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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를 위한 방생 소나타 2.

행당산백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11.20 13:40:10
조회 78922 추천 119 댓글 385

▶ 버들치를 위한 방생 소나타 1탄 보러가기~

  아, 어제도 참 많이 고생했다. 하지만 오늘도 일이 있다. 건져다 놨으면 풀어주기도 해야 하는 법. 오늘은 방류를 해야했다. 일단 계획으로는, 방류지점은 청계천 황학교 일대. 교통수단은 택시. 운반수단은 탐어용 채집통+10리터 이상급 락앤락통. 단거리이므로 휴대용 기포기는 생략하고, 최대한 빨리 도착해 방류한다는 계획이었다.


  방류지점은 청계천과 성북천 상류 가운데에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청계천으로 정했다. 현재 30센티급의 잉어를 포함한 잉어와 붕어 등의 대형 어류들과 약 1000여마리의 버들치를 풀기엔 성북천 상류의 유량이 너무 적다는게 결정적인 이유. 반면 청계천의 경우는 언제나 마르지 않는 유량을 자랑하니, 개체수를 감안해서 당연히 청계천으로 정했다. 거참,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이명박이 자연을 위해 한가지 도움을 주는구나. 본래 한 하천에서 잡은 개체를 다른 하천에 방류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성북천의 경우는 워낙에 규모가 작은 하천이면서 청계천의 지류인 하천이기 때문에, 유전적인 부분에서도 별 문제가 없을거라 판단했고, 이미 많은 버들치들이 생존하고 있는 하천(아마 그 버들치들도 성북천 내지 정릉천에서 내려온 녀석들로 추정)이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의 문제도 없을거라 판단했다. 정확한 포인트인 황학교 일대는 우선, 다수의 버들치가 서식하는 지역이며, 성북천-청계천 합류지점과 가깝고, 또한 우리집에서도 가장 가까운 위치라는 이유로 결정했다.


  교통수단은 내가 자가용이 없고, 집에서 황학교 일대로 가는 버스가 없으며, 또한 두명이 타면 버스나 택시나 요금은 그게 그거라는 이유로 결정했다. 물론 고기들을 넣은 통이 매우 무겁다는 것도 한 몫을 했고.


  운반수단은 뭐, 평소 탐어 다닐때 들고 다니던 통을 쓰는게 가장 편한데, 그것 하나만으로는 너무 비좁을 듯해서 락앤락통 하나를 추가했다. 물론 넣어보니 저것도 너무 비좁긴 하더라. 그래도 택시로 5분남짓인 거리라 낙오개체는 거의 없을것이라 판단했다. 이렇게 계획을 짜고 오늘도 빡시게 한번 굴러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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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한으로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욕조로 이동 후 2회 50% 환수를 했고, 기포기를 이용해 에어레이션을 해 주었지만 그래도 역시나 낙오개체가 있었다. 총 20마리정도가 낙오했는데, 전체 수를 감안하면 높은 생존률이지만 그래도 죽는 녀석들을 보는 기분은 썩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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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을 위해 고기들을 옮기는 중. 우선 덩치 큰 잉어들부터 옮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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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잉어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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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어 두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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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어 여덟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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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수면에서 아우성치는 버들치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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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갈아입는 중에 에어레이션을 좀 해주고, 준비가 끝나는대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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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는 길에 다리 밑 웅덩이를 보니, 밤새 추운 날씨에 물이 얼어 잔뜩 죽어있었다. 사진에서 얼음 속에 하얗게 보이는 것이 죄다 배뒤집고 죽은 버들치들. 내가 하루만 게으름 피웠어도 물통 안의 녀석들도 같은 신세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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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도 망연자실. "이게 뭥미?". 참고로 오리가 서 있는 지점은 하천 한가운데.  



  그렇게 다리를 지나 큰길로 나갔고, 운좋게 바로 택시를 탈 수가 있었다. 고기들을 트렁크에 넣고 택시에 탄 뒤 황학동 이마트 부근까지 가달라고 하니 기사아저씨가 영 말이 없더라. 너무 단거리라 기분이 안좋으셨나? 그래도 기본요금은 넘겨서 택시비는 2500원.

  황학교 밑으로 내려와서 방류 시작. 사실 내려가는 계단이 어딘지 찾질 못해서 한바퀴 삥 돌다가 내려갈 수 있었다. 락앤락통에 담긴 녀석들을 방류하는 모습. 정신 못차리고 뒤집힌 녀석들도 꽤 있었는데, 용존산소량 풍부한 물로 가니 곧 정신차리고 구석에 박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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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채집통의 녀석들을 방류. 뒷면에서 사진을 찍어서 포스가 좀 딸리지만, 앞에서 볼 때는 가히 6.25때 중공군이 남진하는 듯한 포스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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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류한 직후엔 가까운 돌틈에 몸을 붙이고 휴식을 하더라. 저 사진에서 까만건 잉어요, 갈색은 버들치라. 저렇게 구석구석 파고들어 있다가 기운을 차리고 나서는 하나둘씩 군영을 이루어 하천 곳곳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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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떨어져서 본 모습. 무슨 낙엽들이 쌓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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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류를 마친 청계천의 모습. 내가 미숙한 관계로 용궁으로 보낸 몇녀석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씁쓸하지만, 그래도 청계천에서 헤엄치는 버들치들을 보니 기분이 좀 시원해진다. 이 녀석들중 청계천에서 잘 적응해 살아가는 녀석들도 있을거고, 더 나은 곳을 찾아 정릉천이나 중랑천으로 가는 녀석들도 있을거고, 공사가 끝난 뒤에 다시 성북천으로 돌아가는 녀석들도 있겠지. 미처 구하지 못해 죽어간 녀석들이 더 많긴 했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이 녀석들이 다시 성북천으로 돌아와 죽은 녀석들의 자리를 대신해 주었으면 한다.



출처 : 물고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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