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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AoM S5 3화 디 인터내셔널 한자이 컨스피러시 #1

더라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9 20:06:51
조회 537 추천 13 댓글 14
														


닌자 슬레이어 AoM 시즌 5

1화 스텝스 온 더 글리치 #1 / #2 / #3 / #4

2화 스쿨걸 어쌔신 사이버 매드니스 #1 / #2 / #3 / #4 / #5 / #6

3화 디 인터내셔널 한자이 컨스피러시 #1






[이 계정(@NJSLYR)은?]

· 사이버 펑크 닌자 액션 소설 '닌자 슬레이어'의 최신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부디 팔로우해주세요!


· 일련번호가 붙은 트윗이 연속으로 투고될 때는 연재 도중입니다. 이제부터 연재가 있을 예정입니다.


[닌자 슬레이어의 세계]

달이 부서진 때로부터 10년. 국가는 붕괴하고 암흑 메가코프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힘의 시대'. 시민들은 밤낮없이 전자 네트워크에 탐닉하고, 기업은 피투성이 분쟁을 반복한다. 테크의 중심은 거대도시 '네오 사이타마'. 사악한 헤이안 시대의 지배자 '닌자'가 암약하는 세계다.


[닌자란?]

헤이안 시대를 카라테로 지배한 반신적 존재. 그들은 수수께끼의 하라키리(할복) 의식을 치르고 역사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지금. 킨카쿠 템플로 사라졌던 그들의 영혼이 돌아왔다. 강림하는 닌자 소울에 빙의되어 인간과는 동떨어진 힘을 얻은 자들. 그들이 바로 이 말법 시대의 '닌자'인 것이다.


[닌자는 어떤 놈들이지?]

· 나쁘다. 인지를 초월한 힘을 갑자기 손에 넣은 자들은 정신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타인에게 공감하는 마음을 잃고 폭력을 서슴지 않으며 욕망에 충실해진다. (다만 예외는 존재한다)

· 닌자를 아는 이는 아직 적다. 갑자기 그들을 목격한 시민들은 격렬한 정신적 쇼크를 받는다.


[어떤 테크놀로지가 있어?]

Y2K라는 비극 이후, 일그러진 역사가 형성되었다.


전자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사람들은 종종 목에 LAN 소켓을 증설하여 UNIX에 유선 접속하는 것을 통해 속도의 힘을 얻는다.


사이버네틱스 기술이 발전했기에 전투용 의수를 이용하는 자들도 많다.


[그 외에 지금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어?]

딱히 없어.


이번 편에도 등장하는 것은 대부분 신규 인물들 뿐입니다.


......시작합니다.




◆◆◆◆◆◆◆◆◆◆




리론 케미컬사 헤드오피스 13층. 통로는 검게 칠해져 있고, 같은 간격으로 배치된 화분에는 난초꽃이 심어져 젠의 아트모스피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완만하게 굽어지는 통로의 형상마저 그 젠에 보탬이 되도록 디자인된 것만 같았다. 그 젠을 흐트러뜨리듯 그녀는 전력질주하고 있었다. 1


"빌어먹을." 카치구미 사라리맨답지 않은 욕설과 함께 그녀는 뒤쪽을 보았다. 여러 개의 발소리.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니 또 카본 후스마 셔터가 있었다. 그녀는 몸을 숙여 후스마 도어 옆에 설치된 작은 패널을 들여다보았다. 『권한 확인을 해주시와요』 전자음성. 망막 인증을 통과한다. 2


살인적인 속도로 열리는 후스마 도어 안쪽으로 그녀는 주저없이 파고들었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다시 질주를 시작. 이미 '물건'은 얻었다. 데이터는 그녀의 목덜미에서 사원증과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 살아서 돌아가는 일뿐. 아니, 돌아간 뒤에는 거친 교섭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다. 지금은 그저 살아서 빠져 나가는 것. 3


통로가 확장되고, 후스마 도어는 전방과 좌측. 우측에는 사내 음료 자판기다. 『맛있으려나? 피로를 날려버리지 않겠습니까?』 그녀의 접근을 감지하고 무기질적인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얏-!" KRASH! 순간적인 분노에 휩싸여 그녀는 자판기를 때려 부쉈다. 전방 후스마 도어 안쪽에 기척이 느껴진다. 그렇다면 가야할 길은 좌측 후스마 도어다. 4


