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무엇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까? 게임 회사 직원? 스타트업 개발자? 한 명은 대표이며, 한 명은 마케터지만 뭔가 다른 식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래, 이들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조물주이며, 예술가였다. 게임을 예술적으로 잘 만든다는 그런 개념은 아니고 '게임'이라는 결과물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마치 예술가의 그것, 창조자의 그것과 같았다.
너무 거창하다고? 거창한 것은 자투리 잡담 시간 빼고, 본격적인 질의응답을 마친 뒤 타이머를 끄니 87분이 찍힌 이 어마어마한 대담의 분량이었다. 사실 인터뷰도 아니었다. 첫인사 이후로는 그냥 서로 티타임처럼 이야기가 흘러갔다.
게임조선 이용자층에서는 모르는 분들이 더 많으실 수도 있겠다. '아름담다 미디어 랩', '아트 게임', '미래 출판'이라는 독특한 소개 문구를 만나볼 수 있는 회사이며, '루나홉'이라는 이제 막 데모 버전을 출시한 한 게임의 개발사로써 만나게 됐다.
달토끼 설화에 재해석해 현대적 감성을 더한 '루나홉'
내성적이라면서 1시간 내리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응하던(아마도 이후 사무실 가서 혼절했을) '배정훈 대표', 그리고 '김수빈 마케팅 팀장'을 만났다. 스타트업 특유의 힘 있는 날 것이 그대로. 문과의 감성에 이과의 기술력을 가졌다고 유머러스하게 회사의 특징을 소개한 이들. 도착해서 생각해 보니 인터뷰이가 누구인지도 안 정하고 다짜고짜 찾아가서 자리를 주선한 김 팀장까지 막무가내로 앉혀두고 우당탕탕 진행됐다.
※ 인터뷰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대담 형태로 편집했음을 알립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가볍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배정훈 대표. 안녕하세요. '아름담다'의 배정훈입니다.
저는 사실 전공을 도시 건축 쪽으로 전공으로, 신도시 설계 일을 하다가 제가 이제 좀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를 만들고 또 좀 창의적인 그런 걸 만드는 걸 좋아해서 이쪽으로 전업을 하게 됐습니다.
대학원 졸업하면서 결정한 케이스여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창조', '그리고 '디자인'의 측면이 게임 속에도 있다는 걸 주목했습니다. 바로 게임 속 월드 디자인이라든가, 가상의 도시 디자인이라든가 그런 일들이 바로 그 예입니다. 그렇게 전직을 하게 되면서 게임 회사를 다니게 됐습니다.

'아름담다 미디어 랩'의 배정훈 대표(좌), 김수빈 팀장(우)
기자. 상상만 하면 꽤 다른 분야였을 것 같은데, 전직하고 나서 일은 쉽게 적응하실 수 있으셨나요?
배정훈 대표. 그런데 일이 진짜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쉽게 말하면 적성에 맞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일 자체는 행복하게 하다가... 사실 인간의 욕망의 욕구가 단계가 있잖아요?
업계 경력도 쌓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제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만들고 싶어했던 게임이 분명했어요. 상상했던 게임은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깊은 몰입감, 또 여운이 남는 게임, 기왕이면 아트적인 감성도 잘 살릴 수 있고... 그런 걸 원했었어요.
게임으로 그런 게 가능할까? 하는 시점에 만난 게임이 바로 '댓게임컴퍼니'의 '저니'였습니다. 상상만 하던 스토리 방식, 그리고 그게 만들 수 있을까? 사람들이 좋아할까? 흥행은 될까? 싶었던 게임이 있었는데 정말 그런 게임이 세상에 나온 거죠.
그래서 용기를 얻고 이제 더 본격적으로 제 프로젝트를 할 준비를 하게 됐습니다. 물론 꿈을 꾸고 나서도 사실 그 뒤로도 더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했고, 준비할 시간, 공부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하나의 예술 작품이자 최고의 힐링 게임 중 하나로 평가받는 '저니'
기자. 네, 그럼 우리 팀장님 소개도 한 번 들어볼까요?
김수빈 팀장. 네, 안녕하세요. 아름담다의 기획마케팅팀 팀장 김수빈입니다.
저는 사실 아름담다 합류한 지는 이제 반 년 조금 안됐습니다. 다만, 이곳 회사 자체는 23년도부터 알고 지냈고요. 그때부터 일을 조금씩 도와드리면서 좀 인연이 있었고, 당시에도 이상하게 이 회사에 관심이 많이 갔어요.
