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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별이 떨어진 날 (2)

마리엔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05 19:01:42
조회 1399 추천 36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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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307592

1편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31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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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 일에 대해서는 이야기해드릴 수 없어요. 그럼 제 친구들이 곤란해질 수도 있어서... 죄송해요."


나를 불러낸 유키노 선생님에게는 그 정도로밖에 할 수 없었다. 선생님은 믿을 만한 사람이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한 일들에 대해 밝히는 건 어떻게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도망치듯이 교실로 걸어 들어가면서 죄책감과 허무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학교 방송실에서 겁을 먹은 채로 마을 전체에 방송을 하면서도 나는 미츠하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했다. 단지 미츠하와 텟시가 너무나도 진지해 보여서 계획에 따라주었을 뿐 혜성이 떨어져서 주민들이 모두 죽는다는 말을 진지하게 믿지는 않았다. 만약 아무 일 없이 가을 축제가 끝나기라도 한다면 단순한 꾸중 정도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선생님들에게 붙잡혀 방송실에서 끌려나가는 중에도 내가 두려워한 것은 앞으로 우리에게 내려질 처벌이었지, 혜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사라지는 마을 앞에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딱 하나 확실한 게 있다면 미츠하가 옳았다는 사실, 그것만은 명백했다. 마을은 혜성 피해로 인해 사라져 버렸고 대피 훈련을 명목으로 학교 운동장에 대피한 사람들은 마을이 사라지는 것을 멀뚱히 지켜봐야만 했다. 미츠하는 이 일을 어떻게 예상했던 걸까.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다닌 부모님과 언니는 내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눈을 감을 수가 없어서 새벽까지 교실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며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다.


* * * * * * * * * * *


"사야?"


동쪽 하늘에서 뜬 해가 하늘에서 원을 그리며 머리 위로 이동하기 시작할 즈음에 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유키노 선생님과의 일 때문에 밤을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운 탓에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피곤이 와락 덮쳐왔다.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몸을 돌려보니 언니가 물병을 들고 쪼그려 앉아 있었다.


"일어났구나. 어제 잠을 못 잔 거야? 걱정했잖아."


어제 잠을 못 자기도 했고, 또 마을이 사라져 버렸다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싫어서 도피를 위해 선택한 길이기도 했다. 도피치고는 아주 소극적인 방법이긴 했지만.


"그 때 일에 대해서는 묻지 않을게. 몇 시간마다 헬기가 와서 물이나 식량이나,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 주니까 우리 몫 잘 챙겨 놔. 나랑 부모님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말을 마치자마자 총총걸음으로 학교 밖으로 나가는 언니를 가만히 응시하며 억지로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일어나 공급받은 식량으로 아침을 해결하거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어두운 표정으로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배가 고파와서 머리맡에 놓여 있던 물로 목을 축이고는 에너지 바를 뜯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교실의 시계는 아침 10시 30분 정도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어쩐지 교실의 창문이 햇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소매로 눈을 비벼 눈곱을 대충 떼고는 벌떡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갔다. 운동장에는 학교 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는데 이미 피난소가 된 고등학교를 떠나 어딘가로 향하는 가족부터 삶의 의지를 완전히 잃고 힘없이 의자에 앉아 있는 나이 든 사람들까지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웃고 있는 사람은 다섯 살 정도의 꼬마 아이 하나밖에 없었다.


언니는 '그 때 일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고 했다. 내가 방송을 송출하다가 선생님들에게 붙잡혀 끌려나갈 때 그 방송을 하던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들은 것이 분명했다. 어쩌면 이미 숨길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은 아닐까? 그런 추측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평소에 마을 방송을 담당하는 언니의 목소리와 거의 다르지 않다. 아마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는 사람들에게 담요를 나눠주고 있는 유키노 선생님을 되도록 피해 다녔다.


특별한 목적 없이 운동장을 걷다 보니 어느새 나는 학교 건물 입구에 다시 도착해 있었다.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며 친한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한낮의 끝없는 따분함 속에 갇혀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나와 노닥거려줄 친구나, 아니면 어떤 사람이든지 나를 여기서 데리고 가 주면 좋으련만. 나는 다시 건물 안으로 터덜터덜 걸어 들어갔다.


