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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팬대] 하쿠레이 신사의 무녀 하쿠레이 레이무

새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5.07 23:29:26
조회 313 추천 6 댓글 3
														


Q - 하쿠레이 레이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번대의 무녀말이지, 좀 게으르긴 하지만 할 일은 확실히 하니까.'




'하쿠레이쪽의 무녀 말씀이시군요. 뭐랄까-- ...사실 저도 잘몰라요. 종잡기 힘든 사람이잖아요?'




'무녀는 먹으면 안돼는 인간이라고 들었어!'




'하쿠레이 신사의 그 무녀? 가난하다는 소문이 돌던데. 적선이라도 해줄까나-'





'레이무? 이상한 녀석이라구. 뭐 그래도 친구지만.'





-




눈앞에 있는건 하쿠레이 레이무다. 초록빛이 거의 비치지 않는 말차를 재미없는 표정으로 후룩 마시고있는건, 자신의 오랜 친구 레이무다.


항상 무기력해보이는 태도에, 때로는 소녀같으면서, 때로는 성질나쁜 아저씨같기도 하다. 종잡기 힘든 그녀와 친구가 된건 희한한 일이라고 마리사는 가끔 생각한다. 인간관계에 있어 고민같은건 거의 없는 그녀지만, 상대가 레이무라면 가끔 의구심이 들고는 하는것이다.


생각해보면, 어쩌다 친해졌는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릴때면 뭐가 그리 좋았는지 매일같이 찾아와서 하루종일 탄막을 하고 또 추락해, 흙투성이가 된 채 지쳐서 그대로 신사에서 잠들곤 했었다. 


가장 친한 친구라고 단정지어 말할수 있지만 딱히 친구로써 이녀석을 좋아할 요소는 단 하나도 없었던것이다. 호감가는 타입이라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레이무에게 그런모습은 전혀 찾아볼수 없다. 외관이나 행동거지와는 달리 귀여운것을 좋아하는 마리사지만, 레이무는 귀여운짓따위는 일절 하지 않는다.




"..안되겠어. 모르겠다."


"뭐가?"



레이무는 이쪽을 보지도 않고 되물어온다. 재미없는 표정으로 몇번이나 우려내 맛도 느껴지지 않는 차를 마시며.



귀엽지 않아! 라고 마리사가 뜬금없이 소리쳤기에, 찻잔으로 머리를 한대 맞는것으로 마리사는 다시한번 그 의구심을 키우게 되었다.









마녀에게 지식은 곧 힘이다. 의문이 들었으면 즉각적으로 해결하고 분석해, 지식을 쌓는다. 그런 의미에서 마리사의 행동력은 일종의 마녀로써의 재능에 가깝다. 어디서부터 시작해 볼까- 레이무에게 끌리는 요괴는 두손으로 못 셀만큼 잔뜩 있다. 그중 유독 신사에 자주 얼굴을 비치는 요괴를 들자면, 역시 이녀석이 아닐까. 



"..그래서, 막 잠드려는 날 깨운 이유가 고작 그런 사소한 질문 하나라는거야?"


"한낮까지 자는건 성실한 요괴 실격이라고."


"나한테는 한밤중이라고."


어째서 요괴가 성실해야 하는건데, 라고 작게 투덜거리면서 레밀리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숨김없이 내비쳤다. 인간관계에 대한 질문은 좀더 섬세하고, 프라이버시랄까 그런게 있지 않은가. 마리사 답기는 하지만, 직설적으로 '넌 왜 레이무를 좋아하냐!' 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반응할지 난감하기는 하다.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기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고, 딱히 숨길 생각도 없기에 레밀리아는 평범하게 솔직히 답해주기로 했다. 



"강하니까."


"엥?"



"말 그대로야. 하쿠레이의 무녀, 환상향을 제재하는 누구보다도 강한 무녀. 강자에게 끌리는 건 생물의 당연한 이치 아니겠어."


"그건 그렇지만--"


"당신도 그렇지 않아? 분명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그럴 가능성도 있다. 누구보다 강한 마법사가 되고싶어 집을 나서서, 증명하듯 다른 요괴에게 도전해 쓰려뜨리고, 연구하는 마법은 빛과 열을 기반으로 하는 파괴마법 뿐. 그만큼 힘을 추구하는 마리사에게, 강한 힘을 동경하는건 당연한 일이고 그런점에 끌렸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렇지만 문득 위화감이 느껴졌다. 자신은 그런 이유로 레이무를 좋아했던걸까. 누구보다 강하고 상대가 누가됬든 거침없이 쓰려뜨리는 하쿠레이의 무녀를.


그렇다면 자신은, 만약 레이무가 힘을 잃고 약해진다면 레이무를 떠나버린다는 것일까. 




조금 무정하구나, 라고 마리사는 생각했다.




-



"그래서- 유카리는?"


"아직 동면중이시다."


"주변에 잠꾸러기가 많구만. 나만큼 성실한녀석은 없는건가."



뺀질나게 드나드는 녀석이라면, 역시 이녀석이 빠질수 없는것이다. 슬그머니 나타나서 레이무를 한껏 놀려먹고 사라지거나, 대요괴가 신사에서 저녁을 얻어먹고 반찬투정을 한다던가 하는 요괴답지 않은 그 행동들은, 레이무에 대한 분명한 호감이다. 그 이유를 묻기위해 왔지만, 아직 겨울이라는걸 잊고있었다. 마침 나갈 채비를 하던 여우와 마주쳤기에 대신 물어보기로 했다.  




