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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김창룡의 암살과 우남 정치 인생의 변곡점 앱에서 작성

트왈라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20 20: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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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이승만 대통령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통령에게 ‘국방부 원면(原綿) 부정’과 ‘군 고위층 축첩(蓄妾)’에 관한 내사 결과를 보고하기 위해 1956년 1월 30일 아침 지프차로 원효로 집을 나서던 특무대장 김창룡 소장이 총격으로 암살당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 이승만 대통령의 통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그로부터 시작된 통치의 누수와 균열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한다.

우선 정치 타임라인에서 1956년 1월 30일이라는 시점이 갖는 의미와 맥락을 거시적으로 검토해 보자. 이승만은 부산 임시수도에서 1952년 7월 직선제 개헌에 성공하고 8월 압도적 지지로 임기 4년의 대한민국 제2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로부터 3년 반이 지난 1956년 1월 현재 대통령 이승만은 임기의 3년 반을 넘기고 있었으며 다음 대선은 4개월가량 남은 상태였다.

휴전과 함께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얻어낸 이승만은 아이젠하워 초청으로 미국에 가서 소련의 팽창에 정면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워싱턴의 겁쟁이들을 비판하며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돌아왔다. 국내적으로는 왜색불교를 정화해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되살렸고, 전후 복구에 필요한 경제정책도 추진해 주택건설 등 민생문제 해결에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었다. 별 이변이 없는 한 이승만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예상대로 1956년 5월 15일 3대 대선에서 이승만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자유당을 견제하기 위해 1955년 9월 새로 탄생한 거대 야당 민주당은 대선 후보로 신익희를 내세웠지만, 선거 10일 전인 5월 5일 전라남도 유세를 위해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 심장마비로 급사했다. 유력한 경쟁자마저 사라진 선거에서 이승만은 투표자 70% 지지를 얻으며 낙승했다. 경쟁자인 무소속 조봉암은 30% 지지에 만족해야 했다.

문제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통령 선거였다. 자유당 후보 이기붕과 민주당 후보 장면이 맞대결해 이기붕이 근소한 차로 패했다(장면 46%, 이기붕 44%). 차이는 근소했지만, 선거 결과는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대통령과 부통령의 소속 정당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정국은 끊임없는 파행의 연속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의 어려움으로 자유당은 그로부터 4년 후 치러진 1960년 3월 15일 선거에서 정·부통령 후보가 함께 승리해야 한다는 당위에 집착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승만은 4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또 한 번 뜻밖의 수혜를 입었다. 유력한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 조병옥 박사가 선거를 한 달 남겨 놓은 2월 15일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무투표 당선이었다.

부통령으로 출마한 자유당의 이기붕이 이번에도 문제였다. 민주당 후보 장면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자유당은 고령의 
이승만이 임기 중 유고가 생겨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문제에 매우 신경썼다. 만약 4년 전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 정권이 야당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기붕 당선을 위한 관권 동원 부정선거가 전국적으로 감행됐다. 4·19 가 벌어졌고 이승만은 하야해야 했다.

이와 같은 거시적 맥락을 고려하면 1960년 이승만의 몰락은 1956년 5월 부통령 선거에서 비롯됐다고 말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김창룡 암살은 바로 이와 같은 역사의 변곡점이 시작되는 시점과 불과 4개월밖에 차이가 없었다. 김창룡의 보고로 만약 이승만의 정치가 민심을 얻는 방향으로 바뀌어 1956년 선거에서 이기붕이 이겼다면, 1960년 이승만의 하야를 부른 부정선거는 아예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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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김창룡 암살이 갖는 정치적 파장을 보다 미시적 맥락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특무대장 김창룡은 당일 대통령에게 보고할 극비 보고서 두 개를 품고 있었다. 하나는 장병들에게 입힐 군복을 만드는 원면을 사들이는 국방부의 예산 집행을 둘러싼 비리,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군의 장성들이 첩을 두고 두 집 살림하는 비리에 관한 내사 보고서였다.

