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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지위, 지식이 충만한 무신론자

운영자 2020.07.20 10:16:30
조회 204 추천 4 댓글 0
예전에 재벌급의 한 건설사 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한 적이 있었다. 유명한 그 건설사는 국내 각지에 아파트는 물론이고 해외에도 진출해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 회장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써 내기도 했었다. 깨끗한 부자로 자신을 세상에 선전했다. 건설업계에 알려진 그의 이름이 가지는 위세는 대단한 것 같았다. 어느 날 그의 숨겨놓은 부인이 그를 상대로 하는 소송을 의뢰했다. 재벌급 부자였던 그는 여자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재산인 부동산마저 빼앗아 버리고 그 여자를 버렸던 것이다. 그 회장에게서 회칠한 무덤 같은 철저한 위선을 보았다. 법정에서 그 회장에게 데리고 살던 그 여자는 어떤 존재였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회장은 ‘섹스도구’였다고 대답했다. 인간이라면 그런 대답이 나올 수 없었다. 돈을 주기 싫은 그는 내게 자기는 월급쟁이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들이 기업을 물려받아 자기는 돈이 없다고 했다. 거짓말이었다. 그는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이중성을 기자에게 폭로했다. 그러자 그는 집에 자리를 펴고 드러누웠다고 했다. 주가가 떨어질까 봐 걱정이 되어서 그렇게 됐다는 것이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다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에게는 정말 있어야 할 어떤 중요한 요소가 결여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높은 자리에 있다가 인생의 절벽 아래 골짜기로 추락할 위기에 있는 사람들을 여러 명 보았다. 뇌물을 받아 챙긴 게 걸릴 것 같아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모습을 보기도 했다. 한 유명한 건설사의 부회장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회장의 명령으로 내가 분명히 그 분께 돈을 가져다 줬어요. 그래서 수사과정에서 자백을 했죠. 그렇게 자백을 하면 내가 뇌물공여죄가 되어 처벌을 받게 되는 데도 차라리 정직한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 그렇게 했어요. 처벌 받고 새로 출발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랬더니 그 높은 분이 사람을 보내서 제가 돈을 주지 않았다고 말을 바꾸어 달라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자기 보좌관에게 준 걸로 진술해 달라는 거예요. 솔직히 그 분이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데 저는 겁도 납니다. 그냥 물결 흐르는 대로 가야겠어요.”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하고 최고 권력을 거머쥐려면 그렇게 얼굴이 두껍고 야비한 면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았다.

텔레비전에 나와 논어와 노자를 가르치는 유명교수가 있다. 그가 기독교를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냉철한 이성으로 비판하는 걸 들었다. 성경은 이집트나 바빌로니아의 설화들을 끌어 모아 만든 이스라엘의 무협지 같은 책이라고도 했다. 내가 아는 어떤 대학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성경 속에서 예수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겨자씨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고 새들이 깃든다고 했는데 겨자는 일년생 풀일 뿐이에요. 나무가 되지 않아요. 예수는 그런 기본 지식도 없이 말한 거예요. 성경은 너무 오류가 많아요. 예수가 태어난 해도 정확하지 않아요. 이집트에서 육십만명이 나왔다는 것도 믿을 수 없어요. 역사적 오류나 과학적 오류투성이예요.”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성경이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걸 봤다. 심지어 신학대학을 다닌다는 사람이 성경은 소설이나 만화 같은 허구라고 하는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해 왔다. 성경은 그 속에서 지적하고 있다. 똑똑하다고 하고 지식 있는 자는 내가 전혀 보이지 않을 거라고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말씀인 내가 넌센스로 보일 거라고 한다. 무서운 말 같다. 그래서 나는 어리석은 자가 되는 쪽을 택했다. 변호사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돈은 있지만 신앙이 없는 사람은 불행한 것 같았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이 없다는 수치투성이의 부자회장도 허망하게 돌아가셨다. 그는 부자라고 했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게 아닐까.

지위는 있지만 신앙이 없는 그 권력자는 행복한 것 같지 않았다. 언젠가 그는 다만 영화의 꿈만 꾸었음을 깨달을 지도 모른다. 지식은 있지만 신앙이 없는 사람은 불행할 것 같다. 그는 가치 있는 것은 아무것도 모른 채 일생을 보낸 걸 느낄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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