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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는 편해졌는데 결과는 이용자 몫" 불법스팸 신고 시스템 현주소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4.17 10:09:16
조회 527 추천 0 댓글 0
[IT동아 박귀임 기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박 사이트 스팸 문자를 대량 발송한 '발송자'가 돼 이동전화 서비스가 정지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원인은 공식 앱스토어가 아닌 경로로 설치된 불법 동영상 재생 앱이다.


불법스팸 신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악성 앱을 통한 번호도용까지 그 수법이 진화하는 모양새다 / 출처=셔터스톡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는 최근 이 같은 피해 사례를 공개하고 이용자의 주의를 촉구했다. 문제의 앱은 설치 과정에서 이용자의 문자메시지 접근 권한을 탈취하고, 이를 이용해 해당 번호로 도박 사이트 유도 문자를 대량 발송한다. 대량 불법스팸 발송에 악용된 번호는 이동통신사업자의 이용약관에 따라 이용 정지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

불법스팸 신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악성 앱을 통한 번호도용까지 그 수법이 진화하는 모양새다. 피해를 막는 첫 번째 수단은 결국 신고다. 신고 시스템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3개월 연속 불법스팸 홍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공개한 2026년 1~3월 스팸 유통 현황을 보면 추이가 뚜렷하다. 국내 문자중계사를 통한 불법스팸 신고 건수는 1월 49만 7360건, 2월 44만 1198건으로 일시 감소하는 듯했다. 하지만 3월에는 58만 3149건으로 급반등했다. 전월 대비 32.2% 증가로 3개월 중 최고치다.

국제 문자중계사의 경우 건수가 다소 줄었지만 5대 악성스팸 비중이 1월 51.3%에서 3월 59.5%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5대 악성스팸은 불법대출, 불법도박, 성인, 불법의약품, 투자유도 유형을 의미한다. 국제발 불법스팸 상위 사업자의 주요 유형은 같은 기간 불법도박으로 고정돼 있었다. 국내 신고건수 급증에 국제발 악성 비중 심화까지, 불법스팸 문제는 3개월 연속 수그러들지 않았다.

앱부터 전화까지 불법스팸 신고 방법 4가지


방미통위와 KISA는 현재 4가지 불법스팸 신고 채널을 운영 중이다. ▲불법스팸 간편신고 앱 ▲휴대전화 간편신고 ▲118 상담센터 ▲불법스팸대응센터 누리집 등이다. 불법스팸 간편신고 앱은 KISA 공식 앱으로 스팸 문자를 즉시 신고할 수 있다. 휴대전화 간편신고는 문자 메시지 앱 내에서 '메시지 신고'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고, 118 상담센터의 경우 전화 상담으로 피해 대응 안내를 해준다. 불법스팸대응센터 누리집은 불법스팸 차단 방법 등을 안내하고, 불법스팸 신고를 연중 접수해 처리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인 대책 마련에도 주력한다.


불법스팸대응센터 누리집은 불법스팸 신고를 연중 접수해 처리한다 / 출처=불법스팸대응센터



실제 이용 현황을 보면 전체 신고 5억 8747만여 건(2025년 기준) 중 휴대전화 간편신고가 99.2%를 차지했다. 이어 불법스팸 간편신고 앱 0.7%, 불법스팸대응센터 누리집 0.06%, 118 상담센터 0.02% 순이었다. 나머지 3가지 채널을 합쳐도 0.8%에 불과하다. 4가지 채널을 운영하지만 실제로는 1개 채널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2023년부터 휴대전화 간편신고 UI·UX를 개선했다. 고령층·디지털 취약계층은 118 상담센터로 안내하고 있다"면서 "채널 간 처리 속도나 피드백 면에서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4가지 불법스팸 신고 채널 중 어떤 경로로 신고하든 처리 과정은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불법스팸에 대해 '신고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처리 결과 피드백 체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불법스팸대응센터 누리집의 스팸 신고 처리 결과 기능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문제는 구조다. 불법스팸 신고의 99.2%는 휴대전화 간편신고로 들어오는데, 결과 확인은 불법스팸대응센터 누리집에서 직접 조회해야 한다. 시스템이 이용자에게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능동적으로 찾아가야 하는 방식이다.

5분 안에 차단, 제재는 감소


불법스팸 신고가 접수되면 KISA는 스팸 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5분 내외로 통신사에 스팸 번호를 공유한다. 이후 통신사가 관련 법령에 따라 차단 조치를 수행하는 구조다. 기술적 대응 속도 자체는 빠른 편이다.

AI와 자동화 기술도 이미 불법스팸 신고 시스템에 도입돼 있다. 불법도박·대출 등 악성 유형을 선별 분류하는 AI 기반 유형 분류 시스템이 운영 중이다. 또 다량·중복 신고된 스팸 번호(블랙리스트)를 자동 추출, 매시간 문자사업자에 공유하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


불법스팸 발송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건수는 2020년 733건에서 2025년 582건으로 줄었다 / 출처=셔터스톡



기술 대응이 빠르다면 제재도 강화되고 있을까. 연도별 과태료 부과 현황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불법스팸 발송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건수는 2020년 733건에서 2025년 582건으로 줄었다. 2026년 1분기에만 국내 신고가 월평균 50만 건을 넘어선 것과 대조적이다.

방미통위는 현행 제재 수단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2026년 정보통신망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전송자격인증제, 과징금 등 2가지 제도를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우선 전송자격인증제는 불법스팸 방지 역량을 인증받은 사업자만 대량문자 시장에 진입 가능하고, 기준 미달 또는 불법스팸 전송 사업자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제도다. 과징금 제도의 경우 기존 과태료에서 과징금으로 격상하는 것으로 악성스팸은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더해 범죄수익 몰수 및 추징까지 추가된다.

이용자 편의성 개선 신경써야


불법스팸 신고 시스템은 기술적으로 빠르고 채널도 여럿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작동하는 채널은 사실상 하나다. 신고 후 결과를 알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직접 누리집을 찾아가야 한다.

방미통위가 전송자격인증제와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신고 후 이용자에게 결과를 직접 알려주는 경험을 개선하는 것, 그리고 신고가 실제 제재로 이어지는 비율을 높이는 것이 다음 과제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방미통위와 KISA는 이용자가 다양한 환경에서 보다 편리하게 스팸을 신고할 수 있도록 UI·UX 개선 등 신고 편의성 강화를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고 채널이 많다는 것이 편리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떤 채널이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 처리 결과는 어떻게 통보되는지가 핵심이다. 신고는 시작일 뿐, 채널을 늘리는 것보다 신고 하나가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먼저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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