왜냐하면 이전까지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6년 차 정도 마케팅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항상 아이디어도 좋고 열정도 있는데 기술력의 한계에 부딪히곤 했던게 가슴이 아픈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름담다는 제 개인적인 표현으로 문과의 감성과 이과의 기술력이 합쳐진 회사라고 보거든요.
이 회사와는 진짜 연을 맺고 알아가 보고 싶다-라는 마음에 연락을 드렸고 이렇게 올해 합류해서 함께 일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원래 밖에서 일을 도울 때는 모두의 도서관이라는 가상 그림책 도서관 프로그램을 먼저 알게 됐는데, 알게 된 이후에는 "아, 게임도 준비하고 계시는 구나-" 해서 저도 게임 마케팅을 열심히 함께 배우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수빈 팀장과 처음 마주쳤던 '아름담다'의 '루나홉' BTC 부스 현장 전경 (아름담다 제공)
기자. 그렇다면 처음에는 몇 분이서 일을 시작하시게 된 거죠?
배정훈 대표. 처음에야 말이 창업이지 거의 혼자 일을 하다가, 정부 지원 사업이라든지, 그런 쪽 일을 수주해서 처리하고 그런 식이었고, 정말 딱, 한 분씩 한 분씩 팀원이 늘어가서 지금의 '아름담다'가 됐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본격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될 거라고 예상했던 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게임은 굉장히 색다른 게임이 될 텐데 누가 이 취지에 공감해 줄 수 있지?", "내가 원하는 게임은 창의적이어야 해", "아트적이어야해", "사회적 함의도 있어야 해." "스토리 중심의 게임, 그리고 그 이야기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창조해보자." 그렇게 고집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또 이해해 주는 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게 된거죠.
기자. 회사 첫 행보가 또 조금 독특하셨어요.
배정훈 대표. 네, 회사 설립 후에는 아무래도 매출이나 이런 면에서 힘들 수밖에 없는데, 그런 와중에 좋은 이벤트가 하나 있었어요.
제가 처음 혼자서 만들고 있을 때, 아주 작은 공간에 그림책이 한 5권 정도 꽂혀 있는 좁은 공간에서 그림책 세계를 게임처럼 즐기는 그런 걸 혼자 만들고 있었어요. 그때 누군가 "이거 예쁘게 잘 만들었는데 이왕이면 아예 커다란 도서관으로 가는 게 어때요?" 라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가상 도서관을 만들어 보게 됐는데 아무래도 제가 전공이 도시 건축 디자인이다 보니 그림이 좀 예쁘게 나오긴 했었나 봐요. 게임 속 공간에서 그림책을 보는 시스템이라 그 시스템을 보다 사실적이고, 굉장히 정밀하게 만들었었거든요. 그걸 이제 공공기관에서 좋게 봐주시고 구입하는 사례가 생기기도 하고, 새로운 길을 갈 수 있게 됐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을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 만들어낸 결과물과 그 길이 잘 맞았던 거죠. 그렇게 실제 있는 출판물을 가져와서 공공기관 제품용으로 다양하게 판매할 수 있었고, 도서관이나 공공기관에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책을 본다- 라는 행위는 '아름담다'가 선보이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소통의 매개가 된다.
기자. 시립도서관 같은 곳에 보면 키오스크처럼, 혹은 PC를 통해 해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일까요?
배정훈 대표. 그렇습니다. 사실 그 아이디어가 저희가 준비 중인 또 다른 신작 '원더 라이브러리'의 갈래가 되고 있어요. '원더 라이브러리'를 통해 어떤 시나리오를 담고, 그것을 게임으로 표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럼 지금 '루나홉'과 '원더 라이브러리'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신 거군요.
배정훈 대표. 네, 저희 팀원들이 감사하게도 작업 스케줄을 굉장히 빨리 소화해 주고 있긴 한데 사실 저희가 지금 2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할 여력이 아니긴 합니다.
그래도 모두가 힘들 내줘서 '루나홉'이 작년 콘텐츠진흥원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조금 더 속도를 낼 수 있었고, 올해는 '원더 라이브러리'가 선정되면서 뭔가 바쁘지만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게 그 만큼 바쁘고 힘들긴 합니다만 게임 개발이라는 것이 하나의 게임 개발에 너무 매몰되면 자신의 게임을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어지거든요. 어쨌든 2개의 프로젝트를 하며 텀을 두고 바라 보게 되니까 아무래도 그런 면에서의 장점이 있습니다.
또, 프로젝트 하나에 집중할 때 다른 곳은 외부 피드백을 소화한다거나, 다시 또 검토를 한다거나 하는 호흡을 둘 수도 있고요.

