지, 계단 밑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윽고 몇 명이 비상문을 열며 진입해 온다.

알아 들을 수 없는 중국말을 지껄이며, 웃으면서 나에게 다가온다.
그들은 대검을 뽑아들곤 휙휙 돌리며 저승사자 마냥 천천히, 조용히 다가온다.

웃는 면상에 화답하듯 말을 뱉어냈다.

"야, 불있냐?"

다가오는 놈 중 하나가 씹창난 내 몸과 무기들을 보며 꺽꺽대며 폭소했다.

"야 불달라고."

묵묵부답, 오히려 나를 달래려는듯 조용히 하라 손짓하고, 천천히 대검을 쥔채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라이터를 집어 던지고, 옆에 있는 격발기를 들어 올린다.

중국군들은 내가 들어 올린 격발기를 보자 웃음기가 싹 가시고, 총을 꺼내 들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불 좀 주지 그랬냐. 이 씨발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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