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면 한줄요약 고고싱

1. 제작 인프라

 1)방송제작 - 음향 + 녹화

 일단 방송용 기기는 DBS라는 로고가 박힌 카메라들. 그리고 1층 좌석 끝, 경기장 입구에는 모니터링 콘솔인지 메인 콘솔인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일반 음향학책 몇권을 독학한 것과 어릴때 고작 반년여 정도 공연무대의 연출, 무대설비 등을 맡아본 나의 경험에 의하면 보통 방송을 할 때엔 메인콘솔과 모니터콘솔이 있다. 메인콘솔은 말 그대로 방송에서의 음을 잡아주는 역할, 녹음, 송출 등의 역할을 한다. 모니터콘솔은 무대에서 나는 소리가 어떤지를 연주자 및 무대 관계자들에게 말 그대로 모니터링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 콘솔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래도 SBSi측의 녹화방송 장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녹음된 것과 카메라의 녹화를 편집실로 보내 믹싱하고 자막 등을 넣으면 프로그램으로 가공되는 것이다. 즉, 곰TV로 생중계되는 쪽 장비는 따로 있었다는 얘긴데...

 원래 녹화방송과 생방송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녹화방송은 몇번이고 원본을 되돌려 보아 편집을 하여 가공할 수 있지만 생방송은 전혀 그렇지 못하니까. 그러니까 생방송을 하면 방송사고도 나고 한다. 예를 들자면야 컴 문제로 세팅이 길어져 중계진이 만담을 1시간가량 하거나 부적절한 어휘를 쓴 채팅이 화면에 그대로 떠 버리거나...
 그래서 이 둘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경우에는 방송장비세트를 따로 놓는다. 아예 같은 공간에 놓지 않는다는 거다. 설령 같이 있다 하더라도 각자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일에 상당한 혼선이 빚어진다. 더군다나 인터넷방송과 케이블 녹화방송이라면 이건 말 다 한 거다. 아예 기반이 다르니까. 기본적으로 일 자체는 같지만 가공방식이 현격하게 다르기 때문에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다 놓치고 덫에 발목걸리는 일이 발생한다. 그게 이번 생중계건이 아닐까 싶다.

첨언한다면 녹화방송과 콘서트 라이브 녹음은 음향을 녹음한다는 측면에서 같다. 콘서트 현장의 공간, 즉 울림을 감안한 음향을 녹음한 것을 그대로 음반을 출반하기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되기 때문에 아예 메인콘솔을 두대 쓴다. 하나는 공연 현장에서 쓰고 하나는 외부에 공간을 만들어 현장에서 출력된 음향을 녹음한다. 그 일례로 98년도였던가,N.Ex.T는 그 당시 하루 빌리는데 1억 가까웠던 이동음향기기차를 임대해 라이브음반을 녹음했다. (그래서 2006년 초반 프로리그 중계때 협회가 엠겜에게 이동방송장비쓰면서 방송하라고 한 일이 얼마나 가당치도 않은 일인지를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다.)

 2)화면제작 - 화면 + 자막

 자막건은 이건 말할 것도 없이 노하우가 없는 것이다. 일단 만들어본 적도 없을 뿐더러 생중계되는 화면과 현장에서 보여져야 하는 화면 구성 자체도 처음 해 보는  시도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제공되어야 하는 정보를 알 수 없었다. 이것은 첫날에 무지막지하게 욕을 먹고 두번째날부터는 조금 개선되는 여지가 있어 보였지만 나오는 경기도 있고 안 나오는 경기도 있어서 들쭉날쭉했다.

 인터넷방송의 화면은 인터넷 회선의 속도와 연관이 있다. 웹기반의 방송은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컴 최저사양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지금 동영상 인코딩 표준 사양이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인터넷 회선의 최저속도에는 맞춰야 하니까 화질이 정말 나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실시간전송을 해야 하니 화질은 더욱 더 보장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정말 이건 캐리어가도 답이 업ㅂ다.

