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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전쟁 -10-

김유식 2003.04.02 14:35:04
조회 2680 추천 0 댓글 0

범죄와의 전쟁 선포 뒤 구속을 피해 부산에서 밀항하여 오사카로 도망 갔던 유형남은 이중은과 교분이 있던 한 재일 교포를 찾아갔었다. 가네무라(金村)라는 이름의 이 재일 교포는 숨겨주기를 원하는 유형남의 요구에 흔쾌히 아파트를 내주었고 자신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간단한 일이라도 하도록 주선해 주었다.   한국계 술집들이 많이 모여있는 오사카 신사이바시(心齊橋)의 한 클럽에서 소일하며 매니저(웨이터)일을 하던 유형남은 몇 달간은 말이 통하지 않아 조용히 지냈으나 일본어를 익히면 익힐수록 주먹을 사용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유형남은 비록 매니저의 신분이었으나 가네무라의 소개로 신사이바시 지역의 젊은 야쿠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그러나 비자는커녕 여권도 없던 터라 행동의 제약을 많이 받게 된데다 가끔씩 주먹도 휘두르다보니 조직이 있던 부산 시절하고는 크게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무리 자신의 주먹 실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독고다이(特攻隊, 조직이 없는 건달)로는 폭력계에서 발붙이기 힘들었다.   어느 날 신변 보호를 위해 권총을 한 정 구하려고 우메다로 갔다가 요시이 구미(吉井組)의 조직원과 싸움을 일으켰다. 값싼 중국제 토카레프 권총 한 정에 18만 엔이나 달라는 조직원의 요구에 화가 치민 나머지 상대가 권총을 들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흠씬 두들겨 패고 권총을 빼앗아 버렸다. 권총만 빼앗고 도망치면 자신이 누군지 찾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 유형남이었으나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권총을 빼앗고 돌아온 다음날, 유형남이 신사이바시의 클럽에서 술병을 정리하고 있을 때 험상궂은 얼굴을 가진 무리들이 들어왔다.   그들은 곧 유형남을 찾아내어 덥쳤으나 유형남이 그렇게 호락호락 당할 위인은 아니었다. 보틀 킵(Bottle keep)해둔 진열장 안의 술병을 모두 깨가며 맹렬히 싸웠다. 요시이 구미 쪽에서 볼 때는 권총을 빼앗고 도망친 유형남에 대한 당연한 행동이었으나 유형남과 가네무라의 입장에서는 달랐다. 이는 영업 중인 클럽에 난입한 것으로 야쿠자들끼리도 서로의 영업장 방해는 하지 않는다는 묵계를 깬 것이나 다름없었다. 요시이 구미는 신사이바시의 이 클럽이 재일 교포들 중에서도 마당발로 통하는 가네무라가 운영하는 곳이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잠시 후 연락을 받은 가네무라는 아는 루트를 통해 다른 조직의 야쿠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곧 클럽 안은 요시이 구미의 조직원 다섯 명과 가네무라가 급히 모은 야쿠자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기세 등등하던 요시이 구미의 조직원들이 갑자기 풀이 죽었다. 가네무라가 불러온 야쿠자들 중 두 명의 양복 깃에 "야마구치(山口)"라고 적힌 금색의 뱃지를 본 때문이었다. 나이를 어림짐작해도 최소한 간부급 이상으로 보이는 것이 만만한 상대가 아닐 것 같았다. 급히 휴대전화기를 통해 클럽 밖 승용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조장에게 연락했다. 부조장은 부조장대로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다 여기고 급히 요시이 조장에게 연락했고 곧 소식은 본가인 히라타 구미에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히라타 구미의 6대목이었던 다케노우치 조장은 조직의 산하 조직원들이 클럽에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지급으로 산하 지역 조장들과 원로, 고문들에게 회의를 소집함과 동시에 조언을 구했다. 다케노우치 조장으로서 볼 때는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다. 지금의 대치가 현재까지 한 번도 트러블이 없었던 야마구치 구미의 도발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얽히게 된 사건인지 궁금해했으나 조직원들로서는 조장의 느리고 나약한 모습에 실망을 느끼게 되었다.   사건은 요시이 조장의 정중한 사과로 일단락 짓게 되었다. 아무리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도 다른 조직의 나와바리에서 힘을 쓰는 행동을 하거나 영업을 방해하는 일은 충분히 사과해야 할 일이었다. 다만 유형남이 빼앗은 권총은 돌려 받고자 했다. 가네무라는 이에 덧붙여 유형남에게 매맞은 조직원들의 치료비까지 부담해 주었다.   이 사건으로 가네무라의 이름은 높아졌고 사건을 일으킨 유형남은 오히려 요시이 구미와 친해지게 되었다. 사과 차 우메다의 요시이 구미 사무실에 몇 번 놀러간 것이 요시이 구미 조직원들의 눈에 들게 되었다. 일본인의 민족성으로서는 잘못한 일이 있으면 두고두고 미안해하였으나 유형남은 능글맞게 행동하면서 우메다에 갈 적마다 사무실에 들렀던 것이 요시이 구미의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남자다운 모습으로 비쳐졌다. 물론 여기에는 그의 주먹 실력도 한 몫 거들었다.   유형남은 해운대파의 보스인 이중은과 자신의 직계 형님인 최명규의 출소를 기다렸다가 두 사람의 출소시기에 맞추어 다시 한국으로 밀항해 왔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유형남은 요시이 구미의 조장인 요시이에게 한국의 해운대파가 다시 조직을 재건하면 손을 잡고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의하였고 요시이는 이를 몇 달간 검토한 뒤에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결국 조직의 허락을 받아냈다.   같이 일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히라타 구미가 한국에 투자하고 해운대파가 이를 관리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전에 해운대파와 히라타 구미가 형제의 의를 맺어야 한다는 선행 조건이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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