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발발하기 몇년전 미네소타주 오스틴에 위치한 호멜 공장에서 40세의 제이 호멜(Jay Catherwood Hormel)은 몹시 낙담하고 있었다. 호멜사의 최고 히트 상품인 햄을 만들고 난 뒤  돼지고기 어깨살이 수톤씩 남았기 때문이다. 돼지 어깨살은 뼈가 많아서  값어치가 별로 안 나가는 부위이다. 그래서 호멜은 뼈를 발라낸 어깨살을 유용할 방법을 모색하였다. 호멜은 그 과제를 회사 소속의 프랑스 요리사 장 베르네에게 맞겼다. 베르네의 해결책은 돼지고기 어깨살을 갈아 양념한 후 캔속에 넣은 후 익히는 것이었다. 호멜사는 정장 차림의 연말 파티에서 이 놀라운 분홍색 음식을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맛은 인정을 받았지만 이름이 문제였다. 술자리가 계속됬고 제이 호멜은 재미있고 외우기 쉬운 이름을 짓는 사람에게 포상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호멜사 간부의 동생이자 배우인 케니스 데이누 (Kenneth Daigneau)라는 손님이 돼지고기 어깨살과 햄(Shoulder of Pork And haM)이라는 문구의 각 머리글자를  따서 스팸(SPAM)이라는 이름을 만들어냈다. 스팸이 출시되던 당시 고기는 정육점에서만 살 수 있었고 통조림 고기는 없었다. 훈제 아니면 날고기 뿐이었다. 1937년 처음 출시된 스팸은 그 편리함과 낮은 가격, 그리고 고 영양식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4년만에 1,800만 킬로그램을 팔았다. 스팸의 판매를 더욱 촉진시킨 것은 조지 번스와 그레이시 앨런같은 인기 라디오 스타들의 덕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팸은 얼마 후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맞게 된다. 독일의 맹폭격과 대서양을 배회하는 독일 잠수함으로 영국에 식량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미국은 무기 및 물자지원 협정의 일환으로 탱크, 탄약과 함께 엄청난 물량의 스팸을 실어보내기 시작했다. 전시 영국은 일명 스팸 랜드라고까지 불리기도 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면서 스팸도 함께 부상했다. 스팸은 신선한 고기가 공급되지 못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해 전선의 미군 병사들은 매일 스팸의 소비자가 되었다. 일부병사들은 하루에 세 차례씩 스팸을 먹는다고 불평하면서 스팸은 햄도 아니고 미트로프도 아닌 것이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지금도 분홍빛 스팸에 대한 엄청난 식욕을 전혀 잃지 않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하와이다. 스팸을 선호하는 지역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가지 특징을 가진다고 한다.   1. 1년 내내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기후. 2.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식성. 3. 미군부대가 주둔했거나 주둔하는 나라. 스팸은 1940년대에 하와이에 돼지고기 대체식품으로 상륙했고 오늘날 하와이 사람들이 스팸을 먹는 방법은 라면과 함께 먹거나 스팸 스시로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