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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츄라이] 크루세이더 킹즈 3 DLC '천하', 아시아 역덕을 위한 최고의 선택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1.23 16:57:11
조회 2547 추천 12 댓글 14
세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버릴 정도로 재밌는 게임도 많지만 괜히 돈만 버린 듯한 아쉬운 게임도 많죠. 어떤 게임이 재밌는 게임이고 어떤 게임이 아쉬운 게임인지 직접 해보기엔 시간도 돈도 부족합니다.
 
주말에 혼자 심심할 때, 친구들과 할 게임을 찾지 못했을 때, 가족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고 싶었을 때 어떤 게임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신가요? 게임조선이 해결해 드립니다! 게이머 취향에 맞춘 게임 추천 기획 '겜츄라이'!
 
[편집자 주]

 
이런 분께 추천!: 아아- 모르는가? 이것은 '신라 제국'이라고 한다! 이젠 한반도에서 제국을 세울 수 있지
이런 분께 비추!: 글자가 너무 많아... 이 시스템은 대체 뭐지...? 복잡한 거 싫어...
지난 한 해, 수많은 갓겜이 게이머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습니다. 기자 역시 많은 게임을 즐기며 한 해를 보냈는데 그중에서도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 DLC가 있습니다. 바로 크루세이더 킹즈 3의 DLC인 All Under Heaven, 게이머들 사이에선 천하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DLC입니다.
이 DLC는 동아시아 플레이를 제공합니다. 특히 국내에선 한반도 국가인 신라와 고려, 그리고 고구려의 후예인 발해가 세력으로 등장해 화제가 되었죠. 세상에, 크루세이더 킹즈 3에서 모드가 아닌 정식 콘텐츠로 한반도 세력을 플레이할 수 있다니... 한국어가 지원조차 안됐던 크루세이더 킹즈 2부터 즐겨온 팬이라면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추가된 콘텐츠를 살펴보면 우선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동아시아 세력이 등장합니다. 핵심 세력은 중국과 일본, 동남아며, 이들은 저마다 고유문화나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편의 튜토리얼이라고 할 수 있는 소왕 무르하드 외에 새로운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중국의 관료 진관의 튜토리얼이 추가됐죠. 물론 원한다면 직접 신라나 거란의 인물을 선택해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도 있습니다.
 

동아시아가 들어간 크킹이라니 참을 수 없지!
 

사실상 권력으로 향하는 길까지 합친 튜토리얼의 추가
 

국내 게이머라면 한반도 플레이에 눈이 갈 것이다
 
사실 이 DLC가 출시되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점은 '크루세이더 킹즈 시스템 위에 아시아를 어떻게 표현했나?'였습니다.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의 진입장벽 중 하나인 유럽의 봉건제는 아시아의 사회 구조와 문화에 그대로 대입하기엔 다른 부분이 너무나도 많으니까요. 특히 정복과 상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영토 문제가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궁금했습니다.
튜토리얼로 확인할 수 있는 아시아의 사회는 꽤나 그럴듯했습니다. 방랑기사처럼 모험하던 비지주 플레이를 손봐 과거 시험에 합격하고 명성을 드높여 직위에 오르는 시스템엔 꽤 감탄했습니다. 이렇게 직위에 올라 특정 지역의 관리로 임명되어 행정 업무를 보는 방식은 우리가 익히 아는 입신양명 그 자체라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죠.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사적인 요소도 나름 잘 구현되어 있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만리장성을 쌓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천황과 상황, 그리고 쇼군과 관백이 공존하는 일본의 독특한 정치 시스템도 맛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 배경 봉건제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는데 꽤나 그럴싸하다
 

이런 이벤트도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
 
한국 게이머로서 꽤나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고려의 정치 구조였습니다. 1178년 고려로 시작하게 되면 놀랍게도 고려왕이 아닌 무신정권의 핵심 인물인 정중부가 최상위 지도자로 등장합니다. 고려의 역사처럼 의례적 군주와 별개로 실질 지도자가 권력을 행사하며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라와 발해의 지정학적인 고증도 꽤나 인상에 남았습니다. 당나라의 조공국이지만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후삼국 통일의 명분을 가진 신라, 말갈과 고구려를 혼합한 문화와 인물로 구성된 발해는 많은 게임에서 편의주의적으로 그려지던 중국의 지방 정부가 아니라 제법 고증에 따른 독자 세력으로 등장했습니다. 
재밌는 부분은 후삼국의 축이 되는 인물인 궁예나 견훤의 아버지인 아자개도 고유 인물로 등장하는 점입니다. 꽤 세세한 부분까지 구현한 모습은 앞서 동아시아의 사회와 문화 요소에 대한 해석과 더불어 아시아에 대한 개발진들의 연구와 이해를 드러냅니다.
 

역사뽕 최대로!
 

당신도 미륵이 되거나 수달이를 외치는 아들을 낳을 수 있다!
 
크루세이더 킹즈를 해본적 없거나 동아시아, 특히 한반도 세력이 등장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에 목마랐던 게이머에겐 이 DLC가 마치 선물처럼 느껴지겠지만, 크루세이더 킹즈를 오랫동안 즐긴 게이머라면 '그정도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부분 이미 이전 DLC에서 맛본 것들이거든요.
예를 들어 게이머 가문의 사유지인 장원이나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한 여행은 사실 이전 DLC인 권력으로 향하는 길에서 아시아 색을 입힌 느낌이 강하죠. 또 이전에 보여줬던 행정제와 비교하면 이번 DLC 핵심 세력들의 고유 시스템이 겉핥기 수준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요. 특히 다양한 한반도 플레이를 기대했던 분이라면 후삼국 통일 외에 특별한 요소가 없어 실망하실 수도 있고요.
역사를 다루는 게임이라면 늘 그러하듯 고증 문제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죠. 크루세이더 킹즈는 사료가 아닌 놀이를 위한 도구인 만큼 재미를 위해 게임적 허용과 생략을 시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끔씩 몰입감을 해치는 요소들이 등장하곤 합니다. 바로 위에서 살펴본 '김 궁예'나 '견 아자개' 같은 부분이 그러하죠. 역사 고증에 민감한 분이라면 꽤 거슬릴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그냥 스킨 바꾼 본적지 아님?라고 할 뻔
 

방랑 기사? ㄴㄴ 과거 시험길
 

예의 바르게 사케를 마시는 신라 왕이라... 이거 참 귀하군요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 DLC는 왜 아직도 크루세이더 킹즈 3가 다른 게임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인지 보여줬습니다. 특히 한국 게이머라면 신하는커녕 후계자 이름조차 기억하기 어려웠던 예전과 달리 '김지소', '한경애', '허지은' 같은 이름으로 가득한 궁정에 편안함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시아 역사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이 DLC를 꼭 플레이해 보시길 바랍니다. 역사적 고증이란 아쉬움을 게임적 허용이라는 관대함으로 넘기고 나면 내 가족, 내 신하, 내 백성들과 함께 역사를 재현하는, 다른 게임에서 느끼기 힘든 경험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난관을 뚫고 내가 역사를 재현했을 때 쾌감이란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만큼 역사뽕을 채워주는 게임도 없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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