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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하나메르 - 메르시가 하나 오해한 이야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8.36) 2017.09.11 12:54:21
조회 2887 추천 38 댓글 8




이 두짤을 모티브로 썻음.ㅇㅇ 자급자족이니까 재미 없어도 걍 그럴려니하고 봐죠.. 메르시와 하나는 쌍방짝사랑중이고야!

...


(철컥.)

조금 앞쪽의 사람이 총을 재정비하고 있다.

'전에 하던 일이 발레라고 했던가?'

보통 사람과는 사뭇 다른 피부색이지만 오히려 그 몸매를 강조시키는 것 같았다. 특히 전투에는 그다지 도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그 가운데가 푹 파진 전투복은 그 잘 빠진 몸 선을 자랑시키는 것 같았다.

'이건.. 바람피는 게 아니예요. 박사님.'

이..이건 불가항력이였다. 아무리 싫은 사람이라도 아름다운 것에는 (잠시라도) 시선을 빼앗기는 법. 속으로 박사님께 백 번정도 사과한다.

'박사님도 입으시면 정말 예쁘시겠지...?'

나는 코에 피가 몰리는 것을 느끼며 상상을 이어간다.

'저 여자와 달리 깨끗하고 흰 피부시니까 정말 눈부실꺼야! 그리고..그..엉덩이 부분이...'

"어머. 나한테 관심있나봐. 꼬맹이주제에."

헤벌쭉 나의 박사님께 머리속으로 옷을 입히고 있는데 어디서 재수없는 소리가 들렸다.

"뭐요?"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면 아무리 나라도 부담스러운데?"

조금도 없던 어이가 사라져가는 느낌이였다.

"무슨 헛소리예요. 아무리 레나 언니가 쫓아다닌다고해도 도끼병이 너무 낭자한거 아니예요? 그리고 저 꼬맹이 아니거든요! 법적으로 성인이예요!!"

"그럼 뭐하나. 하는 짓이 영락없는 어린애인데."

"제가 애면 당신은 아줌마거든요? 누가 아줌마한테 관심있다는 건지."

"그 아줌마를 뚫어져라 본 건 누구더라?"

"하. 그 파진 전투복이 웃겨서 본 거뿐이거든요! 정말 착각도 유분수지. 잘들어요, 아줌마. 전 아줌마처럼 나이많은 아줌마는 딱 질색이란 말이예요!!"

속으로 살짝 양심에 찔렸지만 저 기분 나쁜 아줌마한테 질 수는 없었다.

(덜컹.)

어디서 무언가 걸린 듯한 소리가 들렸지만 신경쓰이지 않았다. 어디서 쥐라도 넘어진거겠지.

그렇게 씩씩대고 있는데 여자가 킬킬대며 웃는다.

"너의 박사님이 나보다 나이많은 건 아는거니?"

"박사님은 나이따윈 전혀 상관없는 천사시니까 괜찮거든요!"

"그래. 참 잘나셨네."

끝까지 기분나쁘게 웃는다.

'정말. 레나 언니는 저런 여자가 뭐그리 좋다고...'

"하나야. 어, 아멜리도 여기있었네."

한창 속으로 레나언니 뒷담하고 있었는데 본인이 나타나서 정말 놀랐다. 그러거나 말거나 레나 언니는 저 여자를 보자마자 얼굴이 풀어진다. 전투나 훈련에서는 언제나 듬직하게 서프트해주는 믿음직한 언니지만 저럴때보면 가끔씩 회의가 들기도 했다.

"응, 언니. 무슨 일이야?"

저 여자에게서 떨어질 생각을 안하던 레나언니를 결국 내가 부르고 말았다.

"아, 응. 방금 이 쪽으로 오다가 치글러 박사님과 마주쳤는데, 그..우시는 것 같았어. 박사님께 무슨 일 있었어?"

"뭐라고?"

박사님이 우신다고? 하늘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아무리 일이 힘들고 설사 자신이 담당하던 환자가 죽음의 기로에 서도 그저 울적한 표정을 지으실뿐, 전혀 내 앞에서 감히 눈물을 보이신 적이 없었다. 그런 박사님께서 우신다니. 정말 큰일이라도 난 것이 틀림없다.

'어떤 xx가 우리 박사님을 울려?'

