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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번역] 둘이서, 마을의 밤하늘을

해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1.26 17:00:04
조회 6200 추천 95 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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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자분과의 협의 하에 게제하였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이 작품은 Pixiv의 ダニエル님의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으로, 현재 총 11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원작자 Pixiv 링크)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

- 단풍 마을과 빗자루 무녀 (1/2) // (원작 링크)

- 단풍 마을과 빗자루 무녀 (2/2) // (원작 링크)

웃음띤 마을과 멀어져가는 두 사람 (1/2) // (원작 링크)

웃음띤 마을과 멀어져가는 두 사람 (2/2) // (원작 링크)

마을과 도시, 두 사람의 거리 // (원작 링크)

너의 마을로 이어지는 마법 // (원작 링크)

거리에서, 두 사람의 팬케이크 // (원작 링크)

거리에서, 너에게 인사를 // (원작 링크)

- 둘이서, 마을의 밤하늘을 // (원작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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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자로부터, 한국에서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170125)

「미츠하와 타키의 이야기를 즐겨주셔서 언제나 감사합니다. 

타키와 미츠하는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라, 

글을 적고 있자면 제 상상 이상으로 둘이서 꽁냥꽁냥해버릴 정도입니다. 

그런 지나치게 달달한 이야기지만, 앞으로도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 둘이서, 마을의 밤하늘을

텟시와 사야찡이 고백하거나 고백받거나 하는 이야기. 텟시사야입니다.

미츠하가 도쿄에 찾아갔었던 전편의 이야기의 뒷얘기랄까요...... 어떻든, 이토모리의 이야기입니다.

달라진 미츠하의 모습이 이런 느낌으로 영향을 주는건 어떨까, 해요.


그 재해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너의 이름은。」 만약의 이야기.

「별이 내리지 않는 마을」 시리즈의 6.5화? 입니다.


대량의 설정변경이 들어가 있기에,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갰습니다.

하지만, 이번 편은 비교적 독립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아...... 미츠하는 지금쯤 도쿄려나......」

방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문득 중얼거리는 사야카.

몇 년이고 보아온, 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들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의 사야카의 마음을 달래주기에는 지나치게 익숙해져버린 광경.

애초에 딱히 상처받을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왠지 우울할 뿐인거니까.

미츠하는 어린 시절부터의 소꿉친구다. 어렸을 때부터 착실했지만, 가끔 덜렁대기도 하는 그런 아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여자인 내가 봐도 감탄할 만큼 이쁘게 성장했지만, 왠지 조금 주위에 벽을 만드는 듯한, 인간관계가 좁은 친구다.

그런 미츠하가 몇달새 놀라볼 만큼 달라졌다. 한때의 사람이 바뀐 듯한 이상한 행동들.

머리를 자르곤 우울해하는 듯했는데 어느새 도쿄의 남자친구가 생겨 한창 원거리 연애 중이다.

사야카가 알고 있던 미츠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전의 미츠하보다는 지금의 미츠하가 행복해 보인다.

「부럽네......」

도쿄에 가 있는 것에 대한 부러움일까, 아니면 사랑받고 있는 것에 대한 부러움일까.

꽉 막힌 이토모리로부터 뛰쳐나간 듯한 미츠하가 부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미츠하가 변한 것 역시 무언가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미츠하는 자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세히 알려주진 않았다. 아마 뭔가 사정이 있겠지.

하지만 가뜩이나 돈을 아끼던 미츠하가 더더욱 절약하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할머니의 허가를 얻어 도쿄에 갔다.

분명 미츠하는 분발하고 있는거겠지. 그리고 지금의 사야카에게는 그것이 부족하다. 왠지 그런 생각이 든다.

「도쿄인가......」

언제부터일까, 도쿄를 동경하는 마음을 떠올릴 때 가슴 한 켠의 응어리를 느끼게 된 건.

어느새인가 도쿄에 대한 순수한 동경 대신 일전에 들은 적 있는 그 사람의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여태처럼 이 마을에서 계속 살겠지¹⁾, 라니. 눈치없는 남자라니까 정말.」

마이너스 감정을 밀어내듯 말하는 사야카. 

