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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呪術)> - 주영헌

시빌런(118.33) 2024.03.09 04:29:14
조회 73 추천 0 댓글 0

 

 


 

 다래끼가 난 눈썹 하나를 뽑아

 돌 사이에 끼워두면

 돌을 찬 사람이 다래끼를 가져간다는

 속설이 있지

 발로 찬다는 것은 멀리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 가까이 두는 주술(呪術)

 

 작은 돌멩이 몇 개 발에 챈다

 돌멩이 속에 영혼이 깃들어져 있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무수한 은하가 존재한다면

 그 안의 모든 영혼들은

 나와 한몸이 되는 것일까

 

 작은 돌멩이는 큰 바위의 흔적,

 영혼이나 우주가 저 돌멩이를 닮았다면

 영혼도, 우주도

 소멸할 수밖에 없겠다

 

 소멸하는 몸뚱어리 속에 깃든 영혼들은 다시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주머니 속의 돌멩이 몇 개

 쉬지 않고 달그락거린다

 맹렬히 껴안을 때마다 딱딱

 부딪치는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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