 3)스탭들간의 부조화

 생방송의 완성도는 손발이 잘 맞는 스탭들이 결정한다. 내가 글 및 리플을 달았을 때 여러번 말했던 것이 협회가 간과하고 있는 것중 하나가 시행착오라는 것이다. 시작, 실수, 그를 보완하는 과정이 반복된 역사를 통해 스탭들은 단결하고 한층 더 집중된 능력을 발휘하여 완성도 높은 방송을 만들게 된다. 아무리 제작 경력이 오랜 사람이라도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시행하기는 참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적어도 캐스터가 말을 하고 있는데 이어폰을 통해 이것저것 지시를 하거나 모니터링되는 자기 목소리와 그 지시의 볼륨이 비슷하면 이러저러한 복잡한 상황에 얽혀 있는 상황에서 노하우가 없는 캐스터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이거는 둘쨋날 오프가서 직접 들었음. 광고시간에 캐스터님이 편집실로 부탁하더라. 볼륨이 비슷해서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4)가이드라인의 부재
 이미 캡쳐도 떴지만 첫날 택용이가 올킬하고 인터뷰하다가 앞으로 기어나간 거..이건 출연한 사람들의 동선이 정해져 있지 않단 소리고 제지하거나 선도를 해 줄 AD나 FD등의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는 증거라고 본다. 일반 방송국의 방송현장 가 보면 조명이 어두울 때를 대비해서 촬영장 밖으로 나가는 방향에 발자국 모양이 형광재질로 붙여져 있다. 이런 것까지는 안되었어도 사전에 어떠한 계획이나 가이드라인이라도 좀 만들어놨으면 어디가 덧나니?

2. 행사 제반

 1)홍보 부족

 세종대학교 본교 학생들조차 학교에서 뭐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말 다했죠. 이쯤해서 우리는 1회 케스파컵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비록 시즌중이었고 사흘 중 하루는 비가 왔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안산 옥구공원이었지 아마? 그 당시 스갤에서는 교통편도 좋지 않은 구석진 곳에서 개최한다고, 홍보도 안될 거고 사람들도 안 올 거라고 욕을 바가지로 했는데.....그때는 2회가 이따구일 걸 예상했었을까...경기장 내에 케스파컵 어쩌고가 새겨진 커다란 현수막이 네동강이나서 펄럭거리는 거 보고 할말을 잃었다..1회때처럼 커다란 수소풍선 달아서 띄워놓는 건 바래지도 않는다. 그거 꿰메서 이어붙일 돈도 없었냐.

 
 2)빈약한 스폰서

 어찌어찌 방송국 섭외까지는 되었으나 스폰서가 여엉...난 아직도 스폰서가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카스의 드래곤플라이나 카트라이더의 넥슨 말고. 1회때 스폰 안 구하고 땡깡놓은 게 능력이 이래서 그랬나 보다. 뭘 더 바란 시청자들이 잘못한 거지 뭐.

 3)교육 부족, 이해 부족

 진행자들이 전반적으로 행사의 취지나 의도를 모른 듯 했다. 1회는 참고하라고 있었을 텐데..그때는 지들이 주최를 안했었나 보다. 아니면 자료가 방송국에 있었던가. 꼴에 자존심은 있어서 스스로 해 보려고 노력한 모양인데, 역부족이란 말도 모자란다 이건. 꺼야꺼야친구들과 친해져보기를 권유한다. 그리고 여러 후기들을 읽어보니 선창도 못하게 했다, 절대 엄숙 뭐 이런 분위기였을까? 귀맵방지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나 본데 그럴려면 헤드폰이나 좀 더 갖춰 놓지. 렌탈 회사들 많은데.

 경기장 내에서 관중들이 음식을 먹지 못한다면 미리 입구에서 제지를 하던가....배고픈 관중들이 피자를 시켜먹어도 그런가 보다하고 아예 관심도 안 가져줄 때는 언제고(둘째날) 높으신 분들 와서 자리에 앉을 때쯤 되니까 과자드시면 안됩니다? 딴지일보식이면 정말 지조때로네? 아니다...그분들조때로다.....

3. 중계진

 1)전달방법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노력한 바는 있으나....하고 싶은 말과 나가야 하는 말을 '빠르게만' 전달하려고 하면 말이 엉킬 수밖에 없다. 천천히, 억양있게, 플로우를 타면 다 알아듣는다. MC용준의 랩이 빨라도 다 알아듣는 것이 바로 억양과 플로우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발음 뭉개지 않고 플로우타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금방금방 전달된다. 그리고 적절한 어휘선택이 안되는 것이 절실히 느껴졌다. 둘쨋날 가서 버벅임과 동시에 안타깝게 생각했던 바이다.

 2)스타의 이해도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가스를 빨리 채취했는데 스포닝풀이 채 지어지기도 전에 9드론 발업저글링이라고 단정짓는 이유는 뭔데. 패스트뮤탈을 갈지 패스트럴커를 갈지 어떻게 알아. 아무튼 하는 말마다 맞는 게 없어서 상당히 스타쉬피스.

한줄요약 : 협회는 맨땅에 헤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