실은 이해는 한다. 텟시는 건설회사의 후계자고 앞으로의 일이야 거의 정해져있는 것쯤은. 

하지만 그건 미츠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미츠하는 그것에 얽매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고민들을 한 탓인지 평상시답지 않은 생각도 해버리게 된다.

휴대폰을 꺼내 연락처 중 하나를 탭한다. 몇 초간 망설이다 통화 버튼을 누르곤 휴대폰을 조심스레 귓가에 가져가는 사야카.

「......여보세요, 텟시?」

몇 번 울리더니 연결된 전화 너머로 사야카는 조심스레 말을 건다. 심장이 고동치고 목소리가 울리지만 필사적으로 억누른다.

『사야카냐. 전화라니 별일이네.』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텟시의 목소리는 사야카의 기분은 전혀 모르는 듯이 태평하달까, 그냥 평소의 목소리다.

하지만 그런 태평한 말에도 사야카는 두근거리고 만다.

「뭐 별일은 아니고......그, 지금 한가해?」

『어, 딱히 별일 없다.』

「다행이다......저기......」

자기가 전화해놓곤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 애초에 왜 전화를 한 건지 자기도 모를 일이니 당연하다.

그 침묵을 어떻게 받아들인건지, 걱정스러운 텟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이 사야카. 무슨 일 있었나?』

「으, 응 아무것도 아냐. 그냥 그...... 조, 조금 무슨 말할랬는지 까먹어서.」

『뭐냐 그게....... 그러고보니 니, 미츠하처럼 도쿄 가보고 싶은거가?』

「엥?」

고민하던 부분을 갑자기 들어버린 탓에 생각이 굳어버린다.

물론 가고 싶지 않은건 아니다. 아니, 가고 싶다. 팬케이크도 먹고 쇼핑도 하고 싶다.

하지만 텟시가 그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엥? 이라니. 그렇게 도쿄에 가고 싶었냐. 최근 별로 말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 아― 그게, 그러니까, 지금은 딱히 그런 기분은 아냐...... 미츠하처럼 도쿄에 머무를 용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고보니 타키네 집에서 잔다고 말했었지...... 미츠하 그녀석 참.』

감개무량한 듯 말하는 텟시. 순수하게 친구의 행복에 대해 기뻐하는 듯한 목소리인 듯하다고 느끼는 사야카.

그런 텟시의 평소대로의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은 침착해지는 기분도 들어, 사야카는 입을 열었다.

「그러네. 셋이선 늘 함께였는데, 미츠하는 달라졌구나.」

『어. 한때는 좀 걱정했는데, 예전보단 훨씬 밝아진 것 같다.』

「정말 그래. 좋은 방향의 변화랄까, 다행이다......」

진심으로 안도한 듯 중얼거리는 사야카에게 텟시 역시 그렇다며 같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어째 다시금 할 말이 없어져버려, 한순간 대화가 멈춘다.

『......야, 사야카.』

「응?」

『지금, 집이냐?』

「어, 응.」

별생각없이 재빨리 대답하는 사야카. 사실 이 시간이면 이토모리에선 집 이외엔 있을 법한 곳도 없다.

『......그럼 잠깐, 산책이라도 안할래?』

잠깐의 침묵 후에 제안하는 텟시. 이토모리의 어딜 산책하잔 얘길까.

하지만 익숙한 풍경이긴 해도, 텟시를 볼 수 있다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응, 좋아.」

아주 조금의 기대와 함께  사야카는 그렇게 대답했다.


「안녕.」

「아, 기다렸나, 미안하다.」

「아냐 딱히.」

짤막한 대화 후 텟시와 함께 나란히 걷기 시작한다. 아침에 그랬듯 집 앞까지 와준 텟시는 어제도 본 친숙한 코트 차림이다.

자전거의 체인 소리. 벌레소리조차 안 들리는 이토모리의 밤은 정말이지 조용하다.

옆에서 걷고 있는 텟시는 뭔가 생각에 잠긴 얼굴이라, 넋을 잃고 보게 된다.

