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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4: xx 파편들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16 20:46:28
조회 754 추천 28 댓글 6
														




4: xx

파편들



거대한 기계들이 손과 손, 발톱과 발톱을 맞잡고 싸운다. 한때 넘을 수 없는 돈의 장벽이던 그곳은, 이제 너덜너덜해진 절벽의 끄트머리로 화한 채다.






가스 거품이 피어오르는 회색 하수 속으로 시체들이 떠돈다. 저 높은 곳, 그을린 바닥과 복도를 따라 병사들은 검과 갈고리, 몽둥이를 들고 불빛 아래서 싸운다. 광란의 현장이다. 복도의 격자를 따라 피가 흘러내려 아래의 회색 하수와 합쳐진다. 살아 있는 이들은 더 이상 그들이 왜 싸우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죽은 이들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화이트 스카 군단의 소죽이 워드 베어러 군단병의 상체에 칼날을 꽂아 넣는다. 그의 뒤에서 제트바이크가 포효한다. 대표가 달려드는 적을 향해 연신 불을 뿜는다. 소죽은 속도를, 그리고 자유를 갈망할 뿐이다. 차갑게 죽어버린 시간이 무거운 사슬이 되어 그를 휘감는다.






연기 사이로 사람들이 달린다. 무에서 와서 무를 향해, 무기와 삶을 짊어진 채, 기도문을 중얼거리며 전투의 광기에 사로잡힌 이들이다. 가까운 곳에서, 공장을 연상시키는 메가 볼터의 굉음이 울려 퍼진다.






폐허가 노호하고, 황궁이 비명을 지른다. 막시무스 테인은 소리를 지르며 마지막 전사들을 모아들인다. 하지만 도금의 길의 너덜너덜한 가장자리에서, 전사들은 제 목숨을 가장 비싼 값으로 팔아넘긴다. 누구도 테인의 말을 듣지 못한다.






아가테가 적의 배에서 총검을 뽑아낸다. 철조망으로 둘러진 전선에서, 아가테를 둘러싸고 격렬한 전투가 펼쳐진다. 그들은 프리무스 관문에 닿지 못하리라. 어차피 성문도 요새도 사라졌을 테니. 암거 위에 자리했던 석벽은 이제 얼룩절룩한 살점이 되었고, 그 위는 이름으로 뒤덮여 있다.


다가오는 불생자들의 유령이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칼리반의 사냥개, 콜스웨인이 피투성이 검을 들어 올린다. 어스름을 받은 검이 번쩍인다. 하지만 그 빛은 고개를 넘어 그의 전선을 깨부수려 드는 데스 가드 군단병의 먹색 눈과 입이 발하는 차가운 인광일 뿐이다. 공백의 산 아래, 오직 그림자가 드리울 뿐이다. 콜스웨인은 시체로 쌓인 언덕을 불태우지만, 산은 여전히 어둠에 잠겨 있을 뿐이다.






제폰은 숫돌로 칼을 갈며 하스가르드에서 벌어질 마지막 전투를, 자신의 마지막 전투를 준비한다. 란은 볼터에 탄을 장전하며 제폰을 바라본다.






불타는 평원 위로, 거대한 해골 옥좌가 세워진다. 오직 임박한 대관식을 기다릴 뿐이다.






맹글러의 발톱이 섀도우소드 초중전차의 측면 장갑을 찢어낸 순간, 그 아래서 무언가 폭발한다. 폭발과 함께 섀도우소드 초중전차의 거대한 차체가 그대로 말에서 낙마한 기수처럼 공중으로 흩뿌려진다. 제라 탈마다는 베인스톰 초중전차의 포탑에서 섀도우소드 초중전차의 불타는 차체가 나가떨어지는 것을 본다. 


“장전!”


탈마다가 지시하지만, 이미 베인스톰 초중전차의 포신은 과열되어 멈춘 채다. 제라는 전방에서 펼쳐지는 대학살과 다를 것이 없는 후방으로 최전속 후진을 지시한다.






