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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무비서관

운영자 2018.12.17 12:15:11
조회 240 추천 1 댓글 0
2018년 12월 5일 아침에 일어나 아파트 문 앞에 놓인 조선일보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자유 한국당의 친박계와 비박계가 화해를 모색하고 비박계가 박근혜 석방결의안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친박의 윤상현의원과 비박의 김무성 의원이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결의안’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서청원의원은 페이스 북에서 “얼마 전까지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구속시키는데 앞장섰던 사람이 이제 와서 석방결의안을 내는 것은 철면피한 행위”라고 했다. 한편 우파 인사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책임을 인정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전한다. 국회의원들은 그런 뜻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다고 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최근 세 차례나 박근혜 전 대통령 면회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태극기 집회 주최 측은 탄핵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사들을 ‘탄핵 7적’으로 지목하고 ‘화형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석방되면 친박 신당이 탄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근혜는 특정지역에 볼펜만 꽂아도 국회의원들을 당선시킬 힘이 생기기 때문에 친박 정당의 탄생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탄핵소추됐었다. 배경에는 기존의 엘리트그룹에서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저의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정치적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2018년 4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증언을 한 박근혜 대통령 정무비서관의 녹취서를 보았다. 그는 한국 최초로 전화 여론조사기관을 설립운영하면서 1988년 제13대 총선당시 서울 부산의 여론조사가 적중률 백퍼센트가 되면서 유명해졌다. 1989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는 여당에 들어가 공천심사, 선거기획 업무를 했고 2007년 경선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일했다. 그는 25년간 선거기획, 여론조사, 정치권동향파악업무를 해온 전문가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되어 20대 총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었다. 녹취서를 통해 그가 증인으로 출석한 법정풍경의 일부를 들여다보았다. 

“정무비서관의 역할이 뭡니까?”

변호인이 묻는 광경이 나온다. 

“국회의원들을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술자리도 갖고 하면서 그들의 민원을 들어주고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겁니다. 그래야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입법이나 예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 여당중진들과 협조하면서 여당이 사실상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정치집단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2016년 20대 총선 무렵 여당 내 상황이 어땠습니까?”

“그 무렵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김무성 대표를 지지하는 비박세력과 친박간 당 주도권에 대한 헤게모니 싸움이 있었습니다. 당대표 선거에서 비주류인 김무성이 이기고 원내대표선거에서 비주류인 유승민이 이겼습니다. 청와대가 밀리고 대통령이 장악하는 힘이 약해진 거죠. 당내에서 김무성계가 현역의원이 더 많았습니다. 당시 TK지역 민심도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소위 친박 후보들이 그 지역에서 인지도가 낮아서 고민이었습니다. 김무성대표는 청와대가 공천을 주도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오픈프라이머리제도를 내놓았습니다. 지역의 조직과 인물을 장악하고 있는 현역의원에게 더 유리한 거죠. 그렇게 하면 비박계 세력들이 더욱 힘을 가질 것으로 봤습니다. 친박과 비박이 공천경선과정에서 싸우게 되는데 김무성 대표가 말한 경선으로 할 경우 새누리당이 이긴다 해도 대통령의 리더쉽이 발휘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사람은 굉장히 감정적입니다. 경선에서 진 후보는 차라리 야당을 찍지 같은 당이라도 경쟁상대방을 찍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속해있던 사적인 라인의식이 더 강하단 말입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의원의 갈증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유승민 의원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해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국회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발언을 하면서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의 얘기를 했습니다. 공무원 연금법안 통과와 관련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기조를 무시하고 그대로 통과시켜 버리는 일이 있었고 그래서 결국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의원을 사퇴하도록 조치가 된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의원 사이에는 정책적인 적대감 이상으로 감정대립이 있었습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을 모시기도 하고 또 유승민 의원과 굉장히 가까웠던 사람인데 두 분이 굉장히 가깝다가 적대적이 됐습니다. 중간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유승민 의원의 아버지 되시는 유수호 의원이 돌아가셨을 때 대통령이 상가에 꽃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의 지구당사에 붙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떼라고 했습니다. 주위에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저하고 있으면 정무수석이 저에게 ‘야, 너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할매가 지금 난리 났다. 어떻게 됐느냐고 또 전화 왔다’라고 하면서 저를 들들 볶았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당 사무처직원을 시켜 대통령 사진은 새누리당 재산이니까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정무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을 ‘할매’라고 표현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참 기가 막힙니다. 그렇다면 제가 미친놈이란 말입니까? 대통령께서 하루에 많을 때는 열 몇 번씩 전화를 하십니다. 대통령의 성격이 급하단 말입니다. 그럴 때면 정무수석이 ‘할매 또 전화 왔다.’라든가 ‘니 할매 성격 모르나 할매 봐라’라는 표현을 자주 썼습니다. 그렇게 박근혜 대통령하고 유승민 의원이 싸우는 모습을 보이니까 대구에서 대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당선이 된 겁니다. 그런 일들이 벌어지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이 되고 비서관인 저도 이렇게 수의를 입고 이 자리에서 이런 비참한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당시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했죠? 위원장 선정의 경위가 어떻게 된 겁니까?”

