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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하나메르하나 급 떠오른 썰

검은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2.13 20:33:18
조회 2250 추천 43 댓글 18
														

음… 뭔가 오버워치 세계관에서 메르시는 하나한테 죄책감을 갖고 있고 하나는 메르시에게 애증을 느끼는 내용이 보고 싶다.
메르시는 옵치 초기 시절에 적인줄 알고 민간인을 쏴죽인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하나의 아빠. 그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리다 PSDT를 갖게 되고, 사람을 살리는 데에 매달리고.

대충 테러가 일어나자 하나네 아빠가 아수라장 가운에 자기방어를 위해 총을 들었다가, 자기를 겨누는 탈론의 첩자 정도로 착각한 메르시에 의해 총살 당했다고 치자.
하나는 아빠가 숨어있으라는 곳에서 숨 죽이고 있다가 그걸 목격한 거지. 애가 충격으로 기절했는데 깨어나서는 실어증에 걸린 거야.

대규모 테러였기 때문에 사상자도 많고 행불자도 많았는데 하나가 실어증에 걸린데다가 아빠가 눈앞에서 죽은 여파로 폐쇄적이 되어버렸어. 주위 자극에 반응을 안 하니까 결국 신원미상의 고아로 보육원에 보내지게 됐지.
메르시는 자기가 처음으로 쏴죽인 사람이 민간인이라는 걸 알게 되고 죄책감을 갖게 돼.

무고한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이 메르시를 압박했고, 그때부터 메르시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온몸을 바치지.
그로부터 15년쯤 지나서, 오버워치에 새로운 요원이 오게 됐는데 그게 바로 하나야.
하나는 13살부터 입소가 가능한 KMTC(Korea Meka Traning Center)출신의 베테랑 메카 조종사였어.

날림 설정으로 KMTC는 만13세 이상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메카 조종기술과 전투 기술을 훈련시키는 양성소 같은 곳이라고 치고. 대외적으로는 어디까지나 메카 조종사를 양성하는 자원입소 훈련센터지만,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경우엔 전투에도 투입되는 이면 조직이기도 했지.

하나는 보육원에서 자라는 동안 아빠가 옴닉과의 테러 중에 의해 죽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옴닉에 대한 반발심에 KMTC에 입소한 거였는데, 어느날 TV에서 메르시의 인터뷰가 나오는 걸 보고 불현듯 기억속에 파묻혀있던 장면을 떠올리게 되지. 메르시가 아빠를 쏴죽였던 모습 말이야.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로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메카 조종사로 전투에 투입된 경력이 제법 있었기 때문에 하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어. 아빠와 메르시가 둘 다 서로에게 총을 겨눴고, 메르시가 방아쇠를 당기는 게 더 빨랐을 뿐이라는 걸. 그렇지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지.

하나는 그 뒤로 몇 년 동안이나 전장을 헤쳐나가며 옴닉과 탈론, 그리고 메르시에 대한 원망을 키워갔어. 그리고 만 19세가 되던 해에 오버워치의 스카웃 제의를 받고, 그 유명한 전장의 천사를 직접 만나볼 요령으로 수락하지.
직접 만나본 메르시는 하나가 보기엔 굉장히 잘 지내는 것 같았어.

뛰어난 과학자이자 의사로서의 명성과 경력, 오버워치 중역이라는 직함, 그리고 그에 걸맞는 계급 등 완전무결한 사람처럼 보였지.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눈앞에서 아빠가 죽는 것을 목격하고 고아원에서 자라며 겪었던 많은 상처와 충격, 그리고 평범한 소녀로 자랐더라면 누렸을 행복을 모조리 메르시가 앗아간 느낌이었지.

일개 돌격조 요원일 뿐인 하나가 오버워치의 상징인 메르시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어. 그리고 지금껏 쌓아온 제 커리어를 망쳐가면서까지 메르시에게 보복할 마음도 없었고. 하지만 마음 속에는 묵은 원망이 존재했지. 그래서 친절한 메르시에게 무뚝뚝하게 대하면서 자꾸 거리를 두려고 해.

그런데 그런 원망이 오히려 메르시에게는 득이 됐어. 하나가 전장에 투입되어 전투를 하는 동안에도 원망의 대상인 메르시만 보면 저절로 신경이 자극되니까 그쪽을 의식하다가 다칠 뻔 한 메르시를 구해주게 되었거든. 하나는 그저 임무를 잘 수행하려고 했을 뿐인데 말이야.