잡히면 끝까지 쫓아가 조져버려야겠다는 마음을 품고 메카를 소환했다. 지금 물불가릴 때가 아니였다.

"하..하나야?"

"언니. 미안. 나 먼저 가볼께."

나는 메카를 잡고 레나언니가 온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



"쿠쿡..."

"응...? 아멜리? 뭐 웃긴 거라도 있어?"

"역시..."

"역시라니?"

"방금 저 꼬맹이랑 놀아주는데 그 박사가 이쪽으로 다가오는게 느껴졌거든. 일이 재밌게 됐네."

"아하...그렇게 된거구나. 자기도 참 못됐어. 그런거면 하나한테 미리 알려주지 그랬어."

"저 꼬맹이가 벌써 말해버린 걸 어떻게 해. 자업자득이지."


...


몇 십 분간 달렸을까? 마주치는 사람마다 다 붙잡고 박사님에 대해 물었다. 다들 내 기합에 놀래는 듯하는 것 같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여유따위 없었다.

어느 새 본부 건물 앞까지 도착해버렸다. 조금 심호흡을 해본다. 방금은 너무 흥분해버려서 너무 앞만 달린 것 같았다. 잠시 조종기에서 손을 떼고 팔짱을 껴본다. 정말 무슨 일이신걸까. 사랑...싸움 같은 건 아닐 것이다. 자신이 요간 몇 개월동안 박사님을 쫓아다녔지만 박사님껜 그런 사람은 없없다. 있어도 자신이 쫓아냈을 것이지만.

'그럼 뭐지...?'

갑자기 무력함이 밀려온다. 이렇게나 좋아하는 사람한테 일말의 도움도 안되다니. 마음 같았선 꼭 안아주고 싶지만, 자신은 박사님과 그 무엇도 아니다. 온 몸으로 좋아함을 표현하고는 있지만 아직 진지한 고백을 한적은 없다. 입술을 지긋이 깨문다.

그렇다. 무서운 것이다. 그저 거절당할까봐. 박사님께서는 내 마음을 알고 계시겠지. 지금처럼 가벼운 척 하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오랜시간 같이 있을 수 있는데.

"하아...모르겠다."

그렇게 허공에 대고 읊조려본다. 하지만 빈 하늘은 아무것도 답해주지 않는다.

'아, 몰라. 그냥 박사님이나 보러가야겠다.'

나는 메카에서 내려 본부 건물로 들어갔다. 아마도 의무실에 계시겠지. 그리곤 곧장 위무실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한창 걸어가다가 익숙한 턱수염이 보였다.

"어... 꼬맹이."

"아. 제시 아저씨."

왠지 모르게 의무실 앞에서 제시아저씨를 만났다.

'아저씨는 의무실 잘안오시는데?'

"아저씨. 의무실에는 무슨일이세요? 잘 안오시면서."

"아. 그게.. 그냥 머리가 좀 아픈 듯해서."

아저씨 답지 않게 말을 늘린다.

"평소에 술 먹고 자주 아프셔도 그냥 주무시잖아요? 이제와서 몸 챙기시는 거예요?"

"음. 그런거지."

'왜 저러시지?'

"그래요. 앞으로 몸 더 잘 챙기세요. 그럼."

눈까지 굴려가며 애매하게 대답하시는 제시아저씨였지만 나는 그를 지나쳐 의무실로 들어갈려고 문고리를 잡았다. 그러자 아저씨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왜요?"

"어... 지금은 안들어가는게..."

"왜요? 박사님 안계세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음... 지금 치글러가 조금 안 좋은 것 같아서."

"박사님이 안좋다고요? 그럼 더욱 들어가야죠!!"

나는 말리는 제시아저씨를 제치고 문을 열였다.


...


시점 교환(하나 > 앙겔라)

나이따윈 지금까지 그다지 신경써본 적 없는데. 나름 잘 관리를 해주고 있었고 아이에게 빠지고서 더욱 신경 쓴 편이였다. 그리고 아이도 평소에 그리 나이에 대해 별 생각이 없어보였기에 자신 또한 특별한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의 그 말을 아직까지 머리에 울려퍼지는 것 같았다.

"나이 많은 사람은 질색이라..."