다시 한 번 망막 인증. 그녀는 구르듯이 오피스 에리어 '총무 2과'로 들어갔다. UNIX 설비가 늘어선 그곳에서 혼자 작업하던 잔업 사라리맨이 그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아이엣!? 누구......" "아, 신경쓰지 마시길." 그녀는 애교있는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잔업 사라리맨은 공포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미심쩍음을 느꼈다. 5


"무슨 일......" 대답을 들을 것도 없었다. 그녀는 잔업 사라리맨의 망막에 비친, 거울상 속 자신을 보았다. 모자이크를 방불케 하는 영상의 흐트러짐이 콤마 몇 초. 거기에는 여성 사원이 아니라 검은 장발, 마구 난 수염, 검은 안대를 쓴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칫." 그녀, 아니...... 그는 혀를 찼다. 짓수의 시간 한계다. 6


"아이에에에에!" 잔업 사라리맨이 비명을 지른다. 비명이 멎었다. 그가 잔업 사라리맨의 목을 붙잡고 힘을 주었다. "아바바밧......" 거품을 물며 기절하는 잔업 사라리맨의 망막 너머, 그는 자신의 짓수가 다시 효과를 거두는 것을 확인했다. 그의 모습은 다시 일그러져 잔업 사라리맨과 판박이가 되었다. 7


축 늘어진 가련한 사라리맨을 바닥에 버린지 1초 뒤, 후스마 도어가 열리고 총을 겨눈 무장 사원이 눈사태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무브무브무브!" "아이에에에!" 그는 잔업 사라리맨답게 비명을 지르며 양손을 들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그만두시죠!" 8


"산업 스파이가 침입했습니다." 선두의 무장 사원이 총을 겨눈 채 말했다. "ID를 확인하게 해주시죠. 만약을 위해 망막 인증......을......" 무장 사원은 설명 도중에 얼어붙었다. 사무실 책상 뒤에서 삐져나온 쓰러진 직원의 발이 시야에 들어온 것이다. 잠깐 뒤에 백너클이 무장 사원의 안면을 박살내고 있었다. "아밧-!" 9


"재수가 없는 것도 정도라는 게 있지......" 튀어오르는 혈액과 치아를 피하면서, 잔업 사라리맨 모습을 한 그가 욕설을 뱉었다. 이미 알고 계시리라. 이 도주자는 닌자인 것이다. 닌자는 상징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의 경우, 그 이름은 페일 시걸이다. "적이다...... 아밧-!" 두번째 사원에게 춉 찌르기를 꽂아 목숨을 끊는다. 10


"무브무브!" 세명째, 네명째! BLAMBLAMBLAM! 발포! 총구의 불빛이 번쩍이는 가운데, 페일 시걸은 위로 뛰어서 천장을 박찼다. 공중 돌려차기가 세번째 사원의 목을 날려버리고, 몸을 비틀며 날린 이단 발차기가 네번째 사원을 덮친다! 네번째는 "이얏-!" 발차기를 받아냈다! 그대로 붙잡는다! "무슨......" "이얏-!" 11


KRAAASH! 페일 시걸은 UNIX 데스크에 쳐박혔다. 흩뿌려지는 사무용지의 눈보라 속에서 페일 시걸은 옆으로 굴러 추격타 팔꿈치 떨구기를 피해냈다. 그대로 백 덤블링을 두 번 구사하고 착지와 동시에 오지기했다. "도-모. 페일 시걸입니다." 아이사츠다. 난투 도중에 어째서? 12


왜냐하면...... "도-모. 페일 시걸=상." 보라. 상대도 아이사츠에 응하여 오지기를 돌려준다. "논리니어입니다." 그들은 아이사츠를 나눴다. 왜냐하면 이 무장 사원 또한 닌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쿠사 배틀에 임함에 있어서 아이사츠는 절대적인 예의범절. 고사기에도 쓰여있다. 13