진지한 얼굴의 그가 솔직히 조금 멋있다.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데, 텟시가 입을 연다.

「너말야, 저번에 장래라든지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어봤었지.」

「그게...... 응. 그래서?」

「지금도 넌 도쿄의 대학에 가고 싶나.」

아까 이야기의 연속이다. 동경의 대학엔 언젠가 미츠하와 함께 반드시 가주고 말겠다며 의욕을 다졌었다.

지금도 물론 동경하긴 하지만, 만약 그곳에 가서 내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지는 이젠 잘 모르겠다.

「가고 싶긴 하지만...... 그게, 엄마가 허락해줄지 어떨지도 모르겠고, 여러모로 어렵네......」

「그러냐...... 제대로 고민하고 있었잖냐. 실은 내도 요즘엔 조금 고민하고 있다.」

「응?」

「대학이라든지 장래의 일 말이다. 쭈욱 아버지 말대로 가업을 이을 생각이었는데. 최근 미츠하를 보니 그걸로 괜찮나 싶어졌다.」

텟시가 독백을 이어나간다.

「장래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사실 어느샌가 포기하는 버릇이 생겼던 것 같다.

  하지만 미츠하는 포기하지 않고 발버둥치고 있고, 그래서 그렇게 분위기도 바뀐건가 싶다.」

나답지 않구만, 텟시는 당혹감을 감추듯 부끄러워하며 웃는다.

하지만 사야카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조금은 부끄러운 얘길 듣긴 했지만 웃지 못한다.

「확실히 좀 의외네. 하지만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나도 요즈음 이것저것 고민하게 되어서...... 하지만 고민해본들 알 수 없는 문제들 뿐이야.」

「그랬나. 뭐 그렇지만, 고민해봐야 별 수 없는 문제들 뿐이니까 말이다.」

「가령 어떤?」

솔직히 텟시의 고민이라니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가업을 잇는 문제로 이것저것 고민하는건 알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어떻든 그걸 받아들이는 도량이 그에게는 있다고 생각한다.

「역시 가업이라든지 장래 문제지. 가업을 잇는건...... 뭐, 상관없다만 그래도 아버지와 같은 삶을 사는건, 뭔가 좀 꺼려지네.」

「무언가 바꿔보고 싶단 얘기야?」

「뭐 그리되네. 하지만 뭘 바꾸고 싶은건진 잘 모르겠다. 그리고 대학도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고.」

「......그건, 우리 현 말고 다른 곳의 대학을 생각한다는 얘기야?」

우리 현의 대학이라면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텟시네 집에선 아마 건축학과에 가길 바랄테고, 텟시 본인도 뭐 그것에 반대하진 않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딜 가야할지 고민한다는건, 아마도 다른 현의 어딘가로 갈 생각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 뭐 그렇지. 도쿄......라든지, 찾아봤다.」

「앗, 그랬었어? 나고야라든지가 아니고?」

나고야 근처에도 대학은 많고, 무엇보다 이토모리에서 그리 멀지 않다.

자취는 불가피하겠지만, 그래도 도쿄보다 방세도 쌀 테고.

「벼, 별로 상관없잖냐. 어차피 갈 거라면 어디가 됐든 상관없잖아.」

「뭐 그건 그렇지만...... 하지만 역시, 텟시도 도쿄에 대해 생각하고 있구나......」

그 말을 들으니 응어리진 가슴이 풀리는 듯하다. 텟시도 이것저것 생각하며 스스로를 바꾸려 하고 있다.

쭈욱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은 세 사람 다 조금씩은 바뀌고 있다.

미츠하가 맨 처음이란 건 조금 부럽지만, 결과적으로는 감사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 생각에 빠져있다가, 텟시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린다.

「어. 그래서...... 넌 뭐가 고민인거냐?」

「엣? 나, 나 말야?」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보는 텟시, 동요하는 사야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너무 당황하고 있는 것도 이상하니까, 사야카가 말한다.

