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님은 소원이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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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임무도 조심하세요.”

“네, 하나양도 조심해요. 무리해서 싸우지 마시구요.”

서로를 걱정해주는 따뜻한 말들이 오가며, 기분좋은 웃음들을 지어줬다. 웃음소리를 포함한 말들을 이어가던 중, 비행기의 엔진소리가 조금씩 변해가며 지면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하나와 앙겔라는 웃고있던 표정은 어디로 갔는 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문이 스으윽, 하고 열리며 모든 오버워치의 요원들이 일사분란하게 뛰쳐나왔다. 그 사이에하나와 앙겔라도 섞여 모든 요원들은 적군포인트를 향해 달려갔다.

적군포인트에서 모든 요원들은 적들이 오기전까지, 다들 위치를 한번 씩 잡아보고 있었다. 라인하르트와 송하나는 최전방에서 메카와 방벽을 살펴보고 있었고, 파라는 라인하르트의 방벽 뒤에서 슈트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었다. 하나는 적군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메카를 소환해서 올라탔는데, 다행이 메카는 멀쩡했었다. 하나는 안심하며 무의식적으로 앙겔라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앙겔라는 후방에서 카르세우스 지팡이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아랫 입술을 꽉 깨물며 진지한 표정에 하나는 차마 말을 걸지 못했다.  

그때 라인하르트가 묵직한 목소리로 적이 나타났다고 소리쳤다. 하나는 놀라서 라인하르트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니 저 멀리 탈론들과 옴닉들이 우르르 몰려오고있었다.  살짝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모든 요원은 긴장한 표정으로 자세를 잡고 적들에게 공격을 시작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번 임무는 굉장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부상자와 사상자, 피해를 얻기도 했다.
임무에서 적들은 굉장한 화력으로 우리를 밀고 들어왔다. 여기서 수많은 피해를 받았고, 전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나는 상황을 뒤바꿀 큰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고민한 끝에 라인하르트에게 자폭을 쓸거라 일렀다. 파라와 다른 요원들이 시선을 끌동안 디바는 적진 한가운데 메카를 던졌고, 라인하르트의 안전한 보호를 받으며 상황을 지켜봤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옴닉과 탈론 요원들이 바닥에 널부러졌고, 남은 적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듯 행동이 굼떠졌다. 디바의 자폭이 상당히 잘 먹혔다고 볼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나의 조마조마했던 가슴이 점점 평소처럼 돌아왔다. 그리고 적들이 눈치를 보더니 뒤로 빼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하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아…다행이네요.”

“한동안 적도 잠잠하겠어. 하지만 우리도 많은 피해를 입었군… ”

라인하르트의 한숨섞인 말에 하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끔찍한 시체더미가 널부러져있어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하나는 뭔가 있어야 할게 없는 듯한 느낌에 일어나서 시체더미 쪽으로 걸어갔다. 어디가냐고 묻는 파라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은 채, 불안한 마음으로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니겠지. 아니야.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모습에 하나의 불안감은 점점 커졌고, 다리를 벌벌 떨었다. 눈에 눈물이 차오르고 뚝뚝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요원들은 하나에게로 달려가 이유를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바..박사님…박사님이 없어요…”

“박사님은 부상을 입어서 아까 기지로 돌아가셨습니다.”

하…다행이다….
하나는 안심이라고 무거운 숨을 내쉬며,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냈다. 그렇게 요원들은 비행기가 오길 기다리며, 이번 임무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었다. 이야기를 하니 시간이 빨리가는 지 눈 깜짝할 새에 비행기가 도착했고, 우린 안전히 기지로 돌아가 몸을 뉘일 수 있었다. 상부에서는 일을 잘 끝냈다며 칭찬을 해주었지만, 큰 피해에 슬픈 표정을 지었다.

하나는 상부의 보고가 끝나자마자 의무실을 찾았다. 의무실에는 항상 저를 보고 웃어주던 박사는 없고 다른 무관만 대기하고 있었다. 의무관은 하나가 들어온 걸 보자 눈인사를 하고, 곧바로 부상자에게로 시선을 돌려 부상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하나는 눈치를 보며 의무실에 놓여있는 침대를 힐끔 흝어보았지만 앙겔라는 보이지 않았다.

부상자가 많았으니 병동에 계실려나.
생각이 머리에 미쳐 닿기도 전에 하나의 발걸음은 병동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병동 문을 열었을 때 후욱 끼치는 소독약 냄새와 애매한 분위기가 하나를 감쌌다. 커튼이 쳐있는 침대쪽으로 다가가 커튼을 조심스레 열자, 앙겔라가 멋적게 웃으며 책에서 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하나는 속에서 울렁거리는 느낌과 안도한 마음에 풀썩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보던 앙겔라는 놀라서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길래, 하나는 괜찮다며 바지를 털며 다시 일어났다.

보면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막상 보니 이 사람을 눈에 담는거 말곤 다른 생각이 나질 않았다. 입을 열었을 때는 퉁명스러운 말만 내뱉어졌다.


“왜 다치고 그래요.”


말없이 웃는 앙겔라를 힐끔쳐다보며 하나는 걱정했다는 말을 덧붙혔다.


“이제 박사님 걱정되서 옆에서 못 떨어지겠어요.”

“원래 항상 제 옆에 있었잖아요.”

“그래도요.”

“하나양 소원은 제가 영원히 하나양 옆에 있는건가요?”

장난스레 묻는 질문에도 하나는 대답을 고민했다. 긴장이 풀리자 잠이 몰려드는 지 눈커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나른한 표정으로 대답을 고민하는 하나를 보며, 앙겔라는 졸리면 자라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을 받으며 하나는 침대에 머리를 기대며 중얼 거렸다.

“영원히는 아니여도….내일…을 기대하며 볼 수…”

뜨문뜨문 잇는 말에도 명확이 알수 있는 뜻에, 앙겔라는 눈을 동그라게 떴다. 그리고 이내 웃으며 하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귀에 속삭였다.

“하나양은 영원히 제 옆에 있어줄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