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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ㅣ 이재훈의 심층리포트 24] 이재용의 '뉴 삼성', 최대 시험대 올랐다

ceonew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4.24 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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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 평택의 라인이 멈추느냐 돌아가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향후 10년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5월 21일, 평택의 라인이 멈추느냐 돌아가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향후 10년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대한민국 경제의 대동맥이자 글로벌 반도체 거인,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기로에 섰다. 2026년 4월 23일, 경기 평택캠퍼스 왕복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수만 명 노동자의 함성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 삼성의 조직 문화와 MZ세대적 공정 감수성이 충돌하며 쌓여온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노조 측은 이날 집회를 기점으로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을 공식 예고했다. AI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점유율 탈환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그야말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형국이다. 경쟁사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최고 분기 실적을 갱신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바로 그 시점에, 삼성의 생산 현장은 '두 번째 총파업'이라는 복병과 마주하고 있다.

■ 평택을 뒤덮은 검은 물결… 노조의 배수진


반도체 초격차를 회복해야 할 금쪽같은 시간에 노사가 서로를 압박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 원을 넘는 호성적 속에서 불거진 파업 예고는, 한국 대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반도체 초격차를 회복해야 할 금쪽같은 시간에 노사가 서로를 압박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 원을 넘는 호성적 속에서 불거진 파업 예고는, 한국 대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성과 배분의 공정성'이라는 화두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날 오후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무복합동 앞 왕복 8차선 도로는 오전 6시부터 전면 통제됐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등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주최한 '4·23 투쟁 결의대회'에는 노조 추산 약 4만 명(경찰 추산 3만여 명)의 조합원이 집결해 "투명보상 시행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번 집회의 상징성은 숫자에만 있지 않다. 4월 23일 오전 6시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 6,100명으로,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12만 8,800여 명)의 59%를 넘어서는 '과반 노조'로 공인받은 상태다. 결의대회 자체가 조직의 물리적 동원력을 사측 눈앞에 수치로 증명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핵심 요구 사항은 '성과급 산정 방식의 구조 개혁'이다. 노조는 현행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의 불투명성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정 ▲성과급 상한제 폐지 ▲임금인상률 7%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투쟁사에서 "4개월간 성실히 교섭했으나 사측은 일회성 보상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며 "이번 투쟁은 삼성전자의 미래와 대한민국 이공계 경쟁력을 바로잡기 위한 싸움"이라고 선언했다. 노조는 이미 93% 이상의 압도적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이며, 오는 30일까지 조합비 급여 공제(체크오프)를 전면 시행해 파업의 실질적 동력을 수치로 공식화할 계획이다.

■ "하루 1조원 증발" — 사측의 절규, 주주들의 반발


사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올해 예상 영업이익(시장 전망치 약 300조 원 기준)의 15%는 45조 원에 이른다. 이는 연간 주주 배당 규모의 4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사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올해 예상 영업이익(시장 전망치 약 300조 원 기준)의 15%는 45조 원에 이른다. 이는 연간 주주 배당 규모의 4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사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올해 예상 영업이익(시장 전망치 약 300조 원 기준)의 15%는 45조 원에 이른다. 이는 연간 주주 배당 규모의 4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반도체 산업에서 파업은 곧 재앙이다. 반도체 생산 라인은 24시간 멈춤 없이 가동되는 초정밀 공정으로, 단 한 번의 가동 중단도 클린룸 환경 파괴와 웨이퍼 전량 폐기로 이어진다. 설비 재가동과 수율(양품 비율) 정상화에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된다. 노조 측 자체 추산에 따르면 18일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생산 차질과 설비 복구 비용을 합산해 최대 3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파장은 삼성 내부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는 현재 국내 총수출의 약 38%를 차지하는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만 줄어도 GDP가 0.78%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여기에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연결된 협력사만 1,754곳에 달하며, 이들 생태계 전체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날 집회장 인근에서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회원들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국가 핵심 자산인 반도체 공장을 볼모로 삼는 행위"라며 노조의 요구를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 블룸버그, 닛케이 아시아 등 해외 주요 외신도 이번 파업 위기를 긴급 보도하며 "AI 데이터센터·자동차·스마트폰 등 전 산업 분야에서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SK하이닉스의 '72% 신화'…삼성은 HBM 골든타임을 잃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 리더십은 네 가지 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초격차 기술 경영이다. 둘째는 유연한 소통 경영이다. 셋째는 글로벌 인맥을 활용한 전략적 수주 경영이다. 넷째는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다.