군세는 일천의 깊이로, 일만의 너비로 쪼개진다. 창이 찔러 들고, 시체가 나뒹군다. 총이 불을 뿜고, 상대를 찢어발긴다. 브로드소드와 전술 스파타가 투구를 쪼개고, 해골을 부수고, 인조 육신을 가른다. 피부가 찢긴다. 피가 튀긴다. 증강물이 단락되며 고장에 이른다. 플라스틸이 쪼개진다. 사이카나 에너지가 휘몰아친다. 최면 세뇌 명령, 코드화된 기계 펄스, 강박적 훈련, 미약한 자아가 공격성을 증폭한다. 떨리는 공기에 전투 자극제와 오줌, 피, 공포의 냄새가 진동한다. 전사들이 제 주먹에 타인의 주먹을 쥔 채 투쟁을 이어간다. 끝없는 혼란은 견디기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는다. 나팔이 울린다. 벌해진 대지 위로 화염이 토해진다. 아드라틱 병기의 분노가 공기를 불태운다. 외계 위상 병기의 열기가 육신을 불태우고 녹아내리게 만든다. 궤도 달린 괴수들이 진흙과 철조망, 뼈 위를 밟고 달린다. 전기의 창이 방패의 벽을 산산이 깨부수고, 갑주를 두른 팔랑크스가 보병 대열을 체인피스트처럼 뚫고 지나간다. 패배와 괴멸, 공황과 혼란이 숨쉰다. 아직 숨을 쉬고 있는 충성파들의 시체는 재와 선혈로 뒤덮인 해골과 보기 흉한 독수를 두른 군기 아래서 파멸을 향해 달려간다. 내장으로 빚은 군기와 깜빡임 없는 눈을 담은 깃발을 휘날리는, 비명 지르는 반역자들의 군세가 든 움푹 패인 방패와 충성파가 격돌한다. 들것에 태워진 불생자 우두머리가 그 가운데 있다. 배가 부펄어오른 뿔 달린 짐승들은 말할 수 없는 이름을 쉴 틈 없이 피투성이 입술 사이로 속삭인다. 인간의 대퇴골로 갓 깎아낸 피리를 연주하기도 한다. 고약한 염소 냄새, 불타는 동물 기름 냄새, 무기가 빚어낸 오존의 건조한 열기가 느껴진다. 산 이를 위해 죽이고, 죽은 위를 위해 죽이고, 죽임이 오직 남은 유일한 것이기에 죽인다. 죽음의 앙상한 손길이 그들 모두의 위에 닿아 있고, 그 죽음은 영원이 이어지리라.






파멸의 마지막 승리가 다가온다. 워프의 소음이 그 승리를 칭송한다.






카오스의 저주가 이러하다. 세상은 매우 기울어 있다. 그 위의 초월의 영역 속에, 열리는 워프가 발하는, 먹이를 노리는 후광이 별을 찾을 수 없는 맹목적인 공허에 맞서 타오른다. 타오르는 화염이 죽음의 빛을 담아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회전하고, 벼락의 창을 핥아 테라에 남은 마지막 탑들을 쓰러뜨린다. 저 아래 흠뻑 젖은 깃발에 그려진 것처럼 동공이 타오르고, 공막이 충혈된 거대한 눈이 펼쳐진다. 비명을 지르는 종족의 광증을 관찰하는 눈이요, 저 위로 이르는 모든 영혼을 용광로처럼 삼키는 눈이다. 절대적인 분노가 집요한 시선으로, 저들이 세상이라 부르는, 산산이 해체되는 바위를 내려다보는 눈이다. 세상의 종말, 테라의 종말, 모두가 서로를 죽이고 죽는 저 대지의 종말을 바라보는 눈이다.






넷 역시 바라볼 뿐이다. 거짓된 넷은 루퍼칼의 궁정에서 꿈결과도 같은 그림자로 펼쳐진 저 모습을 그들의 화신의 눈을 통해 바라보고 있다. 피를 뚝뚝 떨어뜨리는 붉게 물든 학살의 아버지, 몸을 떨며 열기로 신음하는 부패의 손자, 기쁨과 고통의 환희에 몸을 떠는 나른하게 기쁨을 마시는 자, 꿈틀거리며 불안정한 변화하는 야수까지. 그들은 계획의 끝을 본다. 계획이 파멸했음을 본다. 계획이 완성되지 못했음을 본다. 울퉁불퉁하고 꿰메어진 손이 핏빛 손자국을 남겨, 그 계획이 부인되었음을 승인한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몰락하는 세상 위로 산사태의 굉음이 되어 울려 퍼진다.






“응답 바람. 여기 헤게몬 사령부. 아나바시스, 응답 및 확인 바람.”


복스 지휘석에 앉은 전쟁 의회의 하급자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한다. 그 자리에 앉은 세 번째 교대 근무를 맡은 하급자다. 같은 신호를 매 20초마다 반복하고 있다. 산드린 이카로와 로툰다의 다른 선임자들은 이제 의심의 여지 없이 응답이 없으리라 확신한다. 말카도르의 메마른 뺨 위로 피눈물이 새어나온다. 하지만 그의 몸에서 뿜어지는 열기가 너무도 강렬하기에, 혈루는 맺히기도 전에 증발된다.





마지막 사이드 스토리,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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