아름담다가 준비 중인 타이틀, '원더 라이브러리'와 '루나홉'
기자. 그래서인지 대표님과 팀장님을 보면 일반적인 게임 회사 분위기와는 다른 면이 확실히 있으신 것 같습니다.
배정훈 대표. 저희가 구성원이 아무래도 게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은 특징이 좀 있습니다. 기획자도 그렇고요.
저희가 첫 번째는 게임 개발, 두 번째는 게임 엔진 기술을 이용해서 공공 사업 쪽을 함께 하다 보니까요. 그래도 결국 이러한 확장성이 저희가 만드는 게임만의 미래를 결정 짓는 좋은 양분이 될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루나홉', 이미 유저 분들에 다양한 경로로 데모 버전, 시연 버전이 공개된 상태인데요, 반응은 어떤가요?
배정훈 대표. 네, 우선 당장 '루나홉'은 지금의 1차 데모 버전 외에도 2차, 3차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차는 당장 1차 때 피드백을 반영했을 때 어떻게 방향이 달라질 것인가-를 보여주게 될 것이고, 그건 올해 안에 무조건 나올 겁니다.
그리고 3차 데모에서는 우리가 뚝심 있게 보여줄 방향성을 보여줄 차례라고 생각해요. 새로움을 보여주면서도 대중성도 갖춰야 해서 피드백을 최대한 많이 받아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고집을 부리는 만큼 따가운 시선도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저희가 일러스타 페스 때 뵈었었던가요? 앞으로도 게임 행사 등에서 자주 뵐 수 있겠네요.
배정훈 대표. 저희가 정부 사업 쪽 일을 하면서 박람회 같은 행사에 굉장히 익숙합니다. 게임 쪽 박람회는 오히려 수월한 편이죠.
김수빈 팀장. 그리고 9월에 도쿄 게임쇼에도 출품 예정에 있습니다. 가능하면 그때 2차 데모를 보여드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자. 다시 '루나홉' 얘기를 해볼까요? 게임의 특징이야 너무나 분명합니다만 제 개인적 궁금증이... 우산 스테이지 그거 깰 수 있게 만든 거긴 한 거죠?
배정훈 대표. 네, 깰 수 있습니다. (웃음) 어렵긴 하죠.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도 신기했던 게 이게 난도가 좀 있다는 것은 알고 1차 데모를 준비한 상태인데 일러페스 현장에서 어떤 분이 앉은 자리에서 한 번도 죽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깨시고 유유히 가시더라구요.
사실 데모 버전 볼륨 자체가 적다 보니 레벨 디자인에서 조금 높았을 때 어떻게 반응하실까 궁금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저희도 놀랐던 부분입니다. 정말 게임 유저층은 많이 다르구나 생각했습니다.
물론 1차 데모만 했을 때는 혼란스러운 점이 있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챕터마다 게임 플레이 방식이 다르고, 또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지죠. 그런데 저희가 그런 부분에서 오히려 대중적인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많은 이들을 매콤하게 울린 우산 스테이지
기자. 그래도 개인적으로 어렵긴 어려웠습니다. 사실 다른 리뷰들도 반응은 비슷하더라구요.
배정훈 대표. 네, 맞습니다. 우산 맵에 대해 더 말씀드리자면 예를 들면 우산 앞쪽이 보이지 않아서 점프 거리감이 적은 부분에 대해서 많이 말씀해 주시는데요, 백번 공감합니다.
다만, 그 부분은 순수하게 아트적인 연출을 우선 해보고, 그에 따른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단순하게 수직 구도에서 위에서 바라보는 구도였으면 오히려 플레이는 쉬웠을 거에요. 하지만 지금의 감성은 나오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부분을 데모 버전 공개를 통해 R&D 해나가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이런 것이 저희는 타협의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트적인 지향성, 창의성을 빼더라도 우리가 막 상상하는대로만 하면 이런 불편함이 생길 텐데 어느 정도의 적절성을 둘 것이냐- 하는 그런 걸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
기자. 지금까지 '루나홉' 얘기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정작 '루나홉'에 대한 소개가 빠졌던 것 같네요. '루나홉'은 어떤 게임일까요? 기획 과정부터 어떤 게임을 지향하시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 까요?
배정훈 대표. 네, 루나홉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도서관 프로그램을 다루다 그쪽 IP 중에 하나를 가져와서 제작해보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실제 있는 그림책이 대상이었죠.