몇 십분 전에 오랫만에 느긋하게 산책을 만끽 중이였다. 오늘 근무는 좀 일찍 끝난 편이였고 매일 찾아오는 아이는 작전에 나갔으니 이제 곧 돌아오겠지. 해맑고 밝은 미소가 눈 앞에 아른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가벼운 작전이니 그리 다칠 일도 없겠지만 한 편으로 걱정되기도 한다. 자신이 이리도 바보같은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다 그 아이가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항상 애정 어린 눈으로 자신을 다하는데 그 어쩔줄 모르는 표정이 너무나 선명히 떠올라진다. 아이는 분명 저를 좋아한다. 자신도 그렇다. 하지만 언제나 용기없는 자신이 그저 미울뿐이였다.

'언젠가 그 날이 오겠지.'

나이 차가 조금 신경쓰이긴 하지만 그것을 무시할만큼 앙겔라의 마음은 매우 컸다. 언젠가 아이를 상상하며 계속 걷는다. 아이를 생각할수록 용기가 점점 생겨나는 기분이였다. 기분 좋은 미소가 얼굴에 그려진다.

'그래. 아이가 좋아하는 토끼 인형이라도 살까. 너무 애취급한다고 하려나. 그럼 꽃이라도 사서...'

그렇게 우스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저 멀리 아이와 아멜리가 보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시끌시끌했다.

"저, 하..."

아이를 부를려고 큰소리를 낼려고 했을 때 였다.

"...본 거뿐이거든요! 정말 착각도 유분수지. 잘들어요, 아줌마. 전 아줌마처럼 나이많은 아줌마는 딱 질색이란 말이예요!!"

질색이란 말이예요...

순간 아이를 떠올리며 너무나 좋았던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나..나이 많은...?'

아이가 그런 걸 신경쓰고 있었던 것인가. 자신이 아이에 대해 잘 안다고 자만했던 것이였나. 자신은 확연히 아이보다 나이가 굉장히 많았다. 아이는 나이가 차이나는 게 싫었던 것이였을까. 분명 아이와 자신의 마음은 같다고 생각했는데.

(덜컹.)

충격으로 옆에 있던 보급상자에 부딪혔다. 분명 부딪힘으로 아픔이 생겼겠지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마음에 큰 상처가 났을 뿐.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 못하고 그저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의무실로 달려나갔다.

(퍽.)

얼마나 달렸을까. 본부에 들어서자 마자, 누군가와 부딪혔다.

"아..치글러. 왜 갑자기 뛰어오고 그래... 응..너 울어?"

"제시..."

제시였다. 평소에는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생각한 수염이 오늘따라 친근해보였다. 안그래도 촉촉한 눈가가 더 흐려지는 것 같았다.

"어... 왜..왜...? 그 꼬맹이가 큰일이라도 났어? 아... 이..일단 의무실로 가자."

...

"언제와도 여긴 변하지가 않네."

"..."

제시가 조용히 말한다. 나는 가운에 있던 손수건으로 말없이 눈물을 닦는다.

"이제 좀 진정됐어?"

"네... 미안해요, 제시. 갑자기...당황스러웠죠?"

울어서 그런가 목소리가 약간 갈라진다.

"천하의 앙겔라 치글러가 우니 조금 놀래긴 했지."

"치이..."

"그런데 무슨 일이야? 꼬맹이가 어디 다쳤어?"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젓는다.

"그럼 뭐야? 꼬맹이랑 잘 되어가는 거 아니였어? 언제나 꼬맹이는 네 얘기 하기 바쁘던데."

"제시... 전 왜 이렇게 나이가 많을까요...?"

"뭐?"

나는 제시에게 방금 전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한 편으로 웃을 줄 알았던 제시가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흐음...그렇게 된 거구나. 꼬맹이가 그런 말을? 꼬맹이는 네 나이 같은 건 전혀 개의치 않아하던 것 같던데. 너도 그렇게 생각한 거 아니였어?"

"그런데, 아이 입에서 직접 그런 말이 나온 건 사실이니까요. 하나는 그저 저를 잘 따른 것에 불과 했던 걸까요?"

"그렇다기엔 걔가 장난이 아니던데."

제시가 턱수염을 쓸면서 말했다. 그의 갈색 눈이 오랜만에 반짝거리며 빛나는 것 같았다.

"사람 마음은 언제나 정확한 건 아니니까요."

