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시 정지/ 이기리모바일에서 작성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5.11 22:16:00
조회 40 추천 1 댓글 0

일시 정지



트럭이 가드레일을 박기 직전에 화면이 멈춘다

그런 다음 운전자와 옆에 앉아 있던 아내가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소식


이불을 턱밑까지 끌어올리면

몸이 사라졌다는 착각이 든다


하늘을 볼 때마다 구름은 매번 다른 속도로 떠다닌다

너무 빠르면 붙잡고 싶고 너무 가만히 있으면 밀어 주고

싶다


정류장에서 죽은 개가 찢어진 박스를 덮고 있다

달려오는 버스가 순간 경적을 울리고

함부로 길을 건너고 있는 사람은 빛에 휩싸인다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는 코에 호스를 꽂고 있고

가슴이 축 처진 채 팔과 다리를 그만 땅에 묻으려는지

뼈는 아무래도 부러지기 좋은 모양으로 생겼고


가위에 눌려 어떤 목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돌 땐

손가락부터 천천히 움직이다가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고

몸을 돌려 바닥으로 떨어진다


눈부신 태양 속에서

잠자리의 날개를 잡았더니

날아가기를 포기한 모습으로 붙들려 있다


그래도 놓아주어야 하는 것은, 그냥 놓아주자

그곳에선 안전하기를

뒤에서 바라봐 주자


나는 이 장면을 영원히 간직하거나

지워 버릴 수도 있지만

다시 눈을 뜨고 끝까지 다 보기로 한다


          이기리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이번주 설문은 탈모 걱정 없어 보이는 머리숱 금수저 스타는? 운영자 25/07/14 - -
AD 맛난거 먹고 갤질하자! 운영자 25/07/15 - -
2752 <육식의 종말을 위한 시> - 고재종 시빌런(211.184) 06.11 38 0
2751 <가슴의 서랍들> - 최승호 시빌런(211.184) 06.11 35 0
2750 정끝별, "투신천국" 中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52 0
2749 눈부신 명상입니다 / 유하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7 1
2748 조용미, "나무들은 침묵보다 강하다" 中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5 48 0
2747 여국현, <길>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39 0
2746 신석정, <역사> 中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46 0
2745 신록 / 서정주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41 0
2744 나뭇잎나뭇잎 / 김은자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39 0
2743 조혜은, "가장" 中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36 0
2742 에밀리 디킨슨, <Had I not seen the Sun>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46 0
2741 고은영, <그리움 여름 비에 젖다>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43 0
2740 1906년 자화상 / 릴케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33 0
2739 봄의 정원으로 오라 / 잘랄루딘 루미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4 0
2738 이범근, "Old Parr" 中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3 0
2737 신미나, <오이지>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20 0
2736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5 34 0
2735 이진희, "메리 셀레스테" 中 [2]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5 24 0
2734 그림자놀이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5 20 0
2733 이성복, <그 여름의 끝>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5 29 0
2732 이원하, "필 꽃 핀 꽃 진 꽃" 中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26 0
2731 가난한 사랑노래 / 신경림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3 23 1
2730 쓸쓸하다면중에서/김경미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17 0
2729 하루로 가는 길/ 최승호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22 0
2728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2]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42 0
2727 겹겹, 겹겹의/ 유희경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9 0
2726 직선의 소리/유희경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6 0
2725 구리하라 사다코, "깃발" 中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8 0
2724 헤어진 후/이승희 [2]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7 49 1
2723 조연호, <여름>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28 0
2722 문자/김경후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30 0
2721 이기성, <종이> 찍찍법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25 0
2720 은유/황인찬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16 0
2719 흰바람벽이있어 / 백석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26 0
2718 사랑의전당 / 윤동주 러바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4 0
2717 너/오은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18 0
2716 그들/오은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15 0
2715 그곳 /오은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47 1
2714 이원, "하루" 中 망가진솜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1 0
2713 박소란, <다음에>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30 0
2712 내가 제일 예뻤을 때/ 이바라기 노리코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44 0
2711 꽃과 생명/이기리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1 1
2710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52 0
일시 정지/ 이기리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40 1
2708 백은선, <언니의 시> 찍찍법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38 0
2707 백은선, <나는 잠든 네 눈 속에 어떤 장면이 있는지 몰라> 찍찍법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38 0
2706 이해인, <어떤 결심>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1 19 0
2705 흰꽃 등나무 옆에서/ 황유원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44 0
2704 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1] 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46 0
2703 천국행 눈사람/황유원 캣츠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38 0
뉴스 A2O MAY, 美 미디어베이스 TOP40 3주 연속 차트인...아리아나 그란데·찰리XCX 등 글로벌 스타들과 어깨 나란히 디시트렌드 07.17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