저희가 지향하는 게임이 아트적이면서 가족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데, 꼭 공격, 혹은 사냥, 혹은 획일적인 성장이란 개념 없이도 게임은 재밌을 수 있다고 보고, 또 그 부분이 창의적인 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 그림책이란 부분이 가족적인 분위기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게임으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좋은 콘텐츠가 주는 이야기, 혹은 대화처럼 융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저희의 첫 게임으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달조각을 찾아 떠나는 동화적 감성에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기자. 달토끼 설화가 사실 굉장히 유명한 설화죠.
배정훈 대표. 네, 달토끼 설화를 다룬 작품 중 저희가 선택한 것이 '최영아' 작가님의 작품 '달토끼'입니다. 작가님처럼 대중적인 어떤 에피소드를 가져와서 우리만의 시나리오를 또 써보고 싶었습니다.
캐릭터를 가져와서 이제 그럼 좋은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 건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저희 누구나 잘 아는 이야기, 누구나 겪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게 바로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의 그 감정이었어요.
저 같은 경우도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창업했는데 이게 사실 평범한 개인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일 수 있잖아요? 그 동안 해왔던 것을 다 버리고 하는데 도저히 알 수 없는 미래에 빠지게 되는 거죠.
남들이 봤을 때는 별 거 아닌 옛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게 한 개인한테는 엄청 큰 결심이거든요. 물론 당연히 지금 이렇게 회사 대표가 되어 모두의 고민을 함께 운영하는 것도 힘든 일은 마찬가지기도 하고요.
오프닝에 등장하는 최영아 작가의 원작 '달토끼'
기자. 개인의 결심과 각오, 뭐 그런 것을 담았을까요?
배정훈 대표. 영화의 주인공들은 굉장히 드라마틱한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어떠한 일을 하게 되거나 모험을 떠나게 되는 일이 많지만 현실에서는 사실 잘 그렇지는 않잖아요. 보통은 내가 어떤 결정을 해야만 시작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이야기가 옥탑방에서 시작하는 것도 제 첫 사회생활을 투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전 반지하였지만 일단 게임의 감성적인 부분에는 옥탑방이 맞다고 생각해서 약간의 변주를 줬을 뿐이에요. 대학원에 있을 때도, 게임 회사에 취직했을 때도, 어느 순간은 취업도 잘 안되고 자존감이 떨어지고, 세상에 나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방에 살던 아이가 낯선 곳에서의 사회 생황이라는 거. 그런 환경에서오는 막막함, 공포 같은 복잡한 심경을 토끼 '루나'의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싶었습니다.

옥탑방에서 빛을 찾고 이를 계기로 옥탑방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기자. 주인공에게 투영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배정훈 대표. 토끼도 옥탑방을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는 친구로 나옵니다. 옥탑방은 개인에게는 너무 익숙한 공간이지만 결국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죠. 게임에서는 그것이 달 조각을 주으러 나오는 것으로 표현됐지만, 우리가 사회 초년생으로서 사회에 나오는 용기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공감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은유가 되겠죠.
기자. 사실 인터뷰 준비를 하다 보니 텀블벅 페이지 같은 데서는 그런 설정을 보긴 했는데 데모 버전에서는 느껴보지 못하긴 했거든요. 다음 버전에서는 실제 게임성과 내러티브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배정훈 대표. 당장 2차 데모부터는 하나의 이야기, 한 챕터의 이야기를 온전히 보여드릴 수 있도록 저희의 장점을 보여드리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1차 데모는 플레이 방향성, 뭔가 조금 더 조각내서 보여드렸다고 한다면 2차 데모는 제대로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우리 이야기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가- 어떻게 보면 시험대에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루나홉'에 담긴 의미는 잘 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루나홉'을 게임으로써 봤을 때의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배정훈 대표. 저희가 '루나홉'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는 이야기에 따라서 내가 이야기를 즐기는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는 부분에 대한 시도였습니다.
지금도 챕터마다 플레이 방식이 조금 다르잖아요? 이것도 사실 내러티브가 적용되면 하나의 이야기와 연관된 이야기임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세상에 처음으로 나온 토끼의 모험은 사실 예측이 안 되는 이야기들이잖아요. 하나의 은유처럼 실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청계천 우산 맵의 경우에는 점프를 잘해야 하고, 잘 밟고 지나가야 하는데 사실 이 내용이 이야기와 연관이 있는 행동입니다.
