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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팬대] 눈을 감고 포커를 치는 방법

D-소르비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4.29 01:07:24
조회 507 추천 11 댓글 6
														

“이봐요, 사구메씨? 대답좀 해보세요”


내가 방금까지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뭔가 멍청하게 듣다보니 어느새 생각이 다른데로 가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됬는지. 뭐가 문제였는지도 흘려들어 어느새 여기까지 와 버렸다.


앞에 있는 상대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보며 대답만을 기다리는 눈빛으로 날 재촉하지만

이야기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 어쩌면 내가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매듭을 지어 나에게 건네준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로 그녀는 말이 없다.

나만큼.


내가 이 매듭을 풀 수 있나 시험하는 거다.

분명 그녀는 내가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분명 장난스럽지만 주제는 장난이 아니였다.

꿈속에 있는 것 마냥 몽롱한 기분에 몽롱한 말투로 말했었다.


하지만 난 꿈에서 깼다.


어찌저찌 지금 이 상태에서 아무런 대답이나 해도 도레미가 원하는 만족스러운 결과는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를 만족시킬수 있는 시원스러운 대답을 말해볼지도 모르지만.

수많은 갈래가 존재하는 나무에서 한 꽃봉오리 꽃으로 영양소가 가서 꽃을 피워내는 것이란 간단하지 않다.

재촉하기 전에 말을 한다. 글쎄라는 대답만큼 애매한 정보를 몽롱하게 흘려 넘기는 말은 없을 것이다.


“글쎄라는 말은 없잖아요, 진지하게 좀 임해주세요 사구메님...”


분명 장난스럽게 말하지 않았던가.
그래 놓고선 나보고 진지하게 임하라니.
아니. 진짜 이런 말로 나한테 위압감을 줄 정도로 진지한 이야기였나.


땀이 흐른다.
진지한 이야기였다. 단 한번의 말실수는 단순한 실수가 아닐지도 모른다.


“사구메님도 말했잖아요? 이 도박이 얼마나 큰 가치인진 안다고.”


도박?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말도 했다고?


이 도박이라는게 뭐지? 이번 달 침략자 쪽의 정세를 알아보기 위해 에이린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

아니면 진짜 도박인건가? 아니. 그 도박이라면 당연히 도레미가 불리할 게 당연한건데? 내가 뭘 들은거지?


말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게 아니다. 그걸 제일 잘 아는 내가 그런 실수를 했을 리가 없다.

어쩌면 이미 말실수를 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이미 글러먹었으면 사실 이야기를 못 들었다고 말해버려도 좋지 않을까?

한 번 잘못 들은걸로 판단을 했다가는 얼마나 해괴망측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일로 다시 한번 물어도 되는 걸까?


대화라는 것은 서로 듣고 들어야 성립한다. A라는 사람은 진지하게 대화했는데

 B라는 사람이 땡땡이 공의 수를 세다가 한 공이 살짝 찌그러진 것을 보고

다른 공도 그런가 하고 봤더니. 다른 공도 어쩐지 살짝 휘어져 있더라 하는 것을 보고

패턴을 유추하다가 상대방의 성의와 진지함을 땡땡이 공에 팔아버리는 행위만큼

멍청하고 무의미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범죄는 절대 들키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다.
목격자에게도 그렇겠지만. 피해자에게도 들키지 않아야 한다.
가여운 피해자인 이 땡땡이양에게 어떻게든 들키지 않아야 한다.
무의미한 대화는 없어야 한다.
어떻게든.


여기서 머리를 잘 굴려야 한다.
다음 대답은 좀 생각해보고로 해야한다.
아니. 생각해보니 도레미 쪽에서
그래서. 어떤가요?라고 내 의사를 묻지 않으면
나도 자연스럽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럼 또 다른 말을 꺼내야.
어떻게든 대화를 지연시켜야 한다.
이건 내 책임이야.
절대로 도레미의 성의를 무시할 수는 없어..


“이봐요?”


없어야 하는데.


“아무튼, 오늘 점심은 뭘로 하실겁니까? 그렇지만 악몽도 맛있을 거라구요?”


뭐?


“뭐어. 그게 싫다면야..”
“악몽. 먹어볼게.”
“..진짜요?”


...결국 무의미한 대화였구나.


난 뭘 생각했던 걸까.


결국 도레미의 4번 공은 평소 옆으로 누워 자는 그녀의 습관 때문에 살짝 옆으로 뉘어져 있었고.

6번 공은 팔을 올려놓는 그녀의 습관 때문에 마치 강낭콩 모양처럼 살짝 눌려져 있었다는 무의미한 것밖에 알아낸게..


아니. 잠깐. 6번 공? 6번 공이 무슨 공이였지? 저 공? 저 공은 분명 5번 공 아니였나?

아니. 실제로 공이 휘어 있던게 맞던가? 잠깐.. 공들이 계속 돌아가는 것 같은데. 위치가 바뀌는 거였나?

그럼 지금 속도로 봤을 때 6번 공은 저쪽에.. 잠깐. 7번 공이랑 4번 공이랑 위치가 또 바뀌어져 있잖아.

그러면 내가 알아낸 건 무의미한 거였나? 도레미랑 이야기 하는걸 말아먹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담은 추리인 줄 알았다.

근데 아니였네.


결국 나는 끝까지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타입이구나..


아. 잠깐. 아까 대답을 뭐라 했더라.


결국 말실수는 실수로 이어지고.
내 꽃은 활짝 핀 꽃이 아닌 쓴 독이 있는 잎사귀가 되었다.


“사구메씨. 괜찮아요? 안색이 안 좋은데.”
“아아.. 상당히 그렇더라.”
“아. 악몽 말하시는 건가요? 전 맛있기만 하던데.”
“...아니야.”
“자. 그래서. 대답은?”
“별로였다니까.”
“아니. 도박 이야기요.”
“뭐?”
“일단 밥 먹고 이야기 하자고 하셨지 않나요?”
“......”
“설마. 사구메님.”
“미안.. 다시 한번 설명해 줘.”
“...아아. 사구메님 진짜 싫어요..”
“미안하다니까.”
“다음부터는 집중해 주세요.”
“아. 도레미. 6번 공 강낭콩처럼 휘어져 있어.”
“네? 이거 몇 초 지나면 다시 돌아가요. 동그랗게.”
“......”
“...사구메님 설마 이걸 보고 계신 거에요?”
“...말했다간 역전될지도 모르니 조용히 있을게.”
“...제가 한 말은 무슨 가치가 있었죠?”
“적어도 난 널 사랑해 도레미.”
“...필요 없어요, 다음부턴 조금 더 진지하게 임해주세요. 제발”
“어라. 도레미 2번 공 하트모양이다.”
“의미 없다고요!”


결국 사구메님으로 잔득 쓰고싶은 소설을써버렷다

모팬대주제 기억 안난다

아 그냥 대화하는거 관련된 주제로 적어버리지 뭐

사구메의 망상에 대한 망상을 문 망상을 심각할 정도로 쓰고 싶었는데

반쯤 쓰다가 진자 무의미해서 그냥 마무리지어버림

아무튼 사구메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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