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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악역영애, 와타오시] 술앱에서 작성

mihc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23 00:33:00
조회 1794 추천 46 댓글 13
														



"술이요?"

클레어님의 말씀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오늘 일이 있다며 해가 져서야 돌아오신 클레어님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내 눈 앞에 와인병을 들이민다.

"놀라지 마세요. 무려 전하께서 하사하신 물건이라구요."
"헤에...."

건넨 와인을 받아들며 읽어본다. 퍼스트 빈티지인가. 와인쪽은 자세히 모르지만 낡아 헐어진 라벨과 액체의 색깔로 추측컨데, 꽤나 오래된 술임은 틀림없다.

"처음들었을 때는 놀랐답니다. 설마 이 세상에 80년이나 숙성시킨 와인이 있었을 줄은...."
"와, 80년이나요?"
"네! 통 안에서 50년, 유리병에서 30년이나 숙성시킨 귀한 물건이라고요!"

클레어님은 신난 얼굴로 설명하신다. 난 맞장구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술이라, 이 세계로 전생하기전엔 자주 마셨지. 지옥같은 직장에서 다녀오면 가끔「Revolution」의 클레어님을 보며 언젠가 같이 술을 마시는 망상을하면서 버텼는데...응?

"클레어님. 저희 올해로 스무 살이죠?"
"네. 2주 전에 해돋이를 보신 걸 기억 못하시는건 아니죠?"
"아뇨. 확실히 기억합니다."

해돋이를 바라보며 입을 맞춰주는 클레어님은 무척이나 아름다우셨습니다. 사랑합니다.

"클레어님. 부탁...아니, 소원이 있어요."
"? 무엇이죠?'
"이 술. 저랑 같이 마시지 않으실래요?"

내 말에 클레어님은 기쁜 듯 방긋 웃으신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유지하며(실제론 미소를 참고 계셔 입꼬리가 씰룩 거리신다) 팔짱을 끼신다.

"레, 레이가 원한다면 어쩔 수 없죠!"

츤데레 클레어님 잘 받았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하겠습니다. 클레어님 귀여워.
클레어님의 허락에 와인 글라스 두 잔을 꺼내 나와 클레어님의 앞에 놓는다. 클레어님은 조심스럽게 바틀의 코르크마개를 딴다. 뽕,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80년만에 숙성을 거친 액체가 세상에 나온 것을 알린다.
글라스에 천천히 따라지는 액체는 붉은 보석처럼 맑고 투명하게 빛난다. 이 액체가 굳어 고체가 되면 보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아름답다.
숙성의 봉인이 풀린 와인의 향기가 방 안에 퍼져 내 코를 간질인다. 몇 년 만의 알코올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저절로 군침이 도는걸.
클레어님과 난 서로 잔을 가볍게 부딫혀 건배한다. 목을 넘어가는 몇 밀리미터의 액체의 느낌. 불타오르듯 퍼져가며 몸 안을 달군다. 이런 고급와인 생전에 마셔본적 없었던 나도 이 것만큼은 이제까지 마셨던 것과 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클레어님 또한 마찬가지였을까. 작게 볼이 달아오른 클레어님은 황홀한 눈빛으로 잔을 바라보신다.

"훌륭하네요...."
"네."

고개를 끄덕인다. 훌륭하다, 이 이외의 말은 사치라고 느껴질 정도로 훌륭한 와인이였다.

"저도 이렇게 대단한 와인은 처음 마셔보네요."
"레이는 전생에 어떤 술을 마셔봤나요?"
"싸구려 맥주 정도일까요. 한 번은 와인을 마셔본적도 있었지만 그것도 싸구려였죠."

