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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것은 조승수가 아니다.

운영자 2010.01.19 16:08:52
조회 581 추천 0 댓글 2

10월 3일 (월) 흐리고 가끔 비


9월 29일 오후 광주 고등법원, 지방법원 국정감사장에서 소식을 접한 후

닷새째 아직 조승수동지와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화 한 통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말과 글로 그를 위로하고 분노를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사람들은 10석에서 9석으로 제3당에서 제4당으로 전락한 민주노동당을 걱정합니다.

우려와 배려는 모두 과분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그리 걱정할 상태는 아닙니다.

베인 손이 아물 듯 민주노동당의 의석은 곧 원상복구될 것이며 당의 지지율로

보나 정치지형으로 보나 <정신적 제3당>은 여전히 민주노동당이기 때문입니다.


졸지에 사법불의(司法不義)의 희생자가 된 조승수동지의 처지를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검사시절 다년간 선거사범을 처리해 보았다는 법사위의 한나라당의원은

말도 안되는 <기소>에 기가 막히는 <판결>이라며 흥분해합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의 심성과 능력을 가까이서 지켜본 의원들일수록 더욱 비통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승수>에 대해서만큼은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지금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것은 <사법부>이지 <조승수>가 아닙니다.


그가 누구입니까?

계단을 밟아가듯 기초의원, 광역의원,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을 순서대로

역임한 대한민국 최초의 국회의원이 아니었나요.

최연소 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얼마 안있어 시민단체는 물론 정부부처로부터도

최우수단체장으로 선정된 실력파 아니던가요.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속에서 다져진 꿈을 지역정치 속에서 환경운동과 함께 빚어낸 실사구시의 모범을 보인 사람이 아니던가요.

무엇보다도 1심과 2심에서 각각 벌금 250만원과 150만원의 당선무효형을 받고도 억울함과 분노보다도 그 순간까지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해준 수많은 동지들에 대한 고마움을 앞세우던 그가 아니던가요.


그러니 불쌍한 것은 <사법부>이지 <조승수>가 아닙니다.

그의 날개가 꺾인것도 아니고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것도 아닙니다. 

철로 위에 똥이 놓였다고 철마가 멈추지 않듯이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조승수는 앞만보고 걸어갈 것입니다.

 

그는 방에 앉으면 손님과 주인의 무릎이 닿는 울산시 북구 화정동의

엘리베이터도 없는 열여덟평  낡은 서민아파트에서 아들과 딸을 키우고 바로 그 집에서 기초의원도 되고, 광역의원도 되고, 구청장도 되고, 국회의원도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생애 대부분을 가시덤불에서 자고 자갈밭을 맨발로 걸어온 그에게서 앞으로도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지금 반성과 변화를 촉구 당하고 있는 것은 유죄판결을 받은 <조승수와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그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사법부>입니다.

오늘의 <민주노동당과 조승수>가 우리가 가야할 미래를 상징한다면

오늘의 <사법부>는 청산해야할 과거사의 상징입니다.


물론 민주노동당과 조승수가 건재해도 분노는 가시지 않습니다.

이 분노의 근원은 무력감입니다.

명백히 잘못된 현실을 보고도 정정할 길이 없다는데서 오는 무력감입니다.

 

1972년 유신선포를 듣고서

1980년 광주 대학살 소식을 듣고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접하고서 느꼈던 것과 같은

항거불능의 폭력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입니다.


무력감이 분노를 낳지만 분노가 눈 앞을 가리진 않습니다.

분노는 다짐으로 승화되고 있습니다.

역사에는 시효가 없으며 잘못된 현실은 끝내 정정하고야 말겠다는 다짐으로 승화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길입니다.

민주노동당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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