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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일반] 얀데레가 좋아앱에서 작성

ㅇㅇ(182.213) 2019.05.03 03:18:00

조회 562 추천 21 댓글 1

세상일에 시큰둥한 언니랑 어설픈 얀데레랑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만 남기고 사라진 가족 때문에

하루종일 일하고 퇴근해서 쪽잠자고 주말엔 알바하고

땅에 끌릴것같은 다크서클에 제멋대로 자란 머리 적당히 묶고 나가서

뼈빠지게 일해봤자 빚갚고 월세에 관리비 내면 손에 쥐는건 입에 풀칠이나 겨우 할 정도

그렇게 20살부터 마자 일만 한지 10년

그렇게 옭아매던 빚을 갚고 나니까 남은건 10만원 조금 넘을 돈, 불면증, 다크서클, 만성피로

기세좋게 회사를 그만두고 알바도 접고 친구도 없고 갈 곳도 없이 세상에 특 던져진 기분인대

후련할 줄 알았더니 그런건 없고 그냥 잠이나 푹 자고싶어 누웠는데

다음 월세는 어쩌나 하는 걱정이 슬금슬금 기어올라 잠도 도통 오질 않고 밤길에 나와 무작정 걸었지

이 오밤중에 문을 연 집이라고는 온통 술집, 술집, 술집

문득 내가 술을 마셔본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회식에도 제대로 참가한 적이 없네 다음날 알바 가야되니

나빼고 회식자리에서 다들 친해져서 더 끼기만 힘들어진 기억만 나서

무작정 눈에 보이는 술집에 들어가서는 마른안주에 맥주 한잔을 시켜 마셔봤지

시원한게 의외로 괜찮은거야 한잔 두잔 어 이게 몇잔째더라 오징어가 오천원 맥주가 사천원 지갑에 얼마 들어있더라 몸에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네 졸립다 지금 자면 푹 잘 수 있나 내일 몇시출근이더라

눈을 떠보니 등 뒤가 푹신한게 영 어색하고 머리가 깨질것같은거야

내방엔 침대도 없는데 내방은 아닌것 같아 둘러보니까 옆에 사람이 있네

"아 일어났어요 언니? 물 좀 드세요"

옆집에서 자취하는 대학생이네 가끔 오며가며 마주치는데 살갑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인사하는게 보기 좋았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졸업 기념으로 한잔 하러 갔더니 언니가 엎어져서 자고있는데"

차가운 물이 들어가니까 정신이 조금 들어 몇시냐고 물어봤지

출근해야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회사는 이미 그만뒀네

미안하다고 사과하니까 손사래를 치면서 하는 말이

"괜찮아요 언니 덕분에 집에도 데려왔는걸요"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일어나려니까 손목에 뭐가 걸리는게 있어 보니까 침대에 오른손이 묶여있네

"미안해요 그치만 힘들게 잡았는데 다시 내보낼 순 없잖아요"

아직 머리가 아파서 제대로 돌아가질 않아 멍하니 있는데 내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좀 더 자도 돼요 밥 해올테니까"

솔직히 침대도 푹신하고 이불도 포근한게 잠이 솔솔 오긴 해서 그대로 잠들어버린 것 같아

다시 눈을 떠도 손목은 그대로 묶여있고 침대는 푹신하고 이불은 따듯한게

남의집은 맞는것 같아

나 근데 화장실 가고싶은데

화장실에 가고싶다고 하니 왼다리에 또 뭘 묶는데 이건 좀 긴게 화장실까진 갈 수 있겠다 싶어 오른손이 풀리니까 비척비척 화장실에 갔지

줄 때문에 문은 다 못닫고 볼일을 보고 세수도 좀 하고 양치도 했는데

머리는 자는동안 산발이 다됐는데 잠을 푹자서 그런지 혈색이 좀 돌아온 것 같아

다크써클은 그대로지만

"언니 식사하세요"

그말에 주방까지 가려는데 줄이 짧네 갈 수가 없겠어

고민을 좀 하는것 같더니 작은 상에 옮겨서 여기까지 들고 오네

"다음에 좀 더 긴걸로 구해올게요"

화장실까진 닿으니까 별로 상관 없긴 한데 밥먹을땐 불편하겠다 싶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잘 안들어가지만 어떻게 밥은 다 넘겼어

배도 채웠겠다 이참에 잠이나 실컷 자야지 싶어서 다시 침대로 가서 드러누웠더니 쪼르르 따라와서는 옆에 같이 눕네

"언니 언니는 어디 갈데나 이런거 없어요?

나 찾을 사람도 없고 갈데도 없고 좀있으면 월세 못내서 집에서도 쫓겨날걸

보증금도 거의 다 잘려서 받을것도 없고

조금 기뻐보이는데 남 잘못되는 꼴이 그렇게 좋은가

언니를 납치할 방법 13가지 집에 묶어둘 방법 20가지 생각해놨는데 다 쓸 일 없는 얀데레 대학생하고 아무 욕구도 없는 백수언니가 동거했으면 좋겠다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사랑을 그냥 바닥으로 줄줄 흘려버리는 밑빠진 독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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