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골프장이나 테니스장에 가면 흔히 들리는 말입니다. 골프나 테니스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과거보다 눈에 띄게 늘어나서입니다. 격식을 갖추고 매너를 강조하는 운동이다 보니 골프나 테니스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는 중장년층이 즐기는 편이었는데, 이젠 그런 벽도 허물어진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골프보다 테니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테니스에 어떤 매력이 있길래 MZ세대가 열광하는 걸까요?
‘귀족’ 스포츠라 꼽히는 테니스가 젊은 층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잡스엔이 알아봤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코로나, 테니스 열풍의 숨은 공신
테니스가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게 된 이유 가운데 몇가지는 꽤 뜻밖입니다. 운동 자체와는 별개인 변수가 테니스 인기몰기에 한몫해서입니다.
우선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이 테니스 열풍에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운동으로 테니스만한 종목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서죠. 인스타그래머블이란 ‘인스타에 올릴 만한’이란 뜻을 가진 신조어입니다. 경기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멋진 테니스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남기는 걸 중요시하는 것입니다. 테니스는 팬츠, 스커트까지 어지간한 패션 의류 못지않을 정도로 화려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 남기기에도 제격인 거죠.
화려하고 개성있는 테니스웨어를 입고 SNS에 게재할 수 있다는 점을 MZ세대들은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2022년 3월 24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테니스’를 검색하면 약 78만개의 게시물이 나옵니다. ‘테린이’(테니스+어린이·테니스 초보자)란 검색 결과도 약 20만개에 달합니다.
테니스가 과거 서구 상류층들이 즐기던 스포츠라 대중들에게 귀족 스포츠란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MZ세대들에게 어필하는 대목입니다. 그런 이미지 덕분에 소셜미디어에서 자랑하기 좋은 스포츠로 통합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해지는 유명 인사들의 테니스 사진들이 MZ세대를 테니스 코트로 불러내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테니스 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배우 김사랑은 새해 첫날 테니스 인증샷을 게재했습니다. 백종원∙소유진 부부도 테니스를 즐기는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여러 차례 올리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BTS)도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에서 첫 장기 프로젝트로 테니스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배우 이민호와 그룹 엑소 멤버 시우민, 가수 성시경도 테니스 애호가라고 합니다. 배우 경수진도 TV ‘나혼자 산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테니스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명인들이 테니스를 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따라하게 됐다는 겁니다.
코로나19가 테니스 열기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축구나 농구 같은 경우 여러명이 밀착하거나 부딪히며 격렬히 볼 다툼을 해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핵심인 코로나 방역 기준으로만 보자면 해서는 안 되는 운동인 거죠.
하지만 테니스는 길이 23.77미터인 코트에서 2명, 많아야 4명이 경기를 합니다. 게다가 가운데 네트가 있어 서로 몸을 부딪힐 일도 없는 데다, 볼을 다툴 거리가 없는 스포츠라 사회적 거리두기와도 적합한 운동인 셈인 거죠. 실내에만 갇혀 있기 답답한 젊은 세대가 야외 운동으로 선택할 만한 ‘건강한’ 스포츠였던 겁니다.
◇‘저렴해서’ 인기?
일단 요즘 젊은 층에서도 유행인 골프에 비해 레슨비나 장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MZ세대가 테니스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됐습니다.
요즘 골프장에 나가려면 18홀 1라운드를 도는데 1인당 30만원 이상은 써야 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에 비하면 테니스는 거의 공짜 수준입니다. 시립 테니스장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1시간에 2000~3000원 정도면 됩니다. 일반 테니스장 이용료는 평일 5000원~1만원, 주말에도 2만~3만원 쯤이면 한 게임 즐길 수 있어 젊은 층에게 부담이 덜합니다.
◇소비 트렌드로 읽는 테니스 열풍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소비 트렌드 조사 결과를 봐도 테니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신한카드 이용 건수를 살펴봤는데, 테니스장 이용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3%나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인기라던 홈트(홈트레이닝)에 사용된 소비는 같은 기간 7% 줄었다고 합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이후 가맹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 중 하나가 테니스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19년 1~9월과 2021년 같은 기간 주요 업종별 가맹점 신규 개설 및 해지 건수를 비교한 결과, 테니스장 신규 가맹점은 174% 증가했습니다.
쇼핑몰 매출도 마찬가지입니다. G마켓의 2021년 상반기 테니스 관련 매출은 전년 상반기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테니스화(17%), 테니스 네트(57%), 그 외 테니스 용품(153%)의 매출 증가가 도드라졌습니다. SSG닷컴에서도 2021년 상반기 테니스와 스쿼시 용품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75%가량 늘었습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밝힌 2022년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테니스 성장세는 더 확실해 보입니다. 연구소 측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일상 회복에 대한 욕구가 표출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누적된 활동 제약의 피로감이 역동적인 스포츠와 야외활동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테니스 소비 잡기에 바빠진 기업들
기업들이 트렌드를 놓칠리가 없죠. 의류 브랜드들도 테니스 붐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자사의 영 캐주얼 브랜드 ‘럭키마르쉐(Lucky Marché) 테니스 라인을 새로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럭키마르쉐는 테니스 라인 론칭을 시작으로 ‘에슬레저(운동과 레저의 합성어)’ 상품군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은 영(young) 테니스족을 위한 ‘케이스스터디 테니스 클럽’을 론칭했습니다. 테니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인 ‘테니스 보이 클럽’과 협업한 상품 일부는 공개 첫날 완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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