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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인형 탈을 안 쓴 어제 도대채 무슨 일이?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4.22 23: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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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하피의 연습, 그리고 아르바이트.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일정 두 개가 겹쳐버렸다. 달력 앞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머리를 쥐어 뜯었다.
평소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겠지만 그 날은 뭔가 깜빡하고 다른 수첩에다 적은 듯 했다. 어느새 날짜를 확인해보니 하루 앞 까지 성큼 다가와 있었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건 연습을 미루는거지만 그건 있을 수 없는걸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미사키 자신이 빠지면 연습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하면-
"...생각하지 말자."
고개를 저었다. 생각하기도 싫었으니까, 아마 카논씨 혼자서 엄청나게 고통받지 않을까?
아르바이트의 대타를 구하는 방법 역시 좋은 방법이었지만 전 날에 바꿔줄 사람은 없었다. 안 나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떻게 잡은 아르바이트인데, 여기서 짤리면 다음 달은 정말로 가난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방 안을 초조하게 돌아다녔다. 잘 생각해야 했다. 내일 방과후까지 1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이 시간동안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면-
틀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차라리 자신이 둘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 누워 고개를 돌렸다. 침대 옆에 잘 세워둔 인형탈-미셸은 축 처진채 얌전히 서있었다.
"미셸...네가 움직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도 안되는 상상인걸 알면서 인형탈의 뺨을 쓰다듬다가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대로 휴대폰을 들어올렸다.
어차피 미셸을 뒤집어 쓰고 있으니까 안에 있는 사람이 자신인지 아닌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 이다. 어차피 세 사람은 날 구별하지도 못하고, 카논씨랑 검은 옷 사람들한테만 미리 양해를 구하고 말해놓으면 되겠지.
그리고 연습도 연습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세 사람의 통제. 음향기기에 박식해서 DJ 장비를 어느정도 만질 수 있고, 내 사정을 이해해줄 수 있고, 미셸에 관심이 많고, 세 사람을 잘 통제해줄 수 있는 상식인-
그런 사람이 딱 맞게 주변에 있을리가 없었지만 다행히도 한 명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바쁘게 손가락을 움직여 목록을 내리다가 그대로 야마토씨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
한 번 쯤은 미셸에 들어가보고 싶었슴다, 그런 말과 함께 야마토씨는 예상보다 더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카논씨는 조금 난처해하는 기색이었지만 대타, 그것도 야마토씨가 온다는 말에 안심하는 듯 했고, 검은 옷 사람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자신들도 열심히 돕겠다는 말을 했으니 더더욱 마음이 놓였다.
여러 사람들이 도와준 덕분일까, 다행히도 그 날의 아르바이트는 아무 탈 없이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일이 끝나고 곧장 저쪽 일이 신경쓰여 야마토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몇 번 울리고 이윽고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아, 오쿠사와씨 아님까. 일은 어떻게 무사히 처리 했슴까?]
"응, 어떻게 됬어 야마토씨?"
[후헤헤, 무사히 끝났습니다. 미셸 내부...엄청나게 섬세해서 보는 쪽이 더 화들짝 놀랐슴다! 앞으로도 종종 불러주셨으면...]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사의 인사를 건내며, 다음에 아르바이트비가 들어오면 뭐라도 한 턱 쏘겠다고 말을 덧붙였다.
탈은 검은 옷 사람들이 가져갔슴다, 그 말과 함께 전화통화는 끝, 어제까지는 정말로 어떻게 되나 싶었는데 어떻게든 넘겼다 싶었다.
그 날의 일은 그렇게 마무리 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다음 날 아무 생각 없이 학교에 가니까 명백하게 코코로의 태도가 어제와는 달랐다.
