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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ABA 비하인드스토리와 고민약간

후앙후앙(211.207) 2007.10.05 13:59:26
조회 870 추천 0 댓글 14

      때는 바야흐로 일천구백사십오년 이월 삼일. 2차대전의 막바지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연합군의 점령지인 프랑스의 콜마르에 도난사건이 발생했어. 도난품은군용트럭 1대랑 SIGABA.




 




      SIGABA가 뭔지 잘 모르는 햏자들을 위해서 간단히 설명하면,
이니그마는 독일군만 만들어낸 게 아니라, 스웨덴에서도 다른 걸 만들어서
판매한 적이 있다고 말했을거야.
그 상위버전으로 독일군의 이니그마에 해당하는 게 SIGABA, 애칭은 ABA라고 하는 암호기계였지.


crypto-sigaba-ncm.jpg
요렇게 생겼음.


    연합군은 이 암호기계의 보안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고,
기계1대당 경비병 2명을 배치할 정도로 용의주도했는데,
28
사단 담당지역에서 SIGABA를 운반하던 병사가 운송중에
잠시 알고 지내는 현지여성의 주택을 방문하고 나와보니
트럭과 기계가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한거야. 트럭 정도야 관대하게 봐줄 수 있어도, 암호기계가 없어진건 이야기가 틀리지.




 




    사실 그 시점에서 독일이 뭔 짓을 해도 전세를 뒤엎을 수는 없겠고,
암호기의 세팅이야 바꾸면 그만이지만, 군대라는건 항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하는 거잖아.
콜마르는 독일군 점령지에서 어느 정도 거리는 있었지만,
그래도 영향권에서 완전히 안전하다고 할 수도 없었고,
만에 하나 이게 독일군 손에 넘어가고 해독될 경우
그동안 연합군이 추진해온 작전과 병력배치 등을 기초로 추론해서
앞으로의 작전이 발각될 염려가 있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연합군 수뇌부는 광분했어.

     자신들이 지금까지 누려온 일방적인 우위가 뒤엎어질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자,
아이젠하워는 제6야전군 사령관 제이콥 데비스 장군
(솔직히 여기서부터 나오는 사람들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음. 자세한 내용은 코드브레이커 14장을 참고.)을 불러서
당장 찾아내라고 갈구기 시작했어.
당연히 데비스 장군은 보안관련 책임자인 데이빗 어스킨 대령을 순차적으로 갈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해당 기기를 찾아내라는 6군에 하달되었지.



crypto-sigaba.jpg

 

SIGABA의 로터

800px-SIGABA-patent.png
구조도.


   어스킨 대령은 먼저 스위스를 통하는 스파이망을 통해서
독일군이 최근에 극비기기를 새로 도입한 적이 없는지에 관해 떠보는 한편
L-5
항공정찰기를 이용해서 해당 지역일대를 공중정찰해서
의심가는 트럭들을 확인하도록 지시하고,
휘하의 모든 지휘관에게 직접 지휘하의 차량번호를 확인해서 보고하도록 지시했어.





이런 대대적인 수색작전이 3주동안 진행되었는데도 아무런 소득이 없자
아예 연합군이 합동으로 전담조사반을 구성하고 그랜트 테일먼 대위가 지휘를 맡아서
해당지역을 모조리 수색할 전권을 위임받기에 이르렀는데,
며칠동안 헛고생만 하던 중, 콜마르에서 약간 떨어진 셀레스타라는 도시 근처의
기센 강변에서 잃어버린 기계중 2대가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어.




허겁지겁 달려가서 확인해보니까 잃어버린 기기 맞다는 거야.
근데 그래도 1대가 없어졌으니 큰일이었지.
잠수부까지 동원해서 기센강을 모조리 뒤지라고 명령했는데 그래도 안나오길래
아예 공병대를 시켜서 3일내로 둑을 쌓아서 물길을 돌려버리라고 지시했어. 막장가는 거지.




드디어 강바닥이 말랐는데, 그래도 보이질 않는거야. 절망적으로 모두 강바닥을 헤집고 다니라고 지시했는데,
갑자기 뭔가 금속제품이 걸려서 꺼내보니 기계가 맞는 거였어. 손잡이 부분이 약간 부서진 거 빼고는 전 부분을 발견했지.
 


   
6주동안 걸린 이 수색작전은 일단 성공적으로 끝났고 나중에 사건의 전모를 확인한 결과,
프랑스 군에서 트럭 도난사건이 발생하자 하사관이 직업여성을 만나러 간 틈에
병사가 지나가는 미군트럭을 훔쳐놓고, 나중에 사건이 커질 걸 우려해서 암호기는 강에다 버렸다는군.



    전에 부대있을때 후임이 예전 비문 하나 잃었다길래 나까지 (전혀 상관없는데 소대가 같아서) 개고생하다가 소대장이 다른데서 하나 업어와서 어케 위조하고, 내가 가라싸인해서 마무리 지었던 생각이 나더라.








    아무튼 그래. 아... 그리고 고민 이야기. 이니그마 관련 글을 존나게 올리다가, 아무래도 책을 한권 사야 글이 잘 써질 것 같아서, 사이먼 싱의 "암호의 과학"이라는 책을 샀거든. 여기서 하는 말인데, 내가 지금까지 써놓은 글의 대부분은 그 책보면 잘 나와 있어. 그걸 메인으로 해서, 스파이 관련 이야기는 어니스트 볼크먼의 "스파이"에서 가져왔고 데이비드 쿤의 "코드브레이커"를 약간 참고해서 적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암호의 과학에서 크리티컬 히트를 맞았어.

뭐가 문제냐 하면... 이 책은 사이먼 싱(이 사람...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데... 잠깐 유명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관련해서 책을 냈던 사람이야. 알려진 책은 딱 2권이지. 그거랑 "코드북")이 쓴, "코드북"을 번역한 거라고 되어 있는데, 똑같은 내용의 책이 2종류 나와 있어. 다른 출판사에서 한권은 "암호의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또 한권은 "코드북"이라는 제목으로, 근데 앞에 것이 12,000원이고 뒤에건 15,000원인데 앞에게 더 제본이 좋다?

    난 그래서 당연히 싸고 좋은 놈을 사야지 해서 몇군데 돌아다니다가 그 책을 샀는데, 아뿔사... 같은 내용이긴 한데, 가장 중요한 내용들은 안들어가 있더라고. 뭐랄까... 데모버전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 때문에 심리적인 타격이 크다. 이런 짓은 좀 안했으면 해... 어려운 부분은 건너 뛰었다고 솔찍하게 써놓던지...

    그래서, 그냥 에휴.. .속은 내가 븅딱이지.. 하면서 다시 코드북을 샀는데, 그냥 내가 너무 어수룩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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