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페리온에 대한 기사와 논문을 좀 봤는데...

별 말이 필요없다.

현 시점에서 최적화를 위한 극의를 보여준 '신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결국은 메모리를 채우는 이미지에서 각 점의 색깔이 뭔지 지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2D같은 경우 그리면 되지만 3D의 경우 그 색을 이런저런 알고리즘을 통해서 계산해 내는 과정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런 과정중에 옛날에 개발된 광선 추적법이라는 아주 원론적인 방법이 있는데, 그게 뭐냐면...

(상당수의 이론적인 컴퓨터 그래픽스 알고리즘은 오래 전에 고안되긴 함)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라는 것들은 다 광원(전등이라거나 불이라거나 햇님이라거나)에서 나온 빛이 여기저기 반사되고 통과하고 그런 과정을 겪고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된 빛을 느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광선 추적법은 이걸 반대로 우리 눈에 들어온 빛이 어떤 과정을 겪어서 광원으로 돌아갔는가를 역추적하는 방법이야. 

왜 역추적이냐 하면, 위에 말한대로 이미지에서 어떤 점을 우리 눈이라고 보고 그 점으로 들어온 빛이 어떤 길을 걸어서 왔는지 역추적하면 그 점의 색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지.

간단하지?

그래서 오래전에 고안된 방법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그 빛을 거꾸로 추적하기 위해서는 말도안되는 양의 계산(+ 메모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이맥스 배때지가 찍힐 점을 가정해 보면 베이맥스 배에서 반사된 빛은 사실 베이맥스를 통과해서 온 빛도 있을 것이고, 다른 방향에서 반사되어 온 빛도 있을 것이고, 전혀 엉뚱해 보이는 방향이지만 베이맥스 내부에서 다른 빛이 반사해서 온 것도 있을 것이고...이런식으로 수많은 가능성을 추적해야 되기 때문이지. 장면이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어디 닿을 때 마다 수많은 가능성을 추적해야 되다보니 복잡도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아무리 대단한 컴퓨터가 온다해도 현재의 컴퓨터들은 기하 급수적인 복잡도 앞에서는 GG를 칠 수 밖에 없다.

하이페리온은 이 계산량을 줄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야. 비슷한 길을 걸어온 빛을 최대한 찾아서 모으고 또 모아서 계산하기 전부터 계산량을 줄이고, 좀전에 계산된 비슷한 빛의 계산 결과를 최대한 재활용할 수 있게 전략을 짜고, 그 과정 또한 단순화 하려고 한 2년간의 노력의 결정체다.

해당 논문에 등장하는 다른 렌더러(렌더맨 등)와 벤치한 그래프인데, 다른 렌더러는 복잡도가 올라갈수록 렌더링에 걸리는 시간이 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하이페리온은 그냥 바닥에 붙어있다.

근데 사실 디즈니로서도 모험이었다고 한다.

하이페리온은 베타(...)였기 때문에 만들면서 렌더링하는 스케쥴이 될 수 밖에 없어서 대안을 마련하면서 했는데, 대안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이 너무 커져서 하이페리온 개발에 몰빵했고 우리는 그 결과를 보게 되었지.

하이페리온의 퍼포먼스가 이정도인데 그걸 55000 코어의 CPU로 종합 계산시간 백천백십만시간 쯤 돌려서 나온 것이 빅 히어로 6란다.

드림웍스 같았으면 일정 맞추기 어려웠던 하이페리온 개발자들은 일찌감치 짤렸을 분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디즈니는 무식하고 용감하게도 대안은 내다버리고 개발에 몰빵 피스트, 빅 히어로 6, 그리고 아마도 프로즌 피버의 화사한 영상을 선물해 주었다.

"무어엉청한 노오오오옴!!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최적화는 세계 제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일!!

하이페리온은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리 디즈니 엔지니어 최고 지능의 결정체이자 긍지이이이!! 

다시 말해 모든 렌더러를 초월했다 이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