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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10

ㅇㅇ(61.96) 2016.07.28 04:17:49
조회 1601 추천 65 댓글 15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 다섯번째 / 여섯번째 / 일곱번째 / 여덟번째 / 아홉번째




예기치 못하게 린신과 매장소를 맞닥뜨린 아신은 우왕좌왕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두 사람의 당부를 어기고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으니 어여쁜 매장소를 제대로 볼 새도 없이 숨느라 바쁘다.

어쩜 좋아! 연신 방정맞게 들려오는 아신의 외침에 벌떡 일어난 매장소가 열전영의 갑옷에 머리를 넣고 아등바등 용을 쓰는 아신을 보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신, 하고 다정히 그를 부르는 소리에 소경염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열전영은 그제야 소택에서 찬합을 바꿔온 사실을 떠올렸고, 그러느라 미처 바동거리는 아신을 꺼내주지 못했다. 매장소가 나서 아신을 꺼내 오려고 하자 소경염이 물었다.


“그 댁 아이였소?”


매장소가 처연한 얼굴을 하고서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일단 앉지 그러나. 저리 우스운 꼴로 어디 도망이나 가겠어?”


린신이 제 몫으로 놓인 찻잔을 비우며 태평히 말하자 마지못해 자리에 앉은 매장소가 열전영을 돌아보았다. 매장소의 시선에 열전영은 손쉽게 아신을 끌어올려 바닥에 내려놓았다. 힘이 빠지는지 철퍼덕 주저앉아 아이처럼 도리도리를 하던 아신이 저를 향한 시선들에 화들짝 놀라 매장소와 린신, 그리고 소경염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열심히 헝클어진 차림새를 정돈했다. 머리를 빗고, 비뚤어진 장신구도 바로 하고, 뒤집어진 의상 곳곳도 꼼꼼히 살핀다.


- 괜찮아! 좋아!


마무리로 탁탁 소매를 치는 시늉을 하며 아신이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 열전영을 올려다보았다.


- 멋있어?


열전영에게 제 모습이 잘 보이도록 한 발, 두 발, 총총 걸어 물러서고는 빙그르르 돌아 의견을 묻는 아신의 눈이 초롱초롱하다.


“장식이 삐뚤어졌구나.”


열전영을 대신해 소경염이 답했다.


- 어디? 어디?


손을 뻗어 기껏 빗어 정리한 머리를 흩트리고 화려하게 퍼진 의상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몸짓이 아주 바쁘다.


“이리 오련. 내 고쳐 주마.”


소경염이 살며시 미소 지었다.


- 예뻐!


소경염을 향해 다다다 달려가던 아신이 매장소를 보고 멈칫했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작은 비명을 질렀다.


- 부끄러워!


멋있는 모습만 보여야 하는데, 잠시 멈칫한 와중에도 발을 동동 구르던 아신이 차라리 어서 소경염에게 가 멋있는 모습을 되찾겠다고 마음먹었다. 제가 안 보이니 매장소도 저를 볼 수 없다는 생각인지 눈을 가리고 뜀박질을 하는 아신을 보고 린신 만이 헛웃음을 치며 아이고, 저 바보 녀석. 하고 중얼거렸다. 그런 사소한 중얼거림 따위가 아신의 귓가에 들려올 리 없건만 린신의 속내는 어찌할 길 없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아신은 바보 아닌데, 하고 우는 소리를 하며 뜀박질을 멈추지 않았다.

아. 린신을 제외한 세 사람의 안타까움을 담은 탄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치렁치렁한 밑단이 불안한 듯보이더니 기어코 아신을 뒤로 벌러덩 드러눕게 만든 것이다.


- 어이쿠.


한 박자 느리게 반응한 아신이 드러누운 채로 놀란 마음을 추슬렀다.

어쩐지 배가 시원하다. 뒤로 넘어가며 덩달아 발라당 뒤집어진 장포 탓에 뽀얀 살결이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어리둥절하여 눈치 채지 못한 듯 얌전하다.

겨우 한 겹이지만 장식 등으로 덧댄 부분이 워낙 많아 무겁기도 하고, 평소 입던 장포와 크게 달라 익숙지도 않아 겹겹이 입는 속의를 과감히 포기한 것은 아신의 선택이었다. 그것을 알 리 없는 매장소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제 소매를 움켜잡고 버럭 외쳤다.


“소경염, 이 파렴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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