'루나홉'은 현실 속 동화라고 생각하고 개발 중입니다. 단순히 감수성을 자극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초년생이 겪는 현실이면서도 이야기 자체는 굉장히 동화적이어야 된다는 거죠. 이야기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수단으로 게임 시스템을 활용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미 픽스된 공간 내에서 이 공간을 어떻게 게임 플레이로 가져올 것인가- 계속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게임 시스템을 어느 장르 하나의 범주에만 두지 않고 계속 고민하고 있고, 또, 그런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까- 스스로도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청계천의 한 곳을 플랫포머 방식으로 구현한 챕터
기자. 게임이 딱 완성됐을 때는 단순한 플랫포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가 녹아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배정훈 대표. 네, 하지만 그 기준은 이야기일 겁니다.
기자. 네,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그런데 사실 쉽지 않은 느낌이 드네요.
배정훈 대표. 그래서 패턴 자체는 심플하게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게임 자체는 고전 게임에서 보는 클래식한 종류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퀄리티의 그래픽, 감성적인 아트, 내러티브는 깊게 가져가되 플레이는 직관적으로 가져가는 거죠.
기자. 앞서 원작자이신 최영아 작가님 얘기가 잠깐 나왔습니다만 사실 원작의 설정을 가져오되 스토리 자체는 오리지널 스토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데요, 작가님하고 함께 준비하실 때는 어떠셨나요? 원래도 잘 알던 사이셨나요?
배정훈 대표. 잘 아는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긴밀한 관계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도서관 제품을 판매하고 있잖아요. 거기에 있는 수많은 출판사 그림책들이 저희 파트너이고, 좋은 관계에 있는 분들이십니다. IP라고 해야 할까요?
또, 작가님께서 게임 제작 이야기를 듣고 다행히 굉장히 좋아해 주셨습니다. 출판사에서도 좋아하시고, 작가님도 협조를 많이 해주시고, 이게 사실 원 소스 멀티 유즈 개념으로 퍼지는 거잖아요.
김수빈 팀장. 안 그래도 이번에 저희가 텀블벅에서 리워드 중에 하나로 달토끼 그림책이랑 작가님 사인본에서 얼마 전에 리워드 나갔을 때 작가님이 사인 엄청 많이 해주셨었거든요. 되게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기자. 게임 오프닝에 나오는 그림책 이야기가 원작인 거죠?
배정훈 대표. 네, 그림책 그대로 넣은 겁니다.
루나홉에서도 역시 그림책을 한 장씩 펼쳐볼 수 있다.
기자. 그러면 너무 먼 얘기이기는 합니다만 '루나홉'이 나중에 DLC가 나온다고 하면 '달토끼' 세계관 안에서일까요? 아니면 다른 동화가 펼쳐지는 형태일까요?
배정훈 대표. 루나홉은 달토끼 세계관 내부에서만 활용될 것이고, 반대로 아까 말씀드린 '원더 라이브러리'의 세계관에서 브랜드끼리 연결되는 방식을 생각하고 보시면 됩니다.
'원더 라이브러리'는 플랫폼이기도 한 게임이어서 그 안에 수 많은 그림책들이 있으니까 그 안에서는 '루나홉'말고 또 다른 그림책 원작의 게임을 만들 수 있잖아요. 그렇게 하나의 그림책에서 시작해서 여러 게임으로 갈 수 있는 통로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원더 라이브러리'가 단순히 뭔가를 보고 감상하는 그런 게 아니었군요.
배정훈 대표. 네, '원더 라이브러리'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시나리오형 게임입니다.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도 또 그런 일들이 동시에 일어나는 게임이기도 한 거죠.
원더 라이브러리의 한 장면(영상). 보이는 건물도 배정훈 대표가 디자인했다고.
기자. 원더 라이브러리 쪽도 더 다루고 싶습니다만 그래도 다시 오늘의 본론인 '루나홉'으로 돌아가죠. '루나홉'을 말하면서 그래픽과 사운드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배정훈 대표. 그래픽와 사운드를 나눠서 답변을 드린다고 하면요.
그래픽은 현실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약간 아날로그적인 느낌, 옛날 사진을 보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토끼가 키가 작아서 낮은 공간에서 자그마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우리들 스스로가 사회 안에서 작은 존재라는 걸 뜻합니다.
뭔가 열심히는 하는데 사실 열심히 해야 겨우 살아남는 게 사회이기도 하잖아요. 토끼도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 사실 잘 인정도 못 받고 사람한테 치이고, 이런 장면이 앞으로 나올 거거든요. 사람들은 관심이 없죠. 토끼에게.