처음 이상함을 느낀건 등교시간이었다. 미사키, 하고 등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보니까 코코로가 활짝 웃으며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코코로-아무 생각 없이 평소처럼 이름을 불려주려는 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체중을 실어서 코코로가 자신에게 달려들더니 그대로 품 안에 껴안기고는 안긴 상태 그대로 반 까지 옮겨달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이해하려면 이해할 수 없는것도 아니었다. 교실에 가면 좀 나아지겠지 싶었지만 교실에 가서도 똑같았다. 오히려 더욱 심해져서는 안떨어지겠다고 자신의 목에 팔을 두른걸 수업이 시작한다는 말로 간신히 따어놓을 수 있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수업 시간이 되자 교과서를 두고왔다고 거짓말까지 해가며 그대로 책상을 붙이더니만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아무리 둔한 미사키라고 해도 아침부터 1교시가 끝날 때 까지 그렇게 직접적인 애정표현을 받으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 쯤은 눈치챌 수 있었다. 이윽고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마자 두근거리는 심장을 간신히 억누르고 코코로를 쳐다봤다.
"저기, 코코로."
이름을 불렀지만 한 발 더 빠른건 코코로였다. 교실 안, 남들 다 보는 가운대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 그대로 거리를 좁히더니 자신의 뺨에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췄다.
"코코로?"
놀라서 화들짝 이름을 불렀지만 부끄러운지 이미 코코로는 당황하는 반 친구들 사이로 도망치고 있었다.
오늘은 왜이렇게 거리가 가까운거지?
방금 전 입술이 닿은 자리는 마치 불에 대인듯 화끈거리고 있었다. 한쪽 손으로 지긋이 그 장소를 누르면서 반대편 손으로 휴대폰을 들어올리자, 타이밍 좋게 코코로한테 문자가 도착했다.
[미사키! 대답은 점심시간 옥상에서 기다리고 있을께!]
대답-도대체 무슨 대답? 아무리 요 며칠간 코코로와 한 이야기를 돌려봐도 이런 애정을 받을 만한 행동은 크게 하지 않았었다. 짐작이 가는 바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설마 싶어서 휴대폰을 들어올려 다시 야마토씨에게 연락을 걸자, 신호음 한 번 만에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아, 오쿠사와씨 아님까!]
"저기, 야마토씨. 미안한데 어제 연습때 코코로가 뭐라고 했어?"
쉬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따라서 전화를 걸자마자 곧바로 다이렉트로 묻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는 침묵밖에 들리지 않았다.
제대로 찍었구나.
1분, 2분...초조하게 시간이 흘러가더니 이윽고 그녀가 생각을 정리한듯 저 너머에서 헛기침을 한 번 했다. 듣고 있으니까 말해줘- 내 말에 야마토씨가 말을 꺼냈다.
[어제 말씀 드렸어야 했는데 미셸탈을 입은 것 때문에 흥분해서 전달을 못드렸슴다! 실은 어제 미셸탈을 입은 저한테...아니, 저한테라고 해야할까, 오쿠사와씨인줄 알았으니까 오쿠사외씨한테 직접 이야기한거라고 생각함다.]
...코코로가 미셸을 나라고 인식했다고? 
솔직히 말해서 조금 감동이었다. 평소에는 열심히 말해도 일부러 피하는건지 뭔지 인식하지 못했는는데 하필 어제, 자신이 없었을 때 간신히 미셸=미사키임을 알아주다니!
하지만 지금 중요한건 그 부분이 아니었다.
 
"그 부분은 알겠어. 그래서 코코로가 나인줄 알고 야마토씨한테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수화기 너머에서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곧 쉬는 시간 끝나-내가 설득했음에도 말하기 힘든걸까,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저 너머에서 그녀가 끙끙 앓는 소리는 여기까지 들리는 듯 했다.
쉬는 시간을 끝내는 종이 울렸다. 어쩔 수 없네, 점심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있고, 다음 시간에 다시 전화 걸께-그렇게 말하며 내가 전화를 끊으려던 그 차에 한 마디가 들려왔다.
[오쿠사와씨한테 고백했슴다.]
"뭐?"
