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임금 상승률은 완만한 수준에 머무는 반면, 분양가는 전국적으로 평(3.3㎡)당 2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체감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발표한 민간 아파트 분양시장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국 신규 분양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600만원을 웃돌았다. 이를 평당 기준으로 환산하면 2000만원을 넘어선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00만원 이상 오른 수치다.
상승률 자체는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절대 금액이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의 체감 부담은 더 크게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은 전년 대비 평당 수백만원 이상 상승하며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전국 분양가, 평당 2000만원 시대 진입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대구 역시 상승폭이 컸고, 충청남도 등 일부 지방 광역권도 분양가 인상 흐름에 동참했다.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의 배경으로 공사비 인상을 지목한다.
대한건설협회의 건설업 임금 조사 결과를 보면 주요 직종의 일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 인건비가 누적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하는 건설공사비지수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비용 부담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율 변동성 확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수입 자재 비중이 적지 않은 건설업 특성상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원가 상승 압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건설사들은 금융비용 증가와 미분양 리스크까지 감안해 분양가에 비용을 선반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문제는 공급 여건 역시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인허가와 착공, 분양, 준공 물량이 모두 감소했다. 인허가 감소는 향후 2~3년 뒤 입주 물량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공급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가격은 오르고 물량은 줄어드는 이른바 '이중 압박'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분양가가 크게 낮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공격적으로 낮출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별 수요 여건과 입지 경쟁력에 따라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실수요자들은 가격 상승 추세만을 보고 조급하게 움직이기보다 자금 계획을 면밀히 세우고, 입지와 분양가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월급 상승 속도를 앞지르는 분양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 집 마련 문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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