"그 눈." 페일 시걸이 신음하듯 지적했다. 논리니어의 두 눈은 불가사의한 색채를 띠고서 맥박치고 있었다. "조금 전 내 짓수를 들킨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만 납득이 됐다. 네가 비닌자 쓰레기들 사이에 섞여서 경계하고 있었던거냐? 어떠한 종류의 간파 짓수인 거로군." "그렇다. 도둑놈아." 14


"상성이 최악이군." 페일 시걸이 자조적으로 웃었다. "생각해보니 오늘은 아침부터 운이 없었어. TV를 키자마자 제일 먼저 나온게 미치구라 키토미의 얼빠진 얼굴. 딜리버리로 받은 스시에는 와사비가 빠져 있었지." "그거 참 운이 없었군." 논리니어가 대답했다. "하지만 쇼유(간장)가 빠진 것보다는 낫겠지." 15


"와사비건 쇼유건 아무래도 좋아." 페일 시걸이 뒤로 물러났다. "운이 진짜 없는 건 말이야, 논리니어=상. 고백하자면 나는 카라테가 그닥이라는 거지......" "그 말이 사실인지 지금부터 확인해주마." 논리니어가 카라테 자세를 취하고...... 페일 시걸의 일그러진 미소에 주먹이 꽂혔다. 16


"이얏-!" "끄악-!" 카라테 샤우트와 비명이 사무실에 울려퍼지고, 페일 시걸은 등부터 벽에 쳐박혔다. 신단에 장식되어 있던 '정시퇴근'이라 적힌 쇼도(서도)가 떨어져 산산조각났다. 논리니어가 땅을 박찼다. "이얏-!" "이얏-!" 돌진하면서 페일 시걸은 옆으로 굴러 이를 피해냈다. 17


몸을 일으키자 그는 더 이상 잔업 사라리맨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안대 차림으로 정체를 드러낸 상태였다. 미묘한 상황이다. 이로써 후스마 도어에 망막 인증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된다고 해도 적대하는 닌자와 싸우면서 패널에 멍청하게 얼굴을 들이댈 여유 같은 것은 없다...... "뭐야?" 그는 논리니어의 옆을 보았다. 18


"정말로 카라테가 모자라군." 논리니어가 페일 시걸을 응시한채 중얼거리듯 말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그런 시시한 블러프를." "......" 페일 시걸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저 웃는다. '운이 없었다'의 극치다. 초자연적인 사신까지 나타날 줄이야. 예기치 않게 출현한 검고 앱스트랙트한 그림자가 논리니어의 머리를 붙잡았다. 19


"끄악-!" 천천히 논리니어의 몸이 들려올라간다. 페일 시걸은 검은 그림자의 등 뒤 UNIX 설비가 불꽃을 튀기고, 모니터가 깜빡이며 정체불명의 한자를 커다랗게 띄운 모습을 목격했다. '범죄(汎罪)' 라고. "한자이(*)." 그가 신음했다. 급속도로 실체화하면서 그림자가 말했다. "데스 라이유의 파멸을 알라." 20

(* 범죄의 일본어 발음)


"아, 아." 논리니어가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데스 라이유는 바야흐로, 확고하게 신체를...... 후드가 달린 닌자 장속을, 기분 나쁘게 빛나는 눈동자를, 사악한 멘포(복면)를 지닌 모습이었다. 논리니어는 저항하려고 했다. 데스 라이유는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뜨고, 논리니어의 육체를 맨손으로 둘로 찢어발겼다. 21


사츠바츠(살벌)! "사요나라!" 무참하게 파괴된 논리니어의 폭발사산이 일으킨 바람을 헤쳐나오며 데스 라이유가 페일 시걸에게 다가왔다. 끝장이다. ......하지만 데스 라이유는 몸을 숙여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페일 시걸은 주저했다. 무장 사원 증원군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될 대로 되라. 그는 손을 잡았다. 22


금세 시야에 01 노이즈가 그득 차고, 증원 무장 사원이 돌입하는 소리는 꿈결처럼 멀어지다 희미해졌다. 이렇게 해서 페일 시걸은 초대를 받았다. 스카우트된 것이다. 한자이샤(범죄자)로서. ㅡㅡ'한자이 컨스피러시'라는 수수께끼의 조직의 존재를 그가 알게된 것은 이 순간이었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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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인터내셔널 한자이 컨스피러시] #1