오후 시간 역시 오전과 다를 게 없어서 나는 학교를 배경으로 혼자 연극을 하는 것 같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주변 사람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나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학교의 이곳저곳을 전부 헤집고 다닐 수 있었다. 언니라도 내 곁에 있었다면 이렇게 따분하지는 않을 텐데. 불행하게도 부모님과 언니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하나도 아는 게 없었다. 미츠하와 텟시는 학교에 있는 게 아닌 건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배터리가 없어 꺼진 핸드폰을 허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나의 연극에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타난 것은 저녁이 다 되어서였다.


"사야 언니!"


돌아보지 않고도 누구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똑 부러진 목소리를 가졌고 나를 사야 언니라고 부를 만한 아이는 요츠하밖에 없다. 요츠하는 학교 책상에 가만히 걸터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는 나에게 달려왔다. 나는 그런 요츠하를 가볍게 안아들었다.


"찾았잖아."


"어디 있었어? 미츠하는?"


"우리 가족은 오늘 학교에 없었어. 가까운 시에 차를 타고 갔었는데, 언니랑 할머니는 아빠랑 같이 어떤 건물의 회의실 같은 곳에 들어가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이야기했고 나는 그 동안 그 건물에 혼자 있었어."


변전소를 터뜨리고 전파를 탈취한 텟시도 그렇지만 이 일을 처음부터 예상하고 계획한 것은 미츠하였다. 나는 회의실이라는 단어를 듣고 조금 겁을 먹었다. 목소리가 저절로 떨렸다.


"텟시도 함께 갔었어?"


"아니, 본 적 없어. 아마 없었을 거야."


요츠하는 그 회의실이라는 곳에 들어가지 않았으니 더 이상 물어보아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을 것이다. 마을 정장이며 미츠하와는 별거하던 미츠하의 아버지까지 함께 참석한 일이라면 꽤 중대한 사안일 게 분명했다. 사라진 텟시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


"아 맞다, 전할 게 있어. 일 주일 뒤에 이 일에 대해 오늘 갔던 건물에서 회의가 열려. 언니도 참석해야 한대. 아빠가 사야 언니에게도 전해두라고 해서 말하는 거야."


나는 순간 얼어붙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난 그 일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지만. 텟시 오빠는 어딜 간 거야."


* * * * * * * * * * *


깊은 밤, 시계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마 자정이 넘었을 거라고 생각되는 시각에 언니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사야, 자니?"


"아직 안 자. 오늘 늦게 일어났잖아."


"그럼 잠깐 내 이야기 좀 들어볼래?"


언니는 주변에 들리지 않도록 나에게 가까이 온 뒤 잔뜩 낮춘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너도 요츠하에게 벌써 들었겠지만, 곧 이번 일에 대한 처리 방안 논의 겸 대책 회의가 열릴 예정이야. 미야미즈네도, 테시가와라네도, 우리도 모두 참석해야 해. 오늘 부모님과 나는 그 전에 사전 회의에 다녀온 거고. 그리고 미야미즈 정장과 테시가와라 건설 사장은 너희가 했던 일에 대해 대부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


주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언니는 이야기를 멈추었다가 소리가 잦아들자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너희가 어떤 일을 했다는 증거들은 전부 혜성 때문에 인멸되었다고 들었어. 그러니 아마 너희들도 무사할 거야. 너무 겁먹지 마."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리송함으로 시작한 감정이 불안함을 거쳐 안도감으로 변했다. 미츠하가 예언한 혜성 추락에 대비해서 우리가 저질렀던 것들은 모두 사라졌고 관련된 사람들만 입을 싹 닦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딱 한 마디밖에 할 수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네."


"그래도 너희들이 아니었으면 모두가 죽었을 거야. 어떻게 그걸 미리 알고 행동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니는 잠시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언니의 눈동자는 어스름한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였다. 나는 그런 언니와 눈을 마주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아서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잘 자, 사야."


언니는 그 말을 끝내고 나에게 등을 보이는 방향으로 돌아 누웠다. 나는 구름 때문에 하늘의 별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똑같이 반대쪽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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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345482


묻혀서 재업 한번만 함. 이번에도 묻히면 그냥 안 올라가는 거구나 하고 포기할게


2편은 사야의 이야기. 뚜렷한 줄거리 없이 쓰려고 했는데 스토리 같은 게 만들어지긴 하네.. 재밌게 읽었으면 좋겠다. 3편은 사정이 있어서 좀 늦어질지도 모르겠음. 그래도 완결은 꼭 낼 테니까 좀 기다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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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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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286221

1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288256

2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290810

3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299960

4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318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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