이건 뭐 네 원수를 사랑하라도 아니고, 이런 경우가 몇 번이나 반복되니까 하나는 메르시에 대해 신경쓰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되뇌지. 그런데 메르시 입장에서는 그런 하나가 묘한 거야. 자기한테만 유독 거리를 두는 것 같은데 매번 도와주고, 시선도 자꾸 마주치고 그러거든.

구해줘서 고맙다고 하고 싶은데 임무 수행이 끝나기만 하면 자기를 피하듯이 쓱 사라져버리니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는 거야. 마른 몸이 걱정되기도 하고, 가끔 기지 내에 혼자 앉아있는 걸 보면 챙겨주고 싶고, 자기한테도 다른 사람들을 대하듯 좀 밝은 모습을 보여줬음 싶은 거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메르시의 마음 속에 하나가 자리잡는데, 하나는 자기가 거리를 두는데도 메르시가 다가오니깐 당황스러워. 고아로 외롭게 자라서 사람의 온기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는데, 원망의 대상인 메르시가 유달리 자기를 챙겨주니까 마음이 복잡한 거지.

메르시의 호의가 마음을 덮혀가는 듯 하다가도 불쑥불쑥 원망이 치솟는 거야. 아빠를 여의고 보육원-KMTC-MEKA를 거치면서 꽤나 상처를 많이 받으며 자랐거든. 메르시가 한결같이 따뜻하게 대해주니까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이 호의를 갖게 되긴 하는데, 제 상처의 원흉이니까 제 호의를 마냥 긍정할 수는 없는 거야.

메르시는 하나가 상처가 많아 보이니까 그 부분을 감싸주고 싶어하고, 하나는 그런 메르시에게 끌려하면서 원망을 묻어버리자고 생각하지. 하지만 이게 또 생각처럼만은 되지 않는 거야. 자기도 모르게 메르시한테 상처주려고 하니까 안되겠더 싶어서 다시 거리를 두려고 하고, 메르시는 그에 상처받고.


+ 갤럼의 댓글 보고 추가



메르시는 하나가 이유없이 그럴 애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제게만 이상하게 거리를 두었던 애야. 과거에 저랑 무슨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고, 결국 전장의 천사라는 위명을 빌어 한국 MEKA에 연락해서 하나의 기록을 요구하지.

KMTC에서 간략한 기록과 MEKA에서의 기록을 받아본 메르시는 하나의 인적사항란에 적힌 (고)송xx 라는 이름을 보고 심장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을 받지. 15년간 한번도 잊어본 적 없는, 제 실수로 죽인 민간인의 이름이었어. 그러니까 하나에게 있어 저는 부모의 원수인 거야.

죄책감과 자책감에 짓눌린 메르시는 하나를 위해 더이상 다가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메르시가 어느날을 기점으로 얼굴이 어두워지고 제게 다가서지 않자, 하나는 15년 전의 일을 메르시사 알아차렸다 여겨. 솔직히 속이 쓰렸어. 가끔씩 원망스럽긴 했지만 조금씩 행복을 느껴가고 있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거잖아. 아니, 한번 맛봤덩 행복을 잃은 만큼 그전보다 더 힘들어하지. 메르시 역시 그걸 알았어. 하지만 어떻게 염치없이 하나에게 다가갈 수 있겠냐는 생각에 꾹 참지. 하루, 이틀, 사흘…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면서.

메르시도 하나도 둘 다 좋은 컨디션이 아닌 나날이 이어졌고, 그러다가 결국 사고가 일어나. 하나가 임무 도중에 크게 다친 거야. 하나를 잃어버릴 뻔하자 메르시는 제가 15년이 넘도록 지켜왔던 선에 대한 가치관을 처음으로 저버리고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로 해. 하나를 포기할 수 없는 거지.

죄책감과 이기심 사이에서 이긴 건 이기심이었고, 메르시는 하나의 곁에서 상처와 원망까지 감싸안기로 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 메르시가 결국 저 때문에 그 신념을 꺾기까지 하자, 그런 메르시를 본 하나도 결국 제 마음가는 대로 메르시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그리고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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