발 아래, 수평선, 머리 위. 터무니 없을 정도로 계단들이 겹겹이 이어진 광경이, 부유하는 바닥과 컨퍼런스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었다. 펜로즈의 계단처럼 비현실적인 광경이다. 실제 이곳은 현실의 물리세계가 아니었다. 지구상, 혹은 궤도상 어딘가에 감춰진 'VPN' 지평에 만들어진 특수한 전자 코토다마 공간이었다. 24


뒤집혀진, 혹은 비스듬한 계단을 천천히 밟아 나아가 컨퍼런스 테이블로 다가가면서, 페일 시걸은 다시 '그들'을, '이 땅'을, '한자이 컨스피러시'를 알게된 계기가 되었던 과거의 자신이 저지른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100년도 더 된 옛날 일 같았다. 25


계단을 따라 걸어 컨퍼런스 좌표에 접근하자 암호화된 간부들의 대화가 또렷해진다. 『전자 아편 거래 섹션의 수지 보고......』 『오무로 · 소포 사기의 수익은 2분기와 비교해서 220%......』 『뒷세계 오이란 섹션에서 보고. 수집된 센시티브한 정보에 관련하여 확인 사항이......』 26


컨퍼런스 상공에는 발광하는 명조체 문자 홀로그램. 대략 100개의 이름이 줄지어 있다. 이름 옆에는 그 서열의 근거를 보여주는 수치가 있다. 수치는 '범죄지수'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월례 세계범죄회의에서의 성과보고에 따라 지수는 업 · 다운된다. 톱 랭커는 파리 지부에 소속된 '로키'다. 27


당연히 그 범죄 랭킹에는 페일 시걸의 이름도 있었다. 그의 위치는 현재 61위. 글리치 노이즈가 일어나며 종종 '범죄야말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든다', '범죄란 최첨단 아트', '변화가 있으라. 그것이 범죄일진저.' '무능자와 배신자에게 죽음을' 같은 주술적 문구가 잠깐 떴다가 사라진다. 28


페일 시걸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끼워져있었다. 이것은 물리 세계에 있어서 UNIX를 이 VPN 코토다마 공간에 접속하기 위한 동글(dongle) 키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전자적으로는 본인인증 배지라는 역할이 있다. 그가 접근함에 따라 컨퍼런스 자리에 침묵의 잔물결이 펼쳐졌다. 당연한 경계다. 29


"......제군." 침묵을 깬 것은 홀을 내려다보는 자리를 방불케 하는 1레벨 상위의 고도에 위치한 지점에 앉아있는 존재가 던진 말이었다. 보라색 슈트를 몸에 두르고, 보라색 닌자 두건을 쓰고 있었다. 오른쪽 눈에만 뚫린, 안이 들여다 보이는 구멍에 과시하듯 외알 안경이 장착되어 있었다. "그를 환영하게. 충분한 범죄 야심의 소유자야." 30


"호오." "저건 분명......" "모르겠군." "과연, 프로페서가 불러들인 것이라면......" "어느 정도의 인물일까?" 테이블을 둘러싼 20명 정도의 사람들의 속삭임을 앞에 두고도 페일 시걸은 동요하는 일 없이 대기. 오히려 값을 매기듯 각 계정에 ping을 보냈다. 그들은 전세계 각 지부의 대표자였다. 31


정체를 아는 자도 있고, 거의 완전한 익명 존재도 있다. 가령 로마 지부의 대표자인 크리미나투스는 '데우스 엑스 크리미나'의 수령으로 알려진 무시무시한 범죄자다. 하지만 결국, 대부분은 비겁자 혹은 건달집단이다. 예전에 페일 시걸이 그랬던 것처럼. 32


암흑 메가코프 및 논리성교회에게 구축당하여 머지않아 자멸할, 정도의 낮은 존재. 범죄에 손을 대는 자는 결국 궁지에 몰린 어리석은 자들이다. ......그랬을 터였다. '프로페서'가 데스 라이유를 파견하고, 구제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33