급하게 다시 외쳤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전화가 꺼진듯 삐-소리만이 귓가에서 맴돌았다.
*
고백했다.
코코로가, 자신에게.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미사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도 코코로가 자신을 좋아한다는건 제법 놀랄 일이었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이 시점에서 다시금 되짚어보면 몇 번이고 직, 간접적으로 좋아한다는 호의를 받고는 했으니까.
다만, 친구로서의 좋아한다가 아니라 연인으로서의 사랑한다는 말이었을줄은 전혀 몰랐지만.
그리고 하필, 정말로 하필이면 어제 자신이 자리를 비웠을 때 마침내 마음을 굳히고 고백한 듯 했다. 그 직후 문자로 날라온 야마토씨의 말에 의하면 이런 중요한 문제를 자신이 답할 순 없었기에 내일 점심시간까지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그리고 그렇게 중요한걸 야마토씨는 내가 물어보기 전까지는 이야기 해줄 생가이 없었고.
"...나중에 뭐 사준다는거 취소야, 아마토씨."
여기 없는 사람한테 꿍얼거려봤자 뭐가 되는건 아니었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이야기하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았다. 머리를 감싸쥐고 책상에 엎드려있자 코코로가 웃는게 더 예쁘다며 내 팔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한 교시, 다시 한 교시가 끝날 때 마다 고백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는 기쁨떄문일까, 코코로의 행동은 점점 더 노골적이 되어가더니 3교시가 끝날 무렵에는 아예 내 무릎에 얼굴을 올리고 새근새근 잠들기까지 했다. 허벅지쪽에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와 따뜻한 체온에 어찌할바를 모르고 얼굴만 붉히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결국 명확한 대답을 내리지 못한 채로 점심시간을 맞이했다. 어서 옥상에 올라가자며 자신의 손을 이끄는 코코로의 말이 처음으로 두렵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할 수 밖에 없었다. 도시락을 든 채 옥상으로 가자 코코로가 곧장 문을 닫고는, 그래도 불안한지 몇 번이고 그것이 잠겼는지 확인했다.
이윽고 몸을 돌려 내 쪽을 쳐다보더니 심호흡을 한 번, 그러더니 날 쳐다보며 한번 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사키! 어제도 말했지만 난 미사키가 좋아. 나랑 결혼해줘!"
사랑해도 아니고 곧바로 결혼하자고 이야기하는게 솔직한 코코로답다고 생각해서 무심결에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렇지만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았다.
자신이 코코로에게 품고있는 감정은 뭘까.
동경? 애정? 어느쪽이든간에 호의를 품고있는건 확실했다. 그런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마음의 정리를 할 틈도 없이 받은 고백이었다.
어떤 대답을 내려야 할까-고민하는 도중에도 코코로는 기다려주겠다는듯 웃으며, 그렇지만 역시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힌 채 서있었다.
눈을 감고 생각한 끝에 간신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정했다, 중얼거리면서 코코로를 들어올리고는 내 가슴에 손을 올렸다.
"들어줘, 코코로. 난-"
​*

안녕하세여!
내일이 시험인데 글쓰기도 뭐해서 가볍게 한 번 써봤어요...
요즘 쓰는거마다 재미가 없어서 반응이 좋지 않군요.
제 글이 그렇죠 뭐.
여튼.
해서 오늘의 회로는 이것.

미사키가 일이 있어서 다른 사람한테 인형탈을 넘겼는데, 다른 사람이 쓴 사이 코코로가 그대로 고백하는거죠.
미사키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다음 날이 되서야 고백과, 오늘 대답을 해주겠다는 소리를 듣고-
과연 미사키는 무슨 대답을 내놓을 것 인가?

같은 회로에요!
뒷부분이 왜 없냐고요? 원래는 ok하고 키스까지 하는건데 너무 못써서 그냥 자르고 여운만 남겨봤어요.
대충 그런걸 써봤답니다.
음.
역시 오늘도 너무 막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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