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김혜인 기자 = 현실은 점점 더 버거워지고, 일상은 나날이 예측 불가능해진다. 이런 시대에 관객들은 왜 다시 극장으로, 그것도 비현실적인 세계관을 품은 판타지 영화로 향하는 걸까. 최근 전국 극장가에서 흥행 중인 은 그 해답을 보여주는 영화다.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고, 유일한 독자인 주인공이 스펙터클한 재앙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이 영화는 단순한 장르적 쾌감을 넘어, 우리가 왜 '현실 너머'로 끌리는지를 성찰하게 만든다.
영화가 공개한 비하인드 스틸 속 배우들은 웃고, 장난치고, 서로에게 기대고 있다. 종말의 위기와 치열한 생존 서사를 그리는 영화 속과는 정반대로, 현장의 분위기는 유쾌하고 따뜻하다.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등 주요 출연진은 카메라 밖에서 진정한 공동체처럼 호흡하며, '극적인 감정'보다 더 진한 '사람 사이의 정서'를 보여준다. 이러한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는 영화가 품은 비현실 세계를 더 설득력 있게 만든다. 결국 관객은 CG와 액션뿐 아니라, 그 안에서 맺어지는 유대감에 감정 이입한다.
현대 사회는 복잡하고, 고립되며, 점점 더 감정의 발현을 억압한다. 효율과 성과가 우선되는 삶 속에서 개인은 쉽게 소외되고 무력감을 느낀다. 현실에서는 수많은 선택지 대신 정해진 루틴이 반복되고, 누구도 주인공이 되지 못한 채 소비된다. 하지만 판타지 장르는 이 모든 것에 반대되는 세계를 그린다. 에서 김독자는 자신만 아는 소설 속 규칙으로 살아남으며, 운명이 아닌 선택을 쥐고 살아간다.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세계, 바로 그것이 판타지가 주는 위로다.
관객이 환상에 빠지는 이유는 회피가 아니다. 그것은 잃어버린 감각, 사라진 연결, 제한된 현실에 대한 일종의 정서적 반작용이자 치유다. 영화 속 장르적 재미는 억눌린 감정의 해방이고, 구조화된 세계관은 무너진 현실의 대체물이며, 캐릭터들의 우정은 단절된 사회적 관계의 환상이다. 영화는 관객에게 말한다. 지금 당신이 도망치는 게 아니라, 다시 숨을 쉬는 것일 수도 있다고.
영화 은 단순한 판타지 액션 그 이상이다. 이 작품은 현실의 피로에 잠식된 관객들에게 "잠시 현실을 내려놓아도 괜찮다"는 묵묵한 위로를 건넨다. 그리고 그 비현실의 여정 끝에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진짜 현실'의 감각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