내려다 보는 자리에 앉은 프로페서가 다리를 고쳐 꼬았다. 보고가 재개된다. '젠 · 미라이사 CEO를 유괴하는 계획은 순조롭습니다. 다음 회의 때는 화려하게 그 결과를 전달드릴 수 있을 겁니다." LA 지부 대표가 거리낌 없이 계획의 일부를 밝혔다. 놀라운 범죄다. 하지만 만장일치로 세운 계획이기 때문에 밝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34


"저희는 말이죠오...... 게랍니다, 게. 게게." 아타라시 · 사이베리아 지부 대표가 크게 몸짓했다. "히히...... 불법 게 채취 어선단을 완벽하게 조직해 놨답니다. 기업 놈들은 우리들의 암약도 모른 채 루틴을 방불케 하며 당연히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가...... 말 그대로 피바다가 되었답니다." 처참한 영상. 35


완전무장한 복합기업선단이 익사한 참치를 방불케 하며 어둠의 바다로 잠겨간다. 개미를 방불케 하듯 뿔뿔이 떨어지는 무장 사라리맨. 비웃으며 대량 학살을 지켜보고 있던 것은 '게 대어'라는 깃발을 내건 소형 고속정 무리와, 갑판에 홀로 서있는 닌자였다. 그 모습은 악몽과도 같았다. 36


"실제, 게는 붉은 다이아몬드니까요." 리오 지부 대표가 수염을 신사적으로 쓰다듬었다. "제 쪽으로도 부디, 몫을 나누어 주시길 바랍니다. ...... 음음...... 저희들은 뭐어, 보잘것 없는 것들이지만." 처참한 모습.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정좌한 머리 없는 시체의 대열. "보시다시피 이로써 전자 아편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졌습니다. 37


"아-...... 제 차례인가요?" NY 지부 대표자가 어긋난 안경 위치를 고쳐 잡았다. 와이어 프레임 삼면도가 상공에 투사된다. 참가자들이 웅성거렸다. "그렇습니다." NY 지부 대표자가 인정했다. "누테크사의 핵탄두를 빼돌리는 것을 성공시켰습니다. 보관 장소에 대해서는 뭐, 현재 검토중인 상황이라고 해야겠지요." 38


"하하하!" 높은 자리에서 '프로페서'가 손뼉을 치며 쓴웃음을 지었다. "검토중이라니 정말 곤란한 이야기군. 그러면 다음은......" 차가운 눈이 남극 지부 대표를 바라보았다. 두툼한 보어 재킷을 입은 남자가 움찔거리며 일어섰다. "죄...... 죄송함다! 추위 때문에 이번 분기는 그, 잘 풀리지 못했습죠." 39


"추위라. 과연." 프로페서는 조금 생각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퉁겨 울렸다. "아이엣." 남극 지부 대표의 발밑에 네모난 전자 구멍이 뚫리더니 그는 순식간에 빨려들어갔다. 반응 소실. 한순간의 침묵 후 참가자 일동은 실소했다. 그는 숙청된 것이다. "......자. 이 정도인가?' 프로페서가 확인했다. 40


"드디어 이번 회차의 주요 의제로 들어가려는 참인데......으음." 프로페서가 헛기침을 한 뒤 페일 시걸을 보았다. 그의 모든 뉴런이 쥐어 짜이는 것만 같은 감각을 호소했다. 똑바로 이쪽을 보자 이상할 정도로 반짝이는 지성을, 싫어도 알 수 있었다. 추정 지능지수 4000이 넘는 눈동자다. "안타까운 소식과 의미 있는 소식이 있네." 41


프로페서 오브 한자이의 말은 종종 아무렇지도 않게 던진 것도 수수께끼가 되곤 한다. 대표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도는 와중, 그가 다음 말을 이었다. "안타까운 것은 즉, 우리 조직에 이제부터 또 한 명의 결원이 발생하는 것이지. 의미 있는 점은 즉 그것을 통해 조직이 보다 유연해지고 견고하게 다시 단련된다는 것이야. 경사로군......!" 42


"오해다!" 회의 참가자 중 한 명이 당황하여 샤우팅을 내지르며 일어섰다. 네오 사이타마 제1지부장, 익명 계정이다. "다른 누군가가 발목을 잡은거다! 나는 무고해! 함정에 빠진 거라고!" "후......" 페일 시걸은 차갑게 웃다가 갑작스럽게, 말을 끊었다. "아직 아무도 당신을 고발하지 않았거든." 43


