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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 야마토의 최후 -10

뚱띠이 2006.04.09 15:24:32
조회 1833 추천 0 댓글 6


"자네가 해치우게!" 4월7일 새벽의 어둠이 걷히자 미해군 정찰기 3개 편대가 항공모함의 비행갑판을 박차고 날아오른 뒤 비와 구름을 뚫고 정찰비행에 나섰다. 그들의 정찰구역은 사분원의 부채꼴로 규슈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태평양, 왼쪽으로는 동지나해까지 걸쳐 있었다. 아침 8시6분, 야마토함대를 발견했다는 제1보가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를 빚기 쉬운 보고였다. 정찰기들은 지그재그로 항해하고 있던 일본함대가 공교롭게도 뱃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고 있던 때에 일본 함대를 발견한 것이었다. 야마토함대가 어저면 규슈 동북단의 사세보군항으로 되돌아가려는 것일까? 기함 벙커힐호의 북적거리는 작전실에는 긴박한 웅성거림이 일었다. 그런 가운데 아침 8시23분, 학수고대하던 정정보고가 들어왔다. "적 함대의 목적지는 오끼나와." 이제는 거기에 대해서 의심할 여지가 없어졌다. 미해군 제58기동함대가 공격에 나설 수 있을 거리까지 다가가려면 앞으로 1시간 반은 더 걸려야 할 것이다. 밋처사령관은 심사숙고한 끝에 참모장 알리 버크대령(사족: 혹시 알레이 버크? 이지스?)에게 잘라 말했다. "오늘 아침 10시에 총공격을 개시한다고 명령해 주게." 관제탑의 통제 아래 항공모함의 갑판이 갑자기 벌집 쑤셔 놓은 듯이 숨가쁘게 돌아가는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전투기, 급강하폭격기, 뇌격기가 차례로 폭음도 드높게 하늘로 날아 올랐다. 그 수는 일본이 진주만공격 때 발진시킨 항공기 수를 훨씬 능가했다. 제58기동함대 제1지대의 샌저신토, 베닝턴, 호네트, 벨로 우드 등등의 항모에서 함재기들이 발진한 후, 제3지대의 항모 에섹스, 바탄, 벙커힐, 캐보트, 핸코크의 함재기들이 뒤따라 이륙했다. 이렇게 해서 132대의 전투기, 50대의 급강하폭격기, 98대의 뇌격기가 서북쪽을 향해 출격했다. 15분 늦게 항모 핸코크에서 발진한 공격기들은 떠오른 직후에 길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아침 10시 45분에는 제4지대의 항모 인트레피드, 랭글리, 요크타운호에서 다시 106대의 함재기가 출격했다. 공격기들이 모두 발진을 끝내자 밋처중장은 버크참모장을 돌아보고 이렇게 말했다. "스프루언스제독에게 내가 야마토돌격함대에 대한 공격을 제안한다고 전해주게. 그리고 '제독께서 그들을 해치우시겠습니까? 아니면 내가 해치울까요?'라고 물어보게." 스프루언스대장은 오랜 세월동안 기다려 왔던 전투함들의 해상 대회전에 몸소 참가하기 위해 자기가 타고 있던 기함인 전함 뉴멕시코호를 이미 데요소장이 지휘하는 제54기동함대에 배속시켜 두고 있었다. 야마토함대가 행운을 잡거나 혹은 미해군의 오산 덕분으로 밋처제독의 함재기들이 친 그물을 빠져 나올 가능성이 아직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데요소장 휘하의 노후한 전함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여전히 필요했던 것이다. 어떻든간에 "흰머리독수리"의 공격을 만류할 명분은 없었다. 그래서 스프루언스대장은 해군사상 가장 짧은 작전명령으로 밋처중장에게 회신했다. "귀관이 해치우게." 첫번째 교전. 쌍발의 거대한 마틴초계비행정 2대가 구름사이를 누비며 몰래 야마토의 뒤를 밟고 있었다. 