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수'에서 '선택'으로, 미혼남녀 43.7%만 '결혼 필요'
"혼자 살아도 별 지장 없는 시대" 79.0% 공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49세 미혼 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2026 결혼관(동거 등)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태도가 뚜렷해진 가운데, '동거'가 결혼을 신중하게 결정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수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자신의 삶에서 '결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3.7%에 그쳤다. '남녀 모두 혼자 살아도 별 지장 없는 시대'라는 데 79.0%가 공감했고,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결혼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응답도 73.9%에 달해, 결혼을 삶의 필수 조건으로 여기는 인식이 점차 옅어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다만 남성(53.3%)이 여성(34.1%)보다 결혼 필요성에 더 공감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연령별로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결혼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20대 52.6%, 30대 49.4%, 40대 29.1%).
결혼이 '선택'이 되고 있는 배경으로는 '개인의 자유와 삶의 만족을 중시하는 가치관 확산'(63.9%, 중복응답)이 가장 많이 꼽혔고, '주거비 및 결혼·양육 비용 등 경제적 부담 증가'(60.3%), '비혼·동거·1인 가구 등 대체 라이프스타일 확산'(49.8%)이 뒤를 이었다. 결혼에 따르는 현실적 비용과 책임이 커지고 '솔로 라이프'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결혼 여부를 보다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30 저연령층에서 결혼이 선택이 되는 이유로 '남녀간 가치관의 차이'(20대 34.6%, 30대 34.0%, 40대 28.6%)와 '경력 단절·책임 부담 등 결혼 리스크 인식 증가'(20대 39.1%, 30대 32.6%, 40대 24.3%)를 꼽은 비율이 타 연령층 대비 높게 나타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결혼 적령기 세대에서 젠더 갈등과 경력 리스크를 현실적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이러한 인식은 향후 결혼 의사 결정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혼 결심엔 '정서적 안정'…남녀간 커리어·출산 인식 격차는 뚜렷
여성 46.9%, "현실적 여건 고려 시때 자녀 낳고 싶지 않다"
한편, 결혼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여전히 정서적 측면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결혼 결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삶의 동반자가 필요해서'(58.4%, 중복응답)가 가장 높았고, '정서적·심리적 안정'(48.2%), '사랑하는 사람과의 애정 공유'(42.8%)가 그 뒤를 이었다. 결혼이 주는 관계적 안정감에 대한 기대가 높은 모습이었다. 반면 결혼에 대해 염려되는 요인으로는 '자유로운 생활이 없어질 것 같은 두려움'(47.4%, 중복응답), '새로운 가족관계에 대한 부담'(43.3%), '결혼 비용에 대한 부담'(42.7%) 등 현실적인 문제가 주로 꼽혔다.
특히 결혼·출산·커리어를 둘러싼 성별 간 인식 격차가 결혼을 신중하게 판단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전체 응답자의 71.5%가 '요즘은 남녀 간 갈등·인식 차이가 커서 결혼 상대를 찾기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답했으며, 젠더 갈등이 실질적인 '결혼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응답도 80.4%에 달했다.
결혼·출산 후 이상적인 삶의 형태에 대한 시각도 성별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남성은 결혼 후에도 경제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반면, 여성은 출산 후 일단 퇴직을 했다가 자녀가 성장하면 복직하는 형태를 이상적으로 여기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하단 그래프 참조).
출산 필요성에 대한 인식 차이는 더욱 두드르졌다. '부모가 되는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라는 응답은 남성 65.9% vs 여성 51.8%, '자녀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는 응답은 남성 37.9% vs 여성 17.5%로, 여성 응답자를 중심으로 출산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두드러졌다.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희망 자녀 수에서도 '0명(낳고 싶지 않다)'을 선택한 비율이 여성 46.9%로, 남성(27.2%)을 크게 웃돌았다. 결혼·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여전히 현실적인 문제로 남아있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특성이 여성의 비출산 의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거, '결혼 전 준비 과정'으로 수용
단, 제도적 인정에는 오히려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동거'에 대한 인식은 과거보다 한층 개방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9.4%가 '결혼 준비 과정에서의 동거는 괜찮다'고 답했으며, '결혼해서 이혼하는 것보다 동거를 통해 결혼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인식도 이전 조사 꾸준히 높아졌다(54.6%(2018) → 62.7%(2021) → 67.0%(2026)). 실제로 수용 가능한 동거 형태로는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60.9%)에 가장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요즘은 결혼보다 동거가 더 매력적이다'는 응답은 17.5%에 그쳐, 동거를 결혼의 완전한 대체재로 받아들이는 데는 아직 신중한 태도가 유지되고 있었다. 동거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그 성격은 결혼을 전제로 하거나 결혼을 신중하게 결정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동거'가 법적 결혼을 대체하는 형태로 자리잡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이 강했다. '동거도 실제 결혼 가정과 동일한 사회적·법적 지위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55.0%(2021) → 44.7%(2026))는 응답은 2021년 대비 오히려 소폭 감소했으며, '해외 사례처럼 동거를 하나의 결혼 형태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50.4%(2021) → 44.9%(2026))는 응답도 한층 낮아진 결과를 보였다. '동거(사실혼)나 미혼부모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74.8%가 공감하면서도, 이를 제도적으로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로 보인다.

본 조사는 특정 기업의 의뢰 없이 엠브레인 트렌드센터(트렌드모니터) 자체 기획 및 자체 비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