검사가 물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위원장을 이한구 의원으로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정무수석이 대통령이 지시한 사항을 저에게 설명해 줬습니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은 정치권이 아닌 비정치권 인사를 많이 포함시켰습니다. 원내 5명 원외 6명으로 공천심사위원구성을 했는데 11명중 8명이 친박 인물이었습니다. 저희는 

친박 인물 리스트와 그에 대한 여론조사를 결과를 봉투에 담아 박근혜 대통령에게 친전으로 올렸습니다. 정무수석이 대통령과 직접 통화도 하고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저에게 수시로 알려주었습니다.”

“이한구 의원을 공천심사위원장으로 하는데 대해 다른 사람들은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다고 하는데 증인만 왜 그렇게 말을 하나요?”

“당의 김무성 대표가 이한구 의원이 공천심사위원장이 되는 걸 아주 싫어했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그렇게 안 받으려고 강력히 반발했는데도 됐다면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요? 답을 한번 상상해 보시죠.”

“청와대에서는 공천에 어떻게 관여했나요?”

“대통령이 정무수석을 통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압니다. 친박이 없는 지역도 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새누리 당이 많이 당선되는 양천갑의 경우는 기자출신 길정우 의원이 있었는데 이 분이 국회의원 활동이 약해서 교체하기로 하고 친박을 데리고 오기로 했습니다. 친박 인물리스트를 만든 후에 선거운동을 주도할 키맨을 정했습니다. 안대희 후보의 경우 원래는 부산지역 키맨으로 내세웠었는데 서울 강북지역으로 옮기게 했습니다. 공천행위가 한 번으로 한 프로세스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대구 같은 경우 우선 누구를 배제하느냐의 문제가 제기 됩니다. 국회의원 하나를 목을 자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승민의원과의 갈등이 특히 심해 유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려고 했습니다. 유의원과 그 계열이라고 알려진 세분이 일차 타켓이 됐죠. 박근혜 대통령은 유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는 끝까지 대항마를 내세우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대항마로 대구 동구청장을 내세우고 그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통해 지지율을 반복적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래도 경선운동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반등되지 않고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선경쟁과정을 보고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대항마인 후보가 연설을 잘못한다고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무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계속 채근을 해서 힘들다고 저에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박근혜대통령은 유승민의 대항마가 연설하는데 사용할 연설문을 아예 친전봉투로 정무수석에게 보낸 적도 있습니다. 정무수석이 봉투에 있는 연설문을 꺼내 흔들면서 저에게 ‘이거봐라, 할매가 직접 연설문을 보냈다’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걸 보냈는데도 대항마인 후보의 지지율이 유승민 의원에 비해 낮았고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대항마인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되지 않자 마지막 공천발표 때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대구 동구을 지역구에 대해 대항마인 후보자로 단수 공천하는 것으로 발표해 버렸습니다. 김무성 당대표가 도장을 찍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방법으로 그걸 끝까지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에서 말하는 옥새파동이죠.”

“청와대에서는 공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습니까?”

“저희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는 친박 인물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새누리당 공천룰로 하려고 했습니다. 김무성계에 대응하고 현역의원을 자를 수 있는 명분은 새로운 인물, 정치신인들이 등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여론조사결과 및 경선 및 선거전략자료, 친박 인물 현황 및 청와대에서 누구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자료를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수시로 전달했습니다. 당시 정무수석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만나러 갈 때 자료를 준비해 드렸습니다. 공천에서 청와대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죠. 공천경선과 관련해서 여론조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 결과를 어떻게 반영하면 친박에게 유리한지에 대한 자료도 공천심사위원장에게 넘겨주었습니다.” 