「뭐 이것저것 있지만...... 일단은 장래 문제야. 앞으로 어떻게 할지라든지.」

「나랑 비슷한 고민이네. 하지만, 다들 변해가는구만......」

텟시가 조금은 쓸쓸한 듯 중얼거리더니 문득 가로등 아래에 멈춰선다.

「응? 텟시?」

갑자기 멈춰선 텟시를 뒤돌아본다.

차가운 밤바람에 무심코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금 고개를 들자 텟시는 여태껏 본 적 없는 진지한 표정이다.

「사야카. 들어봐라.」

「으, 응......」

진지한 목소리로 다시금 바라봐온다.

텟시가 무슨 말을 할지 이것저것 상상해버리며 머릿속을 멋대로 빙글빙글 돈다.

가급적 그 생각을 뿌리치며, 사야카는 조용히 텟시의 말을 기다린다.

텟시는 마치 긴장한 모습을 감추려는 듯 여러번 자기 손을 쥐었다 놓았다 하더니, 각오한 듯 고개를 들며 말한다.

「니가 좋다, 사야카. 내랑 사귀자.」

그 말을 들은 사야카는 시간이 멈춘 줄만 알았다. 머리가, 입이 움직이질 않아서, 헷? 이라고 말해버렸다.

어색함을 참을 수 없었는지 텟시가 말을 이어나간다.

「갑자기 이상한 소리 해서 미안하다. 당장 대답 안해도 된다.

  거절해도, 원망 안한다. 그러니까......」

불안함을 감추듯 토해내는 그 말을 사야카는 듣고 있을 수 없었다.

왜냐면 그 말은 사야카의 마음을 전혀 모르는 듯한 말투니까, 그래서―

「나도, 좋아해. 나도 텟시가, 좋아.」

―그래서 사야카도 자신의 마음을 분명히 전한다.

「쭈욱, 쭈욱 좋아했었어. 내 마음을 눈치챈 건 최근이지만......

  하지만 말했다가 거절당하면 어떻하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하지만, 다행이다......」

흘러넘치는 눈물을 참을 수 없다.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바닥에 떨어진다.

불안해하지 않아도 됐었구나. 마음을 숨기지 않아도 괜찮았던 거구나. 기쁨이 넘쳐흐른다.

「어, 어이 울지마라.」

자전거를 멈춰세운 텟시가 당황한 듯 다가온다.

얼굴을 조금 들자, 텟시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그리고―

「에에이!!」

다음 순간, 자포자기한 듯한 목소리로 텟시는 사야카를 힘껏 안았다.

「테, 텟시―!?」

「미안하다. 손수건이 없어서 그냥. 니가 우는건 보기 싫다.」

「그렇구나...... 고마워, 텟시―」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목소리에 사야카는 고마운 듯 텟시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겉옷 때문에 체온은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안겨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심이 된다.

이것저것 말하고 싶은 것도 있었을 텟시는 그저 조용히 안아주고 있었다.

잠시 후 사야카가 물러난다.

「고마워, 이제 괜찮아. 어쩐지 어렸을 때 같아.」

예전에 두 사람이 초등학생이었을 시절.

지금도 조금은 그렇지만, 그땐 정말 울보였지. 사소한 일에도 울어버리고 말았었다.

큰 벌레에 놀라 넘어지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받거나.

그때, 찡그린 얼굴을 하면서도 항상 옆에 있어주었던 건 텟시였다.

「확실히 그렇다. 하지만 그때부터 뭐라고 해야되나, 니가 우는건 싫었었다.」

「그, 그랬어?」

「뭐 그, 뭐랄까...... 나도 변했네. 아―, 그보다...... 진짜 나랑 사귀어도 괜찮나?」

잠깐 옛날 생각을 하긴 했지만, 어떻든 방금 서로 고백한 참이다.

나라도 괜찮은가, 라는 질문이다. 하지만 사야카도 같은 마음이다.

그러니까, 먼저 물어봐줬으니까, 대답해줘야겠지.

「응, 나도 텟시가 좋아. 왜 좋은지 말하긴 어렵지만...... 함께 있으면 안심돼.