서울의 어딘가 공간을 다루다 보니 어느 정도 유명한 관광지 같은 공간도 다루긴 합니다만 절반 정도는 그냥 어느 골목, 서민적인 공간입니다. 그곳이 사람 냄새나는 공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저희가 그런 것을 그래픽적으로 표현하기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는 생각하고요. 그래서 그래픽은 계속 신경 써서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질감이라든가, 비에 적은 느낌, 그런 몽글몽글한 느낌을 좀 표현하고 싶어요.
다만, 진정한 힐링은 그래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에서 와야 한다는 점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토끼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도 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그렇게 상호 교류하면서 치유를 해 나가는 거죠. 그래서 여기 수빈 팀장님이 SNS 같은 곳에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게임 내에서 편지로 주고 받거나, 어떤 편린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거나, 뭔가 그래픽을 내세워서 내러티브를 이어가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실 옥탑방에서도 원래는 고양이가 등장해서 소통하고 그런 부분이 있어요. 그렇게 토끼 외에도 직접 출연하는 캐릭터들이 조금 있습니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거나, 소통하거나, 손을 마주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소개 영상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고양이
기자. 소개 영상에서 얼핏 봤던 것 같네요. 내용을 몰라도 감동적인 장면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사운드 쪽 준비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요?
배정훈 대표. 사운드는 이게 사실은 가장 기술적인 영역인데 힐링 게임에서 음향의 역할을 거의 절반 이상이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사실 내부적으로는 음악에 100% 여력을 할애하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대신 작년부터는 이제 국악 전문 작곡가 분이랑 곡 디자인을 하고 있고, 신경을 많이 쏟고 있습니다.
1차 데모는 진짜 기초적인 부분만 사용됐어요. 2차 데모까지 공개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음원을 디자인에서 넣을 예정입니다. 예를 들면 우산 맵에서의 우산을 밟는 패턴이 지금은 랜덤하게 소리가 나고 있습니다만, 제대로 순서대로 밟는 다면 악기 연주처럼 들리게끔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자. 우산을 향해 막 점프하다 보면 리듬 게임 같은 느낌을 받게 되겠네요. 서울 배경에 국악이 더 해진.
배정훈 대표. 네, 하지만 덧붙이자면 저희가 특별히 한국적인 요소를 강화하고 싶어서 서울 배경, 반대로 국악을 고집하고 한국적인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의 이곳저곳이 매력적이고 예쁘고, 또 그걸 표현하는데 필요한 감성이 국악에 있어서 선택한 것이었어요. 물론 이를 통해서 잘 알려지면 더 좋긴 하겠네요.
심플한 조작에 이야기, 그리고 사운드를 더해 감성의 마술을 구현한다.
기자. 그렇다면 토끼의 모험이 반드시 서울에 국한하고, 우리나라 문화에만 국한하고 있는 게 아니겠네요.
배정훈 대표. 맞습니다. 다른 나라, 특정 지역도 얼마든지 가능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리즈화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겠죠.
사실 저희가 서울 편의 개발이 끝났을 때에는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확립이 돼 있을 거란 말이죠. 그 이후로는 뉴욕, 도쿄 이런 버전을 보다 빠르게 개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기자. 듣다 보니 마케팅 팀장님의 역할이 굉장히 무거울 것 같습니다.
김수빈 팀장. 안 그래도 저희가 담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보니까 그걸 이제 잘 정리해서 브랜딩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떤 키워드가 중요할지 어떤 메시지가 중요할지,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면 어떤 점을 포인트로 하면 좋을지 이런거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또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자. 데모 버전만 해보고 가벼운 캐주얼 게임으로 알고 왔는데 얘기를 듣다 보니 볼륨이 장난 아니게 되어 버린 느낌입니다.
배정훈 대표. 네, 하지만 캐주얼하게- 그렇게 보여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깊이를 즐겨주실 분들인 깊이감 있게, 아이들처럼 동화적인 감성으로 접근할 분들은 가볍게요.
기자. 요즘 유행하는 오픈월드처럼 가시는 것은 아니죠?
배정훈 대표. 일단 저희가 지금 단계서 그렇게까지 갈 수는 없고요. (웃음) 준비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콤팩트하게 담아내는가-의 숙제가 남았다고 봅니다. 사실 이미 엔딩이라든지, 월드 자체는 훨씬 더 많이 준비되어 있거든요.
작년 쇼케이스 때 가장 호평 받은 챕터가 있엇는데 사실 그 부분은 데모 버전에는 빠져 있습니다. 뭐랄까요? 환상적이면서도 꿈 같은 그런 현실적인 이야기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토끼의 여정을 따라가게 된다.
