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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 "너는,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어?"

ㅇㅇ(116.124) 2019.02.11 00:30:57
조회 734 추천 2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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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잠이 들었던 걸까. 무거운 눈꺼풀을 서서히 올린 연지는 시야에 들어 온 눈부신 빛에 자동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시간은 어느 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붉은 햇살을 내뿜고 있었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지. 그 생각을 하면서 자리에 일어나려고 바닥에 손을 짚으려 하지만 무언가 묶여져 있는지 꿈쩍도 하지 않고 되려 통증이 느껴졌다. 분명 기분 탓일 거라며 다시 한 번 손을 움직인 연지였으나 상황은 똑같았다. 순간, 등줄기에 스쳐지나가는 오싹함에 쭈뼛하며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낯이 익는 방 주변과 침대 시트에 은은하게 풍기는 익숙한 향기와 눈 앞에 놓여져 있는 차 쟁반 세트. 그리고 그 순간 머릿 속에 어떤 인물을 떠올린 연지는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체념 하고 말았다.


어릴 적부터 친한 친구가 있었다. 이름은 '유리' 라고 하고 부잣집에 태어났다. 그녀의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 사이는 각별하다고 볼 수 있다. 아버지가 소방관에서 일하는데 어느 날 유리의 부모님 중 어머니가 화재에 휩쓸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것을 아버지가 구해주신 일이 있었다. 그 계기로 유리의 부모님들은 은혜를 갚겠다며 2억의 수표를 보내주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연지는 문 쪽으로 바라보았다. 터벅 터벅 발소리가 울리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마음 짚이는 인물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나보다. 극심한 공포때문에 가슴이 요란스럽게 떠들었다. 서서히 좁혀오는 발소리가 이내 문 쪽에서 멈춰지더니 문에서 쇳소리가 나면서 천천히 열려진다. 기다란 생머리와 오목조목한 얼굴이 붉은 햇살에 의해 아름다운 연출을 자아냈다.


"뭐야, 벌써 깨어난거야? 아쉽네..."


유리의 목소리에 연지가 흠칫하며 겁에 질린 채로 바라보았다. 돈이 많은 집에서 태어나 몸 여기저기 투자한 유리의 평소의 모습은 예뻤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연지는 본능적으로 묶여져 있는 손목을 틀었다. 하지만 상당히 조여져 있는 탓에 옴싹달싹 할 수가 없어 유리를 올려다보았다. 부모님으로 인해 유리와 접촉하게 되어서 친한 사이가 됐지만 어째서 이 지경이 되어버렸는지 도통 이해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유리는 차 쟁반 세트를 옆으로 치웠다. 좋아하는 상대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기 위해. 언제 손을 댈까봐 두려움에 벌벌 떠는 모습의 연지를 유리가 훑어보며 "왜, 그런 표정을 짓는거야?" 라고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런 말이 귓가에 들려오지 않는지 "풀어줘. 유리야." 라며 애원하였다.


"......너는 내게 그런 말 하면 안되잖아."
"나, 소리, 지를거야."
"소리 질러. 어차피 우리 부모님 해외 출장이라서 당분간 안 오셔."
"....왜, 왜 이런 짓을 하는거야. 유리야."
"그건 네가 가장 잘 알잖아."


눈매를 가늘게 뜬 유리가 연지의 옷깃을 매만졌다. 잊어버린거야? 그럼 떠올리게 해줄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손의 움직임이 연지의 단추를 하나 둘 씩 풀면서 이야기하였다. 초등학교 시절, 유리와 연지는 항상 붙어다녔다. 연지가 아기자기한 물건을 갖고 싶어하면 유리는 부모님에게 떼를 써서 선물해주었고 사소한 일 임에도 불구하고 누가 연지에게 가볍게 장난치면 유리는 그 아이를 가차없이 못 살게 굴었다. 중학교 시절, 반이 달라 떨어지게 된 연지를 점심시간 때 마다 유리가 찾아왔다. 함께 급식을 먹거나 때로는 매점에서 빵을 사서 둘만 있는 공간에 먹기도 했다. 손을 잡거나, 이어폰을 나눠 끼며 음악을 듣거나, 포옹하거나 등등. 연지에 점차 빠져드는 유리에게 뜻 모를 감정이 이를 침입하였다. 그리고 현재, 뜻 모를 감정은 막을 새도 없이 부풀어 올라 정신을 지배하고 없던 탐욕이 생겨 연지를 원하고 있었다. 갖고 싶어. 그 아이를 갖고 싶어. 억제하려고 해도 소용없는 독점욕을 누구도 방해할 수 없으리라.


"기억나? 내가 고백했던거. 그거 친구로써가 아니라 '진짜 고백' 이었다는 걸."


한 두 개 단추를 풀고 있던 유리가 말하였다. 그리고 옷 틈에서 쇄골이 드러난 연지에게 유리가 과거의 일을 곱씹으며 손가락으로 어루만졌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감촉에 움찔한 연지가 유리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유리가 말한 고백이란 것은 자신에게 "좋아해." 라고 내뱉었던 그 한마디 밖에 없었다. 근데 그것이 왜? 똑같이 "좋아해." 라고 대답했던게 잘못이었던거야? 아직도 문제점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연지에게 유리가 입을 다물다가 이야기를 계속 하였다. 자신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너에게 전부 쏟아부었다고. 네가 헤아렸던 것을 일일히 기억하며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고. 그런데, 너는-----너는. 그러나 되돌아 온 건 상처들 뿐이었고 너는 잔인하게도 '모르는 척' 을 한다. 유리가 연지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싼 그대로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너는,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어...?"


그런 후, 속옷이 드러날 만큼 단추를 푼 유리의 앞에 연지는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악마의 속삭임에 응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였다. 지금 여기서 거절하게 되면 분명 유리는 부모님에게 이르겠지. 그렇게 되면 그녀의 부모님과의 연이 끊어질게 뻔하였다. 어깨부분까지 옷을 걷어내린 유리에게 연지가 주춤하다가 곧, 결의에 찬 표정으로 어렵사리 입을 뗐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걸로 유리가 만족한다면야--------.


"....유리가 기분 내킬 때까지, 마음대로, 예뻐해줘..."


그 말에 유리는 싸늘하게 웃음을 지으며 속옷에 손을 댔다.



---------------------


아무리 생각해도 감금물이 자꾸 떠올라서 썼어. 그나저나 댓글이 엄청 많아서 후덜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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