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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우바] 23. 잠시 쉬어가며.... 부제.. 삶에 어두움...

제로쿨(1.225) 2014.06.06 02:11:02
조회 2079 추천 4 댓글 7

욕설이 좀 있습니다.... 먼저 양해 말씀 드립니다.



전 제가봐도 남들이 봐도 긍정적입니다. 컵에 물이 반컵밖에 없다고 말하기 보다 반이나 남아있다고 말하는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삶에 의욕이 저조한 날입니다.... 이유를 말할 순 없지만... 제 마음은 오늘 많이 어둡네요.
 
그래서 오늘은 여행하면서 보고 겪었던... 좀 어두운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1. 첫번째 이야기


이 사진은 제가 에티오피아 디레다와에서 묵었던 사곤 호텔에서 일하던 사람들 사진입니다.
가운데 초록색 옷은 직원이 아니고 사장 딸입니다.
 
디레다와에서 2주동안 지내고 또 와이프와 동거를 하는 숙소에서도 멀지 않아 종종 찾아가 식사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직원들과 인간적으로 많이 가까워졌죠.
 
그러다 어쩔수 없이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다가 다시 1년만에 디레다와를 돌아가게되었을때 위 사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작은 선물들도 준비해서 가져 갔습니다.
 
20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다시 버스로 하루를 달려 도착한 디레다와에 사곤호텔이였지만, 사장 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바뀌었더군요.
 
겨우 1년 사이에 전직원이 바뀐겁니다.
 
나중에서야 알게된 일이지만, 이런 웨이터 역활의 직업이라는게 에티오피아에선 가장 낮은 임금에 속하는 직업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마치 시즌처럼 뽑아서 말잘듣다가 말 잘안듣는 시기가 되면 다 싹 정리하고 새로 뽑으면서 돌린답니다.....
 
한달에 우리나라 돈으로 15000원.... 물론 약간의 팁을 받기야 하겠지만.... 15000원..... 한달 꼬박 열심히 일해 번다는 돈으론 상상조차 안됩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별명이 "투팍"이던 웨이터....(사진상 사장딸 왼쪽 줄무니 티셔츠) 그는 결혼도 했습니다. 아이는 없다했지만.... 한달에 자기가 버는 돈으로 생활을 한다고 했습니다.
 
씨발........ 그 이야기를 듣는데 도저히 제가 할말이 없습니다..... 한달에 만원짜리 월세방 전기도 없고 진짜 사람 두명 누으면 끝인 그런 방에.... 5000원으로 슈로(굳이 우리나라로 치면... 그냥 죽같은거...)라는것만 줄창 먹는답니다.......
 
그런말 하면서 해맑게 웃고 있습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너무 속상해서 이 사람 병신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본인에 꿈은 택시한대 사서 자기 택시 운수업하는게 꿈이랍니다.
(당시 택시 한대 구입비가 300만원쯤 지금은 700만원 나이스!) 내가 보기엔 이 상태론 늙어 죽어도 그 꿈은 못이룰거 같습니다.
 
나중에 에티오피아를 또나 한국에 돌아오기전... 돈 몇만원 투팍에게 쥐어줬습니다... 내가... 할수 있는게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꿈이 있어 열심히 사는게 아니라... 너무 살기가 개같아서 꿈이라도 없으면 절망밖에 없으니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두번째 이야기
1년만에 디레다와에 갔을때 다시 사곤 호텔에 몇일 묵었습니다. 또 저녁에 할일도 없고 해서 밤만되면 출입문 앞에 문지기 할아버지랑 나란히 앉아 있곤 했습니다.
대화를 많이 하고 싶었으나 전혀 영어가 안되시는 분이라 그냥 간단한 의사정도만 주고 받다가 한날은 와이프도 같이 옆에 앉아있다보니 자연스레 대화가 되었는데...
 
이분 알고보니 20년간 직업군인 이셨던 분입니다.... 어쩐지 인상이 이런일 할 분처럼 보이진 않으셨는데..... 사정은 알수 없으나... 원래 20년간 군인하면 우리나라처럼 적은 금액이지만 연금이 나옵니다. 근데 그 연금이 나오지 않는 답니다. 
아마(공산정권 시절때 군인이셨는데 정부가 다시 민주주의로 바뀌면서 꼬인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이는 많지 부양할 식구들은 있지.... 결국 자기 고향 도시를 떠나서 돈을 벌러 돌아다니다 보니 고향에서 1000키로가까이 떨어진 이곳 디레다와까지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게 벌써 5년째라고 합니다....
 
가족에 생사도 모른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너무 보고싶다고...... 그러면서 눈시울을 붉히시네요... 
제가 보기엔 여기서 돈을 모으긴 커녕, 굶어 돌아가시지 않으면 다행인것 처럼 보였습니다.
 
월급은 2만원인데 2교대로 하루 24시간 근무 후 하루 쉬고 다시 근무하는 방식입니다. 근데 사장이 근무하지 않는 날에는 와서 밥도 먹지 말라네요.....
 
저도 한동안 말없이 하늘만 쳐다봤습니다.
 
씨발... 죽어도 가족 옆에서 죽어야지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몇일뒤 와이프를 통해서 10만원을 전해드렸습니다. 또 내가 할 수 있는건 돈밖에 없었습니다....
 
전해드리면서..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가는 차비로 쓰시라고.... 몇일 뒤... 사곤호텔을 그만두시고 고향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셔서 생활고가 걱정되긴했지만... 그래도 가족이라면 함께........ 무슨일이 되었던 간에.......
 
3. 세번째 이야기
디레다와에서 50키로 떨어진 하라르를 들렸을때 일입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걷고 있는데, 길거리에 노숙자가 한명 앉아있습니다.... 워낙 많이 봐와서 그냥 지나치려는데, 자세히보니 여자고 나이도 젊습니다. 글쎄요 한 20살정도??? 근데 배가 만삭입니다. 잘은 몰라도 8개월은 되보입니다.
 
내가 지나가니... 쳐다보지도 않고, 모든 희망을 잃은 사람의 눈빛과 얼굴 표정으로, 돈달라고 손만 스윽 올립니다. 
 
전 너무 당황해서 그 자리를 피했습니다. 제 스스로도 충격이 너무 컸는지, 현기증이 납니다. 한 5분간 구석에 쪼그려 앉아 마음을 가다듬고나니 좀 진정이 됩니다. 그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를 좀더 지켜봅니다.
 
한 10분을 지켜봤을까요. 자세도... 얼굴 표정도 변화가 없습니다.... 그저 사람이 지나간다 싶으면 손만올립니다.
 
지켜보면서 머리속으로 수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도울수 있는게 없는지....결국.. 또.. 돈... 몇천원 주는게 다였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넘쳐나지만...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이젠 단지 돈 몇푼 쥐어주는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고 싶은데, 참 쉽지 않네요..... 
 
오늘하루는 정말 많이 마음 슬픈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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