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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라는 괴물

운영자 2022.11.21 10:11:36
조회 106 추천 2 댓글 0

김진홍 목사가 썼다는 시국 선언문이 인터넷세상을 떠돌다 나의 스마트 폰으로 들어왔다. 진짜 그의 글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내용을 보다가 한 문장이 눈에 띄었다. ‘민주화’라는 괴물이 탄생했다고 표현한 부분이었다. 그 괴물이 만능이 되어 폭력이 민주화운동이 되고 배 타고 놀러 가다가 사고로 죽은 자도 유공자라고 했다.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면 ‘민주화운동’이라고 한다면서 나라의 등골을 빼먹자는 찰나적 이기주의가 그 본질이라고 했다. 나라가 시도 때도 없이 선거에 몰입하고 선거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됐다고 했다. 예전에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사회를 배회하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 나는 ‘민주화라는 괴물이 탄생했다’는 문장이 어쩐지 그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칠십년대 초 대학시절 우리는 매일같이 시위에 동원됐다. 조선의 왕보다 더 강하다는 대통령에 저항했다. 권력자가 국민이 직접 하는 선거에 의해 바뀌는 나라를 원했다. 그게 민주주의였다. 어느날 박정희 대통령이 심복이던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다. 그 부하는 군사 법정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총을 쐈다고 했다. ‘서울의 봄’이라는 정치 계절이 왔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씨등 정치지도자들이 ‘민주화’라는 구호를 내걸고 자신을 내세웠다.

그들이 말하는 민주화는 자신의 당선인 것 같았다. 그 무렵 억눌렸던 노동자들의 폭동에 가까운 사태가 불거졌다.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른 그들은 민중민주주의를 주장했다. 나는 그 시절 군에서 장교로 복무를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간 것이다. 군의 지도부는 대통령이 서거했다 하더라도 합법적인 정권을 시위나 폭동으로 뒤엎으려는 세력과 싸워 사회질서를 지키는 것이 민주화라고 했다. 군인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참 여러 종류의 민주주의와 과정이 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 할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됐다. 자유민주주의였다. 나는 국민이 주인이 되어 머슴인 권력자를 질타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 여러 정권을 보며 살아왔다. 대통령 혼자 가지고 있던 절대적 권력이 조금씩 분산되기도 하고 이동하는 걸 봤다. 헤겔은 왕이 두들겨 맞고 권력이 약화 되어 가는 과정이 민주화라고 했던가. 대학 시절 헌법시간에 국회는 ‘통법부’라고 배우기도 했다. 법률을 그냥 통과시키는 허수아비기관이라는 말이었다. 통법부라는 말이 어느 순간 없어지고 국가권력이 의회 쪽으로 많이 넘어갔다. 법의 위에서 군림하던 대통령들이 감옥으로 가고 지도자가 여론조사의 국민지지율의 파도를 타는 세상이 됐다. 어느새 권력이 광장에 모인 흥분한 군중에게로도 갔다. 쓰나미 같은 군중에게 법치주의가 흔들렸다. 사건 사고가 수시로 정치화되고 공감능력없는 정권은 쓰러졌다. 민주화의 경제적 측면은 천민화 과정을 겪고 정치적 측면은 저질화를 거치고 있는 것 같다. 텔레비전의 한 정치평론 프로그램에서 두 정치인이 싸우는 걸 봤다.

“고의적으로 왜곡 보도를 일삼는 MBC에 대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한 겁니다.”

대통령실 측 입장을 대변하는 한 정치인의 말이었다. 동남아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의 수행기자단에서 MBC를 빼버린 것 같았다. MBC측을 대변하는 듯한 다른 의원이 말했다.

“이건 반헌법적이고 국익에 반하고 지금 온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섭섭한 마음을 너무 과장했다. 유시민씨는 그런 대통령실을 ‘벤뎅이 속알딱지’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어떤 신부들은 외교를 하러 가는 대통령의 전용기가 추락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기사에서 본 것이지만 그건 저주였다. 저질화된 우리의 민주주의를 보는 것 같다. 단순하게 저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일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란 원래 부글거리고 들끓는 죽 같은 상태를 거치기 마련이다. 밥도 처음에는 죽이었다가 죽도 밥도 아니었다가 뜸이 들고 밥이 되기 마련이다. 이제부터는 품격있는 민주주의로 갔으면 좋겠다.







진독수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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