"아니, 뭐. 꼬맹이가 그냥 그 상황에서 그렇게 말한 걸 수도 있잖아. 치글러, 넌 꼬맹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네 마음을 포기하는 사람이였어? 내가 아는 넌 전혀 아닌데."

"제 행복도 중요하지만 전 그저 아이의 행복을 바랄뿐이예요. 아이가 바라지 않는다면 전 그저 멈춰 설 수 밖에 없어요."

안그래도 침울한 기분인데 분위가 더 처친다. 이젠 향수 같이 친숙한 소독약 냄새가 기분을 더 처지게 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아까 네 말따라 확실한 건 없잖아. 내가 보기엔 그 애는 너한테 진심이야. 고백이나 확 해버리고 결정해. 애매모호한 선에서 포기하는 건 너답지 않아. 일단 지금은 감정 잘 추스르고."

"고마워요, 제시. 오늘따라 더욱 믿음직하네요."

"난 언제나 믿음직스러웠다고. 나중에 술 한 번 쏴라."

평소에 장난스런 제시로 돌아오는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요. 다음에 봐요."

제시가 문을 열고 나간다. 하지만 머리로는 제시의 말을 이해하고 정리해나갔지만 감정은 다른 이야기였다. 나이라는 단어가 마음을 휘집어 놓는 것 같았다. 책상 위에 있던 거울을 들여다 보았다. 평소보다 우울해보이는 모습이였다. 갑자기 눈물이 또 터져나왔다. 손에는 손수건이 아직 쥐어져 있었지만 닦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저 그렇게 흐르게 내버려두었다.


"하나..."

조용히 아이의 이름을 불려보았다. 아이의 이름을 인식하자 아팠던 마음이 모순적으로 따스해져간다.
뭐하는건지.

그렇게 있는데 문 앞이 소란스러웠다.

'오늘은 환자를 보고싶지 않은데.'

안그래도 침울한 기분이 더 침울해질 것이기 때문이였다.

(잘칵.)

문을 잡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도 일은 일이였다. 아이는 지금 제게서 어떤 것보다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제 책임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어서 눈물을 닦을려고 하던 차에,

"박사님!"

아이의 목소리가 의무실에 울려퍼졌다. 문 밖에선 제시가 이런..이란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미간을 집고 있었다. 아이는 뛰어왔는지 숨을 헐떡대고 있었다. 내 눈가를 보자마자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뜬다.

"박사님! 울었다면서요?!! 왜요?! 무슨일 있어요??"

흥분했는지 아이의 톤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 있었고 목소리는 복도까지 울려퍼질 정도였다. 그 소리에 제시가 조용히 밖에서 문을 닫는다.

제가 운 건 또 어떻게 알았는지.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보자 괜한 기대를 하게 된다.

'이러면 안돼.'

"하나..."

아이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보자 또 눈물이 왈칵 나올 것 같아서 입술을 깨문다.

"박사님... 무슨일이예요?"

아이가 그런 제 모습을 보자 다정하게 자신을 본다. 의자에 앉아있는 내 눈높이에 맞추어 고개를 숙인다. 그 맑고 밝은 갈색의 눈동자를 보자 결국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이가 조용히 손으로 눈물을 쓸어주었다. 너무 다정한 사람이였다. 제에게는 아까울 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이있어요. 너무나 사랑스러운 사람이예요... 저에게는 아까울정도로."

그렇게까지 생각이 미쳐서였을까 평소에는 절대 아이 앞에서 못할 말이 술술 나오고 있다. 아이의 얼굴을 보자 내색을 안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괴로움을 참는 것 같았다. 또 그 모습에 기대해버린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인지라 저도 모르게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런데요...?"

아이가 평소처럼 말을 받아준다. 그 갈색 눈동자에 내 마음이 다 비춰지는 것 같았다. 나는 조용히 아이의 허리를 안았다. 항상 이 얇은 허리를 안아보고 싶었다. 아이가 살짝 움찔했지만 곧 내 머리를 쓰담어준다. 나이에 맞지않은 취급이였지만 너무나 그 손길이 따스했다. 아이의 포근한 냄새에 약간 정신이 아찔하다. 눈물이 자꾸 나온다.

"그 사람이... 제가 가지고 있는 조건이 싫다고 했어요..."

