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충성!"
영화배우 <U>재희</U>(28)가 잘 다림질한 군복에 2등병 모자를 눌러쓰고 영화관으로 들어왔다. 가슴팍의 '<U>이현균</U>'이라는 명찰이 그의 신분을 정확히 증명했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 '맨데이트: 신이 주신 임무'를 홍보하기 위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받는 카메라 스트로보에 시종일관 어쩔 줄 몰라 했다. 멋쩍은 마음에 머리를 긁적이는가 하면, 무의식적으로 손을 얼굴에 가져다 댔다. 이런 저런 열변을 토하다가도 "쑥스럽다"는 말을 내뱉었다. 입대한 지 100일 만에 완전히 군인다워졌다.

눈치 빠른 구경꾼들은 휴가를 나온 재희를 구경하려 인터뷰 장소를 에워쌌다. "진짜 재희 닮았다", "재희 닮은 사람이 있네"란 반응도 있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환한 웃음 만큼은 여전했다. 시사회장으로 휴가 나온 선임, 전역한 선임을 대동하기까지 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고 말하지 않아도 재희는 군 생활 '이상 무'를 온 몸으로 보여줬다.

-군 생활은 어떤가요?
▲많이 힘들거라 걱정 해주시는데, 생각한 것보다 정말 즐겁고 건강해지는 시간인 것 같아요. 자기가 누려왔던 편안한 생활과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즐거운 것도 많고 얻는 것도 많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정말 즐겁게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100일 휴가에 무대인사 간다니까 주위에서 뭐라던가요?
▲군인이 방송한다는 것 많이 힘든 일이에요. 근데 군 쪽에서 허락을 해주셨어요. 정식으로 허락 받고 언론 인터뷰를 하는 거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감사 드려요. 어떻게 보면 특혜 받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제 직업 특성 이해해 주시고 허락해주신 분들 감사드리고, 제가 배우였지만 군인이기 때문에 군복 입고 무대인사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군복 입은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괜찮지 않나요?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누군가요?
▲어머니죠. 전에 군인 프로그램을 보면서 '어머니'란 말만 들어도 우는 걸 봤을 땐 왜 그렇게 울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 군대에 와보니 어머니 얘기하면 저도 모르게 울고 있더라고요.

-선임들이 여자 연예인 소개해 달라고 하진 않나요?
▲여자 연예인 소개해 달라는 짓궂은 장난은 안 하세요. 실제로 보면 누가 예쁘냐고 많이 물어보시죠.

-특별대우를 받는 경우는 있어요?
▲연예인이라 받는 특혜는 없어요. 똑같은 군인이고, 똑같은 환경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나 혼자 특혜 받으면 다른 병사들에게 불리하잖아요. 아무래도 직업이 배우다보니까 군에서도 주위 동료나 선임들이 어떻게 생활하나 저를 많이 지켜보세요. 그래서 더 모범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배우생활 열심히 한 것처럼 군 생활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군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건 있나요?
▲짧지 않은 시간이니까 공부를 좀 해보고 싶어요. 이등병이라서 지금은 힘들지만, 계급 올라가고 그러면 다른 언어들도 공부하고 싶어요. 밖에서 하기 힘든 공부들 하고 나올 생각이에요.

-적응하기 힘든 건 뭔가요?
▲너무 추워요. 찬물에 샤워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군에 오기 전에는 여름에도 온수로 샤워해서. 그것도 한 보름하니까 적응돼서 지금은 할 만 해요. 따뜻한 침대, 샤워 이런 게 군에서는 힘드니까 그걸 인정하고 적응하면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어요.

-뭐가 제일 먹고 싶어요?
▲군에서는 뽀글이라고 하잖아요. 봉지에다 라면을 먹는데, 끓인 라면이 그렇게 먹고 싶어요. 군에서는 단체 배식이라 하나씩 해주는 음식이 귀해요. 계란 프라이도 먹고 싶어요.

-나이 적은 선임 때문에 힘들진 않나요?
▲제가 나이가 많은지 몰랐어요. 열 살 차이 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열 살 차이면 초등학교 열심히 생활하는데 태어난 거잖아요. 나이차 심하다 느꼈는데 막상 생활해 보니까 나이 터울을 잘 못 느끼겠더라고요. 밖에 나오면 부대를 벗어나는 순간 형 동생으로 얘기도 편하게 나눠요. 처음엔 나보다 나이 적은 선임이 나한테 막 대하면 어쩌지 생각했는데 지금도 휴가 같이 나온 선임이랑 전역한 선임이랑 같이 왔어요. 같이 밥 먹으려고요.

"처음에 재희 보면서 신기했었는데 같이 군생활 하다보니까 다른 사람들과 하는 것도 다 똑같고 연예인이라고 해서 유별나게 하는 것 없이 잘 생활하는 것 같습니다."

동행한 선임이 재희의 '이상 무' 군 생활을 재차 전했다. 영화 '맨데이트: 신이주신 임무'는 10월30일 개봉했다.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너무 오랜만에 봐서 반가움ㅠㅠ
간만에 휴가나온거 뽀글이하고 계란후라이 실컷 드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