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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어 사인 오브 한자이

클론야쿠자(14.11) 2024.04.09 23:04:58
조회 3444 추천 15 댓글 8
														

【어 사인 오브 한자이】


대기권을 둘러싼 푸른 하늘과 눈 덮인 뾰족한 바위면. 두꺼운 중금속 오염 구름도 마터호른 산의 고귀한 땅까지는 닿지 않는다. 트렌치 코트에 헌팅모자를 쓴 국제탐정 후지키도 켄지는 스키막대가 든 륙색을 등에 짊어지고 홀로 도보로 알프스 능선을 오르고 있었다. 1


세트와의 싸움에서 입은 부상을 드래곤 도조에서 치유하자마자 후지키도는 바로 여행 채비를 차린 다음 다시금 유라시아 대륙 전 지역을 순회하며 리얼닌자의 활동 흔적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2


그는 늘 걸어다니는 여행을 좋아했다. 비행기로는 순식간에 지나쳐 버리고 마는 세계의 어두운 구석에도 사악한 닌자는 반드시 숨어 살며 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또한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대자연 속을 걸어다니는 것도 후지키도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다. 3


한때 네오 사이타마나 교토의 다양한 센세이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웠듯, 국제탐정이 된 지금 후지키도는 웅대한 자연과의 커넥트에서도 크나큰 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4


시야의 끝, 저 멀리 남쪽. 오징어 먹물을 방불케 하는 오염 구름의 바다 저편에는 암흑 메가코퍼레이션이나 논리성교회의 위성궤도 엘리베이터들이 얏코 다코(에도시대 무가 하인의 모습을 본떠 만든 연)를 방불케 하듯 흔들리고, Wi-Fi체펠린의 대규모 무리가 하늘을 압도한다. 하지만 이 영봉 마터호른의 산봉우리에는 과도한 상업주의나 AI 드론이 다가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 있는 것은 젠뿐이다. 5


후지키도는 다시 능선 하나를 오른다. 알프스 산맥의 차디찬 공기를 맛보며 골짜기 틈새의 눈 아래서 봉오리를 내미는 식물을 바라본다. 젠을 방불케 하는 광경이다. 여기서 잠시 휴식하며 밧테라 스시를 먹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려던 그 때, 6


후지키도는 문득 깨달았다. 전방의 골짜기... 거대한 바위 아래에 깔린 갈색 모직슈트를 입은 남자를! 나무아미타불! 그자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7


후지키도는 달려갔다. 거대한 바위에 깔린 그 초로의 사내는 잘 단련된 반 사이버네의 육체를 고급 모직슈트로 감싸고 있었다. 고품질 모자에 단안경형 망원 사이버네아이. 약간 신경질적인 수준으로 정돈된 회색 머릿결. 오른팔의 최신식 사이버네틱스는 망가져 파직파직 불꽃을 흩날리고 있었다. 8


그의 몸뚱아리는 보이지 않고 대부분이 바위 아래에 깔려 있었다. 상당히 많이 피를 흘리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후지키도는 망설임 없이 거대한 바위에 양 손과 왼 어깨를 대었다. 암석의 질량은 몇 톤이나 될 것이다. 힘을 모은다. 후지키도의 온 몸에 카라테가 순간 흐른다! “이이이야아아아아앗-...!” 9


후지키도의 눈동자가 검붉게 빛났다. 목에 감긴 머플러가 폭발적으로 코트 밖으로 휘날려 오렌지색의 불꽃 윤곽을 띈다! “...이얏-!” 유난히 큰 카라테샤우트가 알프스 산봉우리에 메아리쳤다. 마지막으로 크게 한번 밀자 마침내 암석은 남자를 놓아주고 옆 절벽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달인! 10


“아아......” 바위에 깔리는 형벌에서 해방된 모직슈트 남자는 위를 향해 누운채로 눈을 뜨고 후지키도를 올려다보면서 쥐어짜내듯 소리냈다. 그리고... 웃었다. 빈사의 부상을 입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온화한 웃음소리였다. “자네의 이름은 알고 있네. 국제탐정, 후지키도 켄지였지...?” 11


“그대... 설마 로베르=상이 아닌가?” 후지키도는 놀라며 남자의 옆으로 구부려 다가왔다. 그리고 서로 시선을 마주하며 확신했다. “국제탐정 로베르 무라카미=상... 이지 않은가!?” “바로 그렇다네. 후지키도=상. 아아... 설마 인생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이 자네처럼 믿음직스러운 동업자가 될 줄이야.” 12


국제탐정은 전세계적으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은 수만이 존재한다. 두 사람의 국제탐정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마주치다니, 개기일식이 일어날 정도로 낮은 확률이다. 실제 후지키도가 지금까지 로베르와 직접 얼굴을 본 적은 없고, IRC메세지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 양측 모두 그런 사람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13


국제탐정이란 한명한명이 고독한 늑대를 방불케 하는 존재로, 결코 무리지어 모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들은 다른 국제탐정의 동향에 관해서는 늘 관심을 가지며 가슴 깊은 곳에서 서로에 대해 리스펙트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14