"그 사람이 그렇게 말했어요?"

"...저한테 직접 그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그 조건이 싫다고 했어요."

"그 사람 참 못됐네요. 이렇게나 예쁘고 완벽한 박사님의 뭐가 싫다고."

아이가 계속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특히 예쁘다는 말에 더욱 힘을 주어 말했다.

"그런데요...하나. 저는 그 사람이 아직도 좋아요."

순간 아이의 손길이 멈춘다. 아니, 정확히 떨려서 어찌할 수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아이의 배에서 얼굴을 떼고 아이를 올려다 봤다. 방금과 달리 괴로움을 숨기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 맑은 눈동자가 파르르 떨려온다.

"그래..요? 박사님이 이렇게나 좋아하는 분...이라... 정말 부럽네요."

아이가 그리 말하면서 눈물을 또 닦아준다. 그 모습에 나는 넋을 잃고 바라본다.

이 때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심호흡을 한다.

"그 사람이 하나예요."

"...네?"

괴로워하던 아이의 표정이 점점 물음표를 담아간다.

"제가 하나를 이렇게나 좋아하는 거라구요."

"네?... 예?!!"

"좋아해요, 하나. 아니, 사랑해요."

그 말에 아이의 얼굴은 순간 새빨개진다.

"어...그...저도 박사님이 좋아요! 아니, 저도 사랑한단 말이예요!! 어...근데 제가 박사님이 싫다고 했다고요?!! 언제요? 그럴리 없는데!!"

당황스럽다... 이 표현이 맞는 거겠지.

'아이가 나를 좋아하는 게 맞다고?'

"그럼...아까 그 말은 뭐예요?"

나는 약간 토라진 듯 아이에게 말했다.

"무슨 말이요?"

아이는 정말 모르겠단 표정으로 되묻는다.

"그... 나이 많은 사람은... 질색이라는 말이요..."

"?"

아이의 표정을 보니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표정이였다.

"그...  한 시간 정도 전에 아멜리와 같이 있었을 때...요..."

"아... 그 때."

기억난 듯 했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박사님은 당연히 거기에 포함 안돼죠."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박사님이 아줌마일리 없잖아요. 박사님은 천사죠!"

순간 멍하졌다. 저게 무슨 말이지?

"그...아멜리는 거기에 포함이고요?"

"네. 그 재수없는 여...가 아니고 그 사람은 당연히 포함이죠."

"아멜리가 저 보다 나이가 적을 텐데요?"

"네. 그런건 상관없어요. 이건 제 주관이니까요."

"아하하..."

실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럼 고작 그런걸로 내가 이렇게나 난리를...'

친거다. 울고불고 제시를 잡은 것도 모자라 아이 앞에서 울면서 투정부린거나 다름없었다. 얼굴에 열이 몰려옴에 아이의 허리에 손을 떼고 제 손으로 얼굴을 묻었다. 아이의 아쉬운 소리가 들렸다.

"...가요..."

"네?"

"저리 가요... 혼자 있고 싶어요."

분명 귀까지 빨개졌겠지.

"으흠~"

내 위로 아이의 싱글벙글한 목소리가 들린다.

"박사님도 투정도 부릴 줄 알았네요."

"...몰라요."

"그런 모습도 좋아요. 그냥 다 좋아요! 박사님도 저를 이렇게나 좋아해주시다니!! 너무 기뻐요!"

"..."

나는 새빨개진 채로 고개를 들었다. 평소에 아이로 돌아갔다. 단지 아이도 자신처럼 볼이 발그레해진 것 빼고는.

"에헤헤..."

(쪽.)

아이가 조용히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 입술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박사님, 너무 예뻐요. 박사님은 저 안 예뻐요?"

요망스럽게 눈꼬리를 휘며 물어온다. 입꼬리가 살살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당연히 아니죠. 그 누구보다 예쁘고 사랑스러요."

나는 손을 뻗어 아이의 볼을 매만진다.

"헤헤. 박사님한테 사랑받으니 좋다. 아! 박사님."

"왜요?"

"키스해도 돼요?"

그러고는 코에 가볍게 입을 댄다.

"그런건... 물어보는 거 아니예요."

어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두 입술이 닿는다.

...

나만 약간 오글거리는거?... 여기까지 봐줘서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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