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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어떤 미친년이 민트초코를 먹어 -1앱에서 작성

LoveSee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18 23:01:59
조회 1198 추천 2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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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고전적이고 고유한 달콤함을 가진, 끈적한 맛의 초콜릿.
그리고 톡 튀는 상쾌함을 주는 민트.
이 둘의 만남은 잘못되었다.

서로 섞이지도 못하는 것이 어울리지도 못하니, 억지로 섞어두어봤자 불쾌한 불협화음만 혀를 진동시킬 뿐이어라.


상테부르크, 러시아.


공격적인 정보전은 고전적이다. 전쟁중이었거나, 잠재적인 전쟁이 만반해있던 시절에나 쓰던 수작질이지. 요즘은 정치 싸움이 더욱 중요하다.

그럼에도 내가 상테부르크 길거리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며 눈치를 보는 이유는, 그런 고전적인 수법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전쟁중이거나 잠재적인 전쟁이 목전에 닥쳐 있다는 의미.

그대가 시사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러시아와 미국이 전쟁중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테니,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리라. 그래서 나는 미국에서 여기까지 비싼 비행기 타고 와서 몇주동안 아침 커피를 홀짝이고 있다. 거기다가 내 취향은 아닌 갈색머리 장발 웨이브는 덤.

"오늘도 오셨군요, 체이스 씨."

"아, 네. 여기 생활은 낯설지만, 이곳에서 아침 커피를 마시는건 벌써 습관이 되었네요."

"허허.. 영광입니다."

"맛있는 라떼 고마워요, 페트렌코 아저씨."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즈니스 출장을 왔다고 거짓 신분과 알리바이를 만들었다만, 이곳에서 즐기는 아침의 라떼 한잔만큼은 거짓이 아니다. 우유와 커피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오늘은 목표 날짜이다. 세계평화, 의무감 그런건 모르겠고 그저 내 일이다. 고전적인 007가방, 선글라스 밑에서 시선을 가린 채로 주변을 살피는 바보. 내 데이터와 대조할 필요도 없는 명백한 내 목표물이 길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잔을 반납하고, 페트렌코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며 미소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며 길거리로 나선다. 고개를 살짝 들어 길을 살피는 척 목표물의 동선을 지켜본다.

나의 블라우스와 약간 오버핏인 코트 사이에는 권총이 자리하고 있다, 명백한 미국산 1911 권총. 신뢰도 높은 친구. 태생이 나와 어울리는 친구.

길을 건너 목표의 직선 뒤쪽으로 자리하여 속도를 맞추어 걷는다. 스마트폰으로는 적당히 쇼핑몰 앱을 열어서 아무 코너나 들어가 윈도우 쇼핑을 행한다. 추적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가방을 탈취하여 달아날 것이다.

하지만,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나의 시선이 흔들렸다. 그 타격음이 내 머리를 가격한 소리였음을 깨닫는 순간, 나는 정신을 잃었다.


"정신이 드나?"

"으읏...."

눈앞에 부담스럽게 민트색 염색을 한 단발의 여자가 있다. 나는 내가 의자에 단단히 묶여 있음을 금방 알 수 있었다. 테러리스트인가? 몰래 활동해야 하는 테러리스트 치고는 너무 눈에 띄는 색 아닌가?

"상황 파악은 끝났어? 내가 너에게 질문이 조금 있는데."

나는 민트색 여자가 질문을 꺼내기 전에 내가 먼저 질문했다.

"...어디 소속이냐?"

"그건 내 질문으로 하자고. 콜트 1911, 네가 미국인인건 안 물어봐도 알겠군. 어느 정보기관 소속이지? CIA? 국방성?"

"글쎄. 넌 테러리스트 끄나풀인가?"

"모욕적이군. 그리고 내 질문에 답하지도 않았고. 다시 묻지. 소속이 어디냐."

민트 여자는 말로는 모욕적이라고 하면서도 표정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일관되어 있었다.