  그보다 텟시야말로 어째서 날......?」

솔직히 말해, 그는 미츠하를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미츠하는 사야카가 보기에도 귀엽고 세련되고, 거기에 가끔 얼빠진 듯한 모습도 사랑스럽다.

그러니까 나처럼 수수하고 매력없는 사람 따위는, 아마 여자로 봐주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텟시를 바라보는 사야카.

그는 조금은 부끄러운 듯 뺨을 긁적인다.

「뭐라고 해야되나. 내 마음을 눈치챈 건 최근이지만.

  음, 아마 미츠하가 타키를 데려왔을 때...... 인것 같다.

  미츠하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더니, 덕분인지 두 사람 다 행복해 보였다. 정말 잘 됐다고 생각했다. 타키 녀석도 좋은 놈이니까. 

  하지만 동시에, 다들 변해가는구나, 생각했다.」

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는 건 사야카도 마찬가지다. 조용히 맞장구를 친다.

「그래서 오늘 미츠하가 도쿄에 간다고 하니, 무서워졌다.

  혹시 니도 도쿄에 가버리는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그 두 사람처럼 떨어져있게 되는건가. 

  그래서 내 마음을 눈치챘었다.」

「그...... 나, 나를 좋아한다고......?」

「어어. 그래서 도쿄에 있는 대학에 대해서 좀 알아보고 있었는데 니한테 전화가 오더라. 그땐 놀랬다.」

하하하, 웃는 텟시. 하지만 사야카는 아직 놀라움이 멈추지 않는다.

설마 같은 시간에 동시에 서로에 대해 고민했다니.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기뻐서 얼굴이 풀어진다. 난 너무 반해버린 걸지도 모르겠네.

「그, 그랬구나...... 하지만, 그랬구나. 텟시도 똑같은 걸 생각해줬었구나.」

「뭐 그렇지. 하지만 그 뭐랄까...... 그러네.」

「응?」

「내가 지금 왜 도쿄에 대해 고민하고 있나, 바보같다고 말이야.」

말하며 머리를 긁적이는 텟시에게 사야카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스스로는 깨닫지 못했었지만, 도쿄에 가든 안 가든, 장래가 어떻든, 결국 텟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던거다.

「아, 그럼 말야, 혹시 셋이서 도쿄에 가게 되는건가?」

「다들 잘 풀린다면 그리될지도 모르겠네. 각자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만은.」

말을 듣고 사야카는 부모님에 대해 생각해본다. 부탁하면 갈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사실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셋이 도쿄에 가게 되면 분명 즐거울거야. 미래에 대해 상상해보는 사야카.

아마 각자 다른 대학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말에는 가끔 카페에 모인다든지, 멋진 팬케이크를 먹고 차를 마실 수 있다.

그런 다음 옷구경도 좀 하고, 미츠하와 헤어진 다음엔 둘이서 저녁을 먹는다.

응, 나쁘지 않아. 아니 최고잖아.

「좋겠다...... 도쿄......」

「뭔가 엄청 상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뭐 하지만 확실히 재밌겠다.」

「응. 하지만 텟시가 여기에 남는다면 나도 남을거야.」

이것만은 확실하다. 어디에 갈지가 아니라, 누구와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그리고 사야카는, 텟시와 함께 있고 싶다.

「하하하, 그럼 나도 꼭 아버지를 설득해야겠네. 하지만 아마 졸업하면 돌아오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응, 그건 알고 있어. 그럼 나도 돌아오면 돼. 언니처럼 면사무소에서 일하는 것도, 뭐 나쁘지 않을 것 같으니까.」

「......그러냐.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근데 도쿄 집세 비싸던데......」

아버지가 얼마나 지원해줄려나, 생각해보는 텟시. 그를 보던 사야카는 문득 생각한다.

집세라든지 이런저런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는 방법.

「그럼 말야...... 만약에 둘이 같은 대학에 가게 되면, 같은 집에 살면 되지 않아?」

사야카는 말해놓고서야 그게 무슨 뜻인지 새삼 깨닫는다.

