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연계되는 단편들이며, Valentine Heart에서 이어집니다.
AU Epilotale 설정
단편 Longing
단편 Heartache Love
단편 Pure-White 上 中 下

어두침침한 검푸른 칠흑이 한 가득 메워진 방 안, 소녀는 윗옷과 속옷만 입은 채로 자기 무릎을 끌어안으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한 때 이방을 감돌았던 감미로웠던 침묵은, 싸늘하고 무거운 공허로 뒤바뀌어 있었다. 입술을 꽉 닫고 말없이, 자신의 맨살을 내려다보는 소녀, 프리스크. 그녀의 두 검은 하늘이 가득 메워진 눈망울이라는 하늘의 아래로, 비가 쏟아져나올 것만 같은 위태로운 표정에선 기쁨의 감정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의지를 다져야 해
의지를 다져야 해
의지를 다져야 해
의지를 다져야 해
의지를 다져야 해
의지를 다져야 해
...의지를, 좀 더 다져야 해...
그녀는 계속해서 같은 생각을 되뇌이고 또 되뇌였다. 지금까지 걸어온 모든 역경들을... 순수한 의지 하나 만으로 버텨왔던 자신이 아니던가. 괴물들을 위해주고 지하세계를 구원하기 위해 자비를 베풀어온 자신이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사람들은 정작 그들과 달랐다.
정녕 자신은... 그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아니, 자신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인간'들과 함께할 수 있는가? 인간과 괴물들을 과연 이어줄 수 있는가?
ㅡ이 몇년 동안의 '의지'란 모두 헛수고였단 말인가?
『 인생은 동화가 아냐 썅년아!! 역겨운 새끼들이랑 함께하는 갈보년이!! 』
『 꼬마야, 너 정말 사람이 맞긴 한거냐? 』
" ...아냐... 아냐... 아냐...! 아니라고! "
자신의 귓속을 멤도는, 샌즈에게 들려져 집으로 되돌아오기 전까지 흐릿했던 기억에서 자신의 머릿속을 쿡쿡 찌르는 험악한 목소리들. 살며시 떨렸던 프리스크의 몸은 점점 경련을 일으키는 것 마냥 더욱 강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침대의 삐걱이는 소리가, 그녀의 떨림이 얼마나 강하고 간절한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 싫어... 싫엇...! "
위태롭게 떨리는 눈망울의 아래로, 결국 눈물이 흘러내린다. 젖은 두 동공의 아래로 흘러내리는 뜨뜻하고 짭쪼름한 물이 건조한 피부 위를 적신다. 무릎을 끌어안고 있던 두 팔은 이내, 머리카락으로 향하여 그 위를 쥐어뜯듯 잡았다.
순간, 방 안으로 갑자기 차오르는 불빛. 그 눈부심에 고개를 들어올린 프리스크. 그녀의 두 뺨으로 눈물 자욱이 확연하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앞으로 피어오르는 광휘의 빛은 점점 뻗어나가면서 무언가의 형체로 변하였다. 이윽고 강렬했던 불빛은 멎어들어갔다. 그 자리의 위로, 누군가의 인영이 대신하여 세워져 있었다. 프리스크는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눈물로 흐릿해졌음에도, 그 인영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 ...아...스리엘... "
" 프리스크...! "
곧 바로 아스리엘, 그는 프리스크를 향해 빠르게 다가가며 그녀의 양 팔을 잡으며 근심가득한 표정으로 그 얼굴을 쳐다본다. 언제나봐도 사랑스러운 그 얼굴에는 더 이상 기쁨이란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 전부 나 때문인 걸까, 아스리엘? 여기에 오지 말아야 했었던 걸까? 왜 그들은 날 못미워해서 안달난 걸까? "
" 괜찮아, 프리스크. 괜찮아, 네 잘못이란 없어. "
" 내가 나서지만 않았어도... 지하세계의 사람들을 구원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지만 않았었더라도... "
" 프리스크, 네가 잘못한 건 없어. 잘못한 건 그 인간들이야... 프리스크, 내 말 들어. 그들이 잘못한거야. 내 잘못은 없어. 알겠어? "
아스리엘은 프리스크의 보드라운 뺨의 위로 손을 올리며 그녀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프리스크는 그 털로 뒤덮인 손의 위로 자신의 것을 걸쳐올리며, 그 위를 맞쓰다듬었다. 이윽고는 더욱 더 크게 울음을 터뜨리며 그의 품 속으로 달려들듯 안겼다. 아스리엘은 그것을 차분히 받아들이며, 그녀의 머리칼과 등허리의 위로 자신의 손을 살며시 얹었다.
" 보고싶었어 아스리엘... 보고싶었어... 이대로 쭈욱 있어줘... 제발... 쭈욱 있어줘... 날 더욱 더 강하게 끌어안아줘... "
목이 메여버렸는지 더욱 더 가늘어진 처량한 목소리에, 아스리엘의 가슴은 더욱 더 찢어지는 것만 같이 아파왔다. 그것은 마치... 자신의 과거에 있었던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프리스크의 목에 걸려있는 하트 로켓을 바라보며, 더더욱 그 안좋은 기억이 뇌리를 스쳐지나가면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그. 하지만 그보다 지금으로써 중요한 것은... 자신의 품 안에 안겨있는 가엽고 불쌍한 소녀였다.
" ...나도 보고 싶었어. "
절대 토리엘의 집에 오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프리스크가 너무나도 걱정되고 걱정되어 끝끝내 찾아온 그였다. 그리고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더더욱 괴로했었을지도 몰랐을 것이란 생각에 더욱 심장이 불에 타들어가 재로 번져가는 느낌이었다.
" ...절대 포기 안할게. 절대 너를, 혼자서 고통받게 두지 않겠어. 절대 너를... 상처받지 않게 해주겠어. 내가 널 지켜줄게... "
그녀의 눈물에 자신의 뺨 위의 털이 젖는다. 그 따스한 물기의 감촉에, 더욱 더 뜨거운 것으로 가득 차올라 가슴에 스며드는 고통. 불타오르는 것만 같은 괴로움. 그와 함께 그녀를 끌어안으며 아스리엘은 더더욱 진심을 담아 프리스크를 꽈악 끌어안았다. 그녀 역시 그의 껴안김을 받아들이면서 그 몸을 끌어안았다. 서로의 몸이 으스러지도록... 더욱 더 깊이 서로를 끌어안는 괴물 소년과 인간 소녀.
" ...내가 너를 계속, 쭈욱 옆에서 지켜줄게... "
소년의 애절한 목소리를 끝으로, 방 안으로 스며들었던 고독감은 지워진듯 없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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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 한 분이 그리신 에필로테일 프리스크>
글자수 제한 때문에 상하편으로 나누어서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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