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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팬대] 기억나지 않는 밤하늘

ㅇㅇ(175.195) 2021.01.29 21:53:15
조회 218 추천 11 댓글 2
														

 키리사메 마리사는 지금도 충분히 그렇지만, 어릴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개구쟁이였다. 도구점 주인의 외동딸로서 태어난 그녀는 부모가 바빠서 제대로 놀아주지 못해서인지, 혹은 주변 친구나 형제가 없어서인지 다른 아이들에 비해 훨씬 더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계속해서 놀고 싶어했다.


 어떤 날에는 그녀가 갑자기 사라져서 마을에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부모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고, 서당 선생님과 마을 어른들은 발에 불이 붙은 것 마냥 마을 구석구석을 뛰어다녔다. 그럼에도 마리사를 찾을 수는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녀가 마을 밖으로 나가 요괴에게 잡아먹혔다고 생각했다. 마을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침울했고, 희망은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부모에게 유감을 표하고, 같이 눈물을 흘려줬다. 그러다가 돌연 마리사가 나타났다. 그녀는 마을 외곽에서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애들 사이에 껴서 놀고 왔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저으며 여자답지 못한 그녀를 안타깝게 여겼다. 가장 속상하고 화난 사람은 부모였다. 결국 그녀는 10일 동안, 방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8살 짜리 아이한테 너무 가혹한 처벌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그녀가 마을에 일으킨 소란을 생각해보면 적절한 조치였다. 그만큼 그녀는 사고뭉치였다. 


 하지만 이런 그녀조차 당시엔 지금처럼 마법사를 꿈꾸지는 않았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별 보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사고뭉치일 뿐이였다.  마리사가 마법사가 되기로 한 계기는 아무도 모른다. 그녀 스스로도 왜 마법사가 되기로 한 것인지 모르고 있었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마법사가 되고 싶어했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이 마녀가 되기로 한 계기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특별한 계기도 없이 마법사가 되기로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기는 확실히 있었다. 단지 기억을 못하는 것 뿐이었다. 


 그녀가 외출 금지를 받은 지 7일 째의 일이다. 밤 하늘에 가지각색의 빛들이 여러가지 형태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평소 밤 하늘의 별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던 마리사는 마을에서 제일 먼저 하늘에 빛의 구체가 날아가는 것을 포착했다. 처음엔 별똥별을 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많은 빛들이 하늘을 메워가는 동안, 그녀는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마리사는 외출금지를 받은 것도 잊은 채, 집을 나와 별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뛰었다. 그녀의 가슴은 설레임으로 빠르게 뛰었다. 점차 별빛의 근원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하늘은 밤이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아져서 등불 없이도 전부 보일 정도였다. 그녀는 마침내 별들의 중심부에 도달했다.


 별들의 중심에는 사람의 형태를 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파란 색 옷을 입고 있고, 머리카락이 초록색이였다. 머리 위엔 뾰족한 모자를 쓰고 있었다.  마리사는 그것에게 물었다. "넌 누구야?" 사람의 형태를 한 그것은 고개를 돌려 마리사를 바라봤다. 그녀는 마리사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는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마리사는 그제서야 그녀가 마법사란 것을 알게 되었다. "너는 마법사지? 그렇지?" 

 마법사를 보고도 아무 겁도 없이 질문을 하는 마리사를 그녀는 흥미롭게 여겼다. "응, 나는 마법사야. 너는 마을에서 온 거니?" 마리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리사의 관심은 오로지 하늘에 떠다니는 빛들에 있었다. 마리사는 그것을 마법사가 별들을 땅 가까이까지 끌어당긴 것이라 생각했다. "저건 전부 너가 한 거지? 나도 해보고 싶어." 마법사는 웃었다. 그녀는 붙임성 좋은 마리사가 마음에 들었다. 공중에 떠 있던 마법사는 기꺼이 땅 위에 내려앉아 마리사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너도 나처럼 마법사가 되면 할 수 있게 될 거야."  마법사가 손을 가볍게 휘두르자 새로운 빛들이 나타나 움직이면서 밤하늘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렸다. 마리사는 그 광경을 보면서 눈을 빛냈다. 그녀의 마음은 마법사를 향한 경외감과 자신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올랐다. "나도 마법사가 될래." 마법사는 신이 난 그녀의 머리를 차분하게 쓰다듬었다. "그래도 너는 아직 어려. 오늘은 마을로 돌아가렴. 부모님이 걱정할 거야."


 마리사의 얼굴에 실망감이 떠올랐다. 마법사는 말을 이었다. "그 대신 네가 어른이 되서 다시 나를 찾아온다면 내가 손수 마법을 가르쳐줄게. 이건 약속이야." 마법사가 내민 새끼 손가락을 마리사는 내심 기뻐하면서도 티내지 않으려고 신경 쓰며 그녀의 손가락에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마리사는 다시 마을로 돌아갔다. 다행히도 마리사는 하늘을 떠도는 빛에 의해 마을이 소란스러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갔기에 부모한테 혼나지 않았다.  마리사가 부모 몰래 다시 방 안에 누워서 잠을 청하자마자 마을 내부는 하늘을 메운 빛으로 인해 시끄러워졌다. 마을 사람들은 빛을 겁내며 호들갑을 떨었고, 서당의 선생은 그런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이런 와중에도 마리사는 피곤했는지 곤히 잠들어서 다음 날 아침이 될 때까지 깨지 않았다. 그날 이후, 마리사는 마법사를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날 밤의 일을 기억할 수 없었다. 마을의 서당 선생이 이변으로 인한 혼란을 우려해서 그날 밤의 역사를 전부 먹어 치워버렸다.  그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물론이고, 마리사마저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마을은 여느때와 같이 평화롭게 돌아갔고, 그녀도 평소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마리사는 여전히 마법사를 희망했다. 


 분명히 기억은 사라졌고, 사실상 없는 일이나 마찬가지인데도, 그 영향은 분명하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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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한 번 써봤습니다. 모티브 지문은 1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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