어떤 고급 술이라도 이 것에 견주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잔에 남은 와인을 전부 목 안으로 넘긴다. 목으로 넘어가는 액체를 눈을 감고 지긋이 즐긴다. 가슴 안쪽에서부터 위까지 퍼지는 온도와 입안에 은은히 퍼지는 향기. 이런 맛이라면 언제든 즐기고 싶을 정도다.
클레어님은 내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시는가 싶더니, 곧 한 잔을 더 따르곤 내 흉내를 내며 눈을 감는다. 어라, 벌써 두 잔째? 생각보다 빨리 마시는 것 같다.

"클레어님. 술은 처음이 아니신가요?"
"네. 귀족으로써 예의범절은 필수니까요. 식사에 한 잔 정도는 배웠답니다."

그러고보니 귀족의 식사는 도수가 낮은 와인 한 잔을 항상 곁들였었지. 하지만 이 술은 꽤 도수가 있는 모양인 것 같은데.... 난 와인병을 유심히 살폈고 역시나 싶었다. 너무 과음하면 금세 취할지도 모른다.

"클레어님. 이 술, 꽤 독하니까 천천히 마시는 편이...."

말을 하던 중 입을 다물었다. 두 잔 째였을 클레어님의 글라스는 이미 비어있다. 그리고 내가 만약 벌써 취해 고주망태가 되지 않았다면 클레어님의 얼굴이 새빨간건 착각이 아니다.

"...클레어님?"
"...딸꾹."

확실하다. 이건 100% 취했다.
취한 사람을 본 적 있는가? 회사의 회식을 어쩔 수 없이 참가하게 된다면 싫어도 보게된다. 특징은 이렇다.

눈이 풀려있다.
얼굴이 빨갛다.
가만히 있어야 할 몸이 좌우로 천천히 흔들린다.
혀가 풀려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

넷 중 하나만이라도 해당된다면 그 사람은 취한거다.

"레이!!"
"넵!!"

클레어님의 부름에 허리를 꼿꼿히 세운다. 클레어님의 술버릇은 어떻지? 본 적이 있을리가 있나. 바로 이 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런 모습을 보는 걸 상상하지도 못했단말야.

"왜이렇게 더운거죠!?"
"......아. 어, 음...창문을 열까요?"

적당히 대답한다. 사실 창문은 이미 열려있다. 그리고 그렇게 덥지도 않다.

"더워, 더워, 덥다구요!!"

씩씩 대는 클레어님. 그러더니 옷의 단추를 하나 둘 풀기 시작한다.

"크, 크, 클레어님!!"

난 다급히 클레어님을 말리려 했으나 와이셔츠가 내게 집어던져져 눈 앞을 가린다. 클레어님은 금세 상의를 탈의했다. 적지 않은 가슴이 브래지어에 모여 작은 계곡을 만들고 있었다. 새하얀 속살이 눈에 들어온다. 난 허벅지를 꼬집어 최대한 정신을 가다듬었다.
상의를 벗은 탓인지 더위는 가신 모양이였다. 덥다는 타령은 더이상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풀린 눈으로 날 노려본다.

"레이!!"
"넵!!"

다시 한 번 빠릿하게 대답한다. 클레어님은 내 손에서 와인병을 낚아채더니 흔들리는 손으로 글라스에 술을 따른다.

"클레어님...와인은 그만 마시는 편이...."
"시끄러워욧!! 레이는, 제 말만 들어서 마음대로 두세요!!"

아, 큰일이다. 말이 논리적이지 않고 어순도 뒤죽박죽이 되었어.
"레이는...언제나 멋대로 행동하고...."

무어라 중얼거리는 클레어님. 그리고 곧 입 안에 와인을 털어넣었다. 깔끔한 원샷이였다.

"......."

목 뒤로 식은땀이 흐른다. 술버릇이 심한축에 속하시는 것 같다. 차라리 와인을 계속 마시게해서 잠들게 하는게 이로울까? 하지만 클레어님의 간의 건강이 걱정이다. 어떻게해야....

"레이!!"
"넷!!"

벌써 같은 세번째 패턴. 술에 취한 클레어님도 귀엽지만 이 상황은 심히 곤란하다.

