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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게임백과사전] “FBI까지 관여했다?” 역대급 게임 유출 사건

게임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30 13:36:20
조회 1908 추천 3 댓글 6
게임 출시와 데이터 유출은 떼고 싶어도 쉽게 떼어지지 않는 관계입니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 정식 출시 전에 정보를 먼저 확보하고 이를 통해 관심 혹은 금전적 이득을 얻으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왔기 때문이죠.​


유출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낸 캡콤 /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공식 X



최근 사례만 봐도 그렇습니다. 출시 후 전 세계 판매량 600만 장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정식 발매 전 스토리와 엔딩 관련 정보가 대거 유출되며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리즈의 핵심 개발자로 알려진 카미야 히데키는 SNS를 통해 강한 어조로 유출자를 비판하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죠. 캡콤 역시 공식 입장을 내고 유출 정보 확산 자제를 요청하며, 법무팀을 통한 삭제 요청과 강력한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최근에도 유출 문제는 계속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업계를 크게 뒤흔든 대형 사건들도 존재했습니다.

■ 하프라이프2 유출범, FBI까지 동원한 “취직시켜주겠다” 낚시로 잡았다


하프라이프2



대표적인 것이 2003년 ‘하프라이프2’ 유출 사건입니다. 당시 ‘하프라이프2’는 E3 시연 이후 “차세대 FPS의 기준을 바꿀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밸브의 핵심 타이틀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식 출시 전, 소스 코드와 개발 빌드 일부가 통째로 인터넷에 퍼지면서 업계 전체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개발 중인 게임의 핵심 자산이 그대로 외부에 공개된 것이죠. 이 사건으로 밸브는 보안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했고, 이미 흔들리던 게임 출시 일정에 추가 악재가 더해졌습니다.


FBI와 협력했다 / FBI 공식 홈페이지



이에 밸브는 유출범을 잡기 위해 치밀한 함정을 팠는데요. 이 과정에서 무려 FBI와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유출범인 독일의 해커 악셀 겜베(Axel Gembe)가 밸브의 게이브 뉴웰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과하며 일자리를 요구하자, 밸브 측은 “사내 보안 감사관으로 채용하기 위한 면접을 진행하겠다”는 식의 가짜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미국 본사로 그를 유인해 미국 땅을 밟는 즉시 FBI가 체포하도록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이후 범인이었던 악셀 겜베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독일 경찰에 의해 먼저 체포되면서 미국 법정에 서는 것은 면했는데요. 이후 독일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그는 범행을 인정하고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점 등이 참작되어 징역 2년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되며 사건은 마무리되었습니다.

■ “유출돼서 다행이다” 평가까지 들은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사태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2020년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 유출도 게임 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정식 출시를 겨우 두 달여 앞둔 시점에 발생했는데, 당시 핵심 스토리와 주요 컷신, 결정적 장면들이 대량으로 온라인에 퍼졌죠.

이 사건에서 특히 논란이 컸던 건, 유출 내용이 게임에 대한 여론 자체를 선점해버렸다는 점입니다. 특히 전작의 주역인 조엘이 충격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이른바 ‘골프채 장면’이 퍼지자 이용자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고, 일부는 “이 정도면 미리 알아서 오히려 돈을 아꼈다”는 식의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유출이 단순한 정보 노출을 넘어 이용자들의 구매 결정과 초기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입니다.

게임의 출시 이후 시장의 반응 역시 싸늘했습니다. 초기에는 전작의 명성과 사전 예약 효과로 출시 3일 만에 400만 장 출하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유출로 이미 악화된 여론에 실제 플레이한 이용자들의 혹평까지 더해지면서 판매 흐름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급격히 꺾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정식 발매 후 불과 3일 만에 중고 타이틀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졌죠. 데이터 유출은 엄연한 범죄 행위이지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의적의 소행'이라고 부르는 촌극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직원들 개인정보까지 유출됐던 인섬니악 해킹


인섬니악 게임즈



게임 이미지가 소비되는 정도를 넘어, 개발사 직원들의 개인정보까지 전부 털려버린 최악의 유출 사고도 있었습니다. 2023년 인섬니악 게임즈는 신흥 랜섬웨어 해커 그룹인 '리시다(Rhysida)'에게 치명적인 해킹 공격을 당했는데요.

해커 측은 인섬니악에 금전을 요구했고(50 비트코인, 당시 시세로 한화 약 26억 원 규모), 협상이 결렬되자 130만 개가 넘는 내부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그 안에는 ‘마블 울버린’ 초기 빌드 영상, 개발 일정, 향후 프로젝트 자료, 내부 프레젠테이션은 물론 일부 전·현직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여권 사본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인섬니악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심경을 밝혔고, 유출된 데이터에 직원 및 독립 계약자의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동시에 ‘마블 울버린’의 초기 개발 자료 역시 유출됐다고 덧붙였죠.


울버린은 무사히 개발되어 출시 예정이다



이후 회사는 피해를 입은 직원들에게 데이터 침해 사실을 통지하고 신용 모니터링 및 신원 복원 서비스를 연장 지원하는 등 사태 수습과 직원 보호에 총력을 기울여야만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때 유출의 아픔을 겪었던 마블 울버린은 무사히 오는 2026년 9월 15일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 유출됐으니까 어쩔 수 없지, 신규 캐릭터 깜짝 공개한 호요버스

이례적인 유출 대응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호요버스의 사례도 있습니다. 호요버스는 ‘원신’,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처럼 캐릭터 중심의 소비가 강한 게임을 서비스하다 보니, 미공개 캐릭터 이미지가 퍼질 때마다 유저 반응과 매출, 출시 연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곤 하는데요.


당시 호요버스가 선공개한 이미지 / 호요버스 웨이보



그런 호요버스의 ‘젠레스 존 제로’에서 미공개 캐릭터 디자인 초안이 온라인에 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러자 호요버스는 이를 무작정 숨기기보다, 공식 입장과 함께 해당 초안 일부를 직접 공개하는 정면 돌파 방식을 택했습니다. 자료를 선공개함으로써, 부정적인 보안 이슈에 쏠렸던 관심을 신규 콘텐츠에 대한 공식적인 기대감으로 전환시킨 것이죠.

이러한 대응은 신선하고 유연한 대처였다며 업계 전반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용자들 역시 "어설프게 숨기려다 더 큰 논란을 빚는 것보다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이 낫다", "정식으로 완성될 최종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라며 호응했죠.



물론 이런 대처가 유출 자체를 옹호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실제로 호요버스는 경찰과 협력해 200명 이상의 유출 관련자에게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문 적이 있고, 일부 사례에서는 최대 55만 위안(약 1억 원)의 손해배상이 부과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게임 데이터 유출은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실제 법적 책임과 금전적 손실로 직결되는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 또한 게임은 직접 플레이하며 서사와 연출, 감정을 온전히 체험하는 것이 핵심인 콘텐츠인 만큼, 모두가 정식 출시 이후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 [동아 게임백과사전]"이런 걸 왜 만들고 누가 사지?" 기괴 그 자체의 게임들▶ [동아게임백과사전] 12년간 XBOX를 이끈 구원자 필스펜서가 은퇴하다▶ [동아게임백과사전] 침팬지가 나보다 마인크래프트 잘하는데? 게임하는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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