하늘에서 보니, 일본함대는 납을 깐 테이블 위로 유백색의 칼자욱을 내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회색의 작은 모형 같았다. 야마토의 후갑판에 있는 주포탑에서 연기가 피어 올랐다. 한 비행정 뒤쪽에서  포탄이 작렬하면서 큰 먹구름 같은 연기가 퍼졌다. 기체는 심하게 흔들렸으나 피해는 없었다. 야하기의 함상에서 하라함장이 양미간을 찌푸렸다.날씨가 재앙을 부를 것만 같았다. 구름 사이로 이따금 비치는 눈부신 햇살이 거리의 목측을 그르치게 하고 가끔 뿌리는 스콜도 정찰기의 눈을 가릴 만큼 세차지 않기 때문이었다. 야하기가 앞장을 서서 지그재그로 항진하고 그 뒤로 8척의 구축함이 서로의 항적을 엇갈리게 하면서 역시 지그재그로 달리고 있었다. 야하기의 대공용 5.9인치(15cm)고사포의 포탑과 숲처럼 치솟은 25mm 기관총들이 2대의 미군 초계비행정을 겨냥했다. 순양함 야하기는 꽤 많은 화기로 철통같이 무장되어 있었고 사수들은 그 막강한 화력을 퍼붓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했다. 그러나 아직은 일렀다. 적이 더 다가올 때까지는 탄약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구축함 아사시모가 어딘가에 고장을 일으킨 모양이었다. 뭉툭한 2개의 연통에서 황록색의 연기를 단속적으로 뿜고 있었다. 아사시모는 천천히 뒤로 처지면서 "기관고장임"을 알리는 깃발신호를 올렸다. 믿음직하고 노련한 구축함 아사시모가 좌현뒤쪽을 호위하고 있었기에 지금껏 마음 든든했던 하라함장은 불안해졌다. 그러나 야마토호의 함상에서는 낙관적인 분위기가 일고 있었다. 어제 있었던 가미까제특공대의 육탄공격으로 미군 항공모함들의 기능이 마비된 것이 틀림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군은 정찰기를 날리고 있지만 치열한 파상공격을 필만큼 충분히 많은 함재기를 긁어모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던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새로 보급된 삼식탄을 실험해 볼 절호의 기회였다. 후갑판 주포탑의 고사포들이 구름 사이로 들락날락하는 유령 같은 비행정의 그림자를 겨냥해서 일제히 불을 토했다. 순간 연통 뒤쪽의 모든 상부 구조물이 무연화약이 터지는 구름에 휩싸여 버렸다. 질겁을 하며 구름 속으로 숨어 버리는 적 비행정을 보고 아리가 함장은 낄낄 웃었다. "저 친구들, 혼비백산했을 거야." 주레이다실에서는 사병들이 요시다소위를 에워싸고 둥그렇게 둘러 앉아서 전투 전야에 특별히 지급되는 천황의 하사품담배를 피우거나 포켓용 위스키를 돌려가며 한모금씩 마시고 있었다. 전투 전에 상하 격식을 떠나 서로 술을 나눠 마시는 것은 일본해군에서 일종의 상례적인 일이자 어떤 때는 행사이기도 했다. 소년병 출신 전령이 무척 즐거운 표정으로 "오늘 밤참은 단팥죽입니다."라고 보고를 했다. 요시다소위가 함교에 들렀더니 모두들 놀랄만큼 마음 편하게 쉬고 있었다. 누군가가 알렸다. "오끼나와까지의 중간지점에 다다랐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공용 레이더가 서남방향에 250대 가량의 적기를 포착했다. 작고 까만 구름과 같은 덩어리가 이윽고 구름을 뚫고 벌떼처럼 쫙 퍼지더니 좌선회를 하기 시작했다. 아리가함장의 명령이 한매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 "대공전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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