"레이도 마셔요!! 왜 저만 마시고 있는거죠!!!"

클레어님이 뺏어가셨으니까요.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저, 저는 괜찮...."
"자!! 마셔요!!"
"클레어님!?!"

클레어님의 자신의 가슴에 술을 들이붓는다. 그 작은 계곡에 쌓인 와인. 계곡주입니까!? 볼에서 흐르던 땀이 턱을 타고 떨어졌다.

"뭐에요!? 제가 주는 술은 못마시겠다, 그런건가요!?"

이전 상사에게 들었던 꼰대의 말이 지금은 마치 유혹처럼 들린다. 조금은, 조금은 이 상황을 즐겨도 괜찮지 않을까? 클레어님의 재촉이 흑심을 자극한다.

"실례...하겠습니다."

조심스럽게 클레어님께 다가간다. 여전히 붉게 물든 얼굴로 날 노려보는 클레어님. 양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감싸고 계신다. 난, 천천히 가슴에 입을 맞춘다.

"......."

술의 향기가 코 끝을 간질인다. 맛을 느낄 여유까진 없었다. 다만, 처음 마셨던 와인의 향기에 달콤한 향기가 추가되어 섞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홀짝, 혀로 술을 핥으며 클레어님의 표정을 살핀다. 처음과 같은 표정. 조금더 과감히 행동한다. 혀로 술과 함께 살을 핥았다.

"...읏."

작게 몸을 떠는 클레어님. 아직까지는 세이프인 듯 하다.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홀짝인다. 말랑한 감촉과 혀 끝에 전해지는 톡 쏘는 느낌. 몇번히고 혀로 가슴을 핥는다. 브래지어와 함께 가슴은 술이 묻은 탓인지 끈적거린다.
계곡에 모인 술이 떨어졌다. 더 마시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을 땐 이미 고개를 숙여 클레어님의 배 언저리를 핥고 있었다.

"...여기에도 술이 있네요."

누구에게 변명하는 걸까. 단순히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해서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붉은 액체와 함께 살을 핥는다.

"꺄읏...."

클레어님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그 때마다 내 이성은 조금씩 흔들린다. 클레어님의 몸에 흩뿌려진 와인들을 클레어님의 피부와 함께 탐한다.
내 몸은 어느새 쉽게 달아올라, 나 또한 옷의 단추를 하나 둘 풀었다.

"레이, 는...."

클레어님을 바라본다. 클레어님은 방금전 보다 더 달아오른 얼굴이다.

"레이의 주인은...누구인가요?"
"클레어님입니다."

난 즉시 대답했다. 고민할 필요 없는 질문이였다.

"그럼...제 주인은 누구죠?"
"그건...."

클레어님의 주인이 있을리 없다. 허나 클레어님은 옅게 미소를 띈다.

"당신이에요. 레이."

두근. 머리가 어질거렸다.

"...레이. 눈이 무서운데요?"
"클레어님...그, 런 말씀...을...."

술이 조금은 깬 것인지 클레어님은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왓다.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사실 이렇게 버티는 것도 더이상 한계다. 난 클레어님을 밀어 넘어뜨렸다.

"...더는, 못 참으니까요. 클레어님이 나쁜...거라고요."

날 올려보는 그 눈빛은 천천히 깜박인다. 클레어님은 풋, 하고 깔깔대며 웃음을 터트린다.

"...정말, 제멋대로인 사람. 취해버린건가요?"
"......이런 전 싫으신가요?"
"사랑한답니다."

노래를 흥얼거리듯이 대답하는 클레어님. 어느새 술에 취한 사람은 내가 되어 있었다.
난 클레어님의 목에 입을 맞춘다. 난 천천히 클레어님에게 취하고 취해서 정신을 잃을 때까지 클레어님에게 빠진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글라스는 맑은 소리를 내며 와인의 향기를 가득 내뿜었다.



클공도 좋지만 난 역시 레이공이 좋아..
그래도 다음엔 레이를 울려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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