이번 사태를 더욱 쓰라리게 만드는 것은 '타이밍'이다. 바로 전날인 4월 23일, 경쟁사 SK하이닉스는 2026년 1분기 매출 52조 5,763억 원, 영업이익 37조 6,103억 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률 72%라는 수치는 제조업의 통념을 뒤엎는 전례 없는 기록으로, 반도체 위탁생산 절대 강자 TSMC(58.1%)마저 14%포인트 격차로 제친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1분기 영업이익 57조 2,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5% 급증하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시장 전체가 역대 최고 호황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축제 분위기인 반면 삼성은 HBM3E 납품 지연 이슈를 안고 여전히 경쟁사를 추격하는 처지다. 이 상황에서 5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 반도체의 '대반격' 시나리오는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들이 공급 불안을 이유로 경쟁사를 선택하는 기회비용은 단순한 매출 손실을 초월한다.

■ 향후 시나리오 — 극적 타결이냐, 생산 셧다운이냐

노사 대치의 향방을 놓고 세 가지 시나리오가 엇갈린다.

첫째, 극적 타결(가능성 30%). 사측이 성과급 산정 방식의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고, 일정 수준의 일시금 지급을 제안하며 노조가 이를 수용하는 경우다. 이재용 회장이 직접 소통에 나서느냐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둘째, 부분 파업 및 준법 투쟁 장기화(가능성 50%). 전면 총파업에 따른 국가적 비난 여론을 의식해 필수 인력을 유지하되, 생산 효율을 저하시키는 방식의 장기 소모전이 이어지는 시나리오다. 양측 모두 체면과 실리를 저울질하는 국면이 될 것이다.

셋째, 총파업 강행 및 생산 셧다운(가능성 20%). 노사가 평행선을 달릴 경우 5월 말 삼성전자 역사상 두 번째이자 처음으로 과반 노조가 주도하는 대규모 가동 중단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반도체 글로벌 D램 공급량의 3~4%, 낸드 공급량의 2~3%가 감소해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한국 GDP 성장률 하향 조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재용의 '뉴 삼성', 두 번째 시험대에 오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의 이번 노사 갈등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경직된 삼성식 조직 문화와 공정한 이익 배분을 요구하는 새 세대 노동자들의 가치관이 충돌하며 빚어지는 구조적 변화의 진통이다. '무노조 경영'의 시대가 저물고 과반 노조라는 새로운 현실이 도래한 지금, 기업은 다른 방식의 소통을 요구받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이후 '뉴 삼성'을 선언하며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평택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그 비전이 현장에 온전히 안착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2024년 1차 파업은 참여 인원이 적어 실질적 생산 타격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과반 노조의 공식화와 체크오프를 통한 조직 결속, 그리고 국내외 반도체 호황이 맞물리면서 노조의 협상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반도체 초격차를 회복해야 할 금쪽같은 시간에 노사가 서로를 압박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 원을 넘는 호성적 속에서 불거진 파업 예고는, 한국 대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성과 배분의 공정성'이라는 화두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다. 사측은 전향적인 소통 의지를, 노조는 국가 핵심 산업의 엄중한 책임을 동시에 인식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5월 21일, 평택의 라인이 멈추느냐 돌아가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향후 10년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 [창간 기획ㅣ이재훈의 심층리포트 23] '삼성의 시간'이 왔다▶ [이재훈의 심층리포트 18] 삼성전자 노사관계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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