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들에서 ‘해고’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 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영향인데요. 신규 투자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직원을 해고하고, 사업을 취소하는 등 긴축경영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7월 1일 직원과의 주간 질의응답 시간에서 “올해 엔지니어 신규 채용을 6000~7000명으로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22년 초 밝힌 신규 채용 계획보다 30%가량 줄어든 규모인데요. 신규 채용 축소 외에 기존 인력의 감원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회사에 있어서는 안 될 (저성과) 직원들이 많을 것”이라며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압박의 강도를 높임으로써 여러분 중 일부는 퇴사를 결심할 수 있겠지만, 나로선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도 인력 감축 계획을 밝혔습니다. 블룸버그통신 주최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 참석한 머스크는 “앞으로 3개월간 전체 인력의 3.5% 정도를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리해고 들어간 세계의 스타트업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몸집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스타트업들도 사업을 중단하고 직원을 내보내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들의 정리해고 현황을 보여주는 ‘해고 추적기’ 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7월 8일 기준 전세계 320개 스타트업에서 해고된 인원은 4만8635명입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포켓몬고를 개발한 미국의 ‘나이앤틱’은 전체 직원의 8%인 85~90명을 감원키로 했습니다. 또 진행 중이던 게임 개발 프로젝트 4개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이앤틱 측은 “경제적 혼란 시기에 직면해 여러 분야에서 비용을 줄이고 있다”며 “운용을 더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2010년 설립된 나이앤틱은 2016년 포켓몬고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후속 흥행작이 없었습니다.
나이앤틱 외에도 미국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 역시 경제 침체를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전체 직원의 14%를 해고했습니다. 또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사이버보안회사 ‘사이버리즌’은 전체 직원의 10%인 100명이 짐을 쌌고, 튀르키예의 배달 스타트업 ‘게티르’는 전체 인력의 14% 정도인 직원 4000여명을 내보냈습니다. 인도에선 25개 스타트업이 직원 1만1000여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이라고 해서 상황이 다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결제 서비스 업체인 ‘볼트’는 지난 1월 약 3억550만달러(4450억원)를 투자받으면서 110억 달러(약 14조3099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직원의 약 27%에 이르는 250여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기업 가치가 83억달러(약 10조7958억원)로 평가됐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레이스워크’도 “시장 변화를 맞아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직원 감축 계획을 예고했습니다. 레이스워크는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이밖에 독일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 ‘고릴라스’와 스웨덴 결제 시스템 핀테크 기업인 ‘클라르나’, 영국의 온라인 화상회의 ‘호핀’ 등이 수백명에 달하는 인력 감원에 나섰습니다.
중국의 경우 빅테크 기업 ‘텐센트’와 ‘바이트댄스’가 인력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메신저앱인 ‘위챗’ 부문에서 직원 수십명을 해고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남은 직원들에겐 당분간 급여를 인상할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숏폼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도 지난 5월부터 수백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봉 1200만원 인상’ 베스파, 결국 전직원 권고사직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인력 감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호탄을 쏜 곳은 국내 게임 회사 ‘베스파’인데요. 지난 5일 베스파의 김진수 대표는 자사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 공식 카페를 통해 회사 경영난을 알리며 다수의 직원들을 내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베스파에서 다수의 가족들과 안타까운 이별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좋은 결과를 맺지 못해 회사가 심각한 경영난에 마주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스파 측은 핵심 인력을 제외한 100여명의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월 기준 분기보고서를 보면 베스파의 직원수는 143명인데, 전체 직원의 3분의 2 정도가 회사를 나가게 된 셈입니다.
앞서 베스파는 2017년 인기작 ‘킹스레이드’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업계 100위에 가까웠던 매출 순위가 5위까지 올랐고, 일본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하면서 2018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9년부터 신작 부재로 적자를 기록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베스파는 2021년 업계 연봉 인상이 릴레이처럼 일어나자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전직원 1200만원 일괄 인상’을 단행했었는데요. 2022년 1분기에는 결국 감사 거절 의견을 받으며 주식도 거래정지됐습니다.
해고까진 아니어도 인건비 부담에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 계획을 수정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2021년 회사 설립 이후 최대인 1100명을 신규 채용한 네이버는 2022년 채용 규모를 대폭 줄였습니다. 2021년보다 채용 규모를 30%가량 줄여 600명 안팎으로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관련해 김남선 네이버 CFO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작년까지는 채용을 늘리며 인건비가 크게 늘었지만 올해는 예년 수준으로 통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1조7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물가와 환율이 올라 투자비가 2조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자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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