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라이브엑스포 할인하는 것들 구경하다가 재밌어 보여서 산 겜이다

게임 자체는 간단함. 게임 제목 그대로 차 몰고 집까지 가면 됨

그런데 집 까지 가는데 문제가 있다. 정가 2200원 짜리 캐주얼겜 주제에 세계관 설정이 은근히 자세한데(있다가 더 얘기할 거임)

조금이라도 사람과 접촉사고가 일어나면 살인자 취급 받고 사형수가 됨. ???

사실 그래서 뭐? 안전운전하면 되지 하면서 마음 놓고 귀가하면 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차도에 별의별 알몸빌런이 등장함.

먼저 차도 위에서 포켓몬고 하는 놈이 있다. 그나마 이 녀석이 가장 느려서 얘를 칠 일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주의할 점이라면 "가장 느린 속도"로 지나가기 때문에 앞에서 오는 다른 놈들 안 치겠다고 후진하다가 얘를 칠 수가 있음. 이거 당해보면 진짜 열빡침.

두 번째는 킥보드다. 사실상 얘가 최종보스일 정도로 가장 빠른 속력으로 달려옴.

나머지는 그냥 뛰어다니는 놈이랑 자전거가 있는데 위에 놈들 캡쳐하는 것만으로도 기빨려서 안 찍었음 ㅈㅅ

속도제한이랑 멈추라는 표지판이 광기마냥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데 어떤 특정 트리거라거나 그런 의미는 없는 것 같음.

여기까지가 게임 특징이고 소소한 세계관 설정을 탐구해보도록 하자.

초반에 가다 보면 표지판이 사라지고 하늘에 웬 영단어가 우르르 등장한다. 해석하려니 머리가 아파와서 무시하고 지나가다가 익숙한 문구(The Old Man and the Sea)를 발견.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다.

갑자기 이런 게 왜 나오지? 싶은데 영단어가 나오기 전 길바닥에 1920S라는 글자가 써져있음. 검색해보니까 헤밍웨이가 1920년대 작가더라. 다른 영단어들은 헤밍웨이의 다른 작품들이었음.

이때까지만 해도 그래서 도대체 헤밍웨이랑 이 겜이랑 무슨 상관이지?? 싶었다.

집에 가다 보면 가끔 저런 코인이 등장해서 먹을 수가 있음

코인을 먹은 뒤부터는 로딩화면이 바뀌게 되는데 대충 파파고 뚜들기면서 번역해보니까 세계관 내부에서 금주령이 내려져서 암호화된 럼주를 만들어서 유통하고 있다 뭐 이런 소리 같음. 실제 미국 역사에서 금주령이 유명하지? 검색해보니까 금주령도 1920년대 사건이었음.

도전과제를 살펴보니 달성조건이 엄마 없는 게 꽤 많긴 했지만 The Great랑 Gabriel이라는 게 눈에 띄었음. 내 추측이 맞다면 The Great는 밀주 팔아서 부자된 위대한 개츠비 패러디가 아닌가 싶고 Gabriel은 실베에서 몇 번 봤던 것 같은데 알 카포네가 밀주 사업 그만두고 우유 사업했던 거 패러디가 아닌가 싶다. (나무위키 보니깐 Gabriel이 알 카포네 미들네임인가 그럼) 얘네들도 대충 다 1920년대 인물임. 즉, 이 게임의 모티브가 되는 배경은 1920년대 미국이라는 결론이 나옴. 왜 하필 그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무의식에 남아있는 오래된 지식들을 끄집어내서 대조해보니까 재밌더라. 인붕이들도 더 재미난 갤질을 위해 실베를 꼬박 챙겨봐서 잡다한 상식을 공부해보자!

아무튼 암호화된 럼주는 암시장에 내다 팔 수 있다. 럼주 판 돈으로 슈퍼카 살 수 있음. 암호화폐 비트코인 패러디인지 시세가 계속 들쑥날쑥 한다.

슈퍼카를 사면 새로운 모드가 열리는데 레이싱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굼벵이처럼 기어다니다가 레이싱에서는 신나게 달릴 수 있어서 그런지 이게 제일 재밌었음.

하지만 여기서도 무개념 알몸맨들은 장애물로 등장한다. 부딪혀도 감옥에 가거나 그러지는 않는데 대신 차 속도가 잠깐 줄어듬.

킥보드는 같이 달리다가 다른 놈들이랑 동귀어진함

집 가는 모드에서는 슈퍼카로 도시를 배회하니 이태원 골목에서 슈퍼카를 몰고 인파 속을 지나가는 인싸가 된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예미

이스터에그 같은 것들?? 서민차로 집 가는 방향이 아닌 반대쪽으로 후진을 하다보면 참피 같은 게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다.

춤추는 신호등맨. 이것도 아까 1920년대 뭐 그런 거랑 관련있나 싶어 대충 키워드를 검색해봤는데

이런 게 나옴. 이걸 패러디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교통사고랑 관련된 이슈니까 맞지 않나 싶음.

말고도 악어 표지판 이런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킥보드랑 부딪히는 바람에 정신 팔려서 못 찍었다..

아무튼 나는 재밌게 했는데 항아리겜 같은 거 극혐하면 비추함.

아 그리고 브금도 좋았음. 근데 브금이 좋다 보니까 흥이 나서 나도 모르게 속도 올려가지고 사람 치는 확률이 올라감;

옵션메뉴에서 끌 수 있으니까 도전할 인붕이는 참고하길 바랄게.

세 줄 요약

1. 자나깨나 킥보드를 조심하자

2. 웬만하면 킥보드를 타지 말자

3.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