“당시 정무수석과 공천심사위원장이 광화문 프라자 호텔에서 만나는 것이 언론에 노출될 뻔 했던 적이 있지요?”

“당시 정무수석은 기자들을 피해서 뒷문으로 빠져 나갔고 나중에 언론을 상대로 자신은 공천심사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는 식으로 부인했습니다.”

“정무수석실에서 하는 여론조사는 어떤 것입니까?”

“대통령의 정책을 국민이 지지하는지 혹은 지지 않으면 어떤 사유 때문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총선에서 후보자들에 대해 여론조사는 왜 했죠?”

“청와대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미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역대의 관행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우리 대통령제가 정당을 표방하고 대통령 당선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까 정무수석실이 대통령 입장을 대변해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역대 정권이 쉬쉬하면서 했죠. 왜냐하면 그 자체가 문제되니까요.”

“위법이어서 그랬습니까?”

“우리 한국정치라는 게 굉장히 우습습니다. 지향하는 게 굉장히 유토피아적입니다. 굉장히 깨끗해야 하고 비용도 쓰지 말아야 하고 실제와는 정 반대입니다. 그러니까 법으로 하면 한국 정치인은 다 걸리게 됩니다. 걸리면 죽는 거죠. 그러니까 모든 일을 아주 비밀리에 합니다. 걸리면 불법이고 걸리지 않으면 합법이 되는 겁니다. 우스운 말로 국회의원 급여가 은행지점장하고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걸 가지고 지부장도 서넛 돌려야 하고 사모님한테도 줘야 하고 자기도 골프치고 술 먹어야 하고 불가능하죠. 냉정하게 말하면 전부다 뒷돈이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국회의원 3백명이 다 구속되는 건 아니죠. 현저한 문제가 생길 때만 그 분들이 구속되는 거죠.”

“친박인가 비박인가의 구별은 어떻게 하나요?”

“국회의원들은 이미 다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정치를 모르는 분도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 의원이 친박이 아닌 건 다 압니다. 제가 거의 다 기억을 합니다. 서울 종로의 오세훈은 비박, 중구 성동갑 지상욱은 친박 대구 동구갑의 정종섭 친박, 서구 김상훈은 비박, 남구의 곽상도는 친박 그런 식입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는 경선후보가 나서면 친박 지도부가 나가서 선거사무소를 방문한다거나 지지해 주면 그가 친박인 걸 당장 알죠. 부산, 경남이라든가 강원도등 다른 지역의 경선에서는 박근혜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가면 그것으로 친박인가 여부가 가려지기도 합니다.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 실세 분한테 물어봅니다. 당시 ‘진박 감별사’라는 말이 떠돌지 않았습니까? 소위 실세가 감별하는 거죠. 실세들의 회의체에서 ‘얘는 친박이라고 우기는 데 아니야’라고 해서 빼기도 합니다. 정치신인을 데리고 오는 경우 우리가 모셔오면 적어도 그 순간은 친박은 되는 거죠. 공천이란 게 사실 어마어마한 이권이란 말입니다. 공천하는 것 자체가 거대한 권력행위란 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특히 관심을 가지는 지역은 어디였나요?”

“대구 경북지역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기 때문에 친박인물을 공천시켜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키려는 게 청와대의 총선전략이었습니다. 그래서 대구 경북지역에 어떤 인물을 후보자로 추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리 박근혜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대구 달성군에 특정인물이 후보자로 나가려고 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반대해서 할 수 없이 해당 인물을 설득해 지역구를 옮기도록 한 적도 있습니다.” 

“친박계 의원에 대해 도전하는 비박계후보자의 경우는 어떻게 했나요?”