기자. 현실적이면서도 환상, 꿈
배정훈 대표. 왜냐하면 우리네 이야기라는 게 대부분 평범하죠. 영웅의 이야기는 좌절과 시련을 겪고 이겨내고 성공을 하고 공주와 함께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잖아요. 심지어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저희들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누구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중인 거지, 그것이 반드시 성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누구든 쉽지 않잖아요. 그게 회사가 됐든, 개인의 노력이 됐든 간에 그래서 그 꿈에서 깨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런 모습을 보시게 될 겁니다.
기자. 물론 요즘 게임의 연출도 수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마는 말씀해주신 시퀀스가 게임보다는 영화적 연출, 혹은 CM의 느낌이 더 많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혹시 그렇다면 그런 텍스트 스크립트는 어느 분이 주로 기획하시나요?
배정훈 대표. 제가 이제...
김수빈 팀장. 그래서 제가 문과의 감성이라고 (웃음)
배정훈 대표. 창업 준비할 때 제일 공부 많이 하고 신경 썼던 게 시나리오였거든요. 그러니까 영화를 좋아하기도 했고, 사실 어설프게 영화를 따라하다가 안 되는 프로젝트도 많잖아요? 영화와 게임이란 매체는 분명 다른 부분이 있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도 달라야 하고, 저희도 그런 함정에 빠지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쉽게 생각했으면 그냥 영상 쭉 틀어놓는 식으로 처리했을 겁니다. 하지만 게임은 인터랙션이 사라지는 순간이 바로 지루해질 수 있는 순간이거든요. 그 부분은 우리가 흔히 소프트 스크립트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내가 몰입해서 움직일 수는 있지만 이야기 자체는 어쩔 수 없이 흘러가는 그런 장면 연출들, 그런 부분이 우리가 내러티브를 위해서 신경써야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뭘 던져도 다 약간씩 다르게 준비를 하고 계시니까 저도 그냥 보면서는 이게 정말 다 그렇게 나올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정훈 대표. 저희가 참 준비해 드린 장면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데 지금은 공개를 하면 안 되서.... 준비가 되면 바로 보여드릴 수 있는 자리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기대하겠습니다. 준비된 질문은 아닙니다만 분위기 전환을 좀 해볼까요? 두 분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두 분이 좋아하시는 영화나 게임이 궁금해집니다.
배정훈 대표. 영화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분야라서 정말 많지만 하나만 꼽는다면 '에이 아이'라고.
AI를 바라보는 2001년도 거장의 시선이 궁금하다면
기자. 스필버그죠. 굉장히 철학적인 걸...
배정훈 대표. 그 영화가 이제 예전에는 단순히 좋아하기만 했지만 지금 '아름담다'를 창업하고 보니까 우리의 지향점하고 굉장히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동화, 굉장히 현실적인 잔혹 동화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배우는 내용이 우리와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을 했고요.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영화가 이야기하는 건 희망이거든요.
게임은 역시나 '저니'입니다. 상상한 하던 것을 이렇게 연출해내는 구나- 싶은... 정말 상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에요. 물론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고요. 이렇게 창의성으로 밀어붙이는 회사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너무 창의적이었고 아름다웠습니다.
기자. 대표님이 너무 회사에 관련된 걸 추천하셔서 부담이 좀 되시겠지만 팀장님은?
김수빈 팀장. 저는 솔직하게 회사 다니면서는 게임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유일하게 돈을 써보면서 좋아했던 게임은 '마비노기'였습니다. 전 사실 게임을 컨트롤하고 그런 건 잘 못하는 사람인데 '마비노기'는 채집하고, 농사 짓고, 모닥불 앞에서 수다 떨고 하는 힐링 콘텐츠를 되게 즐겨 했었어요.
기자. 그것도 사실 굉장히 감성적이고 생활적인 측면이 있는 게임이죠.
배정훈 대표. 개발 쪽으로는 만들기 엄청 어려웠을 게임이죠.
기자. 결과적으로 얼마 전에 모바일도 성공하고, 마비노기 유니버스 프로젝트가 잘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김수빈 팀장. 영화는 인셉션 좋아했습니다.
기자. 오~ 비교적 최근 영화인데요?
김수빈 팀장. 아뇨아뇨. 좀 됐죠. 제가 대학 다닐 때 였는데 최근이에요?
배정훈 대표. 10년은 됐을 걸요.

이미지를 찾으며 생각해보니 배정훈 대표가 답변하는 동안 옆에서 철학적인 영화를 생각해냈을 가능성이 있다.
기자. 아, 네 벌써 그렇게 됐군요. 하긴 인터스텔라보다도 전에 나온 거니까요. 그나저나 두 분이 성향이 비슷하시네요. 약간 철학적이고, 생각할 거리가 있고. 자, 그럼 론칭 시점에 게임 볼륨이 어느 정도 될까요?