세계 어딘가에서 다른 국제탐정이 이뤄낸 그 위업과 명성만이 IRC-NET의 바람을 타고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다른 국제탐정에게 도착한다. 그리고 이렇게 실제 만나게 된다면 그들은 직감적으로 눈 앞의 상대가 어떠한 자인가를 순식간에 깨닫게 되는 것이다. 15


“로베르=상! 누구에게 당한것인가...! 닌자인가!?” 후지키도는 바위에 깔린 로베르의 몸을 보았다. 중사이버네 시술자라 할 지라도 더이상 방도가 없다는 것이 일목요연했다. 로베르 무라카미는 지금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의 목소리는 맑디맑은 하늘처럼 청명했다. 16


“아니, 아니야. 닌자가 아니야. 내 스스로의 방심이 나를 죽이는걸세. 그보다도, 이것을... 자네에게 맡기고 싶네.” 로베르가 반쯤 부서진 사이버네 프레임을 삐걱이며 은색 메카 암을, 어색하게 고급 모직슈트 가슴팍에 넣었다. 그리고 봉인되지 않은 한통의 편지를 꺼냈다. 17


“자네에게 맡기지. 먼저 이걸 안전한 장소까지 옮겨주지 않겠나...? 내용물을 읽어보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네.” “알았다. 반드시 안전하게 옮겨주지. 그리고...” 후지키도가 봉투를 자신의 코트 안주머니에 넣고 양 팔을 로베르의 등과 어깨 아래에 넣었다. “그대도다. 서두르면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18


후지키도는 빈사가 된 로베르를 옮기려 하였다. 살아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니, 내게 묫자리는 필요없다네, 후지키도=상.” 로베르 무라카미가 웃으며 거절했다. “내버려두게. 나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알아버렸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말이야.” 19


“이 늙어빠진 뉴런조직 구석구석, 뇌내기억소자 구석구석까지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마땅할 어두운 비밀들이 한가득 들어있다네. ...내게 무덤은 어울리지 않아.” “무언가 내가 이어받아 해 주었으면 하는 일은 없는가.” “아아... 자네는 착각하고 있네, 후지키도=상.” 20


“내가 이 땅에서 묻어버리고 싶은 비밀이란게 수사중인 무시무시한 사건이나 비슷한 무언가라고 생각했던게지? 그와 관련된 내용은 방금 전 봉투에 들어있는 것이 전부다. 내가 말하는 비밀은 내가 살면서 만난 수많은... 친구, 의뢰인, 그리고 그 가족들의 개인적인 비밀에 대해서야...” 로베르가 기침하며 전자음성이 섞인 피를 토했다. 21


“요람에서 무덤까지 온갖 비밀이 폭로되고 IRC-SNS에 업로드되는 시대다. 하지만 영원히 밝혀져서는 안되는 것 또한 이 세계에 있는것이야. 후지키도=상... 소문대로라면 그대는 닌자였지?” 그는 다시 후지키도의 눈을 보았다. “...그렇다.” 후지키도가 끄덕였다. 22


“죽으면 스스로 폭발사산해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말 그대로다. 고사기에도 그리 적혀 있다.” “아아... 지금 이 순간만큼 자신이 닌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나는 슬퍼하거나 하진 않는다네, 후지키도=상. 자네와 만나 단서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으니.” 23


“...이제 미련은 없어.” 로베르는 남은 힘을 쥐어짜내 몸을 일으켜 옆으로 굴러가려 하였다. 그 끝에는 절벽이 있다. 그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후지키도는 금세 깨달았다. 그리고, 그렇기에, 국제탐정 로베르의 행동을 막으려 하지 않았다. 대신 말없이 시선을 교환하고는 끄덕였다. 24


“그럼 작별이다, 젊은 국제탐정...! 정진하거라. 앞으로 30년 정도 힘내면 내 영광 발가락 끝에나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대로 그는 바닥을 모를 정도로 깊은 절벽을 향해 스스로 몸을 내던졌다. 가끔씩 바위에 세게 부딪혀 불똥을 휘날리며 국제탐정 로베르는 멀어져간다. 25


마침내 그 모습이 미립자처럼 작아져 마터호른 골짜기를 감싼 잿빛 안개 속으로 사라져갈 무렵. “...오탓샤데!” KA-DOOOM! 로베르 무라카미는 외치고 폭발사산했다. 그는 닌자가 아니다. 자신의 사이버네에 장치되어 있던 자폭장치를 작동시켰던 것이다. 26


“로베르=상, 오탓샤데.” 후지키도는 절벽 밑바닥에서 피어오르는 절벽을 향해 손을 모아 기도를 올리고는 로베르에게 막 부탁받은 작은 봉투를 열었다. 거기에는 접혀있던 양피지 수사메모, 그리고 해골 모양의 거미가 새겨진 으스스한 반지가 하나 들어 있었다. 27 


“이건 대체...!” 그는 로베르가 남긴 반지에서 예사롭지 않은 아트모스피어를 느꼈다. 수수께끼의 국제 닌자범죄조직, 즉 『한자이(범죄) 컨스피런시』와 국제탐정 후지키도 켄지의 싸움이 지금 막 시작된 것이다! 28


【어 사인 오브 한자이】 끝


방금 막 트위트오에 공개된 에피

아니 이거 분명 읽은 기억이 있는거 같은데 왜 다이하드테일즈 찾아봐도 안나오지 아니 이 찜찜한 기분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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