덧붙여 텟시는 숨도 못 쉴 만큼 놀란 채 굳어있다.

실례잖아.

「니, 니 무슨소리하노!! 아, 아무리 그래도 무리잖아!!」

「부, 불가능한 건 아니잖아!!」

어째서 고집스레 대답한걸까.

뭐랄까, 이렇게 부정당하는건 조금 슬프고 화난다.

「부, 분명히 아버지가 허락 안해줄텐데......」

「우리 아빤 아마 텟시라면 기꺼이 허락해 줄 것 같은데.」

오래 알고 지낸 사이고, 무엇보다 아빠는 텟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미츠하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엔, 넌 아직이냐며 재촉하시더니 텟시에게 고백 안 하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아마 사귀게 되었다고 말씀드리면 꽤나 좋아하실 것 같다.

「윽...... 엄마는 몰라도 아버지는 말이다...... 하지만, 니는 그, 같이...... 살아도 돼나?」

「응? 응. 당연히 가능하다면 함께 있고 싶으니까...... 아, 그, 텟시는 사실 같이 살기...... 싫은거야?」

그러고보니 너무 들떠선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았다.

이제 막 고백한 직후인데, 이제 막 사귀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동거 이야기는 너무 빠르다. 

그러네, 얼버무려야지 생각하며 입을 여는데―

「그럴리가있냐!!」

텟시의 큰 목소리에 사야카의 목소리가 묻혀버린다.

「알겠다. 니가 그렇다면 아버지를 설득해볼게. 둘이서 도쿄의 대학에 가서, 같이 살자.

  아직은 이른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만, 너랑은 이미 10년 넘게 함께 있었으니까, 아버지도 뭐라 못할거다.

  그러니까 그렇게 슬픈 얼굴 하지마라.」

단숨에 말하고는 손을 내미는 텟시.

다가오던 손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재촉하는 듯이 다시 손을 내민다. 서투르지만 텟시답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사야카가 알고 있는 텟시라며 실감하는 사야카는, 눈가의 눈물을 닦고는 손을 잡는다.

「고마워, 텟시―. 그...... 지금 약속한거지?」

한 손으로 자전거 핸들을 쥔 채, 천천히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맞잡은 텟시의 손은 초겨울의 바람 속에서도 따뜻하다.

「어, 어 그래. 대신 너도 대학 꼭 붙어야한다. 나만 붙어버리면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니까.」

「칫, 실례네. 내가 내신 더 좋잖아.」

「입시는 내신이랑은 별 상관없잖냐.」

「그야 그렇지만, 내가 더 성실한걸―」

평소처럼 시시한 말다툼을 한다. 바뀐 점은 맞잡은 손 뿐이다.

연인이 되면 뭔가 극적인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뭐 이런거겠지.

「그러고보니 미츠하한텐 언제 얘기해주지?」

「아―, 지금은 타키랑 같이 있을테니 갔다오면 말해주지 뭐. 아마 놀라겠구만.」

「그러네. 하지만 왠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 같기도......」

애초에 미츠하에겐 사야카가 텟시를 좋아한다는걸 들켜버렸으니까.

하지만 돌아오자마자 아니 벌써, 라며 놀랄 것 같긴 하다.

「뭐 지금은 녀석들도 함께 있을 테니까. 우리도 모처럼 둘만 있고.」

「그러네.」

하지만 뭐,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우리 사이를 조금쯤 즐겨두자고 생각하는 사야카.

새로운 관계가 된 텟시는 왠지 멋있어서, 옆에서 걷고 있는 그를 보면 얼굴이 뜨거워진다.

얼굴을 숨기려고 시선을 올려 하늘을 바라보니, 

평소와 다르지 않은 반짝이는 별밤이지만, 왠지 늘상 보던 밤하늘보다 몇 배는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각주]

¹⁾ 別に、普通にこの町で暮していくんやと思うよ、俺は。영화에서 텟시와 사야카가 벤치에서 커피를 마실 때 텟시가 했던 말.




[저번 편에서 원작자께 번역, 전달된 감상댓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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