제1지부장이 머쓱해져서 멈췄다. 프로페서가 회의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이쪽의 No.61 페일 시걸=상이 훌륭한 지혜를 발휘해서 네오 사이타마 제1지부장의 유감스러운 배신 행위를 미연에 저지해 주었다." "결원 자리에 들어간다쳐도 남극쪽 의자에 앉고 싶지는 않았는지라. 44


"무, 무슨 바카같은...... 나는 결백......!" "내 저지(심판)이 틀렸다는 뜻인가?" 프로페서가 외알 안경을 손가락으로 고쳐 썼다. "자네가 나보다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겐가? 증거는 모두 정밀하게 조사했네. 자네의 목숨 하나로 넘어가도록 하지." "아...... 아!?" 제1지부장의 익명 베일이 사라진다! 45


드러난 것은 '야지마 슈나이더'라는 이름과 IP. 페일 시걸은 미간을 찌푸렸다. 네오 사이타마에 주재하는 오무라 고관의 이름이 아닌가. 자신이 몰아붙인 상대는 예상치 못한 유명인물이었던 것이다. "거짓말이야! 아, 알 바냐! 나는 이만 시츠레이(실례)하지!" 야지마가 발길을 돌려 달려나가 로그오프했다. 도주다. 46


프로페서의 어깨가 살짝 흔들렸다. 웃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순간, 페일 시걸은 높은 자리에 앉은 그의 등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존재가 있음을 깨달았다. 힘이 흘러넘치는 그 그림자가 움찔하더니 사라졌다. ......몇 초 뒤. 모니터창 화면이 공중에 생겼다. 나무아미타불. 그 중계영상 화면이 비춘 것은 목이 뽑혀서 땅에 엎드려 있는 야지마의 시체였다. 47


모가지를 거리낌없이 붙잡은 채, 처형인이 감시 카메라 중계 화면에서 걸어 나갔다. 페일 시걸은 신음했다. 처형인 데스 라이유의 무시무시함은 몇 년 전, 처음 목격한 그 날 이래로 결코 빛바래지 않았다. 프로페서가 손가락을 울리자 페일 시걸은 자신이 제1지부장의 의자에 앉아 있음을 깨달았다. 48


순식간에 참가자들 모두의 시선이 다시 페일 시걸 쪽으로 쏠렸다.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가 진정한 출발점이다. 한자이를 알고 거미의 반지를 얻은 그 때, 자신이 목표로 할 경지는 정해졌다! "환영하네, 페일 시걸=상. 임시 입장을 진짜로 만들기 위한 퀘스트를 내리지." 49


페일 시걸은 자신의 반지를 잠깐 보았다. 거미 장식 반지는 진홍색으로 색이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그 위에 '가(假, 임시)'라는 한자가 씌워져 있었다. 그는 입가를 일그러뜨리며 웃었다. "그래서, 퀘스트라는 것은?" "도둑질일세." 프로페서가 즉시 대답했다. "표적은 달의 돌...... 부기맨의 달의 돌이야. 페일 시걸=상." 50


[계속]




------------------



죄송하게도 어제 12시 넘는 시간까지 실시간 연재가 이어지면서 중간에 졸다가... 어설프게 번역된 부분이 많았는데 되는대로 다듬었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적에게 당당하게 본인 카라테가 약하다고 밝히는 닌자는 참 오랜만이네요. 특히 S4는 산시타는 아예 등장할 여지가 없는 시즌이었다보니 ㅋㅋㅋ

(물론 자나두가 있긴 하지만요 ㅎ)


여전히 딱딱해서 읽을 때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거나 오탈자를 찾으셨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아, 이번에 등장한 조직 한자이 컨스피러시에 대해서는 다른 트랜슬레이터 제형이 번역해 준 아래의 작품을 읽어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https://gall.dcinside.com/m/ninjaslayer/45917

 




닌자 슬레이어 Twitter 계정 (https://twitter.com/njslyr)

diehardtales 가이드라인 (https://diehardtales.com/n/n96e186db18ff)

본 번역은 공식 번역이 아니며, 일체의 수익성 활동은 없다.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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