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운영하는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이 국내 최대 스니커즈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크림 측은 지분 100%를 80억원에 인수하면서 “시너지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스니커즈 리셀 시장을 독점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커뮤니티 회원들 사이에서는 스니커즈 시장이 망가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나이키매니아가 어떤 커뮤니티길래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나이키매니아는 네이버 카페를 기반으로 한 국내 최대 스니커즈 커뮤니티다. 회원 수만 103만명 이상이다. 회원끼리 스니커즈 정보를 공유하고 개인 간 거래도 활발하다. 2004년 7월에 개설돼 17년째 운영 중이다. 스니커즈에 진심인 매니아 회원이 많다. 신발과 의류 관련 국내 및 해외 정보를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다. 신발 정·가품 여부를 확인할 때면 나이키매니아에 문의해보라고 할 정도다.
특히 나이키매니아는 그동안 건전한 스니커즈 거래 문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사기 거래를 막기 위해 인증 방법을 만들었다. 터무니없는 리셀가를 붙여 파는 사람들이나 업자를 걸러내 안정적인 시세가 형성될 수 있게 도왔다.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성장하는 데에 나이키매니아의 영향이 컸다.
또 운영진은 네이버 카페 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에서 ‘뭐가진짭’, ‘요즘신발것들’, ‘슈덕후’ 등 신발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 회원만을 위한 이벤트, 할인 등을 진행하면서 회원들이 커뮤니티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아무런 공지 없이 카페 팔아버린 운영진
이렇게 17년 동안 많은 회원이 함께 일군 카페를 운영진은 아무런 공지도 없이 대기업에 팔아버렸다. 배신감에 나이키매니아 회원들은 활동 중지 및 탈퇴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또 카페에는 운영진의 해명을 요구하는 글과 실망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후 공식적으로 인수를 알리는 운영진의 공지가 올라왔다. 그러나 회원들이 일군 노력과 카페 활동을 하면서 만든 비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한 글에 회원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또 카페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했지만 회원들이 걱정하는 거래 방식, 수수료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편 이런 회원들의 배신감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지, 바로 한정판 신발을 주는 이벤트를 열어 화를 키웠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운영자가 커뮤니티의 성장과 이익을 위해 새로운 길을 찾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커뮤니티가 이렇게 커질 수 있었던 건 모두 회원들 덕분이다. 그런 회원을 무시한 듯한 운영진의 태도가 문제를 키웠다”고 말했다.
커지는 신발 리셀 시장 규모
이렇게 나이키매니아 건처럼 사람들이 스니커즈 커뮤니티, 리셀 플랫폼 등이 많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전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는 약 2조4000억원, 국내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이 전 세계 시장에서 5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성장성이 큰 스니커즈 리셀 시장을 거의 네이버와 무신사가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는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커지자 2020년 4월 중개 플랫폼 크림을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크림은 론칭 후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2700억원을 달성했고 이용자 수는 약 45만명이다. 무신사는 네이버와 같은 해 7월 무신사 솔드아웃을 런칭했다. 두나무에서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경쟁도 상당하다. 크림에서 나이키매니아를 인수하자 무신사는 대규모 앱 개편을 예고했다. 한편 시장이 급성장하고 규모가 큰 기업에서 시장에 뛰어들자 중소 플랫폼은 경쟁에서 밀렸다. 서울옥션이 론칭한 스니커즈 플랫폼 엑스엑스블루는 8월26일자로 서비스를 접었다. 엑스엑스블루는 대기업이 뛰어들기 전 국내에 존재하던 리셀 플랫폼 3개 중 하나다. 2019년까지 국내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은 엑스엑스블루, 아웃오브스탁, 프로그 3개였다고 한다.
자본이 큰 기업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자 엑스엑스블루도 수수료를 크게 낮추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재무상황은 갈수록 악화했고 결국 서비스를 접을 수밖에 없던 것이다. 엑스엑스블루는 “대기업이 ‘수수료 제로’를 앞세우면서 리셀 시장 경쟁이 격해졌다. ‘스니커즈 리셀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며 엑스엑스블루 플랫폼 사업을 접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작은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에 플레이어가 늘수록 시장도 함께 크지만 큰 기업들이 커뮤니티 인수, 무료 수수료 정책 등을 펼치면 기존 플랫폼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이번 나이키 매니아 인수를 보면서 결국 대기업이 이기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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