“그런 지역은 경쟁하는 예비 후보자를 많이 만들어서 친박계 현역의원이 쉽게 공천이 확정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천이 끝난 후의 실제 선거 전략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새누리당 쪽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야당이 민주당하고 안철수 당으로 두 개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선거하기는 편하게 된 거죠. 지역별로 누구를 핵심적인 인기몰이를 할 키맨으로 할 것인지를 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강북은 안대희, 강남은 조윤선을 중심으로 경선 및 선거운동을 하면 여권이 부각될 수 있습니다. 상징성 있는 친박계 의원들이 대통령의 복심을 반영해서 지역에 메시지를 던지는 겁니다. 당시 최고의 스타성을 획득한 분이 조윤선 정무수석인데 강 조윤선 수석을 내세우고 바람몰이 핵심전략으로 하면 조윤선 본인에게도 유리하고 강남 벨트에서 다 통할 것으로 봤습니다. 강북은 새누리당이 전통적으로 약세지역인데 강북의 경우는 믿고 맡기고 싶은 인물, 우리지역이 낙후되어 있는데 저런 강한 분이 오면 좋겠다 하는 인물을 구했습니다. 그런 상징성을 가진 분이 대법관 출신인 안대희였습니다. 어떤 분을 키맨으로 할 것인가가 전략적 포인트죠. 부산경남은 최경환, 충청도는 서청원 윤상현 홍문종의원등 중진의원이 특정 후보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하여 지지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친박후보들이 현장에서 강조할 핵심 워딩을 미리 맞추면 대통령의 국정기조를 확산시킬 수 있고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 지역에서는 지지도가 높아지는 이점도 있습니다. 그런 전략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정무수석실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나 예비후보자에 대한 대대적인 여론조사를 했습니다. 친박 인물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는 법안들이 국회 통과를 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여론 조사비용은 어떻게 조달했나요?”

“정무수석실에 정상적으로 배정된 정책관련 여론조사예산을 허위증빙을 하고 전용하거나 국정원으로부터 은밀하게 조달을 받았습니다. 정무수석이 여론조사를 많이 하라고 하는 바람에 돈이 모자라게 되고 10억원을 빌려야 되는데 국정원에서 10억원은 많다고 해서 5억원 밖에 못 준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여론조사에 쓸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어지게 돼서 숫자가 많이 줄여지게 됐습니다. 선거관련 여론조사비용은 이전 정부에서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정무수석에게 보고했습니다. 정무수석은 비용이 부족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를 대통령에게 보이기 위해서 보고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은 어떤 의미입니까?”

“세월호가 오랫동안 정치 공방화 됐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상당히 지장이 됐고 당시 저희 참모들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기운이 빠졌는데, 대통령께서 대구에 가셔서 지지자들한테 기운을 받아 오신다 이런 생각에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 친박이든 비박이든 대구 경북지역 현역 국회의원 누구도 행사장에 동행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 경북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떤 줄 알기 때문에 서문시장을 방문할 때 그 옆에 얼굴을 내비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돈독하게 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러자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의 불만이 커졌고 비박들의 경우에는 20대 총선에서 자신들을 전부 교체하려는 것이 아닌가 불안 해 했습니다. 당시 현지 반응 및 언론은 대구 경북지역 물갈이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부러 기존 현역 국회의원들을 전혀 만나지 않고 새롭게 물갈이를 하기 위한 대체인물들의 주요후보인 청와대 관계자들만 동행하여 대구 지역에서 선을 보이는 그런 자리인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언론은 안종범 경제수석과 제가 출마하려는 걸 이슈화 시키면서 상당히 자극적인 기사를 썼습니다. 그 보도를 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관들이 서문시장 방문행사를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으로 오해하시고 상당히 화가 많이 나셨는지 안종범 경제수석에게 총선에 나갈 거면 당장 사표쓰고 나가라고 했고 안종범 경제수석은 총선에 나가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저도 그때 총선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증인은 총선이 끝난 후 청와대를 그만두게 됐죠? 왜 그랬습니까?”

“30년 가까이 정치판에서 실무책임자 계급으로 있었습니다. 이름 앞의 타이틀만 비서관이나 연구소 부소장으로 바뀌었지 윗분 한분만 모시고 사는 입장이었습니다. 어느새 나이가 오십대 중반이 됐고 국회의원 초선들은 대부분 후배들이었습니다. 제가 데리고 있던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저는 법률전문직도 아니고 과학전문직도 아닌 정치판의 내부에서 큰 사람입니다. 저 같은 사람들은 일찍 국회의원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하는 게 맞습니다. 정무비서관을 하면서 지역구나 비례대표로 나가보려고 꿈을 꾸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거부당했습니다. 대구에서 나가보기로 하고 말씀드려 본 적이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구 배정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 비례대표후보 추천을 할 때 요청을 했는데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정무수석실에 근무하기가 곤란했습니다. 나오게 된 거죠.”

정무비서관의 법정에서의 증언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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