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목욕을 하지 않는 까닭은 중국에서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시장,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 들르게 되면 중국인들의 몸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코를 감싸쥐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올 여름 '동양의 하와이'라는 하이난다오(海南島) 여행을 갔던 한 교민 가족은 4시간 가량 걸리는 비행기 안에서 지독한 '사람 냄새' 때문에 두통은 물론 구토 증세까지 느꼈다고 고개를 내젖기도 했습니다. 중국인들이 더럽다는 예기는 옛날부터 전해져 왔지만 이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그런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늘 느끼게 됩니다. 자기 몸 하나도 청결하게 하지 않는데 주변 환경이야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곳곳에 쓰레기와 썪은 물,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의 대기 오염 등은 국제적으로 악평이 나 있습니다. 덕분에 세계 각국의 환경 업체들은 중국이 '환경산업의 천국'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지난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재앙이 전국을 휩쓴 뒤 중국의 한 인터넷사이트는 사스 발병의 원인이 중국인들의 불결한 생활습관 때문이라고 반성하는 글을 실은 적이 있습니다. 그 글 가운데 '중국이야 생활 수준이 낮기 때문에 불결하다고 인정한다 하더라도 미국 뉴욕은 전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데 그 곳의 차이나타운은 왜 더러우냐'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중국인들의 반성을 촉구하는 대목이 있어 실소를 금치 못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은 잘 씻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이 부족한 북서부 지방이야 그렇다치더라도 비가 많이 오고 물이 풍부한 남부 지방 사람들도 잘 씻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인지 지난주 말 베이징(北京)의 한 석간신문에 실린 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시당국이 요금 10위안(한화 약 1500원) 이하의 '저가 목욕탕' 57곳을 시내 곳곳에 새로 만들어 영업을 하도록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시민들의 목욕을 장려하기 위해서인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시당국의 이런 조치는 최근 베이징 시내를 조사한 결과 서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경우 목욕탕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목욕 요금이 비싸 사람들이 목욕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현재 베이징의 대중목욕탕 요금은 10위안에서 30위안(약 4500원) 사이인데 10위안짜리 목욕탕을 일주일에 한번 간다 하더라도 한 달에 40위안(약 6000원)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노인이나 실업자를 포함한 일반 서민들의 경우 목욕값으로 지출할 수 있는 돈은 한번에 5∼8위안(약 750∼1200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서민들이 목욕을 자주 하지 못하는 것은 8월 1일부터 수도요금이 1㎥ 당 10위안까지 오르는 바람에 목욕탕들이 요금을 올릴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가뜩이나 목욕을 하지 않는 서민들은 더더욱 목욕탕에 갈 엄두를 못내게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당국은 은행대출 편의 및 지원금 지급 등의 혜택과 함께 수도요금도 1㎥ 당 3.7위안의 싼 가격으로 물을 공급해 저가 목욕탕이 대거 영업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