"글쎄 IMF라고, '불가능한 미션-"

"아직도 내가 농담이나 하자는 것으로 보이나 보군."

민트색 여자는 미소를 씨익 지었다. 보통 이럴 때 상대방이 화를 내는 것 보다 웃을때가 더 불안하다. 그러고는 살짝, 혀로 입술을 가볍게 적시면서 입맛을 다셨다.

민트 여자는 뒤돌아서 허리 높이의 테이블 서랍을 열어 금속 도구들을 하나씩 꺼내 테이블 위에 전개했다. 그러면서 말했다.

"내 소개을 먼저 하면, 난 KGB 정보원이다. 신원 불명의 테러리스트들이 우리의 핵 코드를 거래한다는 첩보를 듣고 여기 상테부르크에서 추적중이었지."

"허. 그래? 러시아 친구들도 장님은 아니었나보네."

"몇주 전부터 보이지 않던 카카오 머리색을 한 미국인 여자가 있길래 쭉 지켜보고 있었지."

"그게 나다? 헛다리 제대로 짚으셨군. 장님 아니라고 한거 취소."

"보아하니 넌 테러리스트보다는 미국의 정보원으로 보이는군."

"그래. 알았으면 이제 풀어줄래?"

"내가 너를 어떻게 믿지? 네가 미국의 정보원이라 할지라도, 동시에 테러리스트 끄나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지."

까다로운 민트 친구로군. 거울처럼 주변을 반사하는 깨끗한 의료용 메스를 내 눈앞에서 흔들고 있다는 것만 빼면 좀 귀여울텐데.

"네가 아는 것을 말해."

"글쎄, 나야말로 네가 KGB라 할지라도 동시에 테러리스트 끄나풀은 아닌지 모르잖아. 솔직히 네가 진짜 KGB인지도 모르겠고."

"네 처지가 이해가 안되나보군. 거래가 안된다면 그 다음은 협박-"

"그 다음은 고문이겠지. 그리고 지금 묶여있는건 나고 말이야."

"잘 아는군. 예쁜 손 상하면 안되겠지?"

민트 여자는 그 수술용 메스를 내 소지 손톱 위에 살며시 대었다. 차가운 금속의 느낌이 손톱을 통해 전해졌다.

"그런다고 내가 말할 것 같지는 않은데. 우리 합리적으로 거래를 해볼까?"

"허. 그래 들어나 보지."

"우리 둘 다 정보원이라면 같은 목표를 추적하고 있는거잖아? 그럼 협력하자고. 너나 나나 손이 필요한 것 같은데. 뭐, 난 필요 없었지만."

"너를 어떻게 믿고 손을 잡지?"

"의심이 많은 민트 친구네. 난 지금 무기가 없잖아. 내가 너를 공격하려 한다면 날 쏴. 도망치려 해도 날 쏘고, 내가 테러리스트의 끄나풀 짓을 하려고 해도 날 쏴. 간단하지?"

"흥..."

이거면 된 것 같다 대충. 민트 여자가 동요하는 것이 보였다. 내 경험상 이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역시. 민트 여자는 열쇠를 꺼냈다. 그리고 내 뒤로 가서 수갑에 열쇠를 집어넣는 것이 느껴졌다.

"허튼 짓 하면 죽을 줄 알아."

"예, 예."

나는 일어서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손해볼건 없다. 내 임무는 테러리스트들의 러시아 핵 코드 거래를 저지하는 것. 그 과정이야 어찌되든 상관 없으리라. 난 민트 여자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좋아. 임시 파트너 된거, 악수라도 하자고. 난 크리스틴 체이스야. 본명은 아니고."

"...알렉산드라 즈다노프. 알렉스라고 불러라."

알렉스는 내 손을 잡았다. 흔드는 것은 내 몫.

"그럼 우리, 테러리스트들에 대해 아는 것을 교환하자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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