배정훈 대표. 시간으로는 3~4시간 정도 목표하고 있습니다. 그 이상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준비하는 게임이 며칠 동안, 혹은 몇 달 동안 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은 아니거든요. 영화 4시간 보기도 힘든데 우리 게임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했을 때 하나의 좋은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는 정도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써 현실적인 한계도 생각해야 하고요, 정해진 한계가 있어야 창의력이 그 만큼 나온다는 것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진 개발 여력 내에서 마무리를 짓는 것이 가장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이쯤에서 그렇다면 올해 '아름담다'의 향후 계획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배정훈 대표. 올해 저희가 두 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준비하면서 원래 하나 정도는 연말 12월까지 출시하는 게 목표이긴 합니다. 저희가 사실 막 투자 받고 그런 회사는 아니다 보니까 저희가 가진 여력으로 많은 일을 동시에 또 동시에 하다 보니 어느 정도 타협도 해야 할 것 같고요.
다만, 이제 둘 중에 하나, 두 개의 모든 프로젝트가 방향성이나 그런 걸 보여줄 수 있는 명확한 마무리가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것이 다음 버전의 데모든, 얼리 액세스든 말이죠.
그렇게 내년에는 완전히 마케팅부터 시작해서 둘 다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루나홉' 2차 데모도 그렇고, '원더 라이브러리'도 이제 지금 좀 있으면 데모가 나올 예정입니다. 저희의 방향성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더 라이브러리의 한 장면
기자. 네, 특이한 게임 좋아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도 즐거웠고 말이죠.
배정훈 대표. 이런 게임을 개발하는 게 꿈이었으니까 개발 자체는 너무 즐거운 일입니다. 경영이라는 것도 사실 처음 해보는 거고... 이런 환경을 계속 유지하고, 이겨내는 게 사실 저희 목표고, 이 자체도 게임 같은 거거든요.
가끔 '루나홉' 관련으로도 투자하시는 분들 미팅을 하게 되면 사실 그런 부분에 많이 부딪힙니다. 누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아무래도 '게임'이라는 매체에 뭔가 새로운 시도가 섞이면 그거에 대한 저항감은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조금 더 대중적인 부분을 찾게 되고, 대중적인 게임이 되려면 결국 이런 요소, 저런 요소가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저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은 아닌 거죠.
기자.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려 버리면 흔한 게임이 되어버릴 수 있겠네요.
배정훈 대표. 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의 면면을 보면 굉장히 좋게 봐주시지만 어느 정도 들어가면 결국 "이건 돈 안 돼." 이런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어요. 어느 순간에는 그런 말 안하면 아예 관심이 없나? 섭섭할 정도가 되더라구요.
그러다 보면 결국 우리는 우리 길을 가자- 대신에 대중적인 피드백은 진짜 많이 들어야 한다고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자. 올해 도쿄 게임쇼에도 나가신다고 하셨죠?
배정훈 대표. 네, 일본이 패키지 게임 강국이기도 하고, 저희가 좀 기대를 하고 2차 데모를 잘 만들어서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수빈 팀장. 이번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이제 어쨌든 도쿄 게임쇼에도 보여드리고 나면 일본 시장에서의 반응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경기게임오디션 출품 당시 부스 전경 (아름담다 제공)
기자. 네, 이제는 알 것도 같습니다만 '아름담다'의 게임 철학이 있다면요?
배정훈 대표. 저희 회사 모토가 "미래를 창조하고, 마음을 연결하다."가 저희 모토거든요. 남들이 안 하는 시도여도 우리가 하고 싶은 거라면 다 해보자는 거죠. 거기에 디테일한 키워드, 아트나 창의성, 그런 것들을 담고요.
그렇게 우리가 우리가 성공한다는 미음 하에 그 콘텐츠를 통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바로 마음을 연결하는 겁니다. 우리가 얘기하는 건 결국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게임을 통해,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고 싶은 거죠.
어찌 보면 비즈니스적인 측면과 귀결될 수도 있겠네요. 결국 우리 프로젝트가 마음을 움직여야 콘텐츠도 궁극적인 성공을 거두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팀장님 동의하십니까?
김수빈 팀장. 말씀드렸듯이 저도 이렇게 사회에 메시지를 주거나, 좋은 영향을 주는 그런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였거든요. 그런 회사를 계속 찾아다녔었는데 항상 잘 안 되거나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게임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그것이 실행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저도 물론 동의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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