"틀니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는다고."


"틀니가 아니라 이다."


"그녀석 아직 이빨 남아있었어?"


"아마 본인이 들었으면 죽었을거야."




쓸데없는 잡담으로 시시덕거리며 마리사는 대답을 재촉했다. 의외로 즉답이 나온다. 




"하쿠레이의 무녀니까."



"환상향의 무녀는 환상향을 지탱하는 누구보다 환상향을 사랑하는 유카리님이시니, 대결계 전체를 지탱할수 있는 하쿠레이의 무녀는 소중하고 사랑스럽겠지. 그런 이유다."



역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라고 생각했지만 또 일리있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환상향의 일원인 자신은, 환상향을 지탱하는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끌리고 있는걸까. 자신이 좋아하는 레이무는 결계를 지키는 하쿠레이의 무녀일까.












약간 복잡하기도 하고, 울적하기도 한 기분이다. 자신을 알수없다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마음이 정리되지 않는다. 눈앞의 레이무는 언제까지와 같은 태평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있다. 거기엔 하쿠레이의 무녀도, 결계의 수호자도, 그저 레이무가 있을 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레이무는 어떤 레이무일까. 압도적으로 하쿠레이의 무녀일까. 환상향의 존재를 지탱하는 하쿠레이의 무녀일까. 



"..너말야, 최근들어 별로 안좋아보이는데."


"아, 응. 그렇지."



너 때문이라구.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 든다. 이런건 자신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음에 응어리진 감정이 있으면 바로 풀어버리는게 그녀 인것이다. 마음같아선 레이무에게 털어놓고 따지고 싶지만, 본인에게 대놓고 '왜 너랑 친구인지 모르겠어-' 라고 말하는건 역시 실례라고 생각하고, 친구로써 좋아하냐고 물으면 정말 좋아한다.



"..너말야."


"응?"


"요새 계속 재미없는 표정만 짓고, 나랑 있는게 질린거야?"


눈앞의 레이무는, 꽤나 기분이 나빠보인다. 그렇게 표정관리를 못했던걸까 하고 생각하는 사이, 감정이 격앙된듯한 레이무가 계속해서 쏘아붙인다. 



"정말인 모양이네. 그렇게 재미없으면 그냥 안오면 되잖아."


"아니, 딱히 그런건 아닌데..."


"그런표정으로 뻔뻔하게 거짓말도 하네."



울컥, 하고 마리사의 속에서 뭔가 끓어올랐다.  애초에 누구때문에 고민하고 있는건데!



"따지고보면 너도 마찬가지잖냐! 맨날 재미없는 표정으로 차만 마시고 있고! 게다가 노력도 안하고 귀여운면도 전혀 없고 끓이는 차도 맛없고!"



"뭐야?!"



도끼눈을 뜬 채 파밧-하고 부적이 펼쳐진다. 이글거리는 눈동자는 솔직히 조금 무섭다. 진심으로하는 하쿠레이의 무녀에게 탄막으론 승산이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마리사는 친구와 조금 멀어진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쿠레이의 무녀. 


"?!"


탄막의 준비를 마치고 날아오르려는 레이무에게, 마리사가 문자 그대로 달려들었다. 소녀의 손아귀로 머리채를 붙들고, 중심을 흔들어 엎어뜨린다. 잠깐 당황해서 사고가 정지된 레이무는, 이내 분노에 불을 붙여 같이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

.

.



한참을 싸운 둘의 모습은 거의 엉망이 되었다. 매끄러운 흑발은 헝클어져 산발이 되었고, 마리사의 얼굴은 군데군데 멍들고 부어올랐다. 주먹은 코피로 잔뜩 범벅이 되어 얼굴에도 흔적을 남긴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마리사는 기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뒤엉켜 싸우는 모습은 그야말로 하쿠레이의 무녀답지 않다. 멱살에 머리채까지 잡고 흙바닥에 뒹구며 소녀답지않게 주먹다짐을 하며, 마리사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느꼈다. 평소대로의 레이무다. 성질을 돋구면 화를 내고, 도가 지나치면 폭발한다. 


왠지 인간답다고도 느꼈다. 



흙투성이가 되어 씩씩거리며 주먹을 휘두르는건, 레이무다. 살짝 눈물이 맺힌채 코피를 흘리고 있는것도 레이무다. 발길질을 하려다 중심이 흔들려, 제풀에 풀썩 넘어져버리는 것 역시 레이무다. 



눈앞에 있는건 레이무다. 하쿠레이의 무녀도, 결계를 수호하는 무녀도 없다. 그저 레이무가 있을 뿐이다.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는것 같은 그 기묘한 느낌에, 마리사는 간신히 일어선 레이무에게 몸을날려 끌어안았다.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그대로 함께 흙바닥에 엎어지게 되었다. 한참을 계속되던 둘의 주먹다짐은, 잠깐 사고가 정지된 레이무가 정신을 차려 한움쿰 흙을 집어다가 생글생글 웃는 마리사의 눈에 뿌리는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 3,173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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