두 문제 모두 6·25 이후 비대해진 군 특히 군의 최상층부 뇌관을 건드리는 문제였다. 남침 전쟁을 막아낸 군은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실세 집단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병력과 무기의 양과 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음은 물론 미국의 원조와 지원이 집중되면서 군은 당시 사회의 가장 선진적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부작용 또한 함께 응축되고 있었다.

이승만은 부산에서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면서 금정산 공비 출몰을 이유로 1952년 5월 25일 계엄령을 선포하고 당시 참모총장 이종찬에게 병력동원을 명령했었다. 그러나 이종찬은 전시 작전 지휘권이 유엔군 사령관에게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이승만의 지시를 거부했다. 당황한 이승만은 어쩔 수 없이 군복을 벗고 당시 국방장관 특별보좌관으로 일하던 원용덕을 영남지구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해야 했다. 국방장관 이기붕이 신태영으로 교체된 직후의 일이다.

원용덕은 헌병대를 동원해 국회의원 출근 버스를 통째로 연행하는 등 이승만을 도와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지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개헌을 거쳐 재선에 성공한 이승만은 군과 관련해 두 가지 인사를 취임 즉시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하나는 이종찬을 육참총장 보직에서 해임해 미국으로 연수보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육·해·공군 헌병을 총괄하는 헌병총사령관 직제를 만들어 원용덕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다. 원용덕은 그 보직을 맡아 반공포로 석방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종찬의 항명을 겪으며 이승만은 군 수뇌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정부를 전복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휴전 이후 군이 그런 사태를 일으킬 가능성 또한 더욱 커지고 있음도 깨달았다. 이에 더해 국회의 절대 다수당으로 변신한 자유당 또한 이승만의 후계 구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정국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정주진, 2022, 『김창룡 특무대장 암살사건 해부』 북랩: 207-209).

전후의 새로운 정치 지형에서 이승만은 자신을 돕는 측근 집단 간에 견제와 균형을 통해 권력을 유지·관리하는 고전적 분할통치 전략을 적극 구사했다. 군에서는 이승만 스스로 자신의 ‘어금니들’이라 부른 4성 장군 셋이 그 대상이었다 (하우스만/정일화, 1995, 『한국 대통령을 움직인 미군 대위』 한국문원: 18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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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모두 창군 초기 멤버로 6·25 전쟁을 거치며 고속 승진한 엘리트 장군들이었다. 만군 출신의 백선엽은 평안도 출신 군인들의 대부였다. 일본 육사 출신의 정일권은 함경도 출신 군인들의 대부였다. 역시 일본 육사 출신의 이형근은 충청도 출신이라 남한 출신 군인들의 대부 였다.

이들은 모두 김창룡의 죽음을 전후로 이승만에 의해 참모총장으로 중용됐다. 정일권은 김창룡 암살 당시 현역 참모총장이었고 (1954.2~1956.6), 백선엽은 전임 (1952.7~1954.2) 그리고 이형근은 후임 참모총장이었다 (1956.6~ 1957.5). 이들은 각자 파벌을 형성해 서로 경쟁적으로 이승만의 신임을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동시에 이승만은 군의 통상적 활동과는 별도의 계선에 특무부대 및 헌병부대를 각각 설치해 필요한 경우 이들이 군은 물론 검경과 합동으로 민간에 대한 정보와 사찰까지도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공업무는 특무대를 책임진 김창룡 그리고 군 비리는 헌병대를 책임진 원용덕에게 각각 맡긴 것처럼 보였지만, 당시 둘은 각각 이승만의 왼팔과 오른팔로 대통령의 관심에 따라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정주진, 2022: 200-229).

그 상황에서 김창룡이 군의 재편을 가져올 수 있는 폭탄과 같은 보고서를 둘이나 들고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중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의 군 내부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탄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그 결과가 민심에 영향을